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번 미국 고용이 폭등한 3가지 ‘진짜’ 이유

🇺🇸 이번 미국 고용이 폭등한 3가지 ‘진짜’ 이유

“다음달이면 연준의 금리 인상이 끝날 것”이란 시장의 기대가 무색하게, 금리를 둘러싼 환경이 다시 또 복잡해졌습니다. 지난주 연준이 거의 1년 만에 ‘베이비 스텝'(0.25%p 금리 인상)으로 돌아오고 파월 의장의 입에서 “디스인플레이션(인플레 완화)”이 나온 지 단 하루 만에, 이를 반박하는 엄청 강한 고용 지표가 발표된 겁니다. 비농업 일자리가 최근 1달간 전문가 예상치의 약 3배로 증가했고, 실업률도 54년 만의 최저치로 떨어진 겁니다. 고용이 이토록 활성화하면 소득과 임금이 올라 인플레는 잡히기 힘들어진다는 게 중론입니다.

투자자들의 속내도 복잡해졌습니다. 자산 가치는 보통 금리와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는데, 금리가 앞으로 어떻게 될지 다시 가늠하기 힘들어졌기 때문입니다(🔗관련 기사). 이를 반영하듯 지난주 미국 뉴욕 증시는 일제히 하락했고, 어제 코스피·코스닥도 모두 떨어졌습니다.

강종구
한국은행 국장

왜 미국의 구직자들이 왜 이리 늘었을까요?

미국의 1월 고용은 큰 폭으로 증가했으나, 총임금 증가율과 시간당 임금 증가율은 모두 하락했습니다. 왜 임금은 오르지 않았을까요? 그건 바로 노동 수요보단 공급이 증가했기 때문으로 해석됩니다. 수요-공급의 X자 그래프를 떠올려 보세요. 노동 수요가 늘면 명목 임금도 함께 올라가며 물가 상승 압력이 높아집니다. 그러나 노동 공급이 늘면 고용은 늘지만 임금은 내려가죠. 이 경우엔 물가 상승이 아닌 안정 요인이 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때문에 이번 고용 지표가 물가 전망을 크게 바꾸진 않을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럼 미국의 구직자들은 왜 이렇게 늘었을까요? 1️⃣ 코로나 기간 일시적 애로가 생긴 부문들이 정상화됐습니다. 예를 들어 유치원이나 보모들의 활동이 정상화되면서 자녀가 있는 여성들의 복직 니즈가 늘었습니다. 2️⃣ 코로나 정부 지원금을 거의 다 지출하면서 이제 근로 소득을 벌 필요가 커졌습니다. 3️⃣ 물가가 지속해 오르면서 지출 규모도 커졌죠. 때문에 근로 소득을 보탤 필요가 생겼습니다.

류상철
한국은행 국장

연준의 가장 큰 고민거리는 바로…

연준을 가장 골치 아프게 하는 건 ‘시장의 기대’입니다. 기준금리가 계속 오름에도 시장은 머잖아 연준이 금리를 인하할 거라고 예상했습니다. 그 증거로서 시장금리인 미 국채 10년물 수익률은 3.4% 아래로 떨어져 있습니다. 이렇게 기준금리와 시장금리가 따로 움직이면 연준의 통화 정책 효과는 약화됩니다. 통화 정책은 <단기 금리 조절 → 장기 금리 변동 → 실물 경제에 영향>의 메커니즘인데, 지금처럼 중앙은행이 단기 금리를 올려도 장기 금리가 내려가면 인플레 압력이 오히려 높아집니다.

인플레는 원자재 가격 하락과 기저 효과로 인해 하락 중이죠. 그러나 공급망 훼손에 따른 생산 비용 상승, 노동 공급 부족 등 공급 측면 요인이 지속할 경우 3~4% 수준에서 더 떨어지지 않고 머무를 가능성도 있습니다. 다시 말해 인플레 압력이 완전히 줄어들지 않은 상황인데, 시장금리는 이미 완화적으로 선회해 연준 입장에선 난감한 상황인 거죠.

