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에도 잘나가는 스벅∙디즈니

코로나에도 잘나가는 스벅∙디즈니
이진우의 익스플레인 나우

새로운 사실: 요즘 미국에서 주가가 사상 최고가를 이어가고 있는, 우리에게 익숙한 두 기업이 있습니다. 디즈니와 스타벅스입니다. 두 기업 모두 코로나19로 인해 피해를 입을 것으로 예상됐지만 그 예상을 보기 좋게 날려버린 기업들입니다. 이들이 어떤 이유로 코로나19를 도약의 기회로 삼았는지를 살펴보면 코로나19라는 충격이 세계경제에 어떤 방향으로 변화의 요인이 되고 있는지 유추할 수 있습니다.

디즈니에는 무슨 일이: 디즈니는 누구나 잘 아는 ‘디즈니랜드’를 운영하면서 관람수입을 벌기도 하고 영화를 만들어서 팔기도 하지만 요즘 가장 신경을 쓰는 사업은 ‘스트리밍’ 서비스입니다. 그동안 영화를 만들면 배급사에 넘기고 배급사는 영화관에 팔고 영화관이 손님들에게 영화를 보여주는 방식에서 벗어나서 영화를 만들어서 ‘어딘가’에 올려두면 소비자들은 원하는 시간에 거기에 접속해서 영화를 보는 게 ‘스트리밍’입니다. 그리고 그 ‘어딘가’가 디즈니플러스, 훌루, ESPN입니다. 쉽게 말하면 넷플릭스 같은 서비스를 디즈니도 하겠다는 겁니다.

코로나 덕에 케즘을 넘다: 넷플릭스가 하는 사업은 아주 간단하지만 매우 어려운 사업입니다. 영화를 많이 준비해야 손님이 많이 오는데 손님이 많이 와야 그 돈으로 영화를 많이 사다 놓을 수 있습니다. 둘 다 동시에 해내야 되는 일인데 매우 어렵습니다.(이걸 케즘이라고 부릅니다)

넷플릭스는 영화를 많이 사다 놓을 만한 돈이 없어서 소수의 영화만 구비하고 그 대신 소비자들 개인별로 좋아할 만한 영화들을 맞춤형으로 제공해서 소비자들에게 ‘좋은 영화가 매우 많다’는 느낌을 줬습니다.

넷플릭스가 이미 장악한 시장을 디즈니가 뚫기 위해서는 사람들에게 넷플릭스를 해지하고 디즈니플러스로 오라고 하기보다는 디즈니플러스도 함께 구독하라는 메시지를 던져야 합니다. 하루종일 집에 있어야 하는 코로나19 사태는 소비자들이 그런 디즈니의 요청에 대해 기꺼이 그러겠다고 답을 할만한 좋은 상황을 만들어줬습니다. 디즈니플러스의 가입자수는 8700만명으로 최근 두 달 사이에 무려 1300만명의 가입자가 새로 늘었습니다. (작년 연말에는 2650만명이었습니다)

내년에 역대 최대 적자: 디즈니는 내년에 디즈니플러스에서만 볼 수 있는 오리지널 영화를 15편 제작할 예정입니다. 내년에는 지금 확보한 영화에 50개 정도의 영화를 추가할 계획이기도 합니다. 1주일에 한 편 정도가 새로 업데이트 되는 셈입니다. 디즈니플러스는 이러느라고 내년에는 손실 규모가 사상최대로 늘어날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재미있는 것은 경쟁자인 넷플릭스(약 2억명의 사용자를 확보했습니다)도 매년 무려 300~400개의 새로운 작품을 투입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돈이 없어서 영화를 충분히 사다넣지 못했던 초창기와는 달리 디즈니의 추격을 이제는 물량공세로 따돌리겠다는 전략입니다. 우리나라의 드라마 제작업체들은 넷플릭스의 이런 물량확보 전략의 수혜자들입니다.

디즈니는 스트리밍 사업이 2024년부터는 흑자로 돌아설 것으로 예상합니다. 앞으로 3년은 이 사업이 돈먹는 하마가 된다는 뜻입니다. 걱정되는 점은 넷플릭스나 아마존이 그냥 가만히 있지는 않을 것이라는 점이고, 그래도 희망을 품을 대목은 사람들이 스트리밍 서비스를 딱 하나만 가입해서 보지는 않을 것이라는 점입니다.

디즈니 플러스는 내년에 한국에 들어옵니다. 디즈니 플러스가 넷플릭스보다 유리한 점은 점점 더 늘어날 아시아 사용자들을 유혹하기 위한 콘텐츠를 넷플릭스는 따로 만들거나 외부와 제휴해야 하고 디즈니는 이미 만든 애니메이션을 충분히 활용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스타벅스에는 무슨 일이

카페에 못 앉아도 스타벅스는 간다: 코로나19 때문에 사람들은 커피숍에 잘 가지 않습니다. 스타벅스는 예외입니다. 차에 탄 채로 커피를 주문해서 받아가는 드라이브 스루 매장을 계속 늘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주가는 3월의 저점 대비 80%, 연초 대비 15% 상승했습니다.

드라이브 스루 매장이 더 많이 남긴다: 드라이브 스루 매장은 커피회사 입장에서는 더할 나위 없는 효자 매장입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보통의 매장은 매출이 월 1억원 정도이지만 드라이브 스루 매장은 2~3억원 정도입니다. 커피숍은 오픈하는 데 필요한 인테리어 비용이나 직원 인건비 등 고정비가 어느 매장이든 비슷하게 들기 때문에 매출이 많은 게 매우 중요합니다. 월 매출 1억원짜리 매장 두 곳에서 나오는 이익보다 월 매출 2억원짜리 매장 1곳에서 나오는 이익이 5배가 넘습니다.

