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줄줄이 하락하는 대출 금리…한은은 고민?

📉 줄줄이 하락하는 대출 금리…한은은 고민?

요즘 시중 대출 금리가 줄줄이 하락하고 있습니다. 기준금리가 2연속 동결되면서 긴축이 조만간 끝날 거란 기대감이 생기며 대출 금리를 정하는 기준인 채권 금리가 하락한 데다, 금융 당국 압박으로 은행들의 대출 금리 인하 경쟁까지 가열되면서인데요. 실제 주담대 고정 금리의 기준이 되는 은행채 5년물 금리는 한달여 만에 0.6%p 넘게 떨어졌고, 주담대 고정 금리 하단는 0.8%p 가까이 하락했습니다. 신용대출도 마찬가칩니다. 신용대출 금리 기준인 은행채 1년물 금리는 0.41%p 내렸고, 은행권 신용대출 금리는 0.7%p 이상 떨어졌습니다. 

대출 수요자에겐 희소식이지만 ‘당분간 긴축’을 강조한 한은의 의도와는 정반대 결과라는 우려가 제기됩니다(🔗관련 기사). 대출금이 많이 풀려 물가를 다시 자극할 우려가 있기 때문이죠. 실제로 주춤하던 주담대 규모가 다시 늘고 있습니다. 지난달 주담대 잔액은 800조8000억원으로 한달 전보다 2조3000억원이 늘었다네요.

강종구
한국은행 국장

기대 인플레 하락이니 물가에 긍정적 현상 아닌가요?

대출 금리가 하락한 이유는 ‘금융 시장 전문가들이 향후 은행의 자금 조달 금리 등 시장 금리가 하락할 것’이라고 예상했기 때문입니다. 수요 감소 등으로 물가가 안정될 걸로 본 거죠. 이렇게 민간 경제 주체들의 인플레 예상치가 하락하면 실제 물가 상승률 안정화에 도움이 됩니다. 대출 금리 하락 이면엔 기대 물가 상승률 하락이 작용하기에 물가 안정에 어긋난다고 보긴 어렵습니다. 오히려 긍정적 역할을 한다고 볼 수 있죠.

사실 금융 시장 전문가보다 일반인의 기대 물가 상승률이 실제 물가 변동엔 더 큰 영향을 줍니다. 이 전문가들의 기대 물가 상승률이 낮아졌다고 해서 일반인의 인식에 곧바로 반영되는 것도 아닙니다. 일정한 시차가 존재합니다. 실제로 3월 일반인 기대 물가 상승률은 아직 높은 수준을 유지 중입니다. 따라서 향후 특별한 외생적 요인이 발생하지 않는 한 진정한 물가 안정엔 다소간 시간이 걸릴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노지현
NICE신용평가 수석연구원

시장 금리 움직이는 주요 변수가 바뀌었어요!

시장 금리는 항상 시장 참여자의 기대를 반영합니다. 현재 시장 참여자들은 대부분 금리 인상 사이클이 정점에 이르렀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통계적으로 물가 상승 압력이 완화 중이고, 여러 거시 경제 여건을 고려했을 때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도 막바지라고 기대하고 있는 거죠. 특히 미국과 스위스에서 은행 위기가 발생하며 대출 증가 폭이 감소했고 사실상 금리 인상 효과도 만들어 냈습니다. (은행 위기로 대출이 줄면서 시중 유동성이 줄었으니까요.) 

만일 지금 당장이 아니더라도 가까운 시일 내 금리가 내려간다면 어떻게 될까요? 채권을 매입하는 게 가장 유리한 선택이 될 수 있습니다. 이로 인해 국고채 가격이 올라 금리가 기준금리보다 낮게 형성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채권과 금리는 반비례 관계죠!)

