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집값? 2008년보다 지금이 더 심각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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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uiz of the day

내년도 모태펀드 예산이 1000억원 늘어나 딥테크 스타트업을 지원하는 ‘이것’에 쓰인다고 합니다. 세계 시장을 선도할 기술을 보유한 창업팀을 집중 육성하는 이 프로그램의 이름은 무엇일까요?


📻 오늘 뉴스레터는 리멤버 웹개발자 오종택님이 직접 읽어드립니다. 텍스트가 불편한 분들은 오디오를 이용해보세요.

 

😨 집값? 2008년보다 지금이 더 심각한 이유

집값이 최고점을 찍었던 작년, ‘내 집’을 마련한 무주택자가 103만명에 달한다는 소식입니다(🔗관련 기사). 관련 통계가 작성된 2017년 이후 가장 많은 수치인데요. 30세 미만 젊은층을 중심으로 한 ‘패닉 바잉’의 여파로 추정됩니다.

대부분이 ‘영끌’ 대출로 집을 구매한 만큼, 최근 급격히 오른 대출 금리에 고통을 겪는 이가 상당할 듯합니다. 특히 어제는 주택담보대출 변동 금리의 기준이 되는 코픽스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는 뉴스도 나왔는데요(🔗관련 기사). 이에 따라 시중 주담대 금리가 올해까지 8%로 치솟을 거란 예측이 나오면서 주거비 부담이 상당히 가중될 전망입니다.

김웅
하나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 부동산전문위원

지금이 더 심각할 수 있는 이유

영끌까지 하면서 주택을 산 이유는 “집값이 더 급등하기 전에 사야 한다”는 심리적인 부분도 작용했겠지만, 지금처럼 단기에 집값이 급락할 거라고 예측 못한 영향도 큽니다.

작년에도 어느 정도 금리 인상이 예상되긴 했어요. 그러나 공급 부족이 당분간 유지될 거라 집값 상승세는 올해까지 이어질 거라고 보는 전문가 예측이나 언론 보도가 많았습니다. 이런 분위기에 편승해 주택을 매입한 사람들이 많았죠.

단기간의 집값 급락은 ‘하우스 푸어’ 현상을 빠르게 심화시킬 수 있어 문제입니다. 누군가는 지금 시기를 2008년 미국 금융 위기 때 부동산 시장이 침체됐을 때와 비교하는데, 둘은 사정이 다릅니다. 당시엔 대략 5~6년에 걸쳐 하락세가 지속됐습니다. 대응할 시간이 있었단 얘기죠. 하지만 지금은 하락세가 빨라 그럴 만한 여유가 없습니다. 정부가 최근 대응책들을 잇달아 발표하곤 있지만 보다 선제적 대책이 필요합니다.

고재성
이알에이코리아리얼티 부장

내 집 마련한 무주택자라면 이야기 다를걸요?

코로나 이후 이어진 저금리 상황에서 변동 금리 대출을 최대한 활용한 투자자들이라면 긴장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입니다. 다만, 무주택 서민들이라면 이야기가 다를 겁니다. 무주택자들이 주택을 구입하는 건 장려할 만한 일이고, 정부 정책도 서민 내 집 마련을 도왔습니다. 장기이면서 저리인 주택 구매 자금 대출을 지원해 준 게 대표적이죠. 정부 지원 대출을 활용해 주택을 한 채 마련한 이들이라면, 비록 성공적인 투자 타이밍을 잡진 못했더라도 상대적으로 마음을 놓을 수 있지 않을까요?

이동윤
신한금융그룹 해외부동산투자 수석매니저

금리 인상 속도가 너무 빨랐어요

미국 금융 위기 여파로 최고점을 찍었던 2008년만 해도 한국의 기준금리는 5.25%였습니다. 베이비 스텝으로 불리는 0.25%p를 매년 2차례씩 점진적으로 올린 거였죠. 때문에 금리 상승으로 인한 시장 충격은 지금과 비교하면 미미한 수준이었습니다. 가계가 느끼는 대출 이자 부담도 그리 안 컸죠.

