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커버그는 머스크를 쓰러뜨릴 수 있을까?

💢 저커버그는 머스크를 쓰러뜨릴 수 있을까?
이철민의 리멤버 밸리

스레드

사모펀드 VIG파트너스의 대표이며, 투자ㆍ테크ㆍ미디어 분야에 대한 글도 쓰고 있습니다.

저커버그 vs 머스크격투기 대결의 전말 : 6월 말 전 세계를 가장 뜨겁게 달구었던 이슈는, 단연코 일론 머스크와 마크 저커버그 간의 격투기 대결 가능성이었을 겁니다. 테크 업계를 대표하는 두 거물이 SNS에서 설전을 벌이다 진짜 격투기 대결을 하겠다고 나선 전례 없는 상황이었기 때문입니다. 주류 언론사들까지 부추기듯 보도하고 다양한 루머까지 합세하면서, 상황이 일파만파 커졌습니다.

이미 잊힌 듯하지만, 이 사달의 시작은 저커버그의 메타가 새로운 소셜 미디어 서비스인 ‘스레드’(Threads)를 출시한다고 트윗을 날린 것이었습니다. 그 트윗을 보고 “스레드가 진짜 트위터의 라이벌이 될까?”라는 질문을 올린 한 트위터 사용자에게, 머스크가 냉소적으로 답변을 하고 저커버그가 이에 반응하면서 설전이 본격화(🔗관련 기사)됐습니다.

트위터 겨냥한 메타의 SNS, 스레드 출시 : 그 문제의 서비스 스레드가 지난 6일(현지 시각) 드디어 출시됐습니다. 스레드는 페이스북에서 시작해 인스타그램, 왓츠앱, 오큘러스 등을 인수하며 사업을 확장해 온 메타가 오랜만에 직접 선보인 서비스입니다.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과는 달리 텍스트로 된 콘텐츠 공유에 기반한다는 면에서, 확실히 트위터를 노리고 기획된 작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한 게시물당 영어 기준으로 500자까지 쓸 수 있으며, 외부 링크도 게재할 수 있습니다. 사진은 최대 10장, 동영상은 최대 5분까지 첨부할 수 있습니다.

주목할 것은 스레드가 메타의 핵심 서비스로 월간활성이용자(MAU)가 20억명이나 되는 인스타그램 플랫폼 위에서 개발됐다는 사실입니다. 인스타그램 사용자들이 계정을 바로 연동시켜 사용을 시작할 수 있어 MAU가 3억6000만명에 불과한 트위터를 압도할 수 있는 기반을 갖췄다(🔗관련 기사)고 할 수 있습니다.

빠른 가입자 확보하며 초기 흥행 성공 : 이런 전략적 우위를 적극 활용하기 위해 메타는 스레드 공식 출시 전에 인스타그램을 통한 초대 이벤트까지 선보이며 분위기를 띄웠습니다. 그리고 그 결과는 놀라웠습니다. 출시 5일 만에 무려 1억명이 넘는 가입자를 확보(🔗관련 기사)한 것인데요. 스레드는 역사상 선보인 그 어떤 서비스보다도 빠르게 가입자 수를 확보했습니다. 참고로 AI 시대를 챗GPT의 경우, 5일 동안 100만명의 사용자를 모은 것만으로도 큰 충격을 바 있습니다.

아직 부족한 점도 많아 : 다만 아직 서비스 초기인지라, 스레드에 부족한 점이 많이 지적되고 있기는 합니다. 우선 트위터와는 달리 팔로우한 계정의 게시물만 보이는 것이 아니라, 알고리즘에 따라 팔로우하지 않은 게시물도 랜덤으로 보인다는 점이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이에 일각에서는 메타가 개인정보보호 강화에 따라 마케팅 채널로서 매력도가 떨어지고 있는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을 대체하기 위해 스레드를 만든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또한 해시태그 기능이 없어 키워드 검색이 불가능하고, PC 버전이 제공되지 않는다는 점도 이용자들 사이에 주요 불만(🔗관련 기사) 중 하나로 꼽힙니다. 물론 이런 불만들이 시간이 지나면 개선되겠지만, 아직은 스레드가 어떻게 정착할지 예단하기 힘든 상태라는 사실은 분명합니다. ‘트위터 같은 인스타그램’이란 평가에서 벗어나지 못하면, 오히려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의 기반을 갉아먹는 의도치 않은 결과로 이어질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트위터 vs 스레드, 1라운드는 스레드 판정승 : 다만 메타 입장에서 다행이라면 다행하게도, 트위터가 심한 내홍을 겪고 있어 대응할 시간은 충분한 상황입니다. 일론 머스크에 인수된 이후 인력 대량 해고로 서비스 품질이 저하되는 한편, 신기능 개발도 거의 없었습니다. 이달 초에는 미인증 무료 이용자들의 트위터 사용을 제한하는 정책을 발표하는 악수(🔗관련 기사)를 두기도 했습니다.

그 때문인지 스레드가 출시된 지 불과 일주일도 되지 않은 현시점에서는 마크 저커버그가 1라운드를 가볍게 이겼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머스크가 그리 호락호락한 인물이 아니고 트위터 역시 저력이 있는 서비스라, 최종 라운드에서 어떤 결과가 나올지는 아직 예단하기 힘듭니다. 트위터가 영업 비밀과 지식재산권을 침해했다는 소송을 예고(🔗관련 기사)하는 등 본격적인 대응에 나선 만큼, 결과를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