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기 침체, 이젠 진짜 현실화?

💵 경기 침체, 이젠 진짜 현실화?

경기 침체 본격화 신호들이 여기저기서 나온다는 소식입니다. 우선 금값이 질주하고 있습니다. 국내외 금값이 사상 최고치로 치닫고 있다는 뉴스들이 속속 나오고 있는데요(🔗관련 기사). 경기 침체를 기정사실로 받아들인 투자자들이 안전 자산인 금에 자금을 이동 중이기 때문이란 분석이 지배적입니다. 다음은 여타 기업들의 ‘어닝 쇼크’ 전망입니다. 최근 월스트리트저널은 미국 대형주 위주의 S&P500 지수 상장 기업들의 순이익이 2개 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할 거라 전망했습니다. 2분기 연속 역성장은 코로나 팬데믹 초기 이후 처음입니다. 더욱이 이번주엔 소비자물가지수(CPI), 생산자물가지수(PPI) 등 연준이 주목하는 인플레 지표도 공개됩니다(🔗관련 기사). 결과가 안 좋을 경우 금리 인하 기대감은 약해지고 경기 위축론은 더 부상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손석우
경제 평론가·건국대 행정대학원 겸임교수·요즈마인베스트먼트 파트너

기술주 실적이 바로미터! 바닥 아래 지하도 있다 🥲

이번 어닝 시즌을 앞두고 월가 분위기는 살얼음판입니다. 코로나 팬데믹 충격이 기업 실적을 강타했던 2020년 2분기 이후 최악의 실적을 예상 중이니까요. 큰 폭의 마이너스 성장을 하는 기업들이 많을 걸로 예상되기 때문에 기술적 경기 침체(실질 GDP 증가율이 2분기 연속 마이너스)란 분석도 일견 타당해 보입니다.

어닝 시즌이 시작되면 이런 전망과 분석들을 검증하고, 다음 스텝을 결정하려는 근거들을 찾을 텐데요. 이 측면에서 코로나 팬데믹 최고 수혜주인 기술주들의 실적이 바로미터가 될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특히 애플·테슬라·아마존·메타·마이크로소프 등 빅테크주들의 실적 향방에 이목이 쏠립니다.

주가는 향후 경기나 실적을 선반영합니다. 때문에 이번 1분기 실적이 바닥이면 주가는 바닥을 다지고 반등하지 않을까 기대한다면… 글쎄요. 바닥이 아닐 가능성, 즉 바닥 아래 지하도 있다는 사실. 예단하지 말고 최대한 보수적이어야 할 시기라고 조언합니다. 시총 1위 애플이 이번 1분기 실적 발표를 이례적으로 5월로 늦췄다고 하는군요. 벌써부터 긴장하는 분위기가 역력합니다.

강종구
한국은행 국장

최근 금값이 치솟는 배경

1️⃣ 금은 대표적 인플레 헤지 상품입니다. 그러나 물가 상승률이 높았던 작년엔 오히려 크게 못 올랐습니다. 미국 금리가 오르며 달러가 강세였기 때문이죠. 지금은 달러 강세 기조가 물러나고 미국 장기 국채 금리도 하락하면서 대신 인플레 요인이 부각되는 듯 합니다. 뒤늦게 물가 상승 요인이 반영되면서 최근 급속한 상승세인 거죠. (한편 금값은 원화 기준으론 상대적으로 적은 폭으로 상승하고 있습니다. 달러 가치가 내리고 있으니까요. 국내 투자자들은 금값 상승률을 볼 때 통화 간 차이를 참고하는 게 바람직할 겁니다.)

2️⃣ 최근 미국·유럽의 은행 등에서 금융 시스템 불안정이 나타나며 안전 자산인 금 수요가 증가했습니다.

3️⃣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후 미국이 러시아 중앙은행 소유의 미 국채 자산을 동결하는 제재를 가한 바 있죠. 그후 신흥국에서 외환 보유로서 미 국채를 보유하는 게 안전한지에 의구심이 생겼습니다. 이에 중국 등 신흥국을 중심으로 미 국채 대신 금을 사들이려는 수요가 증대된 듯 하네요.

