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풍 부는 NFT, ‘킬러 앱’으로 거듭날까?

광풍 부는 NFT, ‘킬러 앱’으로 거듭날까?
이철민의 리멤버 밸리

다시 화두가 된 NFT: 지난 3월 막 NFT(대체 불가능 토큰)가 화제가 되기 시작했을 때, 리멤버 밸리는 <NFT는 jpg 파일을 어떻게 780억원으로 만들었나>라는 제목으로 NFT의 개념과 기능 그리고 향후 전망에 대해 다룬 바 있었습니다. 그 글의 결론은 ‘NFT의 일시적 열풍은 잠잠해 질 것이고, 동시에 다양한 용처를 찾아 확산될 것’이었습니다.

예상대로 그 뒤 잠시 동안 NFT는 언론과 자본 시장의 관심에서 멀어지는 듯 했습니다. 그러다 가을부터 갑자기 코인 시장은 물론 주식 시장에서도 메타버스와 함께 가장 주목받는 ‘화두’로 급부상한 상황입니다. 일각에서는 그러한 NFT에 대한 과도한 관심을 ‘광풍’으로 표현하고 있을 정도입니다.

NFT 박히면 돈이 된다? 광풍 수혜자 ‘미르4′: 그 대표적 사례는 위메이드에서 작년 말 국내에 출시한 게임 ‘미르4’입니다. 올해 8월 해외 게이머들을 위한 글로벌 버전을 공개하면서, 게임 속에서 획득한 재화를 위믹스(WEMIX) 토큰으로 바꾸고 이를 거래소에서 팔아 돈을 버는 이른바 ‘Play to Earn’(P2E) 모델을 도입했습니다. 동시에 게임 캐릭터들에 NFT를 적용해 거래 가능하도록 기능을 추가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그 후 ‘미르4’가 ‘돈 버는 게임’이라는 소문이 나면서 해외 사용자가 급증하고 WEMIX에 대한 수요도 폭발하면서, 지난 몇년간 수백억대의 당기 순손실을 내왔던 위메이드는 3분기 흑자 전환에 성공했습니다. 그 결과 올해 8월 대비 현재 주가는 거의 10배 상승해 시가총액이 약 8조원에 이르게 되었고, 창업자인 박관호 의장은 국내 주식 부자 10위의 자리에 올랐습니다.

그러나 ‘미르4′는 NFT무관했다: 하지만 ‘미르4’가 해외에서 성공시킨 P2E 모델은 국내에선 원천적으로 금지돼 있고, 그나마 그 P2E 모델조차도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게임 내 재화를 거래 가능한 토큰으로 바꾸어주는 것이라 NFT와는 무관합니다. 현 시점에서 ‘미르4’를 NFT와 연계시키는 것은 부정확하다는 뜻입니다.

진짜 NFT 접목 ‘엑시 인피니티’흥행: 물론 NFT가 본격적으로 도입돼 성공한 게임의 사례가 없는 것은 아닙니다. 베트남의 게임 개발 스타트업 스카이 매비스가 2018년 선보인 ‘엑시 인피니티’가 대표적입니다. ‘미르4’처럼 게임을 통해 얻은 엑시 인피니티(AXS) 토큰을 현금과 바꿔 돈을 벌 수 있고, ‘미르4’가 계획하고 있는 것처럼 사용자가 만들어낸 게임 캐릭터를 NFT화해서 별도로 거래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엑시 인피니티’가 ‘돈 버는 게임’으로 알려지자 사용자가 급증했고, 올 6월 무렵 1개당 5천원 내외였던 AXS의 가격은 현재 30배 넘게 올랐습니다. 동시에 게임 캐릭터들도 NFT 시장에서 가장 많이 거래되는 아이템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이를 기반으로 스카이 매비스는 지난달 약 3.5조원의 가치를 인정받아 1800억원이란 막대한 자금을 유치하는데 성공했습니다.