‘커피’ 하면 생각나는 브랜드여야: 드라이브 스루 매장의 이익률이 좋은 것은 커피 업계 종사자들은 누구나 알지만 스타벅스 이외의 브랜드는 드라이브 스루 매장의 매출이 신통치 않습니다. 커피숍의 공간을 이용하지 않고 그냥 커피만 마시려고 할 때 제일 먼저 생각나는 브랜드만 드라이브 스루나 걸어가서 들고 나오는 ‘픽업’ 서비스에서 성공할 수 있습니다.

휴대폰으로 주문을 하는 디지털 주문의 경우 중국에서는 전체 주문의 4분의 1 수준까지 올라왔습니다. 종업원의 시간을 더 효율적으로 사용하게 해줍니다.

스타벅스는 내년에는 매출이 올해보다 20% 더 성장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그 배경은 동네의 다른 커피숍들이 코로나로 문을 닫았기 때문입니다.

* 미국 상장기업의 예상은 우리나라 기업들의 예상보다 더 믿을 만합니다. 그 수치가 틀리면 그 다음부터는 투자자들이 잘 믿어주지 않기 때문입니다.

사람들의 소비 습관이 변하고 있다
오늘의 이슈

새로운 사실: 12월 들어 코로나19 바이러스가 확산되면서 음식점, 여행사, 헬스장 등의 매출이 크게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코로나가 번지면 식당같이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장소는 장사가 안 되는 게 당연합니다만, 문제는 이런 상황이 길어질 경우 사람들의 소비 습관이 달라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저녁은 직원들과 같이 회사 근처 식당에서 먹고 집에 들어가던 습관이 바뀌어서 집에서 음식재료를 사다가 만들어보는 일을 반복하다 보면 그게 습관이 되고 달라진 생활패턴이 되어서 코로나 바이러스가 사라진 후에도 집에서 더 자주 요리를 하게 됩니다. 헬스장도 여행도 마찬가지입니다. 국내에도 의외로 좋은 곳이 많다는 걸 또는 캠핑도 꽤 재미있다는 걸 코로나 덕분에 알게 된 사람들이 많습니다.

어떤 이에겐 기회, 어떤 이에겐 위기: 이런 변화는 비즈니스에도 균열을 일으킵니다. 집에서 다양한 요리를 즐길 수 있게 도와주는 제품들의 매출은 늘어나고 식당 매출은 그만큼 감소합니다.

집에서 다양한 요리를 즐기게 해주는 상품들을 만들어내는 곳은 변화에 잘 적응하는 기업들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길게 보면 이들의 자본 생산성도 일반 식당보다 더 높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전통적인 식당업에 종사하던 이들이 직업을 바꾸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용은 단기적으로는 경제에 부담이 됩니다. 경제 전문가들이 ‘영구 손상’이라고 표현하는 개념이 바로 이런 것입니다.

경제 평론가입니다. MBC ‘이진우의 손에 잡히는 경제’를 진행합니다.

놓치면 아까운 소식

👶영아수당 월 30만원 준다: 2022년부터 부모 소득이나 재산과 상관 없이 0~1세 영아를 둔 가정은 월 30만원의 수당을 받게 됩니다. 그리고 이 금액은 2025년엔 50만원으로 인상됩니다. 현재 영아는 어린이집 이용 시 보육료를 전액 지원 받고 가정에서 지낼 때는 양육수당(0세 월 20만원·1세 월 15만원)을 받고 있는데요. 앞으로 영아수당을 받는 부모는 선택한 양육방식에 따라 어린이집이나 시간제보육 등에 비용을 지불하면 됩니다. 출산 시 200만원을 지급하는 제도도 2022년부터 시행됩니다.

📈올해 아파트값 가장 많이 오른 곳은 세종: 올해는 세종시의 아파트값이 가장 많이 오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세종시의 아파트값은 작년에 비해 41.3% 올랐는데요. 그 다음으로 많이 오른 대전 아파트값의 상승률(16.6%)을 한참 웃돌았습니다. 행정수도 이전론이 그 발단으로 지목됩니다.

🏠힘들어지는 중대형 아파트 청약 당첨: 청약 시장에서 중대형(전용면적 85㎡ 초과) 아파트 인기가 치솟고 있습니다. 올해 서울 중대형 아파트 1순위 청약 경쟁률은 199.6대1로, 지난해 경쟁률(38.4대1)의 5.2배에 달했습니다. 2014년 서울 중대형 아파트의 1순위 청약 경쟁률은 3.7대1에 그쳤습니다. 분양가 규제로 인해 분양가가 시세 대비 저렴해지면서 청약의 메리트가 커지고 있고, 각종 규제로 똘똘한 한 채 선호도가 높아졌기 때문입니다.

🇺🇸월세 못 낸 미국 가구, 쫓겨나나: 미국에서 렌트비(집세)를 내지 못한 세입자 240만~400만가구가 내년 초에 강제 퇴거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렌트비를 내지 못해도 강제 퇴거시키지 못하도록 한 행정명령이 연말에 종료되기 때문입니다. 연말까지 미국 세입자들이 밀린 렌트비는 700억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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