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은 연준 없이 홀로 설 수 있을까?

시장은 연준 없이 홀로 설 수 있을까?
이효석의 주식으로 보는 세상

새로운 사실: 연준의 인물들 중 대표적인 비둘기파(완화 정책을 주장하는)였던 레이얼 브레이너드 이사가 “앞으로 몇 개월간 한결같은 통화 정책 접근을 유지하겠지만 필요하다면 조정에 준비돼 있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브레이너드 이사뿐만 아니라, 캐플란, 하커 등 점점 매파(긴축 정책을 주장하는)적인 모습을 보이는 연준 이사들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게다가 지난주엔 연준이 작년에 사들였던 회사채를 매각하겠다는 소식까지 들려왔습니다.

강력한 의지를 보여준 작년의 연준: 작년 8월 잭슨홀 미팅*은 역사적으로 오랫동안 기억될 사건이었습니다. 이전까지 연준은 연간 물가상승률 목표를 2%로 맞춰두고, 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 노력해왔습니다. 작년 잭슨홀 미팅은 그걸 깨뜨린 회의였습니다.
* 매년 8월 주요국 중앙은행 총재 및 경제전문가들과 함께 와이오밍주의 휴양지인 잭슨홀에서 개최하는 경제정책 심포지엄.

평균이라는 단어가 등장했기 때문이죠. 특정 시기의 물가상승률을 보지 않고, 이전 수년간의 물가상승률을 평균해서 계산하겠다는 뜻으로 연준은 평균물가목표제를 제시했습니다. 올해 물가 상승률이 아무리 높아도(최근 발표된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은 4.2%), 과거 수년 동안의 평균을 계산해보면, 2%가 안 되니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고 작년에 미리 설계해둔 것이었습니다. 당분간 시장친화적인 정책을 이어가겠다는 연준의 강력한 의지가 담긴 정책이었습니다.

유례없는 정책을 펴는 만큼 연준 안팎에서 반대의 목소리도 터져나왔습니다. 로보트 캐플란 댈러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당시 “나는 이 결정이 사람들로 하여금 지나치게 투기적인 성향을 키우고, 향후에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고 판단하기 때문에 반대합니다”라고 이야기했습니다.

사실 물가 상승은 연준이 의도했다: 연준 위원들은 이 정책의 부작용을 알고 있었던 겁니다. 더 정확한 표현하자면, 오히려 그렇게 되길 바랐으며, 투자자들의 투기적인 성향을 이용했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지금은 물가가 빠르게 오르고 있지만, 작년엔 경기가 침체됐으며 물가가 오를 기미가 보이지 않았습니다. 시장에서도 연준이 경기를 살려낼 거라고 믿지 않는 투자자들도 많았기에 연준으로서는 더 강력한 자극을 시장에 준 것이죠.

이제는 문제가 된 물가 상승: 1년이 채 지나지 않은 현재에는 상황이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시장에 투기 수요가 흘러넘쳐 실물 경기에 부담이 되는 상황에 이른 겁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점찍은 주식(AMC)이 보름 만에 4배 가까이 급등하는 일도 벌어졌으니까요. 무엇이든지 급격히 변화하는 것은 좋지 않습니다. 시장을 예측하기가 힘들어지기 때문입니다.

월초에 발표된 ISM제조업 지수를 살펴보면, 물건 달라고 하는 사람은 계속 재촉하고(고객 재고 사상 최저치), 처리해야 하는 주문은 쌓여만 가는데(수주 잔고도 사상최고), 원자재 조달에 문제가 생기면서 물건 만들기는 힘들어지는(생산지수 하락) 상황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짜장면 달라고 하는 사람은 줄을 서있는데, 밀가루 가격이 너무 오르고, 양파는 구할 수가 없어서 짜장면 가게가 어려워진 상황에 비유할 수 있겠네요.

물가 잡으려면, 투기 수요 잡아야 하는 상황: 최근 블룸버그의 분석에 따르면, 올해 상승한 상품 가격은 실수요보다는 투기수요에 의한 부분이 많다고 합니다. 앞서 언급한 브레이너드 이사의 태도가 바뀐 이유는 작년 8월부터 알고는 있었지만, 묵인해왔던 투기 수요가 부담스러운 수준까지 상승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아마도 연준은 앞으로 투기 세력이 만든 거품을 사그라들게 하려는 노력을 더 강하게 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연준의 시장을 바라보는 기류가 달라지고 있는 상황에서 연준이 보유한 회사채를 팔아치운다는 소식까지 더해졌으니 투자자들은 걱정하기 시작했습니다. 물론 이번에 매각하기로 한 회사채 규모는 무척 작습니다. 연준은 7조9000억달러어치 자산을 갖고 있지만, 이번에 매각하는 자산은 137억달러(전체의 0.2%)에 불과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작년 3월 코로나19로 혼란에 빠졌던 시장을 구한 연준이 그 역할을 서서히 내려놓고 있다는 것은 사실인 것 같습니다. 시장은 아주 조금씩 연준의 도움 없이도 홀로 설 수 있는지를 시험하게 될 것 같습니다.