한편 장·단기 금리 역전을 경기 침체 전조로 해석하는 사람이 많은 것 같군요. 하지만 무리한 해석이라고 봅니다. 경기가 나쁘지 않아도 인플레가 약화되면 두 금리는 얼마든 역전될 수 있거든요. 인플레가 약해져 중앙은행의 기준금리(단기 금리)가 지속적으로 인하될 기대가 커지면, 장기 금리가 미리 움직여 단기 금리보다 낮아질 수 있습니다.

김성순
단국대학교 무역학과 명예교수

경제학자들이 놓치던 것들

고금리 통화 초긴축 상황에 물가가 하락하는 국면에서 고용 시장이 더 강해진다? 이는 분명 경제학자들에게 모순이자 충격입니다. 무언가 놓치고 있던 게 있단 뜻이죠. 그 원인 중 하나가 최근 빅테크의 고임금 대량 해고 사태입니다. 이 뉴스를 너무 크게 받아들이다 보니 고용 시장 전체 움직임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또 강종구 국장님 말씀대로 코로나 이전과 지금의 경제 상황이 달라졌죠. 말씀을 보태자면 미국 정부가 코로나 이후 이민 유입을 강력히 제한하면서, 내국인을 위한 일자리도 많이 늘었습니다.

아무튼 당장 금리를 둘러싸고 연준의 고민이 깊어지겠지만 장기적으론 나쁜 게 아닙니다. 경기 침체, 즉 실업률 상승 없이 인플레를 제어할 수 있단 뜻이기 때문이죠.

손석우
경제 평론가·건국대 행정대학원 겸임교수·요즈마인베스트먼트 파트너

신중 모드 파월, 착오 되풀이 않겠다는 것

문득 2021년 파월 의장이 ‘인플레는 일시적’이라고 언급했다가 시장으로부터 두고두고 된서리를 맞았던 게 떠오릅니다. 이번 FOMC 기자회견에서 파월은 디스인플레를 얘기하면서도 향후 통화 정책 결정엔 뚜렷한 스탠스를 취하지 않았어요. 과거 판단 착오를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신중함이 엿보입니다.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도 마찬가지 아닌가요. 확실한 증거가 나오기 전에는 ‘조기 금리 인상 중단’ 같은 섣부른 시나리오에 배팅하는 건 패착이 될 수도 있다는 것말입니다.

🌆 불패신화 무너지나? 집값 급락 중인 강남 3구

지난달 정부가 각종 부동산 규제 완화책을 발표했단 소식 전해드렸죠. 강남 3구와 용산구를 제외한 서울 전역을 규제지역에서 해제한 건데요(🔗관련 내용). 그럼에도 아파트값 하락세는 여전한데, 해제 지역에서 빠졌던 강남 3구는 타격이 유독 큽니다. 기존 최고가보다 10억원이나 내린 매매가 이뤄진 사례들이 나오고 있다는데요(🔗관련 기사). 지난 한 달간 서울의 가격 낙폭 상위 아파트는 강남구 도곡동 도곡렉슬(1·8위)과 서초구 반포동 반포주공 1단지(2·3·6·9위), 송파구 잠실동 잠실주공 5단지(4·5·7위)로 강남 3구가 삼분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이동윤
신한금융그룹 해외부동산투자 수석매니저

글쎄요, 급락이라고 보긴 힘들어요

1년 동안 강남권 주요 아파트 단지는 거래가 거의 전무했습니다. 거래 절벽 그 자체였죠. 그나마 기사에서 언급된 일부 아파트는 15년 이상 년식의 아파트이고, 거래 건수도 소수에 불과합니다. 때문에 규제 해제의 예외로 강남 아파트값이 급락하는 사례라고 일반화하기에는 다소 어려워 보입니다. 하지만 거래 건수 자체가 저조한 상황에서 이전 고점과 비교해 가격이 조정 추세에 있다는 사실은 명확한 것 같습니다.

기사에선 최근 거래 가격과 고점을 비교했는데요. 약 5년 전인 2017년 가격과 비교하면 고점 가격이 2~3배 정도 높습니다. 최근 거래 가격과 2017년 가격을 비교해도 최근 거래 가격이 여전히 1.5~2배 정도 높은 수준입니다. 5년 사이의 소득 증가율과 기타 위치 프리미엄 등을 고려하면, 최근 강남권 아파트 가격이 급락했기보다는 정상 수준보다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동안 많이 올랐던 만큼 상승분을 다소 반납한 셈이죠.

