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경기 침체 직전” 보여주는 시그널 등장?

🚨 “미국, 경기 침체 직전” 보여주는 H·O·P·E 시그널?

며칠 전 연준의 3월 FOMC 의사록이 공개됐죠. 이 의사록을 통해 연준 위원들의 향후 통화 정책 견해뿐 아니라 전반적인 경기 전망까지 들여다볼 수 있는데요. 여기에 드러난 연준의 경기 전망은 이러합니다. “올해 하반기 미국 경제가 경기 침체에 빠져들 수 있다”.

이에 요즘 월가에선 미국 경제가 침체 직전에 처해있다는 분석이 쏟아지는 중이라 합니다(🔗관련 기사). 이른바 ‘HOPE’라는 이론에 근거해서인데요. HOPE 이론은 경기 침체가 오는 순서를 설명하는 개념입니다. 주택(Housing)에서 시작해 구매관리자지수*의 신규 주문(Orders), 기업 이익(Profits), 고용(Employment) 순서로 침체가 서서히 진행된다고 봅니다.

이 이론이 맞아떨어져 가고 있습니다. 가장 먼저 집값이 하락하기 시작했고, PMI의 신규 주문도 계속 하향 추세입니다. 지난달 PMI 신규 주문은 전달 대비 2.7 떨어진 44.3으로 내려갔습니다. 통상 PMI가 50 이상이면 경기 확장을, 50 미만일 경우에는 경기 위축을 의미합니다. 기업 이익 흐름도 좋지 않습니다. S&P500에 속한 대기업들이 2분기 연속 순이익 마이너스가 날 거란 전망이 유력합니다. 마지막인 고용만이 비교적 양호하게 남아있습니다.

📌 구매자관리지수(PMI·Purchasing Managers’ Index) : 기업의 구매 담당자를 대상으로 신규 주문, 생산, 재고 등을 조사한 후 가중치를 부여해 0~100 사이의 수치로 나타낸 값. 경기 활성화 정도를 보여주는 경기 전망 자료로 종종 활용됨

노지현
NICE신용평가 수석연구원

경기 침체, 가능성 높아지고 있어요

지난달 SVB 파산 등 은행 부문에서 불안이 시작된 이후 미국의 경기 침체 우려가 확산되고 있습니다. 사실 연초까지만 해도 기준금리의 가파른 인상에도 양호한 고용, 소비 지표가 발표되며 경기 둔화가 없을 거라 주장하는 시장 관계자도 존재했습니다. 

그러나 SVB 사태 이후 달라졌네요. 금융불안 위험이 커지면서 경기 침체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미국 금융 당국이 정책적 대응을 신속하게 해 사태를 잘 통제했지만, 금융 기관 규제가 강화되고 미국 상업용 부동산의 자산 가치를 향한 의구심이 커지면서 신용 긴축이 발생하는 듯 합니다. 이 상업용 부동산과 관련한 금융 불안의 확산도와 연준의 통화 정책 기조에 따라 미국의 경기 침체는 더 확대될 수 있다고 봅니다.

김성순
단국대학교 무역학과 명예교수

침체긴 하나 경착륙은 아닐 듯 합니다

HOPE 이론대로면 미국은 현재 경기 침체에 근접했다고 볼 수 있을 겁니다. 그러나 고강도 긴축에도 고용 지표가 아직 견고한 건 눈여겨 볼만 합니다. 그간 세계 경제 경기 하강 속에서도 미국은 성장세를 유지한 만큼, 고용이 탄탄하면 가파른 경기 침체는 피할 수 있다는 거죠. 연준의 금리 기조가 하반기엔 동결이나 인하로 돌아설 가능성도 있고요. 물론 물가 안정 예상 시점이 2025년쯤으로 요원하긴 하지만, SVB 사태가 실물 경제로 퍼지지 않게 차단해야 하는 등 연준의 기존 고강도 긴축 기조를 흔들 여지가 커지고 있거든요. 여러 상황을 종합해 보면 경기 하강 국면이긴 하지만 경착륙이 아닌 연착륙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 미국 은행 금리 10배 주는 계좌 출시한 애플

애플이 연 4.15%의 이자를 주는 계좌를 출시했습니다. 연 4.15%는 미국 전국 은행 평균 금리(0.37%)의 10배가 넘는 수준인데요. 이용자들은 아이폰에서 직접 계좌를 직접 만들 수 있고, 수수료나 최소 예금 요건 등은 없습니다. 다만 애플이 2019년 발급한 애플카드를 발급했던 사람들만 계좌를 개설할 수 있습니다(🔗관련 기사). 

