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번 경기 침체가 부자들한테 더 불리한 이유

💰 이번 경기 침체가 부자들한테 더 불리한 이유

올해 세계적 경기 침체가 본격화할거란 전망이 많죠. 그런데 이번 침체는 미국을 중심으로 저소득층보다 부자들한테 더 큰 타격을 입힐 거란 뉴스가 나왔습니다(🔗관련 기사). 부자들의 불황, 즉 리치세션(Richcession)이 될 거란 말인데요. 저소득층일수록 코로나 기간 정부의 각종 재정 지원을 받았고 고용 시장 활황으로 임금이 오르면서 경기 침체에 대응할 준비가 된 반면, 고소득층은 증시 하락으로 자산 가치가 감소하고 고액 연봉을 받는 빅테크를 중심으로 정리해고가 잇따르면서 경기 침체에 상대적으로 취약해진 상황이라고 합니다.

통계로도 나타나는데요. 코로나 기간 미국 저소득층은 순자산이 최근 1년간 17% 증가했는데, 고소득층은 7% 넘게 감소했습니다. 특히 저소득층의 경우 2019년 말 대비로는 42%가 늘어났다네요. 같은 기간 임금도 저소득층(7.4%)이 고임금자(4.8%)보다 인상 폭이 컸습니다. 저소득층 근로자들을 더 많이 고용하는 산업들의 인력난이 더 심해 당분간 이런 추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김성순
단국대학교 무역학과 명예교수

고소득층 소득 감소도 경기 침체 원인!

미국은 유독 빈부 격차가 심하기에 이 같은 현상이 어떤 의미론 긍정적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추세가 지속될까요? 그렇진 않을 겁니다. 한시적 변화죠. 더구나 고소득층은 기업 경영의 중심을 이룹니다. 이들의 저축과 투자가 감소하면 경기 하락을 심화시킬 수 있어요. 이는 경기 침체를 유발할 수 있고요. 아울러 저소득층 지원에 쓰인 확장적 재정 지출은 국가 부채 증가를 수반합니다. 물론 순기능은 있었지만 현세대에서 후세대로의 세금 부담이 옮겨진 거라고도 볼 수 있습니다.

류상철
한국은행 국장

이 뉴스로 인플레 전망을 유추해볼게요

이 뉴스를 보니 <미국의 경기가 생각만큼 크게 식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볼 수 있겠네요. 일단 과거와 지금의 차이를 짚어야 합니다. 1980년대 이후로 경기 침체는 금융 위기와 더불어 나타났습니다. 당시부터 ‘금융자본주의’가 대세가 됐기 때문이죠. 2001년 닷컴버블·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2010년 유럽 재정 위기가 대표 사례입니다. 이때마다 선진국 중앙은행들은 완화적 통화 정책을 단행해 자산 시장을 급반등시켰습니다. 고소득자인 투자자들의 소득은 빠르게 회복된 반면, 실물 경기 둔화는 지속해 저소득층의 소득 회복은 더뎠죠. 

그런데 이번 인플레는 너무 강력해 중앙은행이 금리를 과거처럼 인하할 여지가 없다는 게 큰 차이점입니다. 이걸 고소득자의 입장에 대입하면, 이들의 자산이 감소한 상태에서 회복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는 거죠. 반면 저소득층은 경기 둔화 영향을 상대적으로 덜 받고 있죠. 소득이 줄어도 소비를 잘 줄이지 않는 고소득층 소득은 크게 줄어드는데, 그 반대인 저소득층 소득은 유지되면서 소비가 별로 줄지 않고 있습니다. 경기가 생각만큼 크게 둔화되진 않을 이유 중 하나입니다. 

최우진
한국개발연구원(KDI) 거시금융정책연구부 연구위원

다소 과장된 표현 같습니다

현재 상황이 자산이나 소득 기준 상위 계층에도 적잖은 영향이 있는 건 사실로 판단됩니다. 소득 상위 5% 가구의 순자산이 7.1% 감소했단 건 낙폭이 꽤 커보입니다. 기사 분석대로 부동산과 증시 낙폭이 매우 컸던 영향이겠죠. 다만 원칙적으론 경기 불황 때 상위 계층의 체감 상황이 하위 계층보다 가혹하진 않을 텐데요. 상위 계층은 일반적으로 자산 가치 하락에 따라 소비를 급격하게 감소시키지 않습니다. 어쩔 수 없이 소비 규모를 줄이기로 결정해도 소비재의 질을 낮추는 방향으로 대응이 가능하기 때문에 “이번 침체가 부자들에게 유독 더 가혹하다”는 표현은 다소 과장된 표현 같습니다.

