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사태, 기름 안 나는 한국 괜찮을까?

‘리멤버 나우’는 국내 최고의 경제 전문가들이 매일 아침 최신 경제 이슈를 설명해드리는 콘텐츠 레터입니다.

2020년부터 이동우 경희대 경영대학원 교수가 [10분 독서 나우]라는 코너를 통해 새로이 필진으로 합류합니다. SK, CJ 등 대기업 직원들에만 공급되던 이 교수의 콘텐츠를 신년부터 리멤버 회원들께도 선보일 수 있게 됐습니다!  [10분독서 나우]는 매주 월요일 오후 1시 푸시 알림을 통해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미국과 이란의 갈등이 거세지면서 유가가 오르고 있습니다. 중요한 원재료인 원유의 값이 오르면 글로벌 경제와 한국 경제엔 어떤 영향을 미칠지 김영익 서강대 교수가 분석했습니다. 올해부터는 연간 2000만원 이하의 월세를 받는 집주인도 사업자 등록을 하고 세금을 내야 합니다. 1월 8일 ‘리멤버 나우’입니다.

김영익의 이코노미 나우

이란 사태, 기름 안 나는 한국 괜찮을까?

미국과 이란의 관계가 준전시 상황까지 가고 있습니다. 때문에 국제 유가는 올라가고 있습니다. 이렇게 유가가 오르면 경제에는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살펴보겠습니다.

1. 유가가 얼마나 올랐나요?

이란 사태가 발생한 이후 이틀 만에 국제유가(우리 경제와 관련성이 높은 두바이유 기준)가 배럴당 65.16달러에서 69.4달러로 6.5% 상승했습니다. 2000년 이후 장기 평균(62달러)보다 높아졌고요. 미국과 이란이 대응하는 내용에 따라 일시적으로 더 급등할 수도 있습니다. 참고로 1990년 걸프전 때, 유가가 2배 이상 오른 적이 있었습니다. 아래 그림은 유가 장기 추이인데요. 국면에 따라 유가 상승 혹은 하락 요인을 표시해놓았습니다.

<그림 1> 국제 유가 추이

자료: 블룸버그.

2. 유가가 오르면 글로벌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치나요?

보통 세계 경제가 좋으면 원유 수요가 늘면서 유가가 상승합니다. 그러나 유가가 오르면 오를수록 시차를 두고 경제에 나쁜 영향을 줍니다. 특히 원유 공급이 부족해서 유가가 오르는 것이라면 부정적 영향은 더 큽니다. 유가가 오르면 거의 모든 생산 요소의 가격이 오르고, 이는 다시 생산량을 줄입니다. 그래서  유가가 상승하면 시차를 두고 경제성장률이 낮아지고, 물가는 오르게 됩니다.  물가가 오르면 가계의 실질소득은 줄어들고, 따라서 수요도 줄어듭니다. 경제를 침체시킬 수 있는 거죠.

3. 경제성장률이 얼마나 줄어들까요?

미국의 경우를 살펴보겠습니다. 모델 설정에 따라 그 영향이 달라지기는 합니다만, 저는 2010년 1분기에서 2019년 3분기까지의 서부텍사스유, GDP, 소비자물가로 구성된 VAR 모형¹을 설정하고, 유가가 10% 상승했을 때 GDP와 물가에 미치는 영향(충격반응함수)을 살펴보았습니다.  유가 상승은 곧바로 소비자물가 상승으로 이어졌고, 4분기 후부터는 GDP 성장률도 감소시키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7분기 후에는 경제성장률이 유가가 상승하지 않았을 경우보다 0.13% 포인트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번에는 그 영향이 더 클 것으로 보이는데요. 지나치게 오른 미국 주가까지 하락하면 소비심리가 더 위축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유가, 금리 등 특정 요인이 변했을 때, 물가와 경제성장률에 얼마나 영향을 미치는지 분석해주는 모형

<그림 2> 유가 10% 상승했을 때 GDP와 물가가 받는 영향


주: WTI, GDP, CPI로 구성된 3변수 VAR 모형(2000.1~2019.3)

미국 경제는 2009년 6월 이후로 126개월 동안 성장하고 있습니다. 역사상 가장 긴 경기 확장국면입니다. 현재 미국은 소비가 견조하게 증가하고 있습니다. 미국 GDP의 70%를 차지하는 소비가 늘면서 경제는 성장하고 있는데요. 앞서 말했듯 유가가 오르면 소비심리는 위축됩니다. 소비심리가 위축되면 미국 경제가 수축 국면에 접어들고, 달러 가치는 하락하게 되는데요. 국제 유가는 달러로 표시되기 때문에 달러 가치가 떨어지면 유가는 상대적으로 오르게 됩니다. 1998년 이후 통계를 보면  달러 가치가 떨어지면 유가는 오르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그림 3> 달러 가치가 하락하면 유가는 상승

자료: 블룸버그.

주: 달러가치는 역축 사용

5. 우리나라 경제에는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치나요?

