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증시 오르는데 개미들은 왜 하락에 베팅?

🐜 국내 증시 오르는데 개미들은 왜 하락에 베팅?

새해 들어 국내 증시는 외국인 매수세에 힘입어 깜짝 상승 랠리를 펼쳤죠. 그런데, 국내 개인 투자자들은 거꾸로 증시 하락에 꾸준히 베팅하고 있다는 뉴스입니다(🔗관련 기사). 실제로 지난달 개인들이 가장 많이 구매한 증권파생상품은 코스피 지수 상승률을 거꾸로 2배 추종하는 ‘곱버스 상품’인 KODEX 200선물인버스2X ETF였습니다. 구매 규모는 개별 종목 순매수 1위인 삼성바이오로직스의 4배 이상입니다. 2월 들어서도 이 ETF는 순매수 1위를 기록 중인데요. 과연 개인 투자자들이 하락에 베팅하는 이유는 뭘까요? 그리고 올해 한국 증시 전망은 어떻게 될까요?

강종구
한국은행 국장

美나 韓이나 상승 본궤도는 아직 멀어요

최근 국내 증시는 2021년 하반기부터 시작된 추세적 하락세가 멈춘 듯 합니다. 하지만 본격 상승 국면으로 진입하지는 않은 상황입니다. 미국 증시 역시 추세적 상승을 보이지는 않고요. 일반적으로 주가는 경기가 침체 국면에 진입하고, 기준금리가 낮아진 후에야 본격적으로 상승하는 경향이 있는데요. 최근 상황을 보면, 기준금리가 추가로 상승할 것 같진 않지만, 그렇다고 조만간 금리가 낮아질 가능성 역시도 낮아 보입니다. 때문에 주가도 상승 탄력을 받지 못하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미국의 경우엔 물가 상승률은 다소 둔화됐지만, 실물 경기와 노동 시장이 비교적 강하게 유지되고 있습니다. 연준의 물가 목표 수준인 2%대로 하락하려면 아직 더 많은 시간이 걸릴 수 있단 의미로, 기준금리가 예상보다 빠르게 낮아질 가능성이 희박한 상황입니다. 한국도 비슷합니다. 환율이 하락하며 금융 시장 불안 위험은 다소 줄었지만, 공공요금 인상으로 물가 상승세는 높게 유지 중입니다. 당분간 금리가 높은 수준을 유지할 거란 전망이 지배적입니다. 결국 미국이나 한국이나 모두 본격 상승 국면에 진입할 가능성이 다소 낮다고 볼 수 있습니다.

류상철
한국은행 국장

외국인 투자자 대비 정보 부족이 원인

현재 시장의 특수성을 고려해야 합니다. 현재 국내 기업 주가는 개별 경영 상황보단 미 연준의 통화 정책과 이를 바라보는 시장의 기대에 좌우되고 있습니다. 실제 근 미 국채 10년물 수익률과 국내 주가의 움직임을 살펴보면, 상관관계가 매우 높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장기 시장금리는 기준금리보다 더욱 강력하게 기업 가치를 좌우하는 핵심 변수인데, 한국의 장기 시장금리는 미국 시장에 따라 움직입니다. 상황은 이와 같은데 국내 투자자는 외국인 투자자보다 정보가 부족해 하락에 베팅 중인 듯 합니다.

🔥 MS도 구글도… 불붙은 AI챗봇 전쟁

챗GPT가 초대박 흥행을 내면서 국내외 빅테크들의 글로벌 AI 챗봇 출시 경쟁이 본격화하고 있습니다. 먼저 챗GPT 열풍에 위기 의식을 느낀 구글은 자체 AI 챗봇 ‘바드’ 출시를 공식화했습니다(🔗관련 기사). 2021년 이후 데이터는 잘 반영되지 않는 챗GPT와 달리 구글에 존재하는 가장 최신의 정보까지 담아낼 수 있는 강점이 있습니다. MS도 챗GPT 흥행에 힘입어 자체 검색 엔진 ‘빙(Bing)’의 점유율을 끌어올리겠다는 계산입니다. 챗GPT와 자사 클라우드 플랫폼 ‘애저’, 그리고 빙을 결합해 클라우드 강자인 아마존과 검색 강자인 구글을 모두 잡겠다는 포부입니다. 여기에 네이버와 카카오 등 국내 IT 회사들도 새 서비스를 예고하며 챗봇 전쟁에 참전할 예정입니다.

강승희
퀀트 트레이딩 스타트업 Teyvat Labs 대표

아무리 AI 열풍이지만 왜 줄줄이?

