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제 금보다 은이 잘나가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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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제 금보다 은이 잘나가는 이유?

올해 들어 달러화 강세에 대표적 안전 자산으로 꼽혔던 금 가격이 힘을 못 썼다는 소식, 7월에 전해드렸었는데요(🔗관련 내용). 지금도 여전히 금은 기를 못 펴고 있지만, 금보다 더 크게 내렸던 은값은 상승세란 소식입니다(🔗관련 기사). 현재 뉴욕에서 거래되는 12월물 은 선물 가격은 연중 최저치와 비교해 16% 이상 올랐습니다. 경쟁 재화인 금은 물론 다른 안전 자산들의 가치가 줄줄이 떨어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투자 업계에선 은 선호 현상이 당분간 이어질 거란 게 중론입니다. 은값이 떨어져도 너무 많이 떨어졌었기 때문인데요. 통상적으로 금과 은의 가격 비율은 50:1 수준인데, 현재는 83:1까지 벌어졌습니다. 평균 수준으로 회귀하려면 은값이 그만큼 크게 올라야 한다는 얘기인데요. 그럼 지금은 은에 투자할 시기일까요?

정진균
리암그룹 CIO/CEO·서울시립대학교 경영학과 겸임교수

안전 자산 아닌 위험 자산 될 수도

은은 금보다 산업적 활용도가 더 높지만 가격은 더 저렴합니다. 금보다 달러로 거래되는 규모 역시 작고 유동성도 떨어집니다. 그 말인즉슨 은 가격이 상대적으로 더 많은 등락을 보일 수 있다는 뜻입니다. 투자자들은 돈을 빌려서라도 수익률을 극대화하는 레버리지 투자* 대상으로 은을 활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올해처럼 금보다 은 가격이 많이 하락했을 때 변동성이 더 큰 은 투자 선호도가 더 높은데요. 가격이 이처럼 벌어졌을 때 평균으로 회귀하려는 특성이 있기 때문에 은 가격이 오를 가능성이 높고 은 투자 매력도가 높아지는 겁니다.

하지만 연말로 갈수록 은과 금의 가격이 동시에 하락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미 연준은 올해 말까지 금리 인상 기조를 이어갈 예정인데, 금리가 오르면 장기 국채 금리 또한 다시 오를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럼 국채의 대체재인 금과 은 가격은 다시 하락할 수 있겠죠. 때문에 단기성 투자로는 괜찮아 보이지만, 올 들어 많이 하락했던 금과 은 가격이 정상화된다고 예측하기엔 다소 이른감이 있습니다.

한편 올해 은 가격은 작년 최고치와 비교해 약 30% 하락했는데요. 이는 인플레를 잡기 위해 중앙은행이 금리를 올린 여파입니다. 경기 발전 속도가 느려졌고 은 또한 기타 금속과 마찬가지로 산업재로서 활용 수요가 감소한 겁니다.

📌 레버리지 투자 : 영어로 레버리지(leverage)는 지렛대라는 뜻. 모자란 돈을 빌려서 투자해 수익률을 극대화하는 투자 방식을 레버리지 투자라고 함. 타인의 자본을 지렛대 삼아 자기 자본의 이익률을 높인다는 의미

🇨🇳 中 반도체 자력갱생 비결은 美 반도체 규제?

미국 정부가 조만간 중국을 겨냥한 고강도 반도체 수출 규제를 내놓을 거란 소식입니다(🔗관련 기사). 우선 AI나 슈퍼 컴퓨터 등에 활용할 최첨단 고성능 반도체가 중국에 수출되지 못 하도록 한 뒤, 순차적으로 메모리 반도체 등 제재 대상을 확대할 수 있다는데요. 고성능 반도체는 미국의 주요 반도체 설계 전문 업체들이 만들지만, 메모리 반도체는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의 주력 생산품인 만큼 제재 확대에 따라 국내 반도체 업계가 입을 타격도 커질 전망입니다.

특히 이번 제재는 바이든 행정부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직접 견제한 것이란 풀이도 나옵니다(🔗관련 기사). 시 주석은 이번달 3연임 확정을 앞두고 있는데, 첨단 기술 개발과 강군(强軍) 건설을 양 축으로 하는 시 주석의 ‘중국몽’에 이번 제제가 큰 타격을 입힐 수 있기 때문입니다.

강종구
한국은행 국장

중국을 반도체 자력갱생의 길로 이끌 수도

단기적 효과는 있겠으나 리스크가 큰 전략입니다. 중국은 반도체 수입이 어려워지면 생산비가 상대적으로 다른 나라보다 비싸더라도, 자력 생산 노선을 취할 겁니다. 산업 고도화를 위해서라도 반도체 자체 생산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보고 있기도 합니다. 자금과 인력 투입을 크게 거리끼지 않을 거란 거죠. 차후 미국 기술이 사용되지 않는 중국 반도체가 개발되면 여타 반도체 생산국들의 피해가 커질 겁니다. 차라리 중국이 첨단 반도체의 수요자로서 계속 남아 있게 하는 것도 대안일 수 있습니다. (이는 과거부터 기술을 선도하는 나라나 기업들이 후발주자들을 따돌리기 위해 자주 활용한 산업 전략이죠.)

한편 미국이 수출 규제를 완화하도록 설득하는 건 어려운 일이 될 겁니다. 중국의 첨단 산업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게 미국의 외교와 통상 정책 최우선 과제거든요. 더구나 미국은 자국 기업의 손해도 감수하고 이 규제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 점을 감안해 한국도 반도체 분야 자체 기술을 더욱 늘릴 필요가 있습니다.