하지만 지금은 너무 단기간에 금리가 올랐습니다. 최소한 내년 상반기까진 금리가 더 오를 것 같아요. 고점에서 뒤따라 잡았던 2040대 매수자들은 대출 의존도가 매우 높을 겁니다. 게다가 지출이 늘어나는 생애 시기인 만큼 대출 이자 부담이 상당하겠죠. 설상가상, 지금은 갭 투자자의 보증금 상환 문제, 소비 활동 위축 등 연쇄 이슈가 불거질 수 있어 걱정입니다.

배상영
대신증권 애널리스트·전(前) 건국대 부동산도시연구원

😱 공포의 작년, 서서히 나타난 후폭풍

작년을 돌이켜 볼까요? 선호 입지의 공급 기대가 낮아 집값 상승이 예상되는 와중에 유주택자를 겨냥한 징벌적 과세, 고가 주택 보유세 급등, 강력한 대출 규제가 있었습니다. 

이 정책들대로 시장은 움직였습니다. 즉, 작년 주택 시장을 지배한 건 ‘공포’였습니다. 무주택자 103만명이 더 집값이 오를까 두려워 집을 샀고, 사람들은 명의를 나눠서라도 급등한 세금의 영향을 줄이려고 했습니다. 다주택자는 각종 규제 부담에 집을 매각했고요. 다주택자는 집을 팔고 무주택자는 집을 샀으니 정책이 잘된 걸까요? 고점에 무리해서 집을 산 103만명이 감당해야 할 대출 금리를 생각하면 그렇지만도 않은 것 같습니다. 시장이 공포심으로 돌아가는 건 위험합니다.

🤔 줄줄이 금리 인상 늦추면, 세계 경제는?

다음달 미국 중앙은행이 4차례 이어진 자이언트 스텝을 드디어 끝내고, 금리 인상 수위를 낮출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죠. 이제 각국에서도 덩달아 금리 인상폭을 줄줄이 완화할 거란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관련 기사). 영국의 세계적 경제 분석 기관 캐피털이코노믹스에 따르면, 한국을 포함한 주요 20개국 중 일본·터키·러시아 등을 제외한 대부분의 나라가 기존보다 금리 인상 속도를 늦출 것으로 전망됩니다. 최근 미국의 소비자·생산자 물가 지수 상승률이 모두 하락하면서 “인플레 정점이 지났다”는 기대감이 더욱 커지고 있는데요. 일각에선 각국이 일제히 금리 인상 폭을 줄일 경우, 인플레 진정 효과가 다시 물거품이 될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오고 있습니다.

류상철
한국은행 국장

긴축이 끝나지 않을 4가지 이유

무리한 해석은 금물입니다. 연준이 설령 긴축 속도를 늦춘다고 “이제 물가는 잡혔다. 경기를 띄우기 위해 통화 정책을 전환하겠구나”라고 해석하면 안 됩니다. 4가지 이유에서인데요.

1️⃣ 긴축 속도 완화는, 당연하게도, 긴축 중단을 의미하는 게 아닙니다. 오히려 금리의 최대 높이나 인상 기간은 더 높고 길어질 수 있습니다. 자산 가치를 내릴 압력이 더 커질 수 있단 얘깁니다.

2️⃣ 지난달 미국 인플레가 7.7%로 예상보다 낮았던 건 맞습니다. 하지만 연준이 목표로 잡은 2%에는 턱 없이 모자라죠. 연준의 통화 긴축은 아직 갈 길이 멉니다.

3️⃣ 경기 둔화는 아쉽지만, 인플레를 잡는 대가로 받아들여야 합니다. 경기가 정말 진창에 빠지지 않는 한, 연준이 코로나가 한창일 때처럼 초저금리를 유지할 가능성은 없다고 봐야해요. 무엇보다 인플레가 아무리 잡혀도 목표치 2%를 상회할 가능성이 높아요. 그보단 금리를 높게 유지해야 하는 거죠.

