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번 FOMC의 진짜 의미=<긴축의 주인공이 바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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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 FOMC의 진짜 의미=<긴축의 주인공이 바뀐다>?!
이효석의 주식으로 보는 세상

업라이즈 애널리스트이며, 유튜브 이효석아카데미를 운영합니다.

3월 FOMC 회의에선 만장일치로 금리를 0.25%p 인상했습니다. 최종 금리 전망도 5.1% 수준으로 큰 변화는 없었습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앞으로 금리를 계속 인상하겠다는 코멘트가 삭제됐다는 건데요. 긴축 종료 기대감이 커졌습니다. 이번 회의에 그 어느 때보다 관심이 컸던 이유는 투자자들이 최근 확산된 SVB 사태가 연준의 긴축 경로를 어떻게 바꿀지 궁금해 했기 때문인데요. 시장의 반응에서 몇가지 흥미로운 포인트들이 있어서 오늘은 그 내용을 정리해보록 하겠습니다.

1️⃣ 3월 FOMC 회의가 중요했던 이유

SVB 사태는 가장 안전하다는 미국 국채가 문제가 됐다는 점에서 충격적이었습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보유 중인 미국 국채의 미실현 손실이 문제가 됐는데요. 비유하면 이렇습니다. 우리 집이 10억이었는데 옆집이 6억에 거래됐습니다. 이때 이 현실을 애써 무시한다면 4억원이 미실현 손실이 됩니다. 즉, 시장 가격은 이미 6억원으로 거래가 되긴 했지만, 그 가격을 인정하지 않는 거죠.

부동산 예를 미국 국채로 그대로 옮겨서 생각해보죠. 최근 스탠포드 대학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미국 은행이 보유한 미실현 손실은 약 2조달러쯤 됩니다. 미국 GDP의 10%나 되는 엄청난 규모죠. 하지만, 은행이 미실현 손실을 갖고 있더라도 문제가 되는 건 아닙니다. 집값이 6억으로 하락해도 당장 이자를 내지 못해서 팔지만 않으면 문제가 안 되는 것처럼 말입니다. 어쩔 수 없이 팔아야 될 때 문제가 되죠.

SVB의 경우, 뱅크런(대량 예금 인출) 때문에 은행이 국채를 팔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습니다. 뱅크런이 나타난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딱 1가지 이유를 뽑으라고 하면, ‘원래 가격을 회복하지 못할 것’이라는 실망감이라고 생각합니다. 집값이 한 번 6억으로 거래됐더라도 증여일 뿐이라고 생각하고 무시하면 괜찮지만, 또 한 번 더 거래된 가격이 5억이라면 그때는 웃음기가 완전 사라지겠죠?

국채 가격 하락은 금리의 상승을 의미합니다. SVB 사태가 일어나기 이틀 전부터 미국의 국채 금리는 작년 11월에 기록했던 수준을 넘어설 정도로 크게 상승합니다. 이는 집값이 5억에 거래된 것에 비유할 수 있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안전하다고 생각했던 미국 국채이지만, 가격이 원래대로 돌아오지 않을 거라는 절망감이 뱅크런 현상을 만들었다고 할 수 있다는 거죠. 결국 이번 FOMC 회의가 중요했던 이유는 연준이 긴축을 그만하고 채권 가격이 다시 상승(금리 하락)할 수 있다는 기대를 가져도 되는지를 결정하는 회의였기 때문입니다.

2️⃣ 인플레 잡는 데 진심 보여준 파월

연준에서 발표하는 성명서에는 몇가지 변화가 있었습니다. 안타깝게도 인플레 평가에서 “괜찮아지고 있다(has eased somewhat)”는 문구가 빠졌습니다. 이는 최근 1~2달간 발표된 미국의 고용, 물가 지표가 너무 탄탄하게 나오면서 인플레 잡기에 진심이라는 걸 보여준 셈입니다. 대신 금리를 올리긴 했지만 “지속적으로 금리인상을 하겠다(ongoing increase)”는 문구도 빠졌습니다. ‘금리 인상이 이제 정말 거의 끝나가는구나!’란 기대감을 들게 하죠.