전 헤지펀드 매니저이며, 지금은 SK증권에서 주식전략을 담당합니다.

드디어 규제 받는 가상화폐
오늘의 이슈

새로운 사실: 가상화폐 거래에 대한 규제들이 조금씩 입법화되고 있습니다. 가상화폐 거래 시 거래소 임직원이 참여하면 안 된다는 규정도 도입됩니다.

가상화폐 거래도 주식 투자와 동일한 수준의 규제를 하겠다는 의미입니다. 통정거래나 허위주문으로 가격을 왜곡하는 것은 주식시장에서도 금지하고 있으니 암호화폐 거래에서도 금지하겠다는 의미입니다.

민간 거래소를 규제할 수 있을까: 문제는 주식시장의 경우 증권거래소가 공적 규제를 받고 있는 유일한 거래소여서 감시 인력과 시스템을 집중해서 관리할 수 있는데 암호화폐 거래 시장은 여러곳으로 흩어져있고 민간 기업이 운영을 전담하고 있어서 정부의 규제가 가능하겠느냐는 실효성에 대한 의문은 남아있습니다.

거래소가 난립하기 시작하던 수년 전부터 정부가 이 시장을 계속 방치하고 외면할 것인지 아니면 적극적으로 규제하고 관리할 것인지를 결정했어야 하는 문제였던 것 같습니다.

결국 과천에 못 짓게 된 임대아파트
오늘의 이슈

새로운 사실: 과천 정부 청사가 세종시로 떠난 후 남은 빈자리에 아파트를 지으려던 정부 계획이 과천 주민들의 반발로 무산됐습니다.

주민 요구 외면 어려운 지자체: 과천 주민들은 그 자리를 공원이나 공공시설을 만들자는 입장인데요. 그 어떤 지역의 주민들도 공공이 보유한 토지에 공원이나 도서관 등 주민 편의시설을 만드는 게 좋지 아파트를 지어서 주변 집값에 부담을 주는 걸 좋아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점에서 이런 식으로 후퇴하면 서울과 수도권 어느 지역에 정부가 아파트를 지어서 공급할 수 있겠느냐는 지적도 나옵니다.

정부가 소유한 땅이라도 정부와 주택 건설 허가권을 쥔 지자체가 합의를 해야 주택을 건설할 수 있는데 그 결정을 내리는 지자체장이 선거로 뽑히는 정치인이라는 점에서 해당 지역 주민들의 반발과 낙선 우려를 극복하고 주택 공급이라는 카드를 선택하기는 어려운 구조인 게 근본적인 문제입니다.

다른 지역에도 번질 수 있다: 정부는 지난해 8.4 주택공급 대책을 발표하면서 정부 과천청사부지에 4000가구를 공급하겠다는 계획과 함께 노원 태릉골프장, 서초구 조달청 부지, 강남구 서울의료원 부지 등에 아파트 공급을 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습니다. 주변 주민들이 반발하면 아파트 공급이 무산되는 선례를 남긴 것에 따른 파장은 집값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다른 지역에서도 반발의 수위를 높일 가능성이 크기 때문입니다.

이런 일은 처음 있는 일은 아니어서 지난 2015년에도 서울 목동에 행복주택을 지으려던 정부 계획이 목동 주민들의 반발로 취소된 적이 있습니다.

경제 평론가입니다. MBC ‘이진우의 손에 잡히는 경제’를 진행합니다

놓치면 아까운 소식

🚗 전기자동차 1위 업체 테슬라의 아성이 위협 받고 있습니다. 중국과 유럽, 미국 등 주요 시장에서 점유율이 동시에 하락하고 있고, 폭스바겐, 제너럴모터스(GM), 현대자동차 등 전통의 완성차업체가 전기차 시장에 본격 뛰어들고 있어서 그렇습니다. 1월에 900달러까지 갔던 주가도 600달러로 내려앉았습니다.

📈 가상화폐의 시세를 조작했다는 가상화폐 개발업체 직원의 고백이 담긴 기사입니다. 시세 조작은 주식시장에서도 관리감독하기가 힘든 영역입니다. 금융감독원과 한국거래소의 직원 수백명이 투입되고 있을 정도입니다. 규제로부터 비교적 자유롭고, 거래한 사람을 특정하기 어려운 가상화폐 시장의 경우는 이런 부정행위를 발견해 처벌하는 것이 더 어렵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