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콘 후보자, 지구 끝까지 찾아냅니다

“유니콘 후보자, 끝까지 찾아냅니다”


“무식하게 열심히 했죠”

여성의 사회 진출이 드물었던 32년 전, 글로벌 IT 기업에 신입으로 입사한 지 7년만에 한국인 최초이자 최연소로 아시아태평양 8개국을 총괄하는 재무 이사로 발탁된 사람이 있습니다. 헤드헌터로 전향 후에는 글로벌 서치펌에서 종횡무진 활약했고, 현재는 리멤버에서 헤드헌팅 서비스 총괄을 맡고 있죠. 올해 32년차, 모두가 은퇴를 걱정할 때 “영원한 현역”을 외치는 최소연님입니다.

성공은 시대와 운이라는 ‘씨줄’과 개인의 역량과 노력이라는 ‘날줄’이 만나 이뤄진다고 하죠. 씨줄이 굳건해도 날줄이 따라주지 않거나, 날줄이 촘촘해도 씨줄을 만나지 못하면 하나로 직조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어렵고, 그래서 대단합니다. 씨줄과 날줄을 자유자재로 엮어가며 자기 삶을 만들어가는 사람들을 보면요. 소연님이 바로 그런 사람입니다.

‘무식한 열심’의 결과들은 순조로워 보이지만, 그 과정까지 순탄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소연님의 커리어 인생을 만든 씨줄과 날줄은 무엇이었을지 알아봤습니다.

Chapter. 1
일하라, 돈이 필요하지 않은 것처럼

그녀가 취업을 준비하며 외국계 기업의 문만 두드렸던 이유, 어학연수는 엄두도 못 내던 시절 영어 공부에 미친듯이 올인했던 이유는 분명했습니다. “당시 국내 기업에서는 일하는 여성으로서의 미래가 보이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승진의 길은 희미했고, 경력 단절의 길은 뚜렷했습니다.

‘최초’라는 타이틀의 무게

간절하게 두드리다 보니 문이 열렸습니다. 미국 굴지의 IT 기업, 휴렛 팩커드(HP) 한국 지사에 들어가게 된 거죠.

“타임 존이 다른 지역의 상사들에게 보고를 하다보니 새벽 1시 퇴근, 아침 6시 출근은 일상이었어요. 힘든 줄도 모르고 열심히 했죠. 영어는 완벽하지 않았지만 실력과 근성은 자신 있었습니다.”

미친듯이 일에 몰두하는 그녀를 회사는 가만히 두지 않았습니다. 정신차리고 보니 실리콘밸리 본사에서 글로벌 팀들과 회의하며, 신생 사업부에서 아시아태평양 8개국의 재무를 총괄하는 사람이 되어 있었거든요.

“갓 7년차가 된 이른 나이에 초고속 승진을 경험했고, 많게는 20년 경력 차이가 나는 외국인 세일즈 디렉터들의 파트너 역할을 감당해야 했어요”

헤드헌터로 일하는 현재도 외국 클라이언트, 후보자와 막힘없이 소통하는 깡과 실력은 이때 다져질 수밖에 없었던 생존 스킬이었죠.

이른 연차에 짊어진 직무에 대한 무게보다 그녀를 더 무겁게 했던 것은 ‘최초’라는 타이틀이었다고 합니다. 헤드급에 한국인 여성으로서는 최초이자 최연소였으니까요. 선례가 어그러지면 한국인 여성에 대한 좋지 않은 인식을 심어줄 수 있겠다는 부담감에 더 열심히 할수밖에 없었습니다. 다행히도 특유의 책임감과 성실함으로 조직의 인정을 한 몸에 받았고, 그녀의 탄탄대로도 계속될 것 같았습니다.

워킹맘에서 전업맘으로

청천벽력 같은 소식을 듣게 된 것은 그녀가 재무 총괄로 일한지 3년차 무렵이었습니다.

“소위 말해 잘나간다는 소리를 들으며 일하던 중에, 큰애가 많이 아프다는 걸 알았어요. 바쁜 엄마가 아이 아픈 것도 모르고 있었던 거죠. 바로 회사에 휴직계를 내고 아이의 건강을 돌려놓으려고 매달렸어요.”

이때만 해도 휴직이 길어질 줄은 전혀 몰랐다고 합니다. 휴직이 퇴직이 되고, 그 후 7년을 아이에게 집중해야 했거든요. 가족에게 집중한 7년은 소중했고 지금도 후회 한 점 없는 시간이었지만, 당시에는 ‘이렇게 살다가 다음엔 무엇을 해야할까’라는 불안감이 스멀스멀 올라오는 시간이기도 했습니다.

