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희비 엇갈린 넷플릭스·디즈니, 이유는?

📺  희비 엇갈린 넷플릭스·디즈니, 이유는?
이철민의 리멤버 밸리

넷플릭스

사모펀드 VIG파트너스의 대표이며, 투자ㆍ테크ㆍ미디어 분야에 대한 글도 쓰고 있습니다.

넷플릭스와 디즈니 치열한 경쟁 예상했던 OTT 시장 : 넘사벽의 기반을 구축했지만, 성장이 정체된 것으로 보이는 1인자와 막대한 관련 자산과 현금을 보유한 2인자 간의 치열한 경쟁. 코로나 팬데믹 시기에 모두가 예상했던 글로벌 OTT 시장의 경쟁 구도였습니다. 1인자는 넷플릭스, 2인자는 디즈니플러스였죠. 실제 지난해 상반기 전 세계 주식 시장이 추락하는 과정에서, 넷플릭스는 2021년 말 기록한 전고점 대비 약 70% 하락했는데요. 디즈니는 약 50%만 하락하며 상대적으로 선방하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OTT뿐만 아니라 영화, 테마파크, 크루즈 등 다양한 엔터테인먼트 사업을 영위하던 디즈니에게 팬데믹 종식은 그야말로 실적 개선의 호재일 수 있기 때문(🔗관련 기사)입니다. 반대로 넷플릭스의 경우 가입자 이탈 우려(🔗관련 기사)가 매우 컸습니다. 그런데 팬데믹이 사실상 끝나가고 있던 지난해 하반기부터 두 회사의 실적과 주가는 예상과는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디즈니의 경우 지난해 하반기 말 기준 100달러 초반이었던 주가가 무너지고 지속적인 우하향 곡선을 그렸습니다. 현재는 80달러대로 하락한 상황입니다. 반면 넷플릭스는 200달러 내외에서 1년 만에 2배 이상 상승해 현재 주가는 400달러 이상(🔗관련 기사)까지 올랐습니다.

넷플릭스, 가입자 증가에 수익 구조 개선 기대도 커져 : 왜 이런 일이 벌어졌는지는 지난 1년간 두 회사를 둘러싸고 일어난 일들을 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우선 넷플릭스는 가입자 수 확보와 수익성 개선을 위해 도입한 ‘계정 공유 금지’ 정책이 가입자들의 반발이라는 우려와 달리 실적 개선이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지난해 2분기 2억2000만명까지 줄어들었던 가입자가 올해 1분기 2억4000만명까지 다시 증가(🔗관련 기사)한 것이죠.

더불어 새로 선보인 광고 요금제가 넷플릭스의 수익 구조를 개선시킬 수 있다는 기대도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기존엔 전적으로 가입자들이 내는 요금에만 기댈 수밖에 없었는데, 새로운 매출원이 생긴 것이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디즈니플러스를 비롯한 타 OTT 기업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점도 반사이익으로 작용하고 있는 듯합니다.

반면 복합 위기 마주한 디즈니 : 반면 디즈니의 상황은 정말 난감합니다. 대단히 복잡하고 복합적인 위기라고 할 수 있는데요. 우선 OTT 사업의 경우 가입자 수 감소와 함께 막대한 손실이 발생하는 중입니다. 1분기에만 6억6000만달러의 영업손실을 냈고, 가입자 수는 전기 대비 400만명 감소한 1억5780만명을 기록했습니다. 무엇보다 넷플릭스 대비 콘텐츠의 경쟁력이 없다는 점이 가장 큰 약점인데, 이를 극복하기 위해 필요한 투자는 줄일 수밖에 없는 상황(🔗관련 기사)이 됐습니다.

또한 영화 부문에서는 마블 프랜차이즈 작품뿐만 아니라 <인어공주> 등 기대작이 줄줄이 예상 대비 흥행에 실패한 것도 큰 문제입니다. 이른바 ‘블랙 워싱’으로 불리는 불필요한 정치적 논란까지 가세한 상황이기도 합니다. 팬데믹 종식 이후 그나마 영업이익을 내주던 테마파크 사업도, 최근엔 요금 인상과 더운 날씨 등의 영향으로 회복세가 주춤한 상태(🔗관련 기사)입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디즈니는 2005년부터 약 15년간 디즈니의 전성기를 이끌다가 2020년 은퇴했던 밥 아이거 회장을 다시 CEO로 복귀시켰습니다. 그리고 영화와 TV 시리즈의 제작 편수를 줄이고, 7000여명의 인력을 감축하는 등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통해 비용 절감에 나서고 있기는 합니다. 그러나 아직 뚜렷한 실적 회복세가 보이지는 않는 상황(🔗관련 기사)입니다.

엇갈린 행보, 언제까지? : 물론 두 회사의 엇갈린 행보가 언제까지 지속될지는 알 수 없습니다. 불과 1년 전에 현 상황을 예측하지 못한 것을 떠올리면, 더더욱 그렇습니다. 또한 최근 진행 중인 미국 작가 및 배우 조합의 파업이 OTT 산업 전반에 어떤 파장을 불러올지도 아직 확신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특히 디즈니가 TV 사업 부문을 매각하거나 혹은 애플과의 빅딜을 고려하고 있다는 소문 등도 나오는 만큼, 주의 깊게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