4️⃣ 코로나가 종식되며 결혼식 등 축하·기념 행사가 증가했습니다. 금 등 보석 실물 수요도 늘었습니다.

김성순
단국대학교 무역학과 명예교수

언제 하락세될지 몰라요

금값 상승세는 언제 하락세로 바뀔지 모릅니다. 일시적인 현상일 수 있어 그 추이를 예의 주시해야합니다. 작년에도 러시아의 우크라 침공으로 금값이 일시적으로 치솟았지만 다시 하락세였잖습니까. 현재도 금융 불안정과 고용 지표 둔화로 경기 침체 가능성이 커지면서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커졌고 이게 일시적으로 금값 상승을 부추기는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한국은 환율이 아직 1300원대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원화 가치가 아직 정상 회복하지 못하고 있는 건데요. 달러 가치 하락 여지가 있으니 달러보다 안전 자산인 금 수요가 늘어난 것으로 보입니다. 중앙은행도 금 보유고를 늘리는 현상이 이를 반영하고 있네요.

🏘 인플레 둔화됐는데 식품가는 왜 오를까?

얼마 전부터 미국 등 주요국을 중심으로 인플레가 완화되고 있단 신호가 나오고 있죠. 헌데 식료품 물가는 반대로 꾸준히 오르고 있다는 소식입니다(🔗관련 기사). 작년 3월부터 1년간 유로존 에너지 가격은 0.9% 하락한 반면, 식품·주류·담배 가격은 15% 이상 급등했습니다. 미국도 마찬가집니다. 올해 2월까지 1년 동안 에너지 가격이 5.2% 오를 동안, 식품가는 10% 넘게 올랐습니다.

김성순
단국대학교 무역학과 명예교수

팬데믹 만회하려는 외식 업계 니즈도 요인

식료품만 유독 상승세인 건 식료품 관련 기업의 이윤 추구 확대로 설명할 수밖에 없다는 견해가 있습니다. 일리가 있습니다. 외식 물가는 식재료 가격에 인건비와 가격을 합한 건데요. 인건비 상승에 기인한 게 아니면 영업 이익 추구 확대가 원인일 수 있기 때문이죠. 또다른 금리 인상 요인이 될 수 있다는 게 우려됩니다. 필수재인 식품가 상승은 가계 생활비도 늘리고, 임금과 기업 제품가를 연쇄적으로 올릴 수 있어 재차 인플레를 키울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한국도 사정은 마찬가집니다. 미래 경기가 좋아질 거란 확신이 없는 상황에서 팬데믹 손실을 만회하려는 외식 업계의 가격 상승 니즈가 있는 듯 보이거든요. 정부가 인센티브와 견제 장치를 마련해 외식 물가의 지나친 상승을 막는 게 필요해 보입니다.

강종구
한국은행 국장

단순 이윤 추구 때문은 아닙니다

사실 국제식품가격 지수는 작년 초 정점에서 지속 하락 중입니다. 그런데도 왜 식품가가 상승할까요?

1️⃣ 계약과 수입 시점의 시차 : 식품 수입 계약과 실제 수입 시점의 시차가 반영된 결과일 수 있습니다. 대부분의 국가는 미래 수입할 식품가를 현재 시점에 미리 확정해 선도 계약을 합니다. 현재 수입하는 식품일지라도 1년 전에 미리 계약했다면, 계약 당시 가격이 반영돼 식품 가격이 높아질 수 있단 의미입니다.

2️⃣ 임금 상승률 반영 : 높아진 임금이 식품 물가에도 반영됐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작년에는 러우 전쟁으로 인한 공급 축소와 물류비 등 비용이 크게 오르면서 식품가 상승을 이끌었는데요. 지금은 이 요인이 완화됐지만, EU 지역 임금이 계속 상승세를 타면서 식품가를 끌어올리고 있네요.

3️⃣ 식료품 수요 증가 : 코로나가 사실상 종식되면서 가족 외식 등 단체 모임과 여행이 늘며 식료품 수요가 증가했습니다. 요인이 하나 추가된 셈입니다.