한편, 최근 아파트 분양 시장이 침체되면서 분양 연기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당장은 공급 불안보다는 가격 하락 우려가 더 큰 만큼 공급 불안이 큰 이슈는 아닐 텐데요. 시장이 반등하는 시점에는 오히려 집값을 급격히 끌어올리는 요소가 될 수 있어 상황을 주시할 필요가 있습니다.

🚨 인수 앞둔 ‘부릉’ 메쉬코리아, 최대 위기!?

배달 대행 플랫폼 ‘부릉’ 운영사 메쉬코리아를 둘러싼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관련 기사). 한때 기업 가치 1조원을 넘보던 메쉬코리아는 작년 상반기부터 자금난에 시달렸습니다. 결국 대출금을 상환하지 못하면서 매각 수순을 밟게 됐는데요. hy(옛 한국야쿠르트)가 800억원에 메쉬코리아 지분 65~67%를 인수하겠다고 나섰고, 회생 법원의 승인을 받아 600억원의 자금도 지원했습니다. 인수 절차가 마무리되면 메쉬코리아는 회생하고 hy는 자사몰의 배송 서비스를 강화할 것으로 기대됐습니다.

헌데 문제가 생겼습니다. 메쉬코리아 창업자인 유정범 의장이 매각에 반대하고 나선 겁니다. “회사를 매우 낮은 가치에  장악하려는, 적법하지 못한 절차를 통한 적대적 인수”라며 이사회에서 결의한 매각 절차가 무효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메쉬코리아는 긴급 이사회를 통해 유 의장 해임과 신임 대표 선임으로 대응했고, 유 의장은 이사회 결의 효력정지 가처분, 신임 경영진의 직무 정지 가처분 소송 등으로 맞섰습니다(🔗관련 기사). 법원의 판단이 두 회사 인수합병의 최대 변수가 될 전망입니다.

이준희
법무법인(유) 율촌 파트너 변호사·e-Biz & Fintech Team Lead

법원은 어느 쪽 손을 들어줄까요?

메쉬코리아의 회생 과정에서 나타난 창업자와 회사의 경영권 다툼은 일단 유 의장이 건 직무 정지 가처분 결과를 차분히 지켜볼 필요는 있습니다. 경영권 분쟁 관련 가처분은 사실상 본안 소송에 가까운 신중한 심리와 결정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이번 회생 절차를 둘러싼 절차의 적법성을 확인하는 중요한 의미가 있겠습니다.

그간 회사를 둘러싸고 흘러온 상황이나 이번 회생 절차를 지켜본 사람들은 이 가처분 인용 가능성을 그다지 높게 보지 않는 듯 합니다. 얼마 전 자금 지원을 승인한 회생 법원 입장에선 현재 승인된 회생 계획을 회사·채권자 등 이해 관계인에 가장 가까운 입장에서 합리적인 방안이라고 인정한 셈이니까요. 모쪼록 회사가 조속히 정상화되길 바랍니다.

해봄
카카오브레인 Product Owner

합병 후 미래가 기대되는데요? 😆

메쉬코리아는 실시간 커뮤니케이션, 음식 주문·배달 등에 잔뼈가 굵습니다. 업력도 어느덧 약 10년에 접어들었습니다. 작년 10월엔 오아시스와 함께 조인트 벤처(합작 회사) ‘브이’를 세워 당일 배송 서비스도 선보였습니다. 고객 주문이 들어오면 부릉이 전국 각지 오프라인 오아시스 마켓의 물건을 배송하는 서비스입니다.

여기에 hy의 전국 영업점과 창고가 합쳐지면 어떻게 될까요? 신선 제품 시장에서 오아시스와 hy의 입지는 더 공고해질 겁니다. hy는 자사몰에서 유제품과 밀키트를 파는 만큼, 기본적으로 각 영업점에 냉장 보관 시설을 보유 중입니다. 그만큼 신선 제품 배송 시장에서의 경쟁력이 막강합니다. 한국야쿠르트 시절부터 쌓아온 고객 데이터 역시 무시할 수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