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료 멈춤법 기대와 우려

임대료 멈춤법 기대와 우려
김규정의 부동산 나우

새로운 사실: ‘임대료멈춤법’이 발의됐습니다. 이동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발의한 상가임대차보호법 개정안의 골자는 소상공인이나 중소기업이 정부 방역 지침에 따라 집합금지 명령을 받고 영업이 금지되는 경우 그 기간 동안 임대인이 임대료를 청구할 수 없도록 하는 것입니다. 제한적으로 영업을 하는 집합제한에 해당하면 임대료를 절반 경감하도록 합니다.

소상공인의 부담 덜자는 취지: 정부∙여당에서는 코로나19 바이러스 장기화에 따라 소상공인 임대료 부담 문제가 제기됐고 임대료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서 사회적 논의와 합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입니다. 이 의원의 임대료멈춤법 외에도 코로나19 등 재난 상황에서 임대료를 경감하거나 소상공인의 매출 급감 시 임대료를 감액하게 하는 상가임대료감면법 등 다수의 법안이 속속 발의되고 있습니다. 청와대도 임대료 공정성 문제를 제기한 상황이어서 국회에서 논의가 빠르게 진행될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세금 공제 등을 통해 자율적인 참여를 유도했던 착한 임대인 운동과 달리 법안에 따라 임대인이 임대료를 청구할 수 없도록 법제화 하는 것은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옵니다. 우선 임대인 역시 피해를 보게 되고 개인 재산권을 침해할 수 있다는 지적이 많습니다. 임대료 수입만으로 생활하는 임대인은 어떻게 하는가 같은 반문도 이어졌죠.

오히려 임대료가 오를 수 있다: 한편에선 임대인과 임차인 간의 계약시장이 왜곡되거나 임대료 상승 같은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습니다. 법에 따라 임대인이 단기간 임대료를 받지 못하게 되면 이후 임대료를 올려 임대수익을 유지하고자 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임대료를 청구할 수 없거나 절반으로 감액될 것을 대비해 미리 임대료를 올릴 수도 있어서 결국에는 임차인에게 전가될 수밖에 없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지난 7월 말부터 주택 시장에서 임대차2법을 시행하면서 겪었던 혼란과 변화가 떠오르기도 합니다. 계약갱신청구권과 전월세상한제를 통해 유리한 조건으로 임대 계약을 갱신한 세입자도 있었지만 신규 전세 계약자들은 전세난과 전셋값 급등에 따른 어려움을 겪기도 했습니다. 집주인 가족이 직접 거주하게 돼 퇴거를 하는 세입자가 발생하는 등 집주인과 세입자 간의 갈등도 커졌지만 분쟁 해결은 쉽지 않았습니다.

상가 임대차 시장에서도 혼란과 갈등이 나타날 수 있는 만큼 관련 논의와 법제화 과정은 보다 신중하게 진행돼야 할 것입니다. 이해 당사자는 물론 시장과 학계의 의견을 수렴하고 협의해 나가야 합니다. 성급한 법제화보다는 임대인 지원 확대 등을 통해 착한 임대인 운동 등을 확산시키는 것이 더 바람직할 지도 모릅니다. 세금 공제 등의 임대인 지원이 확실하다면 참여하는 임대인도 좀 더 늘어날 테죠. 다만 이 경우엔 결국 정부 재정이 투입되는 것인 만큼 사실상 정부의 의지가 중요하고 형평성과 공정성 검토가 우선돼야 합니다.

지자체 상가 빌린 소상공인에겐 임대료 깎아준다: 일단은 국가나 지자체의 소상공인 임대료 감면이나 지원이 먼저 진행될 예정입니다. 지자체가 소유한 공유재산을 빌려 영업하는 소상공인이 코로나19 등 재난으로 피해를 본 경우엔 임대료 납부를 유예해주고 임대료에 대한 연체료를 인하해 줄 방침입니다. 아울러 지자체 소유 공유재산의 임대료 인상 폭이 전년 대비 5%로 제한되고 100만원을 초과하는 공유재산 임대료는 최대 6번에 나눠서 낼 수 있게 됩니다.

