💡 월가 거물들은 왜 동시에 경고를 내놨을까

⚠️ 월가 거물들은 왜 동시에 경고를 내놨을까

💬 “높은 인플레로 미국인들의 소비 여력이 바닥나고 있다. 이로 인해 경제가 탈선돼 내년 경기 침체가 유발될 수 있다” – JP모건체이스 제이미 다이먼 CEO

💬 “(내년 경제가) 순탄치 않은 시기에 접어들 거라고 가정해야 한다”- 골드만삭스 데이비드 솔로몬 CEO

💬 “미국 경기가 내년 3개 분기 동안 완만한 마이너스 성장을 할 것” –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브라이언 모이니핸 CEO

월가 거물들이 일제히 ‘세계 경기 침체’ 경고를 쏟아냈습니다(🔗관련 기사). 세계 최대 금융사 CEO들이 동시에 유사한 경고를 쏟아낸 건 이례적이라, 국내외 주요 언론들도 앞다퉈 비중 있게 보도하고 있는데요. 월가발(發) 침체 경고에 어제 새벽 뉴욕 증시도 기술·대형주 너나 할 것 없이 일제히 급락했습니다. 4거래일 연속 하락세인데요. 덩달아 어제 코스피도 나흘 연속 하락 마감을 이어갔습니다.

거물들이 꼽은 향후 침체 원인은 ‘가계 저축 감소’입니다. 코로나 경기 부양을 위해 뿌렸던 돈들이 말라가면서 저축이 줄어들고, 이게 가계 소비 감소로 이어질 전망인 겁니다. 실제 미국인들의 저축률은 7개월 연속 4%를 밑돌고 있는데, 이는 2020년 사상 최고치(16.8%)의 4분의 1토막 수준입니다(🔗관련 기사).

류상철
한국은행 국장

월가의 경고가 다소 과한 이유

월가 거물들의 경고는 다소 과한 측면이 있어 보입니다. 최근 증시 하락은 경기 침체보단 연준의 통화 정책을 둘러싼 시장의 기대가 바뀐 영향입니다. 10월 물가 상승률이 예상보다 낮으니, 시장은 연준이 머잖아 금리 인상 기조를 마무리할 거라고 너무 이르게 예단했습니다. 금리 인하로 선회할 수도 있다고 봤죠. 그 여파로 증시가 급반등했는데요. 지난주 발표된 고용 지표는 생각보다 너무 양호했습니다. 다시 연준 긴축 기조가 예상보다 강해질 거란 전망이 우세해졌고 시장이 조정 받기 시작한 겁니다.

하지만 뉴욕 3대 지수 중 하나인 S&P500 지수는 올해 최고점 대비 15% 하락에 그쳤습니다. 높은 인플레를 감안하면 매우 낙관적인 결과죠. 경기 침체를 우려할 만한 상황이 아니라는 걸 뒷받침하는 근거입니다. 

물론 실제 경기는 시장 기대와 다를 수도 있습니다. 인플레로 구매력이 감소한 데다, 각국 정부의 코로나 재정 지출 효과 역시 떨어지고 있으니까요. 그만큼 미국 경기가 둔화될 가능성은 매우 높다고 봅니다. 하지만 침체로 빠질 가능성은 높지 않습니다. 해외에 나갔던 자국 기업들을 다시 본국으로 불러들이고, 인플레 감축법 시행으로 외국 기업을 유치하면서 제조업 경기는 살아나고 있기 때문입니다. 월가의 경고가 다소 과하다고 보는 이유입니다.

강종구
한국은행 국장

경기 침체 우려 크지 않아요, 하지만…

최근 미국 등 세계 경기가 좋아졌다는 뉴스가 나오면서 주식 가격은 하락 있죠. 경기가 좋으면 물가 상승세가 이어지고, 연준이 금리를 더 올릴 거란 예상이 반영된 탓인데요. 반대로 경기 침체 뉴스가 나오면 어떻게 될까요? 이론적으론 <경기 침체 → 물가 하락 → 금리 인하 → 주가 상승> 시나리오를 기대해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고, 오히려 주가는 하락세일 겁니다. 그 이유가 뭘까요? 바로 스태그플레이션, 즉 경기가 침체해도 물가가 안 내려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기업 실적이 하락하는 와중에도 금리는 높이 유지해야하니 증시에는 더할 나위 없는 악재인 겁니다.