4️⃣ 가격 설정 관행 : 식료품 기업의 가격 설정 관행도 꼽아볼 수 있습니다. 기업 입장에서 비용이 달라질 때마다 가격을 빈번히 조정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미래 비용 상승을 예상하고 가격을 미리 올리는 경향이 있습니다. 물론 예상보다 비용이 적게 오르면 기업 이익은 증가할 수 있겠네요.

노지현
NICE신용평가 수석연구원

불확실성이 먹거리 인플레 주범!

전세계적으로 소비지 물가 상승률이 둔화된 건 무엇보다 유가 하락 요인이 가장 컸습니다. 그러나 얼마 전 산유국들이 원유 감산 조치를 내놨죠. 유가 반등 가능성이 높아진 겁니다. 식료품 생산부터 운송까지 유가와 연결이 안 된 게 없습니다. 유가 전망이 안정적이라면 기업들은 그 전망에 기반해 가격을 합리적으로 책정하고 경쟁을 위해 낮추겠지만, 지금은 가격을 높여 원가 변동의 불확실성에 먼저 대응하려 하고 있죠. 게다가 끝나지 않는 러우 전쟁과 예측이 어려운 각국 금융 상황으로 기업들의 미래 비용 추정도 어려운 실정입니다. 결국 불확실성이 먹거리 관련 인플레를 키우는 주범이기도 하단 얘깁니다.

🏘 7개월째 전세가율 하락, 진짜 원인은?

서울 아파트 전세가율이 7개월째 하락했습니다. 주택 매매가보다 전세금 하락 폭이 지속적으로 더 크다는 얘긴데요. 서울 평균 전세가율은 50.9%까지 내려와 2011년말(50.8%) 이후 가장 낮았습니다. 최저 전세가율을 기록한 곳은 강남구였습니다. 최근 강남구 개포동 ‘개포프레지던스자이’가 입주하면서 주변 아파트까지 전세금이 크게 하락했기 때문인데요. 일례로 ‘레미안블레스티지’는 2021년 16억원에 거래됐는데 올해 1월엔 8억원으로 전세금이 반토막 났습니다.

이동윤
신한금융그룹 해외부동산투자 수석매니저

금리 불확실 지속되는 한 흐름 계속될 것

부동산의 가치는 기본적으로 공급-수요의 균형에 심리적 요소가 가미돼 결정되는 경향이 강합니다. 때문에 가치에 있어 절대적인 룰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현재의 전세가율 하락은 그 원인을 다양한 부분에서 찾을 수 있겠지만, 기본적으로 전세 수요가 공급보다 낮다는 것에서부터 출발합니다. 특히 강남권은 대규모 재건축 사업이 완료되면서 입주 물량이 대규모로 쏟아졌고, 그만큼 신축으로의 이동이 절대적으로 필요합니다. 그러나 부동산 가격 조정/하락 시장 환경에서 전세 수요도 관망적 자세가 우세합니다. 때문에 결국 심리적 경쟁에서 열위에 놓인 임대인, 특히 레버리지가 절대적으로 필요한 세대를 중심으로 가격 하락이 심화되고 있는 겁니다.

저금리로 오히려 월세를 선호했던 시기엔 시장의 흐름을 임대인이 끌고갔다면, 지금은 실수요자(매수자/임차인)이 이끌고 있는 상황입니다. 보통 시장에서 암묵적으로 활용되는 전월세 전환율 공식(기준금리(3.5%)+대통령이 정한 금리(최대 2%))을 보면 현재 최대전환율이 5.5%인데요. 이는 대출 금리와 비슷하거나 오히려 낮아요. 때문에 임차인 입장에선 전세 보증금 마련을 위해 대출을 활용하기보단 오히려 월세를 택하는게 나은 선택이 될 수 있는 겁니다.

금리 불확실성이 계속 존재하는 지금 상황을 벗어나기 전까진, 당분간 이 추세는 계속될 겁니다. 별다른 가치상의 움직임이 없는 한 집값/거래량/전세가 등은 지속적으로 조정될 거란 얘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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