“낮 3시쯤, 볼일이 있어 나왔다가 잠실역을 지나칠 때였어요. 중년 여성분들이 막 쇼핑을 끝냈는지 우루루 타더라고요. 그들이 앉아서 하는 이야기가 ‘다음엔 뭐하면서 시간을 보낼까’ 였어요. 전혀 부럽지 않았고, 몇 년 후의 제 모습이 될까 막막했어요. 그날 집에 돌아오자마자 이력서를 다시 썼죠.”
그녀는 일할 때 가장 자기답고, 살아있는 느낌을 받는 사람입니다. 잠실역 사건은 그걸 새삼 깨닫게 해준 드라마 같은 한 장면이었죠.

변화의 파도에 올라타다

다행히 소연님은 기회를 볼 줄 알았고, 새로운 도전에도 열려 있는 사람이었습니다.

“헤드헌터 한 번 해보는게 어때요?”

스스로에게 더 잘 맞는 직장을 찾아가던 과정에서 우연히 한 헤드헌터에게 생각지도 못했던 제안을 받게 됩니다. 선택지로 고려해본적조차 없었지만, 해볼만하다고 판단했고 과감히 뛰어들게 되죠.

“도전을 안 할 이유가 없었어요. 저는 돈이 필요했던게 아니고, 일이 필요했거든요.”

이때 사회 초년기에 쌓아둔 영어 실력은 글로벌 기업 환경에서 커리어를 이어가는 큰 경쟁력이 됐습니다. 영국계 서치펌 REED, 미국계 서치펌 Kelly 두 곳을 거치며 헤드헌터로서의 역량을 탄탄히 구축할 수 있었거든요.

“헤드헌터로 일한지 10년차가 되어가던 무렵, IT 산업의 플랫폼 기업들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며 기성 산업을 뒤엎는 것들을 봤어요. 더 늦기 전에 올라타야 한다고 직감했죠”

그녀는 또 한번 새로운 도전을 선택합니다. 안정적인 시스템을 갖추고 있던 서치펌을 박차고 나와, 당시 채용 사업의 기틀을 다지고 있던 리멤버에 합류한거죠.

“왜 도전을 택했냐고요? 제가 좋아하는 시에 ‘일하라, 돈이 필요하지 않은 것처럼’이라는 구절이 있어요. 이 말을 자신 있게 할 수 있는 커리어를 만드는 게 제 소망입니다. 도전하고 노력하면 반드시 성장하고, 성장한 사람에게는 기회와 보상이 자연스럽게 따라오는 거라 생각해요. 돈이 우선이면 롱런하기 힘들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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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2
고집있는 헤드헌터로 산다는 것

소연님이 헤드헌터로 일한지도 벌써 15년째입니다. 글로벌 IT, 엔지니어링 기업의 임원과 시니어급뿐만 아니라 스타트업 C레벨과 PE, VC 채용 부문에도 풍부한 성공 경험을 보유하고 있죠. 리멤버 헤드헌팅 총괄 자리에 있는 현재에도, 누구보다 부지런하게 가장 최전선에서 기업과 후보자를 만납니다.

변수가 많은 헤드헌팅 세계에서 그녀의 롱런을 이끈 비결은 무엇이었을까요? 소연님은 ‘독기’와 ‘신뢰’를 꼽습니다.

헤드헌터가 독기를 품으면

헤드헌터로 일해오며 무수히 많은 클라이언트와 후보자를 만나왔던 그녀에게 가장 기억에 남는 채용 사례를 물었습니다. 그녀는 누구나 알만한 국내 Top 플랫폼의 CBO(Chief Business Officer, 최고사업책임자) 포지션을 꼽았습니다. 채용을 의뢰한 기업에서조차도 그런 후보자가 있을까 의구심을 가질 만큼 채용 조건이 까다로웠고, 채용부터 입사까지 장장 1년이 걸린 프로젝트였죠.

“유니콘을 찾는 느낌이랄까요. 후보자 풀도 많지 않은데, 조건이 계속 바뀌는 험난한 프로젝트였어요. 어제는 동그라미 후보자를 찾다가 오늘은 세모 후보자를 찾아 달라는 식이었죠. 후보자의 직무 역할을 함께 정의하는 것부터 도와드려야 했어요”

다른 프로젝트에 시간을 쏟는 게 더 효율적인 방법이었을지 모릅니다. 하지만 그녀에게 전적으로 의지하던 고객의 신뢰를 저버릴 수 없었고 이상하게도 이 건에 대해서는 “끝까지 해내고 싶다는 오기가 생겼다”고 합니다. 포지션을 끈질기게 잡고, 산업과 직무를 샅샅이 파헤치며 공부한 정성 덕분이었을까요. 마침내 운명처럼 딱 맞는 후보자를 발견하게 됩니다.