하지만 사실 현재로선 심각한 수준의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은 높지 않습니다. 통상 스태그플레이션은 공급 측면의 물가 상승 요인이 지속될 때 발생합니다. 쉽게 말해, 주로 에너지와 노동력 공급이 부족해지면 그런 건데요. 유가는 지정학적 불안이 더 심해지지 않는 한 지금보다 뚜렷하게 높은 수준으로 오르긴 어려울 겁니다. 노동력은 코로나 위기가 끝나면서 점차 회복될 것 같고요. 코로나 정부 보조금도 소진되면서 노동 시장 참여가 증가할 수 있기 때문이죠. 

그런데도 경기 침체 우려 소식이 증시에 이렇게 악영향을 끼치는 이유는 뭘까요? 여하간 경기 침체 여부와 관계 없이 물가가 계속 높은 수준을 유지할 가능성이 지금도 여전히 높기 때문입니다. 러-우 전쟁이 아직 불안한 상황이고, OPEC은 석유 감산 기조입니다. 그럼 유가가 더 오를 테죠. 제로 코로나 완화로 중국 경기가 살아나면 원자재 수요가 커져 여타 에너지 가격도 상승할 수 있고요. 그럼 금리도 계속 높을 겁니다.

양주경
키움투자자산운용 글로벌채권팀 부장

😥 소비를 받쳐주던 완충재가 사라진다

소비는 미국 경제의 가장 중요한 축입니다. GDP의 약 68%를 차지할 정도죠. 소득이 줄면 그만큼 소비도 감소할 수밖에 없는데요. 올해는 달랐습니다. 실질소득은 감소했는데 미국 소비는 양호한 수준을 유지했습니다. 이유가 뭘까요? 바로 코로나 이후 저축이 늘었고, 자산도 증식했기 때문입니다. 늘어난 저축이 소비의 완충재 역할을 해준 셈입니다.

하지만 최근 상황이 달라지고 있습니다. 9월부터 예금 인출 규모가 늘었고, 신용카드 사용 소비가 증가했습니다. 하지만 물가는 여전히 높습니다. 실질임금이 계속해서 마이너스 성장률이라면, 저축의 감소 속도가 더 빨라질 겁니다. 소비를 뒷받침할 완충재가 사라지게 되는 겁니다.

물론 소비가 줄면 인플레는 완화될 겁니다. 하지만 동시에 경기 둔화 혹은 침체에 더 가까워지겠죠. 향후 소비를 가늠할 척도로 예금 추이와 함께 신용카드 연체율 등 지표를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손석우
경제 평론가·건국대 행정대학원 겸임교수·요즈마인베스트먼트 파트너

놓쳐선 안 될 관전 포인트 2가지

2008년 금융 위기가 터지자 연준은 기준금리를 제로 수준으로 낮췄고 막대한 유동성을 풀어 경기 침체를 방어했죠. 이런 저금리 기조가 장기간 이어져 인플레가 과열됐고 2016년부터 다시 금리를 올렸습니다. 2022년 12월 현재도 원인은 다르지만 과거 흐름이 반복되고 있네요. [2020년 코로나 사태 → 경기 침체 → 금리 인하·양적완화 → 인플레 과열 → 금리 인상·양적 긴축 → 경기 침체]

지금 단계에서 연준은 인플레 방어에 우선 순위를 두고 대응 중이라 봐야합니다. 경기 침체가 불가피해도 말이죠. 역설적이지만 월가 거물들이 잇따라 경기 침체를 경고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여기서 우리가 놓쳐선 안 될 관전 포인트는 2가지일 겁니다. 1️⃣ 금리 인상이든 하락이든 양극단은 반드시 부작용을 일으킨다. 2️⃣ 그래서 부작용 최소화에 방점을 찍어야한다. 연준도 ‘인플레 진정’이란 목적을 달성하면서 ‘경기 침체’ 부작용을 최소화 할 타이밍을 찾겠죠. 우리도 눈을 치켜뜨고 그 타이밍에 주목해야 합니다.

🤔 둔촌주공-장위자이, 같은 시기 청약했는데 왜 다른 성적?