한편 시장 금리를 움직이는 주요 변수도 바뀌었습니다. 지금까진 통화 정책 전망이 금리를 움직여 왔습니다. 하지만 기준금리를 2차례 연속 동결되면서 경제 성장이 시장 금리를 움직이는 주요 변수가 됐습니다. 향후 경제 성장 전망치가 낮아지면 낮아질수록 시장 금리는 하향 추세를 이어갈 수 있다고 봅니다.

김성순
단국대학교 무역학과 명예교수

우려할 만한 상황은 아닙니다

최근 이어지고 있는 대출 금리 하락은 조만간 기준금리가 하락할 것이란 시장의 기대를 반영한 결과입니다. 미국에서도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후 중소 은행권을 중심으로 금융 불안이 나타나면서 조만간 고강도 긴축이 완화될 것이란 기대가 커졌습니다. 

이로 인해 일각에서는 대출 금리 하락이 한은의 긴축 정책 효과를 반감시킬 수 있단 우려가 나오고 있는데요. 우려할 만한 상황은 아니라고 봅니다. 작년부터 이어진 한은의 고강도 긴축이 이제야 서서히 효과를 보이고 있으니까요. 게다가 오히려 대출 금리 하락이 경제 활성화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생각도 듭니다. 주담대 금리 하락이 부동산 경기 침체를 완화하는 효과를 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모든 경기 지표가 부진한 상황에서 꺼져가는 성장 불씨를 살리는 좋은 조짐이 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다만, 가계부채가 경기 회복에 걸림돌이 되지 않도록 보완하는 조치가 병행될 필요는 있어 보입니다.

🏡집값, 바닥 찍고 반등일까? 일시적 현상일까?

작년 하반기부터 집값이 급락했던 수도권 곳곳의 집값이 반등하고 있습니다. 인천 송도신도시와 경기 용인시 수지구 등이 대표적입니다. ‘e편한세상송도’ 84㎡형은 지난달 7억3000만원에 거래됐습니다. 올해 1월 5억4000만원에 팔리며 집값이 고점 대비 45% 하락했지만, 두 달 만에 2억원 가까이 뛴 것입니다. 용인 수지구 ‘롯데캐슬골드타운’ 84㎡는 두 달 새 3억원 넘게 올랐고, 고양시 일산서구 등 경기 북부 주요 단지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그동안 유독 낙폭을 키웠던 단지를 중심으로 최근 집값이 반등하고 있는 것입니다(🔗관련 기사). 

이에 정부의 각종 부동산 규제 완화 정책의 효과가 나타나고 있단 분석이 나옵니다. 급매 등 저가 매물이 빠지면서 집값이 오름세로 접어들었단 겁니다. 하지만 집값이 상승세로 전환했다기보다는 일시적인 현상일 뿐이란 의견도 있습니다.

손석우
경제 평론가·건국대 행정대학원 겸임교수·요즈마인베스트먼트 파트너

일시적 반등이란 의심 풀어선 안 될 이유들

올해 들어 월 1000건을 회복한 서울 지역 아파트 매매 건수는 2월과 3월 2500건 안팎으로 껑충 뛰었습니다. 꽁꽁 얼어붙었던 매수 심리가 풀리고 있는 징후로 볼 수 있습니다. 정부가 서울 규제 지역까지 대출 규제를 완화했고, 때마침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떨어졌으니 그 효과가 나타난 거죠. 다만, 주택 가격의 추세적 회복을 논하기엔 변수가 많습니다. 지금의 가격 회복이 일시적 반등이라는 의심을 풀지 못하는 이유입니다.

우선 주택 가격이 오르려면 주택을 팔려는 매도자보다 사려는 매수자가 많아야 합니다. 이를 판단하는 매매수급지수를 보면, 현재는 그 기준선인 100보다 한참 아래인 70포인트대에 머물고 있습니다. 즉 아직은 시장에서 주택을 팔려는 사람이 더 많다는 의미입니다. 게다가 전국적으로 미분양 물량이 계속 쌓여가는 것 또한 부동산 경기 회복에 대한 신뢰가 부족하다는 방증으로 볼 수 있습니다. 미분양이 늘어난다는 것은 곧 건설사들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로도 이어질 수 있습니다. 