코인·주식 시장으로 NFT 광풍 확산: 이런 상황은 올가을에 접어들면서 이더리움(ETH), 샌드박스(SAND), 디센트럴랜드(MANA), 솔라나(SOL) 등 대표적 ‘NFT 관련 코인’들의 급등으로 확산됐습니다. 게임과 엔터테인먼트 기업들도 이에 질세라 NFT 관련 사업을 시작한다고 발표하면서 해당 기업들의 주가도 묻지마 상승을 이어갔습니다.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광풍’이라는 우려가 나올 수 밖에 없었던 상황인 것입니다.

NFT돈벌이 수단이 아닌 ‘킬러 앱’되려면?: 물론 NFT화된 순수한 디지털 자산(이미지, 영상, 음악 파일 등)의 거래가 급증하고 있는 건 맞습니다. 지난 3분기 NFT 거래 규모가 12.7조원에 이르면서 전년 대비 380배나 늘었기 때문입니다. 오픈씨(Opensea)나 그라운드X를 비롯한 NFT 거래소들이 호황을 맞았고, 소더비나 크리스티 등 전통적인 예술품 경매 업체들까지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상황입니다.

문제는 본질적으로 존재 의의가 ‘재미’에 있는 게임과, 거래의 의미가 ‘소유욕’에 있어야 하는 디지털 자산들이 ‘돈벌이의 수단’으로 전락하는 데 NFT가 잘못 쓰이고 있다는 점입니다. 이러한 단기적 광풍이 잦아든 후 접근성이 개선된 서비스들이 나와 대중화 돼야만, NFT는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첫번째 ‘킬러 앱'(killer app)의 자격을 가지게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사모펀드 VIG파트너스의 대표이며, 투자ㆍ테크ㆍ미디어 분야에 대한 글도 쓰고 있습니다.

석유 가격 두고 골머리 앓는 미국
오늘의 이슈

새로운 사실: 미국이 석유가격 때문에 계속 시끄럽습니다. 미국 민주당 하원의원 9명은 조 바이든 대통령에게 석유수출을 당분간 금지시키자는 서한을 보낸 것으로 보도됐습니다. 기사에 등장하는 한 의원의 발언 (우리의 일차적 책임은 노동자계층의 비용을 낮추는 것이며 사람들이 화를 내고 있고 우리는 그 우려를 해결할 필요가 있다)을 보면 미국 하원의원들이 왜 석유수출을 막자고 하는지 잘 알 수 있습니다. 미국 인플레이션의 근본 원인이라는 것입니다.

성공하기 힘든 비축유 방출 카드: 유가가 오르자 바이든 대통령은 산유국들에게 증산을 요청했고 거절당했습니다. 바이든은 두 번째 카드로 우방국들에게 비축유를 풀 것을 요청했고 일본, 한국, 인도 등이 비축유 방출에 동의했습니다. 국제유가는 그 덕분에 하락하는 듯했습니다만 다시 산유국들이 그렇게 하면 석유 생산을 줄이겠다고 맞서면서 상황은 좀 더 긴박하게 흘러가고 있습니다.

국제유가가 계속 오르면 미국의 소비가 위축되고 그 결과로 우리나라의 수출은 악영향을 받을 것입니다. 주가에도 좋을 일이 없습니다. 어제 발표된 우리나라의 기대인플레이션율(향후 1년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어느 정도 될지의 예상치)도 2.7%로 올랐습니다.

이런 가운데 일본의 물가상승률은 여전히 제자리걸음중인 것이 눈길을 끌면서 왜 그런 현상이 나타나는 지에 대한 분석도 제기됐습니다. 읽어볼 만합니다.

금리, 당장 인상해야?
오늘의 이슈

Stephen-Roach - Yale Jackson Institute for Global Affairs

금리 올려야 할 이유: 스티븐 로치 미국 예일대 교수의 인터뷰입니다. 세 가지를 강조하고 있는데 첫째는 금리를 지금 당장 올려야 한다는 것. 둘째는 중국과 미국의 갈등이 내년의 가장 큰 변수라는 것입니다. 셋째는 달러 가치가 지금은 높지만 앞으로는 크게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입니다. 읽어볼 만하겠습니다.