그리고 정말 흥미로웠던 부분이 있었는데, 성명서에 “미국의 은행 시스템은 튼튼하다(U.S banking system is sound and resilient)”는 표현이 들어간 겁니다. 저는 속으로 ‘아? 안 물어봤는데요?’란 생각이 떠오르더라고요. 어쨌든 그 뒤에 나오는 문구에는 최근 진행되는 은행 시스템 우려가 역설적으로 금리를 아무리 올려도 하지 못한 긴축 효과를 만들어낼 수도 있을 것 같다는 표현이 포함돼 있었습니다. 사실 그간 연준이 금리를 많이 올리긴 했지만, 여전히 금융 환경은 긴축적이지 않다는 지적이 많았습니다. 그런데 SVB 사태가 진행된 이후, 보수적 경영을 할 수밖에 없는 은행들이 연준도 하지 못했던 진짜 긴축을 할 수 있다는 이야기죠. 그렇다면, 연준은 금리를 더 쎄게 올릴 필요가 없게 되는 겁니다. 어제 FOMC 회의에 숨겨진 호재라고 할 수 있죠.

3️⃣ 긴축 계속할 거야?

FOMC 회의를 향한 투자자들의 관심을 한 마디로 표현하면 ‘미국의 은행 시스템도 불안한데 계속 긴축할 거야?’일 겁니다. 이를 두고 파월은 “은행 시스템 전체의 문제가 아닌 SVB만의 문제일 뿐”이라고 일축합니다. 심지어 성명서에도 “미국의 은행 시스템은 튼튼하다”는 문구를 넣은 걸 보면, 파월은 ‘은행 시스템 문제가 심각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듯 합니다. 아니면 심각성은 알고 있지만, 이를 인정하면 시장이 더 걱정할까봐 차마 말을 하지 못하는 것일 수도 있겠죠?

그런데 파월이 미국의 은행 시스템에 자신감을 드러내고 있는 동안, 옐런 장관은 다른 이야기를 하면서 시장에 충격을 줬습니다. “예금 전액 보증은 고려하고 있지 않다”라고 한 겁니다. 그 전날엔 “필요할 경우 예금을 추가 보증할 준비가 돼 있다”라고 했는데 말입니다.

일각에서 두 사람의 발언이 상충된다는 의견들도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곰곰이 생각해보면, 옐런은 전부 보장해주는 건 아니지만, 상황에 따라(case-by-case) 결정된다고 했으니 큰 문제가 될 것 같진 않습니다. 앞서 설명대로 결국 뱅크런이 진정되기 위해 필요한 건 집값이 5억이 아니라 7억~8억에 거래되는 것입니다. 이를 채권에 적용하면 금리가 안정돼야 한다는 것이죠. 실제로 미국의 기준금리를 반영하는 2년물 금리는 5.1% 수준에서 4% 이하로 하락했습니다. 어쩌면, 두 사람에게 있어 추가적 뱅크런을 막기 위한 최선의 방법은 <돈을 풀 준비가 돼 있다고 얘기하는 것>보단 <시장 금리를 안정시켜 미국 국채 가격 걱정을 하지 않도록 하는 것>일 듯 합니다.

다른 나라도 아니라, 미국에서 일어난 뱅크런 사태, 그리고 이 때문에 생긴 미국 국채에 대한 의심은 금융 시장을 혼란에 빠뜨리고 있습니다. 다시 한 번 도마에 오른 파월과 옐런의 운전 실력이 이번에는 어떤 결과를 초래할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 놓치면 아까운 소식

> 권도형 추정인, 몬테네그로서 검거 : 경찰이 ‘테라·루나 사태’의 핵심 인물인 테라폼랩스 권도형 대표로 의심되는 인물을 몬테네그로에서 검거했다고 합니다(🔗관련 기사). 지문을 통한 공식 신원 확인이 진행 중인데, 붙잡힌 곳이 그간 권 대표가 도피했던 세르비아와 접경한 곳인 데다 영문 성명과 생년월일이 일치한다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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