가계부채가 3000조원에 달할 정도로 불어난 점 역시 부동산 경기 회복에 걸림돌입니다. 가계가 주택을 구입하는데 자금을 투입할 여유가 없다는 뜻입니다. 특히 집값이 고점일 때 집을 사느라 무리한 빚을 낸 가계는 빚 갚는 것만 해도 여력이 없어 보입니다.

이동윤
신한금융그룹 해외부동산투자 수석매니저

추세적 반전으로 보긴 힘들어

지난 2~3년 동안 서울 외곽, 경기, 인천 지역은 부동산 자산 가치 상승 폭이 상대적으로 컸습니다. 금리 인상 이후 시작된 부동산 가격 조정기에 그 하락 폭 역시 상대적으로 매우 컸습니다. 올해 2월 시도별 아파트 매매가격 동향 자료를 보면, 위 지역들은 전년보다 약 20%씩 하락했습니다. 하락률로 보면 상위권에 속할 만큼, 단기간 내 가치 변동이 매우 컸습니다. 그렇다 보니 본래 자산 가치보다는 심리적 요소에 크게 좌우됐는데요. 여전히 부동산 가격 하락을 기다리고 있는 잠재 수요가 축적되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더구나 최근 금리 인상 기조가 한풀 꺾이면서 주택담보대출금리가 안정화되고 있습니다. 여기에 부동산 거래를 활성화하려는 정부 정책까지 나오면서 매수 심리를 자극할 만한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하지만 이전과는 달리 가격이 오를 것이란 절대적인 믿음에서 비롯된 묻지마식 투자보다는 신중하게 접근하려는 투자자들이 많을 것입니다. 같은 지역이라고 해도 특정 단지에 선택적 수요가 집중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기사에서 언급된 사례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우수한 도시·교통 인프라, 전망, 인접 지역의 기업투자계획 등이 해당 단지들의 가격을 결정짓는 요소인데요. 이를 중시하는 실수요자들이 현재 가격이 적정 수준이라고 판단해 매수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다만 이런 소수 거래가 부동산 가격의 추세적 반전을 의미하는 것은 아닙니다. 더욱이 현재 가격 수준을 판단할 수 있는 절대적 기준 역시 없기 때문에 시장의 반전을 정의할 수는 없을 겁니다. 결국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는 실수요자들 본인이 생각하는 심리적 마진을 기준으로 거래 시점을 잡아야 할 것입니다.

🛍 여성 패션 플랫폼 1위 에이블리, 흑자 전환!

여성 패션 커머스 플랫폼 1위 업체인 에이블리가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는 소식입니다. 에이블리의 3월 매출은 1년 전보다 53% 성장했고, 거래액은 47% 증가해 역대 최대 거래액 기록을 세웠습니다(🔗관련 기사). 스타트업 불황기임에도 단순 비용 절감뿐이 아닌 거래액과 매출 성장이 동반된 흑자 전환이란 점에 업계가 더욱 주목하고 있는데요. 추세를 이어간다면 연간 기준 흑자 달성도 가능할 전망입니다. (현재로선 국내에서 연간 거래액이 1조원 이상이면서 흑자를 내는 커머스 플랫폼은 무신사와 에이블리밖에 없습니다.)

에이블리의 흑자 전환 주요인으론 ‘카테고리 확장’과 ‘AI 추천 기술이 접목된 광고 모델 고도화’가 꼽힙니다. 에이블리의 뷰티 카테고리는 아모레퍼시픽, 클럽클리오 등 대형 뷰티 브랜드부터 SNS에서 인기 있는 신흥 브랜드까지 대거 입점해 있습니다. 광고에 자사 AI 추천 기술을 적용해 광고 상품도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고객 타겟팅을 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유저가 취향에 맞는 광고 상품만 볼 수 있다는 겁니다.