한국투자증권 자산승계연구소장입니다. 시장 참여자의 관점에서 부동산 시장을 분석합니다.

LG가 둘로 쪼개지면 일어날 일
오늘의 이슈

새로운 사실: LG그룹의 지주회사 (주)LG 지분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진 미국의 헤지펀드인 화이트박스가 (주)LG의 기업분할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반대의 명분은 <삼촌(구본준)과 조카(구광모)가 재산을 나눌 목적으로 상장사를 함부로 분할하는게 맞느냐>입니다.

둘로 쪼개지는 LG: (주)LG는 LG그룹의 지주회사로 LG화학, LG전자 등 13개의 자회사를 갖고 있습니다. 그 (주)LG를 둘로 쪼개서 LG(A)와 LG(B)로 나누고 13개의 자회사 중에 9개는 LG(A)의 산하에, LG상사∙LG하우시스 등 4개의 계열사는 LG(B)의 아래에 두는 식으로 재배치를 할 계획입니다.

당장 주주가치 훼손은 없다: 이런 분할이 이뤄지면 (주)LG 주식 10주를 가진 주주는 LG(A) 9주와 LG(B) 1주를 갖게 됩니다. 이 과정에서 주주가치의 훼손은 없습니다. LG(B)가 가져간 계열사들이 더 좋아보이면 개인주주들도 LG(A)주식을 시장에서 팔고 LG(B) 주식을 사서 LG(B)의 주주로만 남으면 되기 때문입니다.

삼촌인 구본준 회장도 똑같은 방식으로 LG(A) 주식을 팔고 그 돈으로 LG(B) 주식을 더 사들여서 LG(B)의 대주주로만 남게 됩니다.

지주회사와 계열사들로 생각하다보면 좀 복잡하지만 쉽게 요약하자면 과일과 야채를 함께 파는 100평짜리 가게를 과일가게 10평과 야채가게 90평으로 나누고 칸막이를 한 후 과일은 과일가게로 야채는 야채가게로 재배치를 하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가게 주주들은 보유주식 10주를 과일가게 주식 1주와 야채가게 주식 9주로 나눠갖지만 둘 다 시장에서 거래되는 주식이니 마음에 안 들면 팔고 마음에 들면 더 사면 됩니다.

장자 상속하는 LG의 전통: LG그룹은 큰아들이 경영권을 물려받는 전통이 있어서 큰아들이 아닌 작은 삼촌 등은 이런 식의 계열분리를 통해 일부 계열사를 갖고 나가는 선택을 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과거에 한몸이었던 LG그룹과 GS그룹이 분할되는 과정과 목적도 이와 비슷했습니다.

그러나 화이트박스는 기업가치에 아무 도움이 안 되는 그런 분할을 단지 대주주 가족들이 재산정리를 깔끔하게 할 수 있다는 이유로 함부로 하면 안 된다는 주장을 하고 있습니다.

LG그룹은 LG(A)는 전자∙화학∙통신서비스 영역에 역량과 자원을 집중하고, LG(B)는 성장 잠재력을 갖춘 사업회사들을 주력기업으로 육성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하지만 분할의 목적은 누가 봐도 삼촌의 독립입니다.

떨어져나간 그룹은 중견기업으로: 사소한 부분이긴 하지만 LG그룹 직원이었던 직원들은 소속사에 따라 LG(A)와 LG(B) 계열사 직원으로 소속이 바뀌는데 LG(A) 소속 계열사 직원들은 그룹 전체 규모가 과거보다 작아지는(재계 순위가 내려가는) 영향을 받게 되고 LG(B) 소속 계열사 직원들은 다니는 회사가 더 이상 LG 그룹이 아닌 회사가 됩니다.