4️⃣ 투자자는 중앙은행 의존도를 낮출 필요가 있습니다. 통화 정책은 경제 성장을 떠받치는 기조나 동력이 될 수 없어요. 유동성 과잉이나 부족을 조절하는 기능을 할 뿐인 거죠. 세상에 공짜는 없습니다. 어떤 이유로든 돈을 풀어 미래의 소비를 끌어와 썼다면, 미래의 소비가 줄어드는 걸 감내해야 합니다.

강종구
한국은행 국장

걱정할 시기는 지났습니다

급격한 경기 침체나 금융 불안을 걱정할 시기는 지났습니다. 앞으로는 비교적 완만히 조정될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물가가 어느 정도 정점에 이른 것으로 보이는 만큼, 이제는 금리를 빠르게 올려야 할 필요가 줄었습니다.

하지만 물가 안정까진 어느 정도 시간이 걸릴 수 있습니다. 고물가와 고금리가 공존하는 기간이 길어질 수 있단 뜻입니다. 미국은 여전히 실업률이 낮고, 임금 상승률이 높기 때문이죠. 다만 서서히 물가가 하락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연준이 금리 상승 속도를 다시 높일 것 같진 않습니다.

한국 등 신흥국 환율 역시 점차 하락해 안정을 되찾아갈 듯합니다. 위기 때 강달러가 되는 만큼, 시장 안정은 달러 기세를 누그러뜨리는 요인입니다. 신흥국 통화 가치가 다시 오를 수 있다는 거죠. 미국보다 한국의 물가가 더 천천히 오르고 있단 사실 역시 원화 강세 요인입니다. 양국 교역에서 한국 제품의 가격 경쟁력이 더 커지기 때문입니다.

💸 늘어난 모태펀드 예산 1000억, 딥테크에?!

내년도 모태펀드 예산이 올해보다 1000억원 늘었다는 소식입니다(🔗관련 기사). 모태펀드란 정부가 중소기업이나 스타트업 육성을 위해 벤처캐피털(VC)에 출자하는 펀드입니다. 쉽게 말해 스타트업 투자를 지원하는 예산입니다. 중기부는 앞서 예산 편성 후 실제 투자로 잘 이어지지 않는다는 이유로 내년 모태펀드 예산을 40% 줄였었는데요. 국회가 이를 되살렸습니다. 기존 3135억원의 예산을 4135억원으로 증액했습니다.

늘어난 예산은 딥테크 스타트업을 지원하는 ‘팁스’란 사업에 한정적으로 쓰일 예정입니다. 팁스는 세계 시장을 선도할 기술을 보유한 창업팀을 집중 육성하는 프로그램입니다. 쉽게 말해 고도의 기술이 집약된 유망 스타트업을 밀어주기 위한 건데요. 일각에선 “지원 예산이 늘어난 건 좋지만, 일부 분야에만 투자금 밀어주기를 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를 내놓고 있습니다.

강승희
퀀트 트레이딩 스타트업 Teyvat Labs 대표

투자 업계 어렵단 방증

이번 예산 증액 이유는 내년 모태펀드 투자금을 회수하기 어렵다고 이미 인지했기 때문입니다. 올해는 회수한 재원을 팁스 재원으로 활용했는데, 투자 업계가 위축되면서 내년 재원 회수가 불확실해지자 별도로 예산을 증액한 거죠. 게다가 딥테크 스타트업에 집중 지원한다는 발표는 기존에 지원한 곳을 더 지원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됩니다. 즉 기존에 팁스에 선정됐던 곳들에게만 계속해 혜택이 돌아갈 가능성이 있단 뜻입니다.

물론 이미 투자한 기업에 더 투자해 규모를 키울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도 좋은 전략입니다. 하지만 이미 투자된 회사를 살리거나 성장 시키려고 추가 투자할 땐 명확한 기준을 정할 필요가 있습니다. 밑빠진 독에 물 붓기가 되면 안 되거든요. 또, 새로 시작하는 스타트업에도 공평한 기회가 돌아갈 수 있도록 다양한 단계의 스타트업에 적절히 분산 투자하는 방안도 고려해야 합니다.