어제 사상 최대 재건축 단지인 강동구 ‘둔촌주공(올림픽파크 포레온)’의 특별공급 청약 미달 소식을 전해드렸는데요(🔗관련 내용). 헌데 같은 날 특공을 접수한 성북구 장위뉴타운 ‘장위자이 레디언트’는 경쟁률 5대1을 넘겨 둔촌주공을 앞질렀습니다. 둔촌주공의 주목도가 더 높았던 만큼 업계에선 이례적이란 반응입니다. (둔촌주공은 일반공급인 1순위 청약도 경쟁률 3.7대1을 기록해 반응이 저조하다는 평을 받았습니다(🔗관련 기사).)

우선 장위자이가 상대적으로 자금 부담이 낮다는 점이 요인으로 꼽힙니다(🔗관련 기사). 장위자이는 최고 분양가가 12억원을 넘지 않아 평형과 관계 없이 전 세대가 중도금 대출을 받을 수 있습니다. 전용 면적 84㎡ 평형은 중도금 대출이 제한되는 둔촌주공과 다른 점입니다. 장위자이의 1순위 청약 역시 시작돼, 특공에서의 기세가 일반공급에서도 이어질지에 관심이 커지고 있습니다.

김영곤
강남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

청약의 새로운 변수? 자금 조달 여력!

현재와 같은 복합 위기 상황에서 분양을 결정 짓는 요인은 결국 대출 가능성입니다. 올해 들어 금리가 꾸준히 오르면서 이미 이자율이 높다는 건 변수가 아닌 상수가 됐죠. 높아진 이자 수준을 감당할 수요자만 청약에 참여할 거란 의미인데요. 높은 이자 부담을 차치하고서라도 대출을 받을 수 있는지가 청약 경쟁률에 절대적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습니다. 자금 조달과 부채 감당 여력이 청약의 새 변수가 된 겁니다. 

이외에 가격 측면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어요. 현재 부동산 가격이 하락기에 접어든 만큼, 청약자들도 이를 고려해 최소한 현재 가치가 유지될 수 있는 지역인가를 고려해 청약 여부를 결정할 겁니다.

💰 투자 시장 찬바람에 1세대 VC도 매물로 

다올인베스트먼트란 회사가 팔린다는 뉴스가 어제 투자 업계의 화제가 됐습니다(🔗관련 기사). 사실 회사를 사고파는 건 종종 있는 일이지만, 이 뉴스가 주목 받는 이유는 다올인베스트먼트가 국내 1세대 벤처캐피털(VC)이기 때문입니다. 이 회사는 창립 40주년이 넘은 초창기 벤처캐피털로, 업계에선 ‘심사역 사관학교’로 불리기도 했습니다.

모회사인 다올금융그룹은 부동산 PF발 유동성 위기에 대응하고자 이 회사를 팔기로 했다는데요. 그만큼 VC 시장이 좋지 않다는 대표격 사례로 받아들여지면서 업계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현재 유력한 인수 후보로는 우리금융이 꼽힙니다. 우리금융은 5대 금융지주 중 유일하게 VC 계열사가 없습니다. 더불어 유진그룹 역시 유력 후보로 거론됩니다.

손기정
리테일테크 스타트업 지오코리아 대표

니즈 맞아떨어져 서로 윈윈!

기업의 유동성 확보와 금융지주사의 비은행 포트폴리오 확보라는 니즈가 서로 맞아떨어졌다고 봅니다. 금융지주사는 업종 특성상 규제에 민감하고 변화 대응 속도가 상대적으로 느린 편인데요. 이를 보완하고자 VC를 확보해 새 사업 기회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고자 하는 겁니다. 최근 몇 년간 금융지주사들이 VC 계열사 확보에 안간힘을 쏟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과거엔 VC 계열사를 직접 설립했지만, 현재는 공격적 인수합병을 마다 않고 있죠.

다만 특기할 점은 작년까지 이어진 유동성 파티가 끝났다는 사실입니다. 시장에서 현금이 말라가는 시점인 만큼, 중·소형 VC도 위기를 맞고 있습니다. 국내 1세대 VC인 다올의 행보를 다올 내부뿐 아니라 업계에서도 유의 깊게 보고 있는 이유인데요. 이번 인수전의 결과를 끝까지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