강종구
한국은행 국장

고급 인력 고용은 나중엔 큰 도움

과거 실증 분석 연구 결과들을 보면, 경기 침체는 통상 고소득층보다 저소득층 소득을 더 감소시켜 소득 불균형을 악화시킵니다. 예전엔 경기 침체가 와도 고급 인력보다 단순 인력의 해고가 더 크게 늘었기 때문입니다. 기업 입장에선 단순 인력은 나중에 경기가 회복되고 충분히 다시 뽑을 수 있기 때문에 해고 부담이 적거든요. 더구나 단순 인력은 인적 자본이 축적되지 않지만 고급 인력은 지속 축적이 됩니다. 즉, 경기 침체 때 고급 인력을 고용하면 당장엔 수익에 도움이 안 되더라도 경기 회복 이후엔 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거죠. 한편 높아진 소득 불균형은 경기 회복에도 부정적입니다. 저소득층은 돈을 못 벌수록 소비도 줄이니는 경향이 강하니까요. 코로나 기간 각국이 실업 급여 등을 통해 소득 지원에 열심이었던 이유 중 하나입니다.

손석우
경제 평론가·건국대 행정대학원 겸임교수·요즈마인베스트먼트 파트너

한국엔 대입될 수 없는 얘기

미국은 코로나 펜데믹을 거치며 저소득층 일자리를 중심으로 완전고용에 가깝습니다. 반면 금융 시장이 부진하니 부자들의 자산이 줄고 월가의 고소득 직장인들이 구조조정 한파를 겪고 있습니다. 그런 관점에서 미국 내 부유층과 저소득층의 자산 격차가 줄었다는 분석은 선뜻 이해가 갑니다.

그러나 이 공식을 한국에도 똑같이 적용할 수 있을까요? 어려울 겁니다. 최근 통계를 보면 한국인은 순자산의 74%가 부동산입니다. 자산 상위 20%와 하위 20%의 차이가 역대 최대로 벌어졌습니다. 높은 부동산 자산 비중이 가계 자산 양극화를 심화시킨 거죠.

🏘 부동산 규제 대폭 완화, 변화 총정리!

정부가 각종 부동산 규제 완화책을 발표했습니다(🔗관련 기사). 작년 수도권에 이어 이번엔 강남 3구와 용산구를 제외한 서울 전역을 규제지역에서 해제했습니다. 오늘부터 바로 효력이 발생하는데요. 이제 집값의 최대 70%까지 대출 한도가 늘어나고 양도세·취득세 등 관련 세금도 크게 줄어듭니다. 분양가 상한제도 강남 3구·용산구를 빼고 모두 해제됩니다. 분상제 아파트에 당첨된 사람들에게 적용되던 최대 5년의 실거주 의무도 법 개정을 통해 폐지하기로 했습니다. 3월부턴 12억원 초과 아파트도 중도금 대출을 받을 수 있어 분양가와 관계 없이 중도금 대출이 가능해집니다.

김웅
하나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 부동산전문위원

집값 저점이 아직도 멀게 느껴지는 이유

과거 박근혜 정부는 부동산 시장 침체가 길어지자 금융 정책과 규제 완화를 통해 시장을 부양시켰습니다. 일명 <빚내서 집 사라> 정책인데요.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서도 비슷한 방향성이 느껴집니다. 다만 그때랑 다르게 집값 하락세가 잡히진 않을 것 같아요. 그 이유는 ‘공급’과 ‘금리’에 있습니다. 

박근혜 정부 땐 보금자리주택 등 공공주택 신규 지정을 중단했습니다. 대신 민간 주택 공급을 활성화했죠. 반면 현 정부는 공공임대주택 100만호 공급 계획을 발표하는 등 규제 완화와 더불어 대규모 공급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공급이 많다면 집값은 하락할 수밖에 없죠.

대출 규제가 완화되긴 했지만 집 사는 부담 역시 커진 상황입니다. 박근혜 정부 당시엔 기준금리가 1.25~2.5% 수준이었습니다. 현재는 3.25%까지 올랐습니다. 대출 한도가 늘어난다 해도 그만큼 대출 이자 부담도 크기 때문에 매수 심리가 살아날 수 있을진 불확실합니다. 시장 예상을 뛰어넘는 수준의 대규모 규제 완화책을 발표한 건 사실이지만, 집값 저점이 아직도 멀게만 느껴지는 이유입니다.