이론적으로는 분할 전후의 주주가치는 달라지지 않고, 달라진다고 믿는다면 스스로 더 좋다고 생각되는 선택을 모든 주주들이 자유롭게 할 수 있으므로 주주가치의 훼손을 주장할 근거는 빈약합니다. 다만, 몇 가지 남는 이슈는 있습니다.

분할하면서 생기는 일들: (주)LG는 구광모 회장이 상속세를 낼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요즘 꽤 많은 배당을 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몇년간은 그럴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런데 기업분할이 되면 구본준 회장이 지배하게 될 LG(B) 산하의 계열사들은 적어도 지배주주의 상속세 재원 마련을 목적으로 무리한 배당을 많이 할 이유는 줄어듭니다. (주)LG 주주들 입장에서는 이번 분할로 인해 단기적으로 배당액이 감소할 여지가 있습니다.

LG(B) 산하의 계열사들은 (주)LG 산하에 있으면서 LG라는 브랜드를 위해 다양한 마케팅 비용을 쓰기도 하고 브랜드 사용료를 내기도 했지만 그 비용이 이제는 아무 의미가 없는 지출이 됐습니다. 새로운 지주회사 브랜드 가치를 높이기 위한 마케팅 비용을 추가로 지출해야 하는 부담이 생긴 것은 기업분할에 따른 비용입니다.

경제 평론가입니다. MBC ‘이진우의 손에 잡히는 경제’를 진행합니다.

놓치면 아까운 소식

💉물량 부족한 백신, 확보 힘들어질까: 우리 정부의 코로나19 백신 확보가 당초 계획보다 다소 늦어질 수 있게 됐습니다. 백신 접종에 들어간 미국에서조차 물량이 부족한 탓입니다. 우리 정부는 화이자로부터 2000만회분을 확보할 거라고 밝혔었는데요. 화이자는 미국 정부가 추가로 1억회분을 요청했다고 했습니다. 공급 후순위인 한국은 원하는 만큼 백신을 확보하긴 힘들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제동 걸린 LG그룹 형제 경영: 미국 행동주의 펀드가 LG그룹의 계열 분리에 반대하고 나섰습니다. 엘리엇매니지먼트 출신인 사이먼 왁슬리가 이끄는 미국 행동주의펀드 화이트박스어드바이저는 “LG그룹의 계열 분리 계획은 소액주주 가치를 창출하는 데 실패할 것”이라는 서한을 LG그룹에 보냈습니다. LG그룹은 후임 회장이 부임하면, 선대 회장의 형제들(삼촌)은 일부 계열사를 분리해 따로 경영하는 전통이 있습니다. 화이트박스어드바이저는 이에 대해 “더 좋은 대안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이사회는 우리 관점에서 볼 때 가족 승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소액주주를 희생시키는 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고 주장했습니다.

👶인구가 줄어든다: 우리나라 인구가 작년 10월 이후 11개월 연속으로 줄고 있습니다. 월 평균 1600명씩 줄고 있는데요. 2020년 인구가 줄어든다면, 연간 단위로는 처음 인구가 감소하는 겁니다. 결혼 5년 차까지 아이를 갖지 않은 부부가 5쌍 중 1쌍에 달할 정도로 저출생이 고착화됐습니다. 정부는 영∙유아 가정에 월 50만원 양육수당을 지급하고, 부모가 동시에 휴직했을 때 최대 월 600만원을 지원하는 등 현금 지급책으로 저출생 문제를 해결할 방침입니다.

🚗중고차 판매 사업 시작하는 금융그룹: 신한금융그룹이 차량공유 서비스 회사인 쏘카에서 나온 중고차를 자체 플랫폼에서 판매하는 사업을 시작합니다. 법인 중고차 물량을 금융회사가 중개해 파는 것은 처음입니다. 신한금융은 쏘카의 중고차 판매를 중개해 자동차 금융플랫폼의 흡입력을 한층 끌어올릴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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