김성순
단국대학교 무역학과 명예교수

‘화웨이식 제재’의 무서움

이번 규제는 ‘화웨이식 제재’라는 점에 주목해야 합니다. 이 제재는 외국 기업이 미국 밖에서 만든 제품이라 해도, 제조 과정에서 미국 기술이 활용된 장비가 사용되면 수출 규제 붙습니다. 규제 대상이 광폭 확대될 수 있는 거죠. 미국은 이 방법으로 2020년 중국 정보 통신 기업 화웨이를 고사시켰습니다. 제재 대상이 조금만 확대돼도 한국의 반도체 산업 성장력에 큰 타격을 줄 수 있는 겁니다. 또 강종구 국장님 말씀처럼 중국이 반도체 자력갱생에 나서면, 괜히 우리와의 기술 격차만 더 빠르게 좁혀질 수 있는 거죠. 최근 한국이 6개월 연속 무역 적자를 기록한 것도 반도체 수출 부진에서 비롯됐습니다. 미·중 간 고래 싸움에 새우 등 터지지 않게, 온갖 채널을 총동원해 양국 간 갈등으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해야 합니다.

🐛 반지하 현실은 ‘기생충’보다 가혹하다

지난 8월 갑작스레 닥친 폭우로 반지하 주택에 살던 일가족이 맞이한 비극적 죽음, 많이들 기억하실 텐데요. 사고 직후 서울시는 “반지하를 퇴출하겠다”고 공언하기도 했죠. 그러나 현재로선 ‘퇴출’은커녕 반지하 ‘입성’마저 더 어려워지고 있단 소식입니다(🔗관련 기사). 반지하 거주 형태는 월세가 압도적인데, 최근 급격한 ‘전세의 월세화’와 금리 인상으로 반지하 월세가 급등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올해 지하층 평균 월세는 약 42만원으로 5년 전보다 30% 넘게 올랐습니다. 같은 기간 지상층 월세 상승 폭(16.2%)보다 훨씬 큽니다. 특히 서울은 그 격차가 20%p 이상 차이 났습니다.

전세는 더 만만치 않습니다. 전국 연립·다세대주택 지하층의 올해 평균 전세 보증금은 1억1666만원이었는데요. 5년 전보다 약 57% 상승한 금액입니다. (같은 기간 지상층 보증금은 38% 상승에 그쳤습니다.) 지하층 전세 보증금이 1억원을 돌파한 건 올해가 처음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반지하 없애기, 가능할까요?

김영곤
강남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

정부에 ‘내 집 마련’보다 더 우선순위인 건?

임대료도 수요와 공급에 의해 결정됩니다. 반지하를 비롯한 지하층도 예외는 아니죠. 오래 전부터 제기된 지하층 주거 문제가 계속 되풀이되는 이유는 뭘까요? 경제적 취약 계층이 여전히 줄어들지 않았거나, 지역 재개발로 이 계층이 들어가 살 수 있는 주택이 줄었거나 둘 중 하나의 문제일 겁니다. 여하간 앞으로 소득 양극화 심화로 취약 계층은 더 늘어날 겁니다.

 그런데 현 정부는 재개발에 적극적입니다. 지자체 입장에서야 도시 정비를 위해 노후 건물이나 불량 주거 시설을 없애고 싶어 정부에 호응하겠지만, 재개발 건물에 거주할 여력이 없는 이들은 결국 더 안 좋은 조건으로 밀려나야 합니다. 임대 주택을 공급한다고는 하지만 대부분 일정 기간 임대 후 분양하는 형태이기 때문에 취약 계층보단 중산층으로 향하는 젊은이들에게 도움이 되는 정책입니다.

‘내 집 마련’에 앞서 정부가 돌봐야 할 건 주거 취약 계층입니다. 영구 임대 주택을 도심 곳곳에 공급하는 게 유일한 해결책이겠죠. 주택 공기업들도 임대 주택 고급화 등 민간 기업도 얼마든 할 수 있는 일에 치중하기보다 근본적 해결책 마련에 집중해야 합니다. 지하층에서 일어나는 비극의 재발, 이젠 막아야 합니다.

고재성
이알에이코리아리얼티 부장

임대 물량 줄인 3가지 요인

주거비 상승의 이유는 임대 수요 대비 공급이 충분치 않은 탓이라고 봅니다. 임대 물량이 줄어든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1️⃣ 민간 주택 투자 규제 : 정부는 여전히 다주택자와 주택을 보유한 법인을 대상으로 세금을 중과하고 있습니다. 민간이 주택을 매입해 임대하기 쉽지 않습니다.

2️⃣ 주택 공급 원가 증가 : 전방위적 인플레로 주택 공급을 위한 자재비·인건비 등이 크게 올랐습니다. 신축이나 리모델링을 통한 공급량 확대가 더 쉽지 않아졌습니다.

3️⃣ 금리 급등으로 기대 수익률도 상승 : 기준금리가 오르면서 주택 임대 사업 기대 수익률도 대폭 상승했습니다. 이미 높아진 지가와 신축 비용까지 고려하면 높아진 기대 수익률을 충족시키기가 한층 어렵게 된 겁니다.

결국 무주택자의 주거비 증가를 억제하려면 임대 공급을 정상화해야 합니다. 주택 가격이 하락세에 접어든 지금이 적기입니다. 집값 자극 부작용 없이 주택 임대 규제를 해소할 절호의 기회입니다.


✍Quiz of the day

최근 투자자들 사이에서 은이 ‘이 투자’의 대상으로 선호되고 있다고 합니다. 영어로 ‘지렛대’라는 의미로, 경기가 호황일 때 모자란 돈을 빌려서라도 투자해 수익률을 극대화하는 이 방식은 무엇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