김현아
제20대 국회의원·전(前) 한국건설산업연구원 건설경제연구실장

한국 부동산 규제는 왜 늘 뒷북을 치나

과연 그간의 부동산 규제가 누굴 위한 정책이었을까요? 예컨대 지금까진 12억원이 넘는 아파트를 분양 받을 땐 중도금 대출을 못 받았는데, 이 아파트들은 대부분 서울 요지에 있었을 겁니다. 반대로 얘기하면 현금 없는 사람은 서울 요지 아파트를 분양 받을 수 없었단 거겠죠. 국민들이 살 수 있는 주택 위치와 가격 한도를 국가가 정해준 셈입니다. 아이러니하게도 서민을 위한다는 규제가 오히려 서민을 일종의 가두리 안에 가둔 셈 아닐까요? 이제라도 규제를 완화하고 시장을 정상화하겠다니 다행입니다만, 한국 부동산 규제는 왜 늘 뒷북을 치는지 안타깝네요. 시장이 망가진 후에야 해결책을 구하고 있으니 말이에요.

이동윤
신한금융그룹 해외부동산투자 수석매니저

장기적 정책이 부재해 아쉽습니다

단기적으로 거래 활성화라는 목적을 달성할 수는 있을 겁니다. 다만, 장기적인 관점에선 오히려 시장 거래 왜곡을 초래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물론 시장이 지나치게 과열되면 정부가 과감히 개입할 필요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정부 개입이 초래할 파급력 먼저 고민해야 합니다. 특히 부동산 거래 참여자들의 심리 조절에 초점을 두고 신뢰성 있는 정부 정책을 발표해야겠죠. 

문제는 대부분의 부동산 정책이 세밀한 검토 없이 이뤄졌다는 점입니다. 문제가 발생하면 이를 해결하거나 통제하려는 정책이 대부분이었습니다. 장기적 영향을 고려한 정책은 그렇게 많지 않아 보여 아쉬움이 많았죠. 이번 정책도 마찬가지입니다. 기존 부동산 정책을 완화해 거래 활성화를 끌어내겠단 목적이지만, 현재는 부동산 경기가 식고 있고 가격 조정 전망이 우세합니다. 게다가 매크로 환경을 고려하면 시장 분위기 반전은 쉽지 않아 보여요. 당장의 거래 활성화보다 장기적 관점에 입각해 부동산 정책을 마련했다면 더 좋았을 것 같습니다.

최대경
신한은행 부동산금융부 선임매니저

부동산, 정치의 문제여선 안 됩니다

2017년 문재인 전 대통령은 취임 직후 강남 부동산값을 잡겠다고 각종 규제책을 쏟아냈습니다. 하지만 각종 규제가 <오늘 집을 사지 않으면 내일은 못 산다>는 불안 심리를 조장해 오히려 집값이 올랐습니다. 시장은 왜곡됐고 부동산은 투자 수단을 넘어서 정치의 문제로 편입됐습니다.

이번 규제 완화는 부동산을 다시 시장 경제의 영역으로 회귀시킬 방안입니다. 물론 그 과정에서 집값은 더 하락할 수도 있습니다. 규제가 철폐되고 부동산 거래가 활발해지면 가격은 시장 논리에 따라 상승할 수도, 하락할 수도 있습니다. 바로 적정한 시장 가치를 찾는 과정이 될 텐데요. 이게 바로 부동산이 시장 경제의 영역으로 돌아오는 길이 될 겁니다.

💢 “이젠 돈 내라” 영향력 키운 빅테크의 배신?!

무료 서비스로 시장 영향력을 키워온 빅테크들이 서비스 유료화에 나서고 있습니다(🔗관련 기사). 2016년 구글 포토를 유료로 전환했던 구글은 이번엔 대학 등 교육기관에 무료로 제공하던 클라우드 서비스를 유료화했습니다. 넷플릭스는 동거 가족 외 이용자와 계정을 공유하기 위해서는 추가 요금을 부과하는 방안을 추진 중입니다. 트위터 역시 유료화를 추진 중이라 빅테크 기업의 이 같은 움직임은 앞으로도 더 늘어날 전망입니다.

정영준
그레이웨일 대표·전(前) 블라인드 공동대표

경쟁사엔 더 없을 기회!