오픈AI의 챗GTP 이후 왜 이렇게 급하게들 서비스를 출시하고 있을까요? 사실 몇달만에 완성할 만한 프로젝트가 아닌데 다들 조만간 서비스를 출시하겠다고 합니다. 그게 의미하는 바가 뭘까요? 바로 ‘이미 만들어져 있었다’는 거겠죠. 브랜드 가치가 혹여나 훼손될까 걱정하며 출시를 못했는데, MS가 오픈AI라는 제3의 조직을 활용해 시장 여론을 테스트해보고 반응이 뜨거우니 서비스를 런칭한 겁니다. 시장 반응이 검증됐으니 너도 나도 출시에 뛰어드는 거죠. 이는 국 AI의 놀라운 천재성에도 불구, ‘AI는 스스로 무엇인가를 책임질 수 없다’는 게 최대 리스크라는 점을 보여줍니다. 회사든 유저든 혹은 그 누군가든 AI로 만든 결과물에 책임을 져야하는 거죠.

해봄
카카오브레인 Product Owner

질문 잘하는 사람이 승리하는 시대

챗GPT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 대화(chat)에 맞게 강화 학습을 시켜놓은 것입니다. 강화 학습이란 반복적 시행착오를 통해 해당 부분을 집중적으로 키웁니다. 사용자 1000만명이 넘는 챗GPT는 1000만명의 스승과 제자를 두고 강해지고 있는 셈이죠. 구글이 대항마로 발표한 바드도 대화에 최적화된 모델입니다. 구글 내 출처를 알아볼 수 있는 수많은 검색 결과를 무기로 고품질 답변을 제공할 수 있습니다. 미리 공개한 서비스 스크린 샷에서도 잘 드러나더라고요. 다소 디테일한 질문에도 잘 대답 하고 실시간 결과를 보여주는 데 강점이 있었습니다.

국내에선 네이버가 기존의 하이퍼클로바를 이용해 서치 GPT를 내놓겠다고 했고, 카카오도 카카오브레인을 중심으로 AI 모델들을 오픈소스화했습니다. 초거대 AI 시대에 압도적 데이터량과 강화 학습은 필수죠. 국내 기업들도 글로벌 경쟁력을 가지려면 데이터·인프라 단위의 컨소시엄 등이 필요합니다. 유저들에게도 고민해볼 지점이 있습니다. AI는 좋은 질문을 할 때 좋은 답을 주고, 이상하거나 불명확한 질문엔 애매모호한 답을 줍니다. 이젠 질문을 잘하는 사람이 이기는 시대가 오지 않을까요?

손기정
리테일테크 스타트업 지오코리아 대표

구글이 야후를 밀어냈던 것처럼…

구글은 검색을 통한 광고 수익이 전체의 8할 이상이라고 합니다. 구글 검색 엔진은 검색 키워드와 가장 관련성이 높은 정보가 담긴 링크를 찾아 주고 이용자는 이 많은 링크들을 직접 열람해보며 정보를 찾게 됩니다. 반면 챗GPT는 이용자의 질문에 정리된 답을 내놓습니다. 답은 AI가 인터넷 정보를 취합해 도출합니다. 이용자 입장에선 상대적으로 더 편리하게 필요한 바를 얻는 거죠.

검색 사업이 절대적인 구글 입장에선 챗GPT의 등장이 자사의 생존까지 위협하는 문제로 인식될 겁니다. 챗GPT의 잠재력은 무섭습니다. 현재는 인터넷 데이터만을 기반으로 하지만, 사용자가 많아질수록 정확성은 놀라울 정도로 개선될 것이기 때문이죠. 검색계 절대 강자였던 야후도 순식간에 구글에 밀려 사라졌습니다. 구글이 야후처럼 되지 말란 법은 없죠. 구글의 대응이 어떨지 궁금해지네요!

이준희
법무법인(유) 율촌 파트너 변호사·e-Biz & Fintech Team Lead

윤리적·정치적 논의도 시작할 시점

업계 관계자로서 많이 받는 질문 중 하나가 <판검사나 변호사 같은 논리 기반 도제식 직업이 소멸하지는 않을지>입니다. 분명 AI 서비스가 고도화될수록 검색·문서 작성 등 지식과 경험을 통해 이뤄진 많은 도제식 업무가 거의 확실히 자동화되고 대체되긴 할 겁니다.

물론 가장 핵심 영역인 가치 판단과 의사 결정의 영역은 아무래도 대체되지 않을 겁니다. 하지만 그 역할을 맡기 위한 경쟁 규칙과 사회 구조는 지금과는 많이 달라지겠죠. 비단 법조계만의 얘기가 아닙니다. 많은 사무직에서 마찬가지로 벌어질 일이 아닐까 합니다. 활자의 발명이, 산업혁명이, 인터넷 출현이 그랬던 것처럼, 기술 진보로 나타난 급격한 사회 구조 변화가 자칫 승자 독식과 다수의 절망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미리부터 윤리적·정치적 논의도 시작돼야할 시점이 아닌가 합니다.

⚡️ 미국도 한국도 줄줄이 어닝쇼크, 왜?

