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은 왜 한물간 할리우드 스튜디오 MGM을 인수했나?

아마존은 왜 한물간 할리우드 스튜디오 MGM을 인수했나?
이철민의 리멤버 밸리

 

할리우드의 스튜디오 7인방: 20세기 후반, 전 세계 엔터테인먼트 산업은 미국 할리우드의 메이저 스튜디오들에 의해 주도되었습니다. 흔히 ‘할리우드의 7인의 사무라이’라고 불리던 유니버셜, 파라마운트, 워너브라더스, 월트 디즈니, 콜럼비아/트라이스타, MGM 그리고 20세기 폭스(현 20세기 픽처스)가 그 주인공이었죠.

설렘을 가지고 극장에 들어선 관객들에게 블록버스터 영화의 시작을 알린 것은, 항상 그 7개 스튜디오들의 익숙한 인트로 영상과 그 위에 깔리는 테마 음악이었습니다. 각 스튜디오들은 프랜차이즈 영화들을 앞세워 전 세계 극장가를 장악하고, 방송 분야로도 활발히 진출했습니다.

그러나 80년대 중반 이후 방송과 통신 분야가 엔터테인먼트 산업과 융화되기 시작하면서, 스튜디오들의 사업 환경은 빠르게 바뀌었습니다. 그런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는 경우가 나오기 시작했는데, 첫 번째 희생자는 바로 사자가 등장하는 인트로 영상으로 유명한 MGM이었습니다.

아마존 손에 돌아간 MGM: 86년 CNN의 창업자인 테트 터너에게 매각이 된 것을 시작으로 여러 차례 주인이 바뀌던 MGM은, 2010년 결국 파산하게 됩니다. 이후 채권단 관리 하에서 운영되면서 거의 잊혔다가, 지난 5월 26일 아마존이 약 9조5000억원(부채 포함)에 인수하기로 했다는 소식에 다시 이목을 끌게 됩니다.

<007 제임스 본스> 시리즈 등 몇몇 프랜차이즈 콘텐츠를 가지고 있기는 하지만, 86년을 기점으로 이미 ‘7인의 사무라이’에서 탈락한 MGM을 아마존이 인수한 이유는 명확합니다. 경쟁이 급격히 거세지고 있는 OTT 시장에서 콘텐츠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죠.

이는 마블과 픽사를 이미 집어삼킨 디즈니가 2017년 경쟁 메이저 스튜디오인 20세기 픽처스를 인수한 이후 본격적으로 OTT 경쟁에 뛰어들면서 촉발된 상황입니다. 디즈니+는 2019년 말 서비스를 개시한 이후 단 1년 반만에 1억명이 넘는 가입자를 확보하는 저력을 보여주었습니다.

인수 경쟁 중인 OTT: 다른 메이저 스튜디오들의 상황을 보면 아마존의 이런 결정이 더 쉽게 수긍이 갑니다. 우선 통신사 AT&T 계열에 속한 워너 브라더스는 계열사인 뉴라인 시네마, HBO, 카툰 네트워크 등과 함께 지난해 5월 HBO Max(가입자 6400만명)를 출범시켜 가입자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습니다.

게다가 최근에는 케이블TV 채널인 디스커버리와 합병을 선언하기도 했습니다. 이를 통해 디스커버리가 가진 다양한 콘텐츠를 공유하게 됨과 동시에, 가입자 1500만명인 디스커버리의 자체 OTT인 디스커버리+를 함께 운영하면서 몸집을 더 키울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역시 통신사인 컴캐스트에 속한 유니버셜 픽쳐스는 계열사인 드림웍스, 포커스 등과 함께 지난해 7월 Peacock(가입자 4200만)을 선보인 상황입니다. 바이아컴CBS의 계열사인 파라마운트도 올 3월 파라마운트+(계열사 서비스와 합산 가입자 3600만명)라는 OTT를 출범시켜 이제 막 경쟁에 뛰어들었습니다.

OTT 경쟁에서 좀 떨어져 있는 스튜디오가 하나 있기는 합니다. 소니 픽쳐스 계열사인 콜럼비아/트라이스타인데요. 자체적인 OTT 서비스를 구축하기 보다는 <스파이더맨>으로 대표되는 콘텐츠들을 개봉 후 넷플릭스와 디즈니+에 순차적으로 제공하는 계약을 최근 체결했습니다.

OTT 시장의 격변은 이제 시작: 이렇다 보니 넷플릭스(가입자수 2억명)에는 뒤져있기는 하지만 미국을 중심으로 2위 자리를 굳히고 있던 아마존(가입자수 1.75억명)의 입장에서는 강력한 콘텐츠 라이브러리의 확보가 절실했던 것입니다. 메이저 스튜디오들이 모두 자사의 OTT에 집중하거나 넷플릭스와 손잡은 상황에서, 2위 사업자의 입지는 언제든 무너질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죠.