무료 서비스는 영원할 수 없습니다. 돈을 벌든가(혹은 돈을 버는 기반이 되든가) 아니면 종료하든가 둘 중 하나일 겁니다. 하지만 이와 별개로 시장 장악을 위한 거대 플랫폼의 퍼주기가 끝나고 유료화가 시작되는 건 경쟁사들엔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공짜라는 치트키가 막히면 차별화 또는 기술력이 중요한 시장이 되니까요. 서비스가 유료화되는 순간 공짜라 불편함을 감수했던 고객들은 결국 대안을 찾기 시작할 겁니다. 그간 고객 확보에 어려움을 겪던 경쟁사들, 혹은 시장 진입이 늦었던 후발주자들이 재평가 받을 기회가 되는 셈이죠. 구글이나 넷플릭스 같은 글로벌 플랫폼에 치이던 국내 사업자들은 국내 고객 니즈에 더 몰두해도 좋을 겁니다. 현지화는 또 다른 경쟁력이자 해자가 되기도 하니까요.

손기정
리테일테크 스타트업 지오코리아 대표

유료 고객에게 필요한 건 ‘번거로움’?!

무료로 확보한 고객을 유료 고객으로 계속 남게 하는 요인은 결국 편의성과 번거로움일 겁니다. 예를 들어 넷플릭스 구독을 해지한다면, 보고 싶은 콘텐츠가 있을 때마다 개별 구매해야 합니다. 그 귀찮음이 결국 소비자 이탈을 막는 장벽으로 작용하는 거죠. 결국 소비자는 압도적으로 편리하면서도 또 다른 무료, 무제한 서비스가 등장하지 않는 한 해당 서비스를 계속 이용할 확률이 높습니다.

이준희
법무법인(유) 율촌 파트너 변호사·e-Biz & Fintech Team Lead

과연 배신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근본적으로 모든 서비스는 공짜가 아닙니다. 오래전 인터넷 세상이 본격적으로 발달하고 온라인 비즈니스가 성장하던 시기에, 사람들은 잠재력이 무한한 자유의 세상을 공짜로 만끽할 수 있다고 착각했습니다. 불법 파일 공유부터 오픈소스 등 새 행동과 실험이 이뤄졌죠. 하지만 이제 온라인 서비스를 공짜 서비스로 보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편리한 서비스 이용 대가로 우린 개인정보, 마케팅 동의, 광고 노출 등을 기꺼이 감수하며 대가를 지불하고 있죠. 

그럼 사업자는 어떨까요? 이용자 수를 기반으로 가치를 평가 받고, 광고나 타겟 마케팅 등을 통해 수익을 창출합니다. 여기에 더해 구글, 넷플릭스처럼 이용자들을 묶어놓는 일종의 락인효과까지 이뤄낸다면 그야말로 성공적인 빅테크 비즈니스라고 할 수 있겠죠. 그 다음 전략은 기사에 나온 사례들처럼 락인효과를 기반으로 한 수익 창출일 겁니다. 기사에 나온 표현대로 ‘배신’, ‘기습’이라기 보다는 수익 극대화를 위해 합리적으로 사용하는 수단이 바로 탄력적인 가격 정책인 셈이죠.

빅테크를 마치 악마처럼 묘사하는 섣부른 태도는 위험합니다. 그보단 빅테크의 시장 지배력과 독점에서 오는 폐해를 어떻게 다룰 것인지 고민해야 하지 않을까요? 

강승희
퀀트 트레이딩 스타트업 Teyvat Labs 대표

기업은 자선 단체가 아니에요

기업은 자선 단체가 아닙니다. 기업들이 처음에 공짜로 서비스를 이용하게 해주는 시기는 고객을 늘리기 위해 마케팅 비용을 지출하는 시기입니다. 하지만 차츰 서비스가 성장하면서 유지 비용도 늘어나고,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추가 투자가 필요해집니다. 이 비용을 감당하려면 요금 인상을 고려할 수밖에 없습니다.

OTT 시장도 마찬가지입니다. 넷플릭스의 후발 주자로 디즈니+ 등 경쟁자들이 생겼습니다. 경쟁이 치열해진 상황에서 양질의 콘텐츠를 생산해내지 못하면 도태되기에 넷플릭스 등 OTT 서비스는 지속 투자를 바탕으로 자체 콘텐츠를 계속 생산하고 있습니다. 콘텐츠 서비스 이용 비용이 계속 올라가는 것 역시 이 때문입니다. 시장이 거의 포화 상태라면, 결국 비용을 인상해서 수익성을 맞추고 또 그 수익으로 더 좋은 콘텐츠를 생산하는 선순환을 그리고 있는 거죠. 

영화 한 편과 가격을 단순 비교하기는 어렵겠지만, 그래도 비교하면 넷플릭스는 여전히 가성비 좋은 서비스라고 보입니다. 서비스에 종속되기 싫다면 중간중간 다른 서비스로 바꾸는 게 하나의 선택지가 될 수는 있을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