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4% 성장한대도 돈 푸는 이유

올해 4% 성장한대도 돈 푸는 이유
이진우의 익스플레인 나우

새로운 사실: 나라 재정을 어떻게 운영할 지를 정하는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지난주에 열렸습니다. 정부는 내년까지는 적자를 감수하는 확장재정을 펴겠다는 입장입니다만, 이에 대한 찬반 논란도 뜨겁습니다.

돈을 풀어야 할 이유: 정부가 돈을 더 열심히 푸는 게 경기회복에 도움이 되고 궁극적으로 정부의 재정 건전성에도 도움이 된다는 쪽의 의견은 <정부가 돈을 풀어야 경기가 살고 경기가 살아야 세금이 더 잘 걷혀서 정부가 푼 돈보다 더 많은 세금을 걷을 수 있다>는 논리입니다.

풀지 말아야 할 이유: 반대 논리는 정부가 돈을 풀더라도 그렇게 푼 돈은 사람들의 주머니로 들어가서 머물 뿐이지 푼 돈 만큼 모두 소비가 되고 그게 활발하게 돌지는 않는다는 것입니다. 돈이 활발하게 돌아서 다른 사람의 소득도 높이고 그래서 전체 세금징수액을 높인다는 건 무리한 논리라는 것입니다. 즉 경기 회복으로 세수가 늘긴 하겠지만 정부가 쓴 돈만큼 또는 그 돈보다 더 많은 세수 증대는 어렵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어느 쪽이 맞을까: 어느 쪽이 맞는지는 몇 가지 가정에 따라 다릅니다. (둘 중 어느 한 쪽이 항상 옳다면 굳이 논쟁을 할 이유도 없는 주제였을 것입니다) 정부가 돈을 쓰는 방향과 대상이 경기를 잘 살리고 지속적인 소득기반을 만들 수 있는 곳인지, 아니면 일회성 지급에 그치는 돈뿌리기에 불과한 정책인지에 따라 다릅니다.

일반적으로는 정부의 지출은 후자에 가까울 가능성이 높습니다. 지속적인 소득 기반을 만들 수 있는 분야라면 기업들이 이미 알아서 투자하고 선점할 분야이기 때문입니다. 다만 정부의 지출은 효율적이지 않은 분야라도 저소득층의 생계보조를 위해 필요하다면 늘려야 한다는 주장도 있으므로 효율성이라는 잣대로만 볼 것인지는 논란의 여지가 있습니다.

정부의 지출이 효율적이냐 아니냐도 어느 정도의 기간을 대상으로 판단하느냐에 따라 다릅니다. 물론 그 판단은 어렵습니다. 예를 들어 고등학교 의무교육은 당장 세수에 별 도움은 주지 못하지만 그게 아니었으면 고등학교 진학을 하지 못하거나 학업에 집중하지 못했을 이들이 학습하는 시간과 여유를 갖게 된 것이 미래에 어떤 파급효과와 세수 증대효과를 가져올 것인지는 계산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다만 어느 쪽이든 단기적으로는 정부의 재정 지출 증대가 재정 건전성을 악화시키는 것은 분명합니다. 시계를 단기적으로 볼 것이냐 아니냐의 판단이 어려울 뿐입니다.

한국은행은 뭘 본 걸까
오늘의 이슈

새로운 사실: 한국은행이 지난주에 기준금리를 0.5%로 동결하는 결정을 내렸습니다. 그러나 올해 연말 이전에 금리를 올릴 수도 있다는 뉘앙스도 함께 전했습니다.

금리를 올리는 이유는 가계부채의 증가속도를 낮추려는 목적 이외에도 한국의 경제성장률이 생각보다 높다는 것도 작용하는 듯합니다. 한은은 올해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4.0%로 제시하며 3 개월 전보다 1.0%p 나 높였습니다.

3개월 사이에 어떤 변화를 본 것인지 궁금할 정도입니다. 내년의 경제성장률도 2.5%에서 3.0%로 높였습니다. 가파른 경제성장이 내년 회복을 당겨온 것이라는 의미의 전망치 상향이라면 내년에는 오히려 성장률이 예상보다 낮을 텐데 내년에도 성장률이 높을 것으로 예상하는 것은 곱씹어볼 대목입니다.

한국은행이 예상하는 올해와 내년의 빠른 경제성장 속도가 실제로 나타날지가 가장 큰 관심사입니다. 우리나라 경제가 코로나19의 수혜를 받은 제조업 중심구조여서 성장이 지속적일 수 있을지는 미지수입니다. 오히려 미국 유럽의 경기 회복 이후에는 제조업 제품보다 서비스 상품 소비가 늘어날 것이기 때문입니다.

경제 평론가입니다. MBC ‘이진우의 손에 잡히는 경제’를 진행합니다.

놓치면 아까운 소식

💳︎ 카드론은 이자가 높아 보통 ‘급전’이 필요한 사람들이 씁니다. 급전이 필요한 사람들은 보통 소득이 적은 층입니다. 그러나 요즘은 소득이 많은 사람들이 적은 사람들보다 카드론을 더 많이 쓰고 있습니다. 정부가 가계 부채 관리를 위해 대출을 규제하자 사람들이 카드론을 찾는 것으로 분석됩니다. 카드론은 대출 규제에 포함되지 않습니다.

일반적으로 대출은 신용 등급이나 소득 수준이 높은 계층이 더 많이 더 자주 받습니다. 경제활동이 활발하다는 증거이기도 하고 그만큼 대출빋을 여력이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다만 카드론 같은 고금리 대출은 굳이 받을 이유가 적었지만 공모주 청약 등 단기 투자 기회가 많아진 반면 은행 대출의 규제가 강화되면서 단기 카드론으로 수요가 번진 것으로 보입니다.

📉 국민연금이 국내주식 비중을 계속 줄여나갈 계획입니다. 현재 20%선인데 2026년까지 14.5%로 낮추기로 했습니다. 대신 해외자산 비중을 늘립니다.

국민연금은 2041년 자산이 가장 많아지고, 2057년에는 고갈됩니다. 즉 2041년 이후로는 매년 자산을 팔아야 하는데, 이때 국내 자산을 많이 팔면 국내 증시가 급락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미리 미리 국내 자산을 줄여놓으려고 하는 것입니다. 다만 지금 국내 증시 비중을 줄이면, 당장 코스피, 코스닥이 하락할 수 있기 때문에 반발도 예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