정영준
그레이웨일 대표·전(前) 블라인드 공동대표

✋ VC 견제 장치가 필요해요

국내 투자 업계의 ‘큰 손’인 정부가 투자를 줄이지 않는 건 대환영입니다. 시장에도 스타트업 투자를 장려한다는 신호를 줄 수 있어 긍정적인데요. 다만, 팁스에만 너무 예산이 쏠리는 게 아닌지 우려됩니다.

스타트업이 팁스 지원을 받으려면 팁스 운영사 자격이 있는 VC의 투자를 받아야 하고, 또 그들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때문에 팁스 운용사인 VC들에 힘을 몰아주는 효과도 있습니다. 팁스 지원을 빌미로 기업 가치를 더 낮게 인정하며 더 많은 지분율을 요구하는 VC들도 있다던데 걱정이 되네요. 팁스 사업 규모가 커지는 만큼 운용사들을 적절히 견제하는 것도 염두에 뒀으면 합니다.

📺 삼성이 미디어 테크 스타트업을 인수한 이유?

삼성전자가 인도의 한 미디어 테크 스타트업을 인수했습니다. ZAPR라는 인도 최대 규모의 미디어 소비 동향 분석업체인데요(🔗관련 기사). 이 회사는 타깃 마케팅 전문 기술로 유명합니다. 자체 개발한 최첨단 디지털 신호 처리 기술을 사용해 소비자의 TV와 모바일 소비 패턴을 분석할 수 있습니다. 업계에선 삼성이 인도 내 미디어 콘텐츠 이용 현황을 파악하고, 시장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인수를 결정했다고 분석 중입니다.

손기정
리테일테크 스타트업 지오코리아 대표

인도 시장 공략의 초석

공급망 다변화가 삼성이 인도 투자에 적극 나서는 가장 큰 이유가 아닐까요? 세계적으로 보호무역주의가 강화되는 가운데 미·중 무역 전쟁도 장기화되자, ‘세계의 공장’ 역할을 해온 중국을 떠나는 차이나 엑소더스 현상이 벌어지고 있죠.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인도는 자국을 글로벌 제조 허브로 만들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습니다. 법인세 인하와 다양한 인센티브를 제공하면서 세계적 기업들의 공장 이전을 유도하고 있습니다. 삼성도 인도 정부의 의지에 화답해 인도 내 공장을 증설했고, 생산 기지를 인도로 옮길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그 과정에서 이번 ZAPR 인수는 인도 통신 시장 공략을 위한 포석으로 보입니다. 현재 12억명 수준인 인도 내 휴대폰 가입자는 6년 뒤 14억명 이상으로 늘 전망입니다.

강승희
퀀트 트레이딩 스타트업 Teyvat Labs 대표

삼전, 플랫폼 비즈니스로의 새로운 도전?

ZAPR라는 회사가 어떤 회사인지 궁금해 찾아봤습니다. 뉴스를 바탕으로 대략 유추해 보면, 동영상 등 미디어 콘텐츠를 활용해 자동으로 타겟팅 광고를 하는 회사 같은데요. ‘삼전이 인도에서 하드웨어가 아닌 소프트웨어, 그것도 광고 비즈니스를 시작하려는 걸까?’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삼전은 반도체부터 백색가전, 핸드폰 등 그간 하드웨어 비즈니스를 주로 해왔는데 말이죠.

만약 정말 그렇다면, 삼전이 결국 플랫폼 비즈니스를 해보려고 시도하는 것 같습니다. 메타와 구글도 고전하는 현 상황에서 말이죠. 물론, 하드웨어 비즈니스가 이젠 치킨 게임을 해야 할 정도로 경쟁이 과열된 만큼, 아주 괜찮은 비즈니스 확장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 기대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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