사실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는 빠른 배송과 함께 아마존의 핵심 경쟁력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는 프라임 멤버십의 핵심 서비스 중 하나입니다. 여기서 경쟁력을 잃을 경우, 궁극적으로는 아마존 프라임 고객이 떨어져 나갈 가능성이 충분한 것입니다.

물론 OTT를 중심으로 하는 미디어 엔터테인먼트 업계의 대변혁은 이제 본격화될 것이므로, 그 결과를 예단하기는 힘듭니다. 아마존의 MGM 인수는 다만 그 과정이 매우 험난할 것임을 암시해주는 사건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또한 국내 OTT 사업자들에게, 궁극적으로는 콘텐츠 경쟁력을 갖추어야만 한다는 명확한 방향성을 제시한 사건이라고도 할 수 있겠습니다.

사모펀드 VIG파트너스의 대표이며, 투자ㆍ테크ㆍ미디어 분야에 대한 글도 쓰고 있습니다.

요즘 핫한 ISA에 증권사들이 목숨 거는 이유
오늘의 이슈

새로운 사실: 중개형 ISA 시장을 놓고 증권사들의 경쟁이 뜨겁습니다. 시장이 커지고 있어서 증권사들은 수수료 무료 이벤트를 하면서 고객 유치를 위해 노력 중입니다.

ISA의 혜택: ISA는 장기 주식투자를 유도하기 위해 의무가입기간 3년(또는 5년)을 두고 그 기간을 지킬 경우 여러 가지 혜택을 주는 통장입니다.

특히 중개형 ISA는 ISA라는 주머니 안에 들어있는 돈으로 직접 주식 투자도 할 수 있고 200만원까지는 수익에 대해 비과세, 그 이상의 소득에 대해서도 9.9%의 낮은 세율로 과세합니다. 그래서 주식계좌보다 유리한 면이 있습니다.

증권사 하나만 선택할 수 있다: 증권사들은 이런 ISA 계좌를 유치할 경우 그 주머니 안에서 주식투자를 하든 펀드 투자를 하든 해당 증권사가 그 판매 수수료와 거래 수수료를 챙길 수 있습니다. ISA는 모든 금융기관을 통해 단 하나만 가입할 수 있어서 증권사들의 경쟁은 더 치열합니다.

ISA의 세금 혜택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시면 괜찮은 절세효과가 있습니다. 말씀드린대로 최대 200만원까지 비과세 혜택이 주어지며 비과세 한도를 넘는 차익은 기존 배당소득세(15.4%)보다 적은 세율(9.9%)이 적용되는 게 장점입니다. 저소득층을 위한 서민형 ISA는 비과세 한도가 400만원으로 더 높습니다.

이 계좌는 과거에 리멤버 나우에서 전해드린 것처럼 올해 꼭 통장을 만들어두시는 게 좋습니다. 전 금융권에서 하나만 만들 수 있는 통장인데 올해 꼭 만드는 게 필요하다면 경쟁이 치열해질 수밖에 없겠습니다. (증권사별 ISA 수수료는 이 사이트에서 비교할 수 있습니다)

경제 평론가입니다. MBC ‘이진우의 손에 잡히는 경제’를 진행합니다.

놓치면 아까운 소식

⚖️ 은행 신용대출을 받은 소비자는 오는 10월부터 스마트폰 앱에서 다른 은행의 금리가 낮은 상품으로 갈아탈 수 있게 됩니다. 정부 주도로 ‘대출 갈아타기 프로세스’가 만들어지기 때문입니다. 기존 대출을 갈아탈 때 일일이 금융회사를 찾아다니며 한도와 금리를 확인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사라지는 겁니다.

💰 오는 7월 1일부터 서민·실수요자의 내집마련 지원을 위해 주택담보대출비율(LTV) 우대폭이 기존 10%에서 20%포인트로 확대되고, 청년층 전월세 대출 지원 한도가 기존 7000만원에서 1억원으로 확대됩니다. 금융당국은 대다수의 서민·실수요자의 경우 대출한도가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 작년 6월부터 11개월 연속 국내 주식을 순매도해온 국민연금이 이달 들어 지난 28일까지 1439억원어치를 순매수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국민연금은 전체 자산 중 국내 주식 비율을 목표치(19.8%)까지 낮추기 위해 지난해 6월부터 국내 주식을 계속 팔아왔는데, 이런 매도 작업이 대체로 마무리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