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즘 돈 몰리는 ‘OOO’ ETF의 모든 것

💸 요즘 돈 몰리는 ‘OOO’ ETF의 모든 것
이진우의 익스플레인 나우

경제 평론가입니다. MBC ‘이진우의 손에 잡히는 경제’를 진행합니다.

최근 액티브 ETF 상장 증가 : 최근 자산운용업계의 눈에 띄는 트렌드 가운데 하나는 <액티브 ETF> 들이 계속 상장되고 있다는 점(🔗관련 기사)입니다. 이게 무슨 의미일까요? 액티브 ETF가 재테크의 수단으로 한 번쯤 고려해 볼 만하다는 의미일까요? 그래서 오늘은 요즘 늘어나고 있는 <액티브 ETF>에 대해 이야기해 보려고 합니다.

펀드에서 출발한 ETF : ETF는 펀드를 주식시장에 상장시킨 것입니다. 펀드는 전문가에게 자산의 운용을 맡기는 것인데요. 전문가에게 맡기는 것까지는 좋지만, 불편함이 많았습니다.

일례로 펀드는 가입할 때도 금융회사를 찾아가야 하고, 돈을 찾을 때(환매)도 금융회사를 찾아가야 했습니다. 금융회사 입장에서는 가입자들이 언제 돈을 찾으러 올지 모르니 불안하고 돈을 찾겠다고 몰려오는 투자자들이 많으면 갖고 있던 자산을 갑자기 팔아야 하는 문제가 생기기도 했죠.

그래서 금융회사들은 이런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투자자들이 펀드를 깨지 말고 그냥 주변 지인들에게 팔면 참 좋을 텐데. 펀드를 깨러 회사로 오지 말고 자기들끼리 알아서 사고파는 등 거래를 하면 우리는 투자자들이 언제 돈을 찾으러 올지 걱정하지 않아도 되니 안정적으로 자산운용을 할 수 있을 텐데 말이지’하고 말이죠.

이런 아이디어를 실제 금융상품으로 만든 게 ETF입니다. 펀드를 아예 주식시장에 상장시켜 펀드에 가입할 사람은 그 펀드를 주식시장에서 바로 매수할 수 있게 하고, 그 펀드를 환매하고 싶은 사람은 그냥 주식시장에 그 펀드를 매도하면 되도록 만들었습니다. 우리나라 주식시장에 상장된 600개 가까운 ETF들은 그 내용을 살펴보면 다 우리에게 익숙한 펀드들입니다.

편입 종목·비율이 고정된 패시브 ETF : 일반 투자자들끼리 알아서 서로 사고팔게 하려면 펀드의 내용이 단순하고 명쾌할수록 좋습니다. 때문에 ‘코스피 지수를 그대로 따라가는 펀드’ 또는 ‘전기차 관련주 10개를 골고루 담아 놓은 펀드’ 같은 것들이 주로 ETF로 만들어져서 상장됐습니다. 이런 ETF들은 담고 있는 종목이 사전에 정해져 있어 펀드 매니저가 재량을 발휘할 여지가 없습니다. 마치 색상과 크기가 미리 정해져 있는 기성복과 같죠. 소비자 입장에서는 고민을 덜 해도 되는 장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편입 종목과 비율이 모두 사전에 공개되어 있고 그대로만 종목을 사들이는 것이라서 별로 특별한 것이 없습니다. 이런 ETF를 시키는 대로 수동적으로 투자를 하는 펀드라는 의미에서 ‘패시브(passive) ETF’라고 합니다. (패시브 ETF는 추종하도록 정해진 지수의 종목을 90% 이상만 편입하면 되도록 규제하고 있으나 대부분은 거의 100% 동일하게 맞춥니다.)

액티브 ETF는 펀드매니저가 자유롭게 편입 종목 정해 : 액티브 ETF는 패시브 ETF와 달리 ETF가 담고 있는 종목이 사전에 정해져 있지 않습니다. 펀드매니저가 그때그때 알아서 사기도 하고 팔기도 하면서 편입 종목을 자유롭게 정합니다. 성장주에만 올인하면서 높은 수익률을 올려 미국에서 화제가 됐던 아크인베스트먼트의 ETF인 ‘아크 이노베이션 ETF(ARKK)’가 대표적인 액티브 ETF입니다. 투자자들은 내 돈이 어디에 투자되는지도 모르고 그냥 펀드매니저를 믿고 매수하는 상품입니다.