테이퍼링과 금리 인상은 성립 불가: 테이퍼링 중단 이후 금리인상이 아니라 금리를 지금 당장 올리자는 주장은 다소 이상합니다. 금리 인상 자체가 이상한 게 아니라 테이퍼링(시중의 채권을 사들이면서 돈을 풀어 금리를 더 낮추는 정책)이 멈추지 않은 상태에서 금리를 인상하기는 어렵기 때문입니다.

금리를 인상하면 인상된 금리가 유지되도록 중앙은행은 채권을 계속 팔아야 합니다.(돈을 흡수해야 합니다) 테이퍼링을 유지하면서 금리를 올리자는 말은 돈을 풀면서 돈을 흡수하자는 말과 같아서 실행이 어렵습니다. 아마도 테이퍼링을 급격히 중단하고 시중 유동성 흡수를 시작하자는, 즉 테이퍼링 중단을 즉시 하고 금리인상도 병행하자는 의견으로 보입니다.

비트코인 도시 건설 나선 엘살바도르
오늘의 이슈

새로운 사실: 엘살바도르가 비트코인 도시를 건설하겠다는 뉴스가 눈길을 끕니다. 비트코인 도시는 비트코인을 기축통화로 사용하는 도시를 의미합니다. 이 나라에서는 비트코인이 달러의 역할을 합니다. 우리나라가 수출을 해서 달러를 벌어와야 그걸로 생필품을 수입하듯, 이 나라는 비트코인 채굴로 비트코인을 벌어오고 그걸로 생필품을 구입하고 도시건설을 한다는 계획입니다.

비트코인 국채를 발행할 계획도 공개했습니다. 비트코인으로 돈을 빌려오고 나중에 갚을 때도 비트코인으로 갚겠다는 의미입니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비트코인의 가격이 오르면 그 올라간 비트코인을 이 나라가 어디서 어떻게 구해서 갚을지, 비트코인의 가격이 내리면 얼른 팔아야 될 수도 있는데 이렇게 장기적으로 비트코인을 빌려주고 만기까지의 가격변동을 감수할 수 있을지가 고민입니다.

경제 평론가입니다. MBC ‘이진우의 손에 잡히는 경제’를 진행합니다.

놓치면 아까운 소식

💵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임기가 4년 더 늘어났습니다. 파월 의장이 이끄는 연준은 채권을 사들여 시장에 돈을 푸는 작업을 줄여나가고(테이퍼링) 있었습니다. 파월 의장의 연임은 테이퍼링이 차질 없이 진행된다는 것을 뜻합니다.
연준이라는 큰손이 채권을 사들이지 않으면, 채권의 금리는 오릅니다. 실제로 미국의 시장금리는 파월 의장의 연임 소식 이후 0.07%포인트 가까이 상승했습니다.
기축통화국인 미국의 금리가 오르면 위험자산(성장주, 신흥국 주식 등) 투자를 줄이고, 예금, 채권 등 안전자산에 투자하려는 심리가 번집니다. 국내 주식 입장에선 반기긴 어려운 소식입니다.

🚢 최근 전 세계에선 물가가 빠르게 오르고 있었습니다. 원인은 공급망 병목 현상이었습니다. 선진국에서 코로나19가 소강되며 갑작스레 수요가 늘자 물류망이 견디질 못했고, 공장을 운영해야 하는 아시아 국가들에선 코로나19 확산 탓에 부품을 정상적으로 생산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그런 세계 공급망 병목현상이 이제 정점을 지났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지난달까지 급등세를 이어갔던 화물 운임은 빠른 속도로 하락하고 있습니다.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 국가에서의 생산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물가가 안정적이면, 연준을 비롯한 각국 중앙은행이 금리를 올려야 할 이유도 줄어듭니다. 저금리 정책은 자산시장에 자금을 불어넣고, 이는 자산 가격을 상승시키는 요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