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젠 중앙은행들마저 적자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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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앙은행들마저 적자라고?
이효석의 주식으로 보는 세상

어닝쇼크

업라이즈 애널리스트이며, 유튜브 이효석아카데미를 운영합니다.

요즘 각국 중앙은행의 고민이 참 많습니다. 아시다시피 잘 잡히지 않는 물가 때문인데요. 이런 뻔한(?) 고민 말고, 사실 사람들이 잘 모르는 심각한 고민거리가 하나 더 있습니다. 바로 ‘중앙은행들의 손실 규모가 커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지난주 수요일(19일) 기준 미 연준의 손실액 규모는 약 7.5조원, 호주 중앙은행의 손실 규모는 약 3.4조원입니다. 대체 중앙은행에 무슨 일이 있었길래 손실이 이렇게 막대한 걸까요? 오늘은 이 내용을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연준도 돈을 번다고? : 연준이 인플레를 잡으려고 금리를 올리는 기관인 건 알아도, 돈까지 벌고 있다는 이야기는 잘 듣지 못 하셨을 겁니다. 그러나 연준은 확실히 돈을 버는 기관입니다. 작년 연준은 152조원가량의 순이익을 벌어들였습니다. 같은 기간 코스피 상장 기업의 순이익이 156조원 수준이니 정말 엄청난 규모인 거죠.

그럼 연준은 어떻게 돈을 벌 수 있었으며, 돈을 벌었다면 그 돈으로 뭘 했을까요? 우선 연준이 돈 버는 구조는 매우 단순합니다. 연준은 약 8.7조달러 규모의 자산을 들고 있는데 그 자산 대부분이 미국 정부에 돈을 빌려주고 받은 종이 쪽지, 즉 국채입니다. 이 국채를 들고 있으면 이자가 들어옵니다. 이게 연준이 돈을 버는 이유인 것이죠.

그런데 지금 연준이 보유한 국채는 코로나가 한창일 당시 발행된 겁니다. 이때 금리가 너무 낮았기 때문에 현재 들어올 이자 수입은 기대보다 많지 않습니다. 반면 연준의 지출은 계속해서 불어나고 있습니다. 연준에서 달마다 나가는 돈은 파월을 포함한 연준 의원들의 월급(…)과 연준에 돈을 맡긴 은행들한테 건넬 이자를 들 수 있는데요. 올해 연준이 계속 금리를 올리면서 이 이자가 늘었습니다. 연준도 은행인지라 정부에 빌려준 돈으로 받는 이자와 시중 은행이 맡긴 돈 때문에 나갈 이자의 차이를 관리하는 게 중요한 거죠.

정부에 돈 벌어주던 연준, 이젠 정부한테 돈 타간다고?! : 올해 금리를 급하게 올리면서 생긴 문제는 지출 이자가 늘었다는 점뿐만이 아닙니다. 연준의 자산 가치마저 덩달아 하락했습니다. 전문 용어로 채권에서 평가 손실이 발생했다고 하는데요. 아래 그림을 보면 이 상황의 심각성을 좀 더 명확히 알 수 있습니다.

미국

연준이 벌어들여 미국 재무부로 송금해준 금액을 나타내는 그래프인데요. 최근 들어 급격히 하락해 급기야 마이너스로 접어들었습니다. 오히려 연준이 재무부에서 돈을 타 가야 하는 상황인 거죠. 비슷한 이유로 호주 중앙은행은 올해 6월까지 약 3.4조원의 손실을 기록했고, 네덜란드 중앙은행은 향후 수년간 누적 손실이 약 124조원에 이를 거라고 밝혔습니다.

금리 더 오르는 요인될 수 있다? : 물론 각국 중앙은행한테 손실이 발생했다고 당장 심각한 문제가 생기는 건 아닙니다. 다만, 세계 최대 투자은행인 모건 스탠리는 ‘중앙은행이 손실을 볼 경우 정치적 공격을 받으면서 행동에 제약이 생길 수 있다’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미국 정부로선 “연준에서 작년에 코스피 상장 기업들이 벌어준 만큼 돈을 보내줘서 재미 좀 봤는데… 올해는 참 허전하네”라고 생각할 수도 있고요. 이건 미국 정부가 국채를 더 찍어내는 결과를 낳을 수 있습니다. 그만큼 국채를 풀어 돈을 더 모으려는 의도인 건데… 그럼 국채 가치가 그만큼 낮아지고 금리가 더 오르는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지난 주말부터 연준이 금리 인상 속도를 늦출 수 있다는 기대가 시장에 번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금리 인상이 느려진다고 좋기만한 일일까요? 금리가 오르든 내리든 그 이유가 연준이 원래 목표했던 ‘인플레를 어느 정도 잡았다’는 데 있지 않고 다른 이유 때문이라면, 진정한 의미의 호재인지 고민할 필요가 있을 겁니다.


🚨 구글·페북도 어닝 쇼크, 침체 시작?
이철민의 리멤버 밸리

구글 페이스북

사모펀드 VIG파트너스의 대표이며, 투자ㆍ테크ㆍ미디어 분야에 대한 글도 쓰고 있습니다.

구글도 못 피한 어닝 쇼크 : 이번주 구글(회사명 알파벳)이 어닝 쇼크 수준의 3분기 실적을 발표했습니다. 그 여파로 다음날 주가는 9% 넘게 급락하며 전 세계의 이목을 끌었습니다. 마침 구글을 포함해 나스닥이 오랜만에 3일 연속 상승한 직후라 더 이목이 집중됐습니다. 상승 추세가 지속되리라 기대했던 시장에 찬물을 끼얹은 격이 됐기 때문이죠(🔗관련 기사).