액티브 ETF는 그래서 좀 나쁘게 말하면 ‘묻지마 투자’에 가깝습니다. 하지만, 내가 스스로 하는 투자가 아닌 간접 투자는 대체로 일정 부분 그런 성격을 갖고 있다는 점에서 액티브 ETF만을 비난할 문제는 아니라는 반론도 있습니다. 그동안 우리가 가입했던 펀드들이 대부분 그런 것들이었고, 코스피 지수나 나스닥 지수를 따라가는 패시브 ETF도 ‘지수에 편입된 종목들이니 좋은 회사들이겠지’라는 막연한 기대로 투자하는 것이니 액티브 ETF가 유별나게 이상한 금융상품은 아닙니다.

올해 가장 높은 수익률 올린 ETF도 액티브 ETF : 앞서 언급했듯이 액티브 ETF는 펀드매니저가 담고 싶은 종목을 취사선택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정해진 지수만 따라가고 정해진 종목을 정해진 비율대로만 사야 하는 패시브 ETF에 비해 좋은 성적을 낼 수도 있습니다. 올해 상반기 우리나라 주식시장에서 가장 높은 수익률을 올린 ETF는 (🔗관련 기사) ‘ACE 이차전지&친환경차 액티브 ETF’였습니다. 이차전지 관련 종목 중에 시장에서 주목받는 종목을 그때그때 펀드매니저가 판단해서 수시로 넣고 빼면서 능동적으로 투자한 덕분인데요. 이게 만약 패시브 ETF였다면 처음에 정해 놓은 종목과 그 편입 비율대로 매수해 놓고 그냥 지켜봐야 했을 것입니다.

물론 펀드매니저가 능동적으로 결정하고 투자한다고 항상 좋은 결과가 있는 건 아닙니다. (그렇다면 패시브 ETF는 존재할 필요도 없겠죠.) 그러나 오르는 종목만 오르는 요즘같이 유별난 시황에서는 이런 액티브 ETF들이 좋은 결과를 가져오는 경우도 많습니다.

펀드매니저 재량에 100% 맡기는 것은 아냐 : 그런데 우리나라는 액티브 ETF라고 해서 펀드매니저의 재량에 100% 맡기는 건 아닙니다. 펀드매니저에게 알아서 투자하라고 했다가 혹시 큰 손실이 날 수도 있어 사전에 정해 놓은 편입 종목 레시피를 적어도 70%는 반영하라는 규제를 두고 있습니다. 그래서 액티브 ETF 펀드 설명서를 자세히 보면 ‘비교 지수’라는 게 있습니다.

일례로 최근에 출시된(🔗관련 기사) 삼성액티브 자산운용의 ‘KoAct 바이오헬스케어 액티브’라는 ETF는 ‘iSelect 바이오헬스케어 PR지수’라는 바이오 헬스케어 관련 지수에서 정해 놓은 종목들을 전체 ETF에서 70% 이상은 담아야 합니다. 그 지수가 투자에 유망한 종목을 편입하고 있어서 따르라는 의미는 아닙니다. 아무리 액티브 ETF라도 100% 펀드매니저의 감에 맡길 수는 없고, 대략 어떤 곳에 투자되는지 사전에 대강은 알아야 한다는 취지입니다.

세금은 주식형 ETF와 거의 동일 : 그렇다면 액티브 ETF에 붙는 세금은 얼마나 될까요? 다른 국내 주식형 ETF와 동일하다고 보면 됩니다. 일반적으로 국내 주식을 사고팔아서 생긴 이익에 대해서는 과세하지 않습니다. 다만, 액티브 ETF는 ‘액티브’라는 이유로 과세하는데요. 실제로는 세금이 거의 없습니다. 세법상 액티브 ETF는 ETF 매매차익과 ETF 과표증가분 중 적은 것을 기준으로 과세하기 때문입니다.

이 과표증가분을 계산할 때는 국내 주식을 사고팔아 생긴 이익의 비과세 원칙에 따라 ETF가 담고 있는 종목들의 매매차익은 제외합니다. 때문에 현실적으로는 과표증가분이 거의 발생하지 않습니다.

정리해 보면 이렇습니다.

1️⃣ 액티브 ETF는 일반적인 ETF처럼 미리 정해 놓은 종목을 담는 게 아니라 펀드매니저가 자유롭게 종목을 선정해서 매매한다.

2️⃣ 그렇다고 아무 종목이나 담는 것이 아니라 미리 정해 놓은 지수에서 담고 있는 종목과 비중을 70%는 따라간다.

3️⃣ 중·장기로는 지수를 따라가는 패시브 ETF보다 수익률이 더 좋다고 할 수는 없지만, 유능한 펀드매니저가 운용하거나 특정한 테마가 주도하는 종목 장세에 대응할 때는 유리할 수도 있다.

4️⃣ 세금은 일반적인 ETF와 거의 비슷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