어느덧 미국의 실적 시즌이 정점을 지났습니다. 미국 핵심 기업들의 작년 4분기 실적을 두고 시장은 “코로나 펜데믹으로 붕괴된 2년 전 수준으로 돌아갔다”는 총평을 내놓고 있습니다. 실제로 대형주 중심의 S&P500 기업 중 실적 발표를 마친 250여개 기업의 작년 4분기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평균 5.3% 감소했습니다. 코로나 타격이 가장 컸던 2020년 3분기 수준입니다. 대장주들의 어닝 쇼크가 두드러졌습니다. 시총 1위 애플은 매출이 5% 감소하는 역성장을 했고, 순이익도 13% 감소했습니다. 구글의 모회사 알파벳도 매출과 순이익이 모두 줄었습니다. 유통 공룡 아마존도 마찬가지입니다. 은행권도 마찬가지입니다. 특히 투자 은행인 골드만삭스는 주당 순이익이 시장 예상치보다 39%나 낮았습니다.

한국도 사정은 다르지 않습니다. 국내 대장주 삼성전자의 영업 이익이 69% 감소한 데 이어, LG디스플레이는 흑자에서 적자로 전환했고, 유진투자증권은 80% 이상 영업 이익이 급감했습니다. 분야를 가리지 않고 여기저기서 어닝 쇼크가 속출 중이며 일일이 열거하기 힘들 정도입니다. 작년 4분기 실적을 발표한 상장사 중 영업 이익 시장 전망치가 존재하는 101곳 중 64곳이 전망 이하의 실적을 냈다고 하네요(🔗관련 기사).

강종구
한국은행 국장

美 기업 실적 저조했던 4가지 이유

사실 작년 4분기 미국의 경제 성장률 자체는 양호했습니다. 그럼에도 핵심 기업의 실적은 왜 저조했을까요?

1️⃣ 강달러 여파 : 달러 가치가 높게 유지되면서 애플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의 달러 환산 해외 수입이 감소했습니다. 

2️⃣ 해외 경기 부진 : 미국을 제외한 해외 경기가 부진했죠. 글로벌 빅테크들의 수입 감소 요인이었을 겁니다.

3️⃣ 제조업 수요의 상대적 부진 : 코로나 사태가 끝나가면서 여행 등 서비스업 수요는 계속 증가 중입니다. 하지만 반작용으로 제조업 수요는 상대적으로 줄었습니다. 일반적으로 가계에서 서비스업 상품 구매에 돈을 더 많이 쓰면, 제조업 상품 구입 자금은 부족해지기 때문이죠.

4️⃣ 장단기 금리 역전 : 미국 대형 은행들은 단기로 자금을 조달해 장기로 대출해주는 수익 구조를 갖고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미래 불확실성이 큰 장기 금리가 더 높기 때문에 은행이 수익을 올릴 수 있었는데요. 작년은 장기보다 단기 금리가 더 높아져 대형 은행의 수익을 악화시켰습니다.

김성순
단국대학교 무역학과 명예교수

물가 완화만큼 침체 막는 것도 중요합니다

기업 실적 악화는 정부의 법인세수, 소득세수, 부동산 관련 세수 등과도 연결됩니다. 기업 경기가 안 좋아지면 정부의 세수가 줄어들고, 세입 예산 부족으로 재정 건전성마저 악화될 수 있습니다. 그만큼 치솟는 인플레를 잡기 위해 펼친 고강도 긴축 정책이 경제의 많은 부문에 희생을 야기했다는 뜻입니다. 헌데 반대로 얘기하면 조만간 고금리 긴축 정책을 유지할 수 없는 한계 상황에 직면했단 뜻도 됩니다. 경기 회복을 위해 긴축 완화가 필요한 시기라는 겁니다.

문제는 미국과 한국 경제의 온도 차입니다. 미국은 예외적으로 안정된 노동 시장을 기반으로 긴축 강도를 늦추지 않고 있습니다. 하지만 한국은 고강도 긴축 유지가 어려운 상황입니다. 선택이 필요한 문제지만, 인플레를 진정시키는 것 못지 않게 경기 침체를 막는 것도 중요하니 긴축 완화는 불가피할 듯 합니다.

류상철
한국은행 국장

대중 의존도 낮춰야 韓 실적 회복 가능

기업 실적 악화엔 여러 원인이 있습니다. 우선 인플레로 소비자 구매력이 약화됐죠. 중국의 코로나 봉쇄로 수요는 줄어들고, 글로벌 공급망이 훼손되며 생산 원가가 높아진 영향도 있죠. 여기에 각국 정부의 태도 변화도 있습니다. 지금까진 그나마 확장적 재정 정책으로 소비를 지탱했는데, 지금은 부채가 크게 늘어 여의치 않은 상황입니다.

앞으로 인플레가 완화되면 소비자 구매력은 다소 높아지겠지만 여전히 개선을 기대하긴 어려운 상황입니다. 물가 수준은 이미 높은 반면, 임금 상승은 인플레에 못 미치기 때문입니다. 중국발 수요가 살아나도 미·중 분쟁이 이어지는 한 한국의 대중국 수출도 회복이 어렵습니다. 한마디로 한국 경제가 전환기에 놓여있다는 건데요. 중국을 중심으로 설계된 공급망을 베트남·인도네시아·인도로 다변화해 과도기의 파고를 타고 넘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