이번 계좌 출시는 애플 전체 매출의 2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금융 서비스 확대 수순의 일환입니다. 다소 공격적인 금리를 제시했기 때문에 실리콘밸리은행(SVB) 사태 후 대량 예금 인출에 시달리고 있는 중소은행들의 자금이 애플로 이동할 수 있단 분석이 나옵니다. 일각에서는 애플의 문어발식 확장을 비판하고 있습니다.

이준희
법무법인(유) 율촌 파트너 변호사·e-Biz & Fintech Team Lead

금융 서비스 확장 영향력 무시할 수 없어

핀테크 사업의 가장 핵심 서비스 모델은 ‘지갑 서비스’였습니다. 스마트폰 지갑에 신용카드나 현금을 넣어놓고 쓰고, 송금도 하고, 명함이나 비행기표까지 넣어두고 하는 방식이죠. 최근 현대카드와 함께 국내 서비스를 시작한 애플페이 앱만 봐도 이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번에 애플이 출시했다는 예금은 어떤 모습일까요? 구체적으로 은행 제휴와 같은 구조인지는 본격적으로 서비스를 출시한 후 뜯어볼 필요가 있습니다. 다만, 그 세부 구조가 어떤지와 별개로 B2C 영역에서 금융 서비스 확장이 가져오는 영향력은 무시하기 어려울 겁니다. 공급자 중심으로 이뤄진 금융 시장을 흔드는 메기 역할을 할 수도 있고, 기사에서 나온 것처럼 중소형 은행의 생존 경쟁을 더욱 치열하게 만들 수도 있겠죠. 좋든 싫든 금융 서비스와 시장을 혁신하려는 도전과 시도는 계속될 수밖에 없을 겁니다. 정책 또한 소비자 중심에서 유연하게 변화해 가야 할 것입니다. 물론 기간산업으로서 금융 산업의 안정성 역시 놓치면 안 되겠고요.

사실 한국에서도 비슷한 시도가 있었습니다. 2020년에 발의됐다가 좌초된 ‘종합지급결제업’ 제도였는데요. 이를 품었던 전자금융거래법 개정안이 한국은행과 금융 노조를 포함해 다양한 반대에 부딪히면서 결국 도입되지는 못했습니다. 최근 은행의 독점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커지면서 다시 도입이 논의되기도 했지만, SVB 사태로 인해 금융 산업의 리스크가 커지면서 다시 논의가 사그라지는 느낌이긴 합니다. 하지만 새로운 제도의 도입이든, 아니면 각종 금융 규제의 개선이든 제일 중요한 건 이용자 중심의 편리한 서비스 발전이 이뤄져야 한다는 것 아닐까요? 이에 따른 소비자 권익 증대 역시 필요해 보입니다.

손기정
리테일테크 스타트업 지오코리아 대표

현재로선 마케팅 수단 중 하나…향후엔?

애플은 금융 분야로 진출하며 사업을 확장하고 있습니다. 애플 페이와 카드, 머니를 넘어 예금 및 대출 같은 전통적인 금융 상품도 제공하고 있죠. 이러한 애플의 금융 사업 확장은 기존 은행이 갖고 있는 견고한 시장을 당장 무너뜨릴 수 있을 정도는 아닙니다. 하지만 애플의 광범위한 고객층과 강력한 브랜드 이미지를 앞세워 5년 내 독점적 시장 지위를 가질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또한 애플은 금융 분야에서 기술 혁신을 추구하고 있습니다. 지문 인식이나 안면인식 등을 활용한 애플페이 서비스 등이 대표적인 예일 텐데요. 이를 통해 고객의 금융 거래를 더욱 간편하게 안전하게 만드는 노력을 하고 있죠. 