“찾은 건 찾은 거고, 설득은 다른 문제였어요.”

어렵게 찾은 분인 만큼, 더 신중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 분의 몇 줄 되지 않는 프로필을 보며 묵상에 묵상을 거듭했죠.

“처음 직장은 왜 거기에서 출발한 건지, 그 다음 회사들은 어떤 이유로 가게 되었을지, 지금은 어떤 마음으로 계실지 등을 충분히 이해하려고 노력했어요. 그후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연락을 시도했습니다.”

간절함은 또 통했습니다. 끈질긴 연락에 두 손 두 발 든 그와 만남의 자리를 마련할 수 있었거든요. 어렵게 성사된 미팅에서 소연님의 설명을 한참 듣던 후보자가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고 합니다. 어색한 정적이 흐르다가, 그가 어렵게 뗀 첫마디는 “정확하시네요”였죠.

“그 후보자의 커리어에 대해 진심으로 연구했고, 고민했던 것이 잘 전달되었다고 생각해요. ‘듣고 있다 보니 내가 어느새 싸인하고 있더라’며 후일담을 들었는데 정말 행복했고 뿌듯한 순간이었어요”

당장의 성사금보다 중요한 건 신뢰

소연님은 몇 년 전 한국에 지사 설립을 막 끝낸 글로벌 IT 기업의 채용 프로젝트에서도 인상 깊은 경험을 했다고 합니다. 팀 빌딩을 처음부터 같이 하다 보니, 그 기업 인원의 50% 이상을 소연님이 채용했을 정도였는데요. 추천한 후보자 한 분 한 분의 인성과 실력을 더 꼼꼼히 챙겼던 이유이기도 합니다.

“시니어 포지션이었고, 성사금이 꽤 컸어요. 최종 합격 후 오퍼까지 나온 후보자였지만, 인성이 찝찝한 부분이 있어 제가 급하게 채용 중단을 요청한 적이 있습니다.”

다른 곳에 동시 합격해 조건을 재고 있던 후보자가 차일피일 결정을 미루고 있던 상황이었습니다. 결정이 파기 될 시 한쪽 기업이 입게 되는 피해에 대해서는 나 몰라라 식의 불손한 태도로 일관했던 것이 문제였습니다. 설령 고객사에 가게 되더라도 변수가 생기면 금방 다른 결정을 할 수 있는 사람일거라 판단했죠.

고객사에서는 채용이 급했지만, 소연님의 판단을 믿고 채용 중단을 결정합니다. 눈앞의 성사금이 큰 건이라 쉽지 않은 결정이었을텐데 정직하게 보고했다고 오히려 감사까지 받았죠.

“당장의 성사금에 눈이 멀어 덜컥 채용 시킬 수는 없었어요. 소탐대실하기 딱 좋은 상황이었죠. 저에게 정말 중요한 고객사였고, 이익보다는 신뢰를 지키는 게 우선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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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3
헤드헌터의 자부심은 어디서 오는가

믿고 맡기고 싶은 헤드헌터는 어떤 사람일까요? 그녀는 한치의 망설임 없이 “공부하는 헤드헌터”라고 말합니다.

중개자 넘어 컨설턴트가 되어야

복잡다단해지는 경력직 구인구직 시장에서 헤드헌터의 중요성은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헤드헌터에 대한 전반적 인식은 아쉬운 부분이 많습니다. 전문성을 바탕으로 열심히 하는 분들도 있지만, 체계적인 직무교육과 소양교육 없이 시장에 뛰어든 분들도 많기 때문입니다. 이들이 실적에 집착하다 보니 후보자들을 상품처럼 여기는 경우가 많고, 포지션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상태에서 막무가내식 추천을 할 때가 많습니다. 이 과정에서 불쾌한 경험을 한 번이라도 하신 분들은 헤드헌터에 대한 신뢰를 잃을 수밖에 없죠.

“미국과 영국에서 헤드헌터들은 기업과 후보자에게 고부가가치의 컨설팅을 제공하는 컨설턴트로 여겨집니다. 우리나라에서도 헤드헌터가 진정한 비즈니스 파트너로 자리매김을 하려면 프로페셔널한 직업 정신을 기본으로 산업과 직무 전문성을 키워야 합니다.”

