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넘어 세계 1등 된 MS의 비결

애플 넘어 세계 1등 된 MS의 비결
이철민의 리멤버 밸리

새로운 사실: 현지 시간으로 지난달 29일 금요일, 마이크로소프트(MS)가 한동안 굳건히 전세계 시가총액 1위 자리를 지키던 애플을 따돌리고 1위 기업의 자리를 차지했습니다. 그날 종가 기준으로 MS 시총은 2조4900억 달러(약 2900조원), 애플은 2조4800억 달러였는데, 그 이후 격차는 소폭 벌어진 상태에서 큰 변동 없이 유지되고 있습니다.

25년여 MS-애플 왕좌의 게임

1️⃣ 윈도우95로 먼저 치고 나간 MS: 90년대 초까지도 큰 차이가 없던 두 회사의 시총은 MS가 윈도우95를 출시하며 윈텔(Windows + Intel) 시대를 연 1995년 이후 격차를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MS의 시총은 꾸준히 상승해 1998년 3000억 달러(약 350조원)에 이른 후 추가적으로 오르다가, 2014년경까지 3000억 달러 전후로 정체기를 맞이하게 됩니다.

2️⃣ 아이폰, 아이패드로 뒤집은 애플: 한편 100억 달러 내외에서 움직이면서 MS와 큰 격차를 보이던 애플의 시총은 2007년 1월 아이폰을 시장에 선보이면서 서서히 상승하기 시작했습니다. 아이패드를 처음 선보인 2010년엔 드디어 3000억 달러에 근접하며 주춤거리던 MS를 넘어서게 됩니다. 그 뒤론 애플이 시장을 선도하며 시총을 급격히 늘렸고, MS는 애플을 뒤따라가며 엎치락뒤치락하는 모양새를 그려왔습니다.

1️⃣ SAAS, 클라우드 퍼스트 전략으로 기존 성공방식 탈피: 한물간 공룡인 줄 알았던 MS가 애플의 시총을 추격해 마침내 역전할 수 있었던 결정적인 계기는 2014년 현 CEO인 사티아 나델라의 취임입니다. 윈텔 시스템의 독점이라는 포근한 잠에 취해있던 공룡 MS를 깨워 SAAS(Software as a Service)와 클라우드 퍼스트 전략에 올인하게 함으로써 숨겨진 저력을 발휘할 수 있게 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그의 취임 이후 MS의 실적은 놀라운 성장을 보여왔습니다. 매출의 경우 2014년 860억 달러에서 올해 1680억 달러까지 약 2배 성장했고, 당기 순이익은 220억 달러에서 613억 달러로 거의 3배 성장했습니다. 순이익율은 25%에서 36%로 크게 개선됐습니다.

2️⃣ MS 새 전략과 맞물린 기업들의 디지털 전환 추세: MS의 이런 매출 성장과 이익율 개선이 가능했던 건 기업들의 이른바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이 최근 급격히 가속화됐기 때문입니다. 구독 형태의 오피스365, 팀즈로 대표되는 협업툴, 애저(Azure) 클라우드 서비스 등을 통해, 기업들은 기존 MS 소프트웨어 사용 환경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으면서도 유연하게 디지털 전환을 실행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한 흐름을 극적으로 보여준 것은 MS가 공개한 회계연도 2022년 1분기(지난 7월~10월) 실적입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2%, 순이익은 48% 증가하면서 시장 예상을 훨씬 뛰어넘었습니다. MS의 대표 클라우드 서비스 애저를 포함해 클라우드 관련 매출이 약 51% 성장했고, 오피스365와 링크드인 서비스의 매출도 22% 성장하면서 전반적인 실적 서프라이즈를 견인했습니다.

3️⃣ 공급대란 이슈에 발목 잡힌 애플, 훨훨 나는 MS: 중요한 건 이런 실적 개선이 일시적인 게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코로나 팬데믹이 막바지에 다다르면서 미국 기업들의 실적이 전반적으로 크게 개선되며, 디지털 전환에 추가적으로 투입할 수 있는 여유 자금이 충분히 확보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에 따라 서비스 가격 인상, 윈도우11 출시 등을 통해 실적을 한 단계 더 개선시킬 여력이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반면 애플은 팬데믹 막바지에 찾아온 공급망 붕괴로 피해를 본 상황입니다. 3분기 매출과 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대폭 오르긴 했지만 시장의 전망은 하회하였습니다. 아이폰13을 포함한 대부분 제품의 생산이 제때 이루어지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이 같은 상황은 단기적으로 해소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기에 주가 흐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습니다.

결국 큰 이변이 없는 한 소프트웨어 기업이라 상대적으로 공급망 이슈에서 자유로운 MS의 실적은 지속적으로 우상향할 것이고, 반대 상황에 놓인 애플과의 시총 격차는 유지되거나 혹은 벌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물론 애플의 저력도 만만치 않기 때문에, 크게 뒤처지지 않고 재역전 기회를 노리겠지만 말입니다.

사모펀드 VIG파트너스의 대표이며, 투자ㆍ테크ㆍ미디어 분야에 대한 글도 쓰고 있습니다.

달라진 청약 전략
오늘의 이슈

분양가 상한제의 취지: 분양가 상한제는 주변 아파트 가격보다 분양가를 크게 낮게 유지해서 기존 아파트를 구매하기보다는 아파트 청약을 기다리도록 유도하기 위한 수요 억제책입니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 지자체가 분양가를 심사해서 분양가를 정해주는 방식으로 분양가 상한제가 시행되고 있습니다.