애플의 금융 사업 확장은 제품뿐 아니라 서비스에서도 새로운 수익원을 창출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입니다. 결국 금융 및 페이 서비스는 브랜드 이미지와 높은 보안성을 바탕으로 성장할 수밖에 없는 구조인데요. 애플이 브랜드 이미지를 바탕으로 모바일 결제 시장에서 제일 중요한 신뢰도를 확보한 것으로 보입니다. 실제 현재 애플페이는 글로벌 모바일 결제 시장에서 2위(34.1%) 지위를 차지하고 있죠. 미국을 비롯한 서구 시장에서 인지도와 사용 빈도도 높은 편입니다. 중국과 같은 아시아 시장의 현지 페이 서비스를 제외하고는 꾸준하게 성장하고 있죠. 

결국 이번에 애플이 출시할 높은 금리의 계좌 상품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현재로서는 신규 고객 유입을 위한 마케팅 수단 중 하나라고 보입니다. 이를 미끼로 새로운 이용자가 애플의 생태계에 들어오는 순간 빠져나가기 쉽지 않을 테니까요.

강승희
퀀트 트레이딩 스타트업 Teyvat Labs 대표

진정한 핀테크 경쟁의 신호탄

진정한 핀테크 경쟁이 시작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 뉴스입니다. 트위터를 통한한 주식·금융·코인 거래를 생각하는 머스크의 아이디어가 유출되고 있는 상황에서 애플의 예금 상품 출시는 엄청난 파급력을 가져올 것으로 보입니다. 

이제 금융 서비스의 경쟁력은 모바일을 활용한 편리성과 수익률에 달렸습니다. 특히 시장은 SVB 사태 이후 유동성과 신용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어렵다는 것을 깨달았는데요. 애플이 정확한 타이밍에 금융 상품을 출시하는 것 같단 의견입니다. 고객 입장에서는 중소형 은행보다 애플의 신용이 더 높다고 느낄 수 있습니다. 게다가 편리하기까지 하죠. 이를 앞세워 결국 애플이 예금과 외환으로 시작해 투자 상품까지 확장된 금융 플랫폼으로 거듭날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국내 금융기관들과 토스, 네이버페이·카카오페이 등도 엄청난 경쟁자의 출현을 가정하고 더욱더 서비스 개편에 속도를 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정영준
그레이웨일 대표·전(前) 블라인드 공동대표

대출·할부 서비스 도입도 얼마 남지 않아

애플은 아이폰을 디지털 지갑으로 만들기 위해 금융 서비스를 촘촘히 선보여 왔습니다. 최근 한국에서 서비스를 시작해 떠들썩했던 ‘애플페이’는 이미 전 세계 5억명 이상이 쓰는 서비스로 성장했습니다. 애플은 송금 서비스인 ‘애플캐시’와 신용카드 ‘애플카드’도 내놓은 바 있는데요. 이번에는 높은 이자를 바탕으로 사람들이 애플 계좌에 돈을 맡기도록 유혹하고 있는 것입니다.

애플은 이미 전 세계를 아우르는 온오프라인 스토어(앱스토어 포함)에 약 8억명에 가까운 소프트웨어 구독자를 확보하고 있습니다. 애플 뮤직과 애플TV+, 아이클라우드 등을 통해서죠. 자체 생태계 내에서 대규모 거래를 만들어내고 있는 애플에 핀테크 서비스 강화는 어쩌면 자연스러운 선택이었을 지도 모릅니다.

예금뿐 아니라 대출 서비스도 이미 테스트 중입니다. 지난달 ‘애플페이 레이터’란 이름으로 일종의 단기 대출 상품을 출시했습니다. 선구매 후결제 서비스인 셈인데요. 기존 금융 파트너사의 도움 없이 자체적인 신용 평가 모델을 활용한 할부 서비스 개념의 ‘애플페이 먼슬리 페이먼트’도 곧 출시 예정입니다. 

#안그래도어려운미국지역은행죽이기란비판도 #그렇게다가져가야속이후련했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