강승희
퀀트 트레이딩 스타트업 Teyvat Labs 대표

AI가 핵심일까요? 마케팅 전략이 먹힌 걸까요?

에이블리는 고객 취향과 스타일을 지속적으로 파악해 맞춤형으로 상품을 추천해주는 매력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고객들은 무엇을 입고 어떤 제품을 구매할지 고민하지 않아도 되는 편리함을 느끼고 있는 듯 하고요. 에이블리의 AI 기반 추천 모델이 한국을 넘어 세계에서도 통한다면 중·저가 의류 브랜드 플랫폼으로서 한 단계 더 성장할 수 있을 듯 합니다.

에이블리는 AI 추천 기술을 접목한 광고 모델 고도화가 흑자 전환에 기여했다고 설명했는데요. 이 과정에서 AI 모델이 핵심 기술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는지 아니면 사람의 마케팅 전략에 의한 성장인지를 확인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에이블리가 광고 분야에서 AI의 효율성과 성장성을 입증하는 데 성공한다면 AI 기술이 광고·디자인 분야에서 더 많이 사용되지 않을까 예상해 봅니다.

이준희
법무법인(유) 율촌 파트너 변호사·e-Biz & Fintech Team Lead

앞으로 정체기 뚫어낼 전략이 중요

경기 침체에 투자 시장까지 경색된 이후 스타트업의 최우선 과제는 단연 수익화입니다. 다행히 최근 투자 시장에 조금씩 온기가 도는 분위기네요. 하지만 에이블리처럼 1가지 분야만 중점으로 하는 버티컬 이커머스 플랫폼은 그 확장 가능성이나 수익성에 의문과 우려의 목소리가 높은 게 현실입니다. 그리고 우리나라 온라인 서비스는 그 특성상 서비스 초·중기엔 이용자 수가 급증하지만, 어느 순간 급격히 정체되는 성장 곡선을 그리곤 합니다. 그 한계를 어떻게 뚫어낼지 다들 고민하고 있죠.

해결책으론 보통 2가지가 꼽힙니다. 1️⃣ 비용 절감과 효율성 증대를 통한 수익성 증대 2️⃣해외 진출을 통한 잠재적 성장 가능성 확보인데요. 에이블리와 무신사는 이 두 매듭을 모두 잘 풀어나가는 듯 하네요. 이와 더불어 브랜드와 서비스의 핵심 가치를 잃지 않으면서도 카테고리를 꾸준히 넓혀나가는 노력도 필요해 보입니다. 모쪼록 힘겨운 상황이지만 다른 버티컬 커머스 스타트업들도 잘 이겨나가길 응원해 봅니다.

나승두
SK증권 리서치센터 연구위원

꾸준한 실적 이어가는 것이 중요

에이블리의 흑자 전환은 분명 시사하는 바가 있습니다. 

1️⃣ 커머스 플랫폼 업체들이 지향하고 공략할 시장을 굳이 우리나라로 국한할 필요가 없다는 것을 보여주었습니다. 

2️⃣ 이제는 커머스 플랫폼에서도 모든 것을 모아놓은 장터보다 고객이 원하는 정보를 제공할 수 있는 커스터마이징의 중요성이 커졌습니다. 

3️⃣ 비용을 통제할 때 갖게 되는 힘은 정말 크다는 점 역시 크게 와닿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수익성 달성 여부뿐만 아니라 지속성 역시 중요한 시기입니다. 한 번 수익을 냈다고 안심하기보다는 꾸준한 실적을 이어가는 게 매우 중요해졌다는 이야기죠. 수영장에 물이 가득할 때는 아무도 눈치채지 못하지만, 물이 빠지고 나서는 누가 발가벗고 있었는지 확연히 드러나기 마련입니다. 진짜 실력을 검증받을 수 있는 시기라는 점에서 에이블리의 수익성 개선은 매우 고무적인 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