분양가 결국 높이는 정부: 그런데 지자체마다 분양가를 계산하고 정하는 방식이 달라서 주택건설 업계의 불만이 많았습니다. 분양가 상한제임을 감안하더라도 너무 근거나 기준이 없이 과도하게 분양가를 내린다는 것이었습니다. 정부가 이런 민원을 받아들여 분양가를 정하는 방식을 손보기로 했습니다. 분양가 상한제 안에서도 분양가를 좀 더 높이겠다는 의미입니다.

분양가 규제가 공급을 줄이는 아이러니: 분양가 상한제는 분양가를 낮추기 위한 규제이지만 그 규제가 합리적인 범위에서 적당히 낮출 때는 주택업계도 그 규제를 받아들이고(합리적인 범위 안에 있으므로 규제가 바뀌거나 사라질 가능성이 적기 때문에) 공급을 계속 하지만 그 규제가 합리적인 범위를 넘어가면 그 규제를 따르기보다 그 규제가 사라지기를 기대하고 공급을 멈추거나 미룹니다. 그 규제가 합리적인 범위를 넘어섰기 때문에 사라지거나 바뀔 가능성이 크기 때문입니다.

분양가 상한제를 유지하면서도 분양가를 적당히 높이겠다는 이런 변화는 청약통장 가입자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습니다. 앞으로도 점점 주변시세보다 파격적으로 낮은 로또 아파트가 점점 줄어들 것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분양가 상한제로 분양 아파트 가격을 강하게 누르고 로또 아파트를 공급하면서 기존 아파트 구매 수요를 억제했지만 이런 로또 아파트에 무주택자들의 수요가 몰리면서 당첨 확률이 낮은 것 때문에 발생하는 부작용으로 잡음이 나고 있습니다. ‘왜 자녀가 없는 신혼부부는 당첨 확률이 희박하냐’는 식의 목소리입니다.

정부는 이런 지적에 대응해서 추첨제 비율을 높이고 있습니다. 그러나 경쟁률이 치열하기 때문에 이 역시 해결책이 아닙니다. 근본적으로는 주변 시세보다 현저하게 저렴하기 때문에 당첨만 되면 수억원이 생기는 그 차익을 줄이는 게 필요합니다. 분양가를 서서히 높여가는 것은 그런 맥락입니다.

새 시대의 청약 전략: 청약 가점이 높은 가입자들은 ‘더 기다렸다가 더 좋은 조건의 분양기회가 있을 때 청약통장을 쓰자’는 생각을 바꿔서 분양받을 가능성이 높다면 빨리 사용하는 쪽으로 선택을 달리 할 필요가 있습니다. 분양가가 높아지고 추첨방식이 늘어나면서 가점 높은 통장의 가치가 점점 내려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끝나지 않는 요소수 대란
오늘의 이슈

요소수 부족에 따른 문제는 여전히 진행형입니다. 몇 가지 업데이트가 있습니다.

요소수 구하려 뛰는 정부: 정부가 요소 3000톤을 보관하던 민간수입업체를 찾아서 700톤을 요소수 생산업체로 돌리기로 했습니다. 요소 1톤으로 요소수 3톤을 만들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하루 평균 요소수 사용액은 600톤입니다. 정부가 여기저기에서 요소 또는 요소수를 조달하고 있지만 며칠분에 불과합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여러 나라와 협상 중이어서 단기적으로는 요소수를 공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 요소수를 판매한다는 광고를 올리고 돈만 가로채는 사기가 늘어나는 중고거래 사이트에서는 요소수 거래를 잠정적으로 제한하기로 했습니다. 요소수 부족으로 전세버스가 운행을 못하면서 관광업도 타격을 받는다는 뉴스입니다.

👉 중국이 요소 수출 제한을 당분간 계속 하게 될 것이라는 전망중국 정부가 한국의 요소 수요를 중시하며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는 다소 긍정적인 뉘앙스의 답변도 전해졌습니다. 요소수에 이어 마그네슘도 품귀 우려가 제기되면서 정부가 점검을 시작했습니다.

경제 평론가입니다. MBC ‘이진우의 손에 잡히는 경제’를 진행합니다.

놓치면 아까운 소식

🧱 최근 기업들이 원자재~반도체에 이르기까지 제품 전 단계에 걸친 공급망 차질을 빚고 있죠. 실제 자동화 기기 업체 LS일렉트릭은 반도체 구입에 기존 가격의 40배를 지급했습니다. 전경련 설문에 따르면 현재 각 기업 경영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부정적 경제지 표로 에너지와 원자재 가격 상승이 1위로 꼽혔다는데요. 극심한 원자재 공급난 속에 사업 수주를 포기하는 기업까지 속출하고 있다고 합니다.

🇰🇷 OECD가 한국의 1인당 GDP 기준 잠재 성장률이 2044년엔 0.62%에 그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이 해 기준으로 OECD 38국 중 꼴찌인데요. OECD는 향후에도 2060년까지 1%대를 회복하지 못하는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반면 빚이 불어나는 속도는 가장 빠를 것으로 전망됐는데요. IMF에 따르면,작년 말 47.9%인 한국의 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은 2026년 66.7%로 증가할 전망이라고 합니다.

🇺🇸 미 연준이 중국발 부동산 경제 위기가 신흥국의 대규모 자본 유출을 야기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앞서 300조원대가 넘는 빚으로 파산 위기에 몰린 헝다그룹을 비롯, 중국 부동산 업계 전반에 유동성 위기가 불거지자 이 리스크가 중국과 유관한 신흥국 경제에도 전이될 수 있다는 건데요. 각국이 코로나 위기를 타개하고자 양적완화에 돌입하며 시장에 풍부한 자금 유동성을 제공했는데 이것이 헝다 사태와 얽혀 자산 가격 급등으로 이어지며 버블 위험을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