국제 유가가 상승하면 원유 생산국은 돈을 벌지 모르지만, 원유 수입국은 당연히 돈을 더 써야 합니다. 특히 원유를 전부 수입에 의존하는 우리나라 같은 경우는 유가가 급등하면 부정적 영향을 더 크게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단순하게 생각해보죠. 지난 한 해 우리가 10억7000만 배럴의 원유를 수입했는데, 도입단가가 10달러 상승하면 우리나라의 수입 부담은 110억달러 정도 늘어납니다. 세계 경제가 좋아서 유가가 오른 거라면 우리 수출도 늘어나겠지만, 이 경우엔 원유 공급 자체가 줄어든 거라 그렇지도 않습니다. 앞의 미국과 같은 모델로 분석해보면,  유가가 10% 상승할 경우 1년 후 경제성장률은 0.08% 포인트 떨어지고, 소비자물가는 0.06% 포인트 오르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경상수지는 약 18억달러 악화된 것으로 분석되었습니다.

6. 이럴 때 정부가 쓸 만한 정책 수단이 있을까요?

경제가 침체하면 정책당국은 금리를 내려서 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하고(통화정책), 정부 예산을 풀어 소비와 투자를 이끌어냅니다(재정정책).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각국 정책당국은 이미 많은 정책을 썼습니다. 그 결과, 수요가 증가하면서 미국을 중심으로 세계 경제가 많이 좋아졌습니다. 그러나 미국 등 선진국 정부는 부실해졌고, 중국을 포함한 신흥국 기업의 부채는 급증했습니다. 우리나라 같은 나라에서는 가계가 부실해졌습니다. 그래서 앞으로  또 경제가 나빠졌을 때 쓸 재정∙통화 정책은 별로 남아있지 않습니다. 

공급 측면에서도 여건이 좋지 않습니다. 미∙중 무역전쟁 등 보호무역주의로 글로벌 공급 사슬에 문제가 발생하고, 2008년 미국 등 주요국의 생산성이 많이 낮아지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유가가 급등하면 글로벌 경제는 2009년 이후 다시 침체에 빠질 수 있고, 이를 극복하기 위한 정책 수단도 많지 않다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습니다.

정리하자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극복했습니다만, 그 과정에서 각 경제주체가 부실해졌습니다. 여기다가 미국을 중심으로 보호무역주의 성행하고 생산성은 낮아졌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과 이란 문제가 더 악화되면 국제 유가가 급등하면서 세계 경제는 침체에 빠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물론 세계 경제가 나빠지면 원유 수요가 줄면서 유가가 다시 하락하겠지요. 그렇지만 당장은 중동 사태와 유가를 면밀히 관찰하면서 대응해야 할 시기입니다.
서강대 경제대학원 교수이며 이코노미스트로 20년 이상 일했습니다.

어제 게시된 <공공임대주택이 꼭 필요할까?>를 보고 많은 분들이 질문을 남겨주셨습니다. 이진우 평론가가 질문들에 답했습니다. 여전히 궁금한 점이 남으셨다면, 이 링크에 질문을 남겨보세요. 좋은 질문을 선정해 리멤버 나우 필진이 답해 드립니다.

답해 드립니다

“우리나라 공공임대주택비율이 높다고요?”

한국의 공공임대주택비율이 높다고 하는데 그 출처가 궁금합니다. 그리고 임대주택 같은 경우 유럽국가들은 중산층이 대상이지만, 한국은 저소득층 위주라 중위계층이 거주할 만한 임대주택은 없지 않나요?

예. 리멤버나우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우리나라의 공공임대주택 비율은 우리보다 낮은 나라들과 비교하면 높은 편이고, 우리보다 높은 나라들과 비교하면 낮지만 계속 높아지고 있으며 공공임대주택을 짓기 위한 노력은 전 세계에서 가장 치열합니다(GDP대비 공공임대주택 투자비용의 비율이 가장 높은 것이 그 근거입니다).

데일리 체크

올해부터는 연간 2000만원 이하의 월세를 받고 있더라도 사업자 등록을 하고 세금을 내야 합니다. 집을 빌려주고 월세를 받는 모든 국민들은 그렇게 해야 합니다. 유일한 예외는 기준시가 9억원 이하 1주택자가 받는 2000만원 이하의 월세만 비과세입니다. 3주택 이상인 경우는 전세만 주고 있더라도 전세금을 월세로 환산해서 세금을 내야 합니다. 세입자에게 임대를 하고 있는지 빈집인지는 그 집에서 사용하는 전기사용량 또는 아파트 관리사무소에 내고 있는 관리비 등으로 확인합니다(빠져나갈 방법은 거의 없습니다). 올해부터 받는 월세에 대한 세금이 아니라 작년에 받은 월세가 있으면 올해 신고하고 내야 합니다. 1월 21일까지입니다(늦으면 연간 월세 총액의 0.2%가 과태료로 부과됩니다).

관세전쟁이 미국과 유럽으로도 번지고 있습니다. 프랑스가 구글이나 페이스북 등 글로벌 IT 기업을 상대로 ‘디지털세’를 부과하겠다고 하자 미국은 보복관세를 검토하고 있는데요. 프랑스는 다시 미국이 보복 관세를 매기면 유럽연합(EU) 차원에서 대응하겠다고 경고 메시지를 날렸습니다.

카카오페이가 충전한 카카오머니를 머니마켓펀드(MMF)에 투자해 충전잔액으로 수익을 내게 할 예정이라고 매일경제가 보도했습니다. 중국의 알리페이는 이미 이런 상품을 운영 중인데요. 중국인 3명 중 1명이 여기에 가입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카카오페이가 내놓을 MMF는 연 1% 정도의 수익률을 제공할 것으로 보입니다.

경제 평론가입니다. MBC ‘이진우의 손에 잡히는 경제’를 진행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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