순이익 전년보다 20% 이상 감소 : 자세한 실적은 이미 많은 매체를 통해 보도된 바 있습니다. 간략하게 요약하면, 매출과 순이익 모두 시장의 전망치보다 한참 낮았던 것이 문제였습니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약 6% 증가하긴 했는데요. 순이익이 약 139억달러에 그치며 전년보다 26% 이상 감소했습니다. 핵심 매출원인 광고 부분만 보면 전체적으로 2% 이상 성장했지만, 유튜브에서 2%가량 하락한 것 눈에 띕니다.

참고로 분기 기준, 매출 6% 성장은 코로나 초기 기간을 제외하면 2013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입니다. 구글은 이미 가치주 반열에 오르긴 했지만, 동시에 성장주의 대명사이기도 한데요. 이를 고려하면, 시장에서 구글 성적을 쇼크로 받아들인 이유는 명확합니다. 구글마저 성장이 저하되고 있다면, 다른 기업들의 상황은 안 봐도 뻔하다는 것이죠.

향후 소비 여력 감소와도 연결돼 있어 : 여기서 구글의 핵심 사업인 광고가 경기를 반영하는 중요 지표 중에 하나로 인식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합니다. 구글의 최고사업책임자(CBO) 역시 암호화폐, 보험, 대출, 주택담보대출 분야의 검색 광고 매출이 감소했다고 언급했는데요. 이들 모두 자산 가치의 하락과 관련되어 있습니다. 자산 가치가 하락하면 필연적으로 소비 여력이 감소되고, 이는 경기 침체를 가속할 수 있다고 보는 것입니다(🔗관련 기사).

킹달러에 환차손으로 인한 매출 감소도 : 또 하나 주목할 부분은 바로 ‘킹달러’ 현상의 영향입니다. 막연하게 킹달러가 미국 기업에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해외에서 벌어들인 수익을 미국으로 들여올 때 환차손이 생깁니다. 구글의 최고재무책임자(CFO)도 환율 변화가 없었다면 3분기 매출이 약 11% 증가했을 거라고 밝혔습니다. 4분기에는 환차손으로 인한 매출 감소가 더 클 것이라고 예상하기도 했는데요. 지난주 가입자 수 증가 등 긍정적 실적을 발표한 넷플릭스가 영업이익률 감소의 원인으로 킹달러 현상을 지목한 것과 일맥상통하는 대목입니다.

클라우드 매출은 시장 기대치 상회 : 다만 투자자들이 주요 지표 중 하나로 생각하는 구글 클라우드 부분 매출(약 69억달러)이 시장 기대치를 상회한 점은 긍정적이라는 평가가 나옵니다. 전 세계 IT분야에서 가장 각광받고 있는 분야가 클라우드이기 때문입니다. 마침 같은 날 실적을 발표한 MS는 클라우드 부문 매출이 시장 기대치를 하회한 것과 대비되기도 합니다(🔗관련 기사).

구글 어닝 쇼크, 경기 침체의 전조일까? : 물론 향후 미 주요 기업들의 실적과 주가가 어떻게 움직일지는 쉽게 예상하기 힘듭니다. 연준의 금리인상 속도, 달러 강세, 우크라이나 전쟁 양상, 미·중 갈등, 미국 내 인플레, 유가의 흐름 등 거시 경제 변수들이 너무 많기 때문입니다. 경기 침체가 실제로 올 것인지도 아직 확실하지는 않습니다.

다만 똑같이 광고를 주 수익원으로 하는 페이스북(회사명 메타) 역시 전년 동기 대비 매출과 이익이 급감하는 실적을 발표했습니다. 주가는 시간외 거래에서 20% 가까이 폭락했는데요. 일련의 상황을 미루어 보면, 시장에서 우려하고 있는 일들이 점차 실현될 가능성이 높아 보이는 것은 사실입니다(🔗관련 기사).


💡 놓치면 아까운 소식

> ‘사상 초유 엔저 사태’ 일본, 이번엔 292조원짜리 국채 발행? : 엔화 가치가 폭락하고 있는 일본에서 또다시 대규모 국채를 발행합니다(🔗관련 기사). 약 292조원 규모의 경제 대책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서라는데요. 에너지 수입가가 급등하면서 일본 가정의 난방비, 연료비 부담이 늘자 보조금을 주겠다는 건데요. 서민 물가 안정이란 명분은 있지만, 결국 현금 살포로 엔저 사태를 부추길 수 있단 우려도 함께 제기되고 있습니다.

> 부동산 규제 대폭 완화 : 정부가 부동산 시장 정상화를 위해 관련 규제를 대폭 완화했습니다(🔗관련 기사). 핵심은 금융 규제 완화입니다. 1주택자라면 집값이 15억원이 넘어도 집값의 최대 50%까지 주택담보대출을 받을 수 있습니다. 또한 중도금 대출을 받을 수 있는 분양가 기준도 9억원에서 12억원으로 올렸습니다. 내년 초부터는 아파트 분양가가 9억원이 넘어도, 은행에서 중도금 대출이 가능해진 겁니다. 청약에 당첨될 경우 기존 주택을 처분해야 하는 기한도 기존 6개월에서 2년으로 연장됩니다. 기간 내 주택을 처분하지 못해 청약 당첨이 취소되는 사례를 방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다음달 중 규제지역도 추가 해제될 예정입니다. 다만, 얼어붙은 시장 분위기가 반전될 가능성은 작아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