그녀는 이러한 특성을 개발해야 하는 또다른 이유로 새로운 기술과 비즈니스가 점점 늘고 있는 현실을 지적합니다. 기존에 없던 직무가 생기고, 새로운 스킬셋을 요구하는 직무가 늘고 있는 상황을 말입니다. 채용 담당자들도 본인의 기업에서 어떤 인재를 원하는지 정확한 이해와 롤모델이 부족할 때가 많은데요. 소연님은 이런 때야 말로 헤드헌터들이 가치를 입증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봅니다.

“앞으로는 이런 헤드헌터들만 살아남을 거예요. 산업의 흐름을 발 빠르게 읽어내고,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에서 필요한 인재형을 연구한 후 고객사에 컨설팅까지 할 수 있는 수준의 그런 사람들요. 고객보다 앞서가야 해요. 하나를 요청 받으면 그 하나만 볼 게 아니라, 더 멀리까지 보고 하나를 더 제안해줄 수 있어야 하죠. 원쁠원 마인드셋, 헤드헌터의 강점은 거기서 오는 거예요”

왼손엔 살아있는 인재 DB, 오른손엔 AI 기술

그런 헤드헌터들은 어디에 있냐고 물었을 때, 소연님은 자신 있게 ‘리멤버’라고 말합니다. 역사가 짧아 아직 메이저 서치펌의 반열에 오르지는 못했다는 냉철한 객관화는 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이것 하나는 확실하다고 합니다.

“리멤버 헤드헌팅팀과 한번도 일을 안해본 고객은 있을지 몰라도, 한번만 일해본 고객은 없습니다.”

소연님은 헤드헌팅에 있어 속도도 중요하지만, “정확성도 중요한 이슈”라고 짚었는데요. 일반 서치펌 DB에 있는 후보들의 정보는 입력되는 그 시점에 머물러 있습니다. 반면 리멤버에 있는 인재들의 정보는 셀프 업데이트되는 살아있는 정보죠. 관심 있는 인재에게 이직이나 승진의 변동이 있을 때 리멤버 헤드헌터들은 실시간으로 알고 있는 이유입니다.

맨파워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리멤버에서 팀원 대부분을 직접 채용한 소연님은 “프로페셔널리즘이 확실한 사람들만 있다”고 자부합니다. 모두 해당 산업에서 다년간 현업 경험을 쌓았기에 업계와 직무 전문성이 탄탄하다는 설명입니다. 개개인이 경쟁 구도로 일하는 일반 서치펌과 달리 팀워크가 강한 것도 장점입니다. 팀 성과를 먼저 생각하기에 서로가 경계 없이 소통하고 협력하는 구조라고요.

한편, 이들은 양질의 인재풀이 집중된 리멤버 플랫폼과 AI라는 디지털 무기를 들고 뛰는 무서운 사람들이기도 합니다. 리멤버 헤드헌터들이 사용하는 AI 채용비서는 인재 서칭에 드는 엄청난 리소스를 절감해주고, 빠른 시간 내 다양한 영역에서 적합한 인재 추천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죠.

“헤드헌터분들은 업무에 리멤버가 있고, 없고의 차이를 더 잘 아실 겁니다. 리멤버의 AI 솔루션은 나날이 진화하고 있고, 헤드헌팅 생산성은 기하급수적으로 도약 중입니다. 아직 모르는 분들이 많아서 아쉽지만 별 수 있나요. 결과로 증명해야죠.”


인터뷰를 마무리하며, 사람들의 커리어 성장을 돕는 헤드헌터 소연님에게도 커리어 목표가 있을지 물었습니다.

“목표요? 영원한 현역으로 일하고 싶을 뿐입니다. 물론 실력은 있어야죠.”

그녀가 “영원한 현역”을 당당히 말할 수 있었던 비결은 사실 멀리 있지 않았습니다. 출근 전 헬스, 퇴근 후 필라테스. 듣기만 해도 피곤해지는 소위 ‘갓생’ 루틴을 소연님은 누구보다 꾸준히 지킵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더 오래, 더 신나게 일하기 위해서”라고 합니다.

“헤드헌팅은 성공 시 고객사, 후보자 양쪽에서 고맙다는 인사를 받는 신나는 일입니다. 고객사에서 저와 팀을 믿고 프로젝트를 계속 맡겨주실 때, 후보자가 정말 원했던 곳으로 잘 가서 성장하는 모습을 지켜볼 때 가장 보람을 느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