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 없어도 카드 만들어 주는 핀테크 업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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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용 없어도 카드 만들어 주는 핀테크 업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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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 은행의 원조 : 미국 텍사스 오스틴에 기반을 둔, 1999년 설립된 핀테크 회사이자 은행 지주회사 그린닷. ‘선불 직불 카드(Prepaid debit card)’라는 개념을 처음 고안해 낸 회사죠. 은행 서비스는 물론 직불, 선불, 수표, 신용, 급여 카드 서비스도 제공합니다. 세금 환급과 예금, 지출을 포함한 다양한 금융 상품도 취급합니다. 

모바일 뱅킹 : 그린닷의 대표 서비스는 개인 모바일 뱅킹입니다. 디지털 뱅킹으로 지점 없는 은행을 표방하지만 미국 전역 9만개 소매점에서 언제든지 돈을 인출할 수 있도록 네트워킹도 구축했습니다. 그린닷 은행을 이용하는 고객은 손쉽게 연말정산을 하고 세금 환급을 받을 수 있습니다.

앞에서 언급했듯, 그린닷은 ‘선불 직불 카드’ 개념을 처음 고안한 회사입니다. 신용 기록이 좋지 않거나 신용 기록이 없는 사람도 계좌 없이 카드를 발급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건데요. 처음에는 10대들의 온라인 쇼핑을 위해 제안된 개념이었지만, 지금은 현금 대안으로 쓰이기도 합니다. 회사가 직원에게 급여를 지급할 때 사용하는 급여 카드로도 기능하기도 하고요. 선불 직불 카드는 출시 이후 수시 입출금 계좌 기능이 추가됐습니다. 일반적인 ‘선은행 계좌 – 후카드 발급’이라는 일반적인 공식을 깬 겁니다.

기업 전용 핀테크 서비스 : 그린닷은 은행이 아닌 기업도 핀테크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이전엔 핀테크 서비스를 런칭하고 싶은 기업은 막대한 비용을 들여 은행 인프라를 구축해야 했는데요. 이제는 일종의 ‘파이프 라인’을 빌려 자사 제품에 맞춘 핀테크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된 겁니다.

대표적인 예로 승차 공유 서비스 우버가 있습니다. 우버는 은행이 아니라 라이센스 없이 핀테크 서비스를 제공할 수 없었는데요. 2019년 그린닷과 제휴를 맺어 모바일 지갑 우버 머니(Uber Money) 서비스를 런칭할 수 있었습니다. 우버를 사용하는 400만명 이상의 드라이버에게 계좌를 개설해주고 모바일 지갑으로 수입을 즉시 정산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금융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된 거죠.

그밖에 월마트는 그린닷의 최대 고객사이자 지분을 보유한 주주입니다. 월마트는 그린닷과 함께 캐시백, 초과 인출 보호, 계좌 이체, 저축 이자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월마트 머니카드를 출시했습니다. 수시 입출금이 가능한 계좌를 만들 수 있다는 것도 특징입니다. 미국에서 애플페이와 애플 캐시 송금 서비스도 모두 그린닷 플랫폼을 통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핵심 인물 : 그린닷 CEO 댄 헨리(Dan Henry)는 코로나 사태가 막 시작된 2020년 3월 그린닷에 합류했습니다. 그는 미주리대에서 금융, 경제, 부동산 공부를 했습니다. 이후 1994년에 안전 전자 금융 거래 처리 업체인 유로넷 월드와이드(Euronet Worldwide)를 공동 창업했습니다. 그가 유로넷을 떠날 무렵 이 회사는 연매출 6억달러, 시총 10억달러를 기록했으며 23개국 1,100명 이상의 직원을 둔 큰 회사로 성장했습니다. 

이후 댄 헨리는 2008년~2014년 개인 및 비즈니스 선불 직불 카드 제공 업체인 넷스펜드(Netspend)의 CEO로 자리를 옮겼습니다. 그가 CEO를 맡기 전 해인 2007년 이 회사의 연 매출은 1억2800만달러였지만, 2013년 연 매출 4억3000만달러를 달성했고 그해 7월 넷스펜드를 결제 솔루션 기업인 TSYS에 매각했습니다. 매각가는 14억달러(약 1조8300억원)였습니다.

CEO 댄 헨리(Dan Henry)

넷스펜드를 성공적으로 매각한 후 다양한 금융 관련 회사의 이사회에 참여하거나 직접 투자를 하고, 창업을 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펼쳤고 2020년 초 그린닷 CEO가 됩니다. CEO가 되자마자 그가 가장 우선순위로 둔 건 D2C(direct-to-consumer) 디지털 은행인 GO2bank 출시였습니다. 아마존, 애플, 우버 같은 영향력 있는 브랜드와 잠재력 높은 스타트업과의 전략적 파트너십 체결도 소홀히 하지 않았습니다. 

작년 5월 댄 헨리는 본사를 캘리포니아 패서디나에서 현재의 텍사스 오스틴으로 옮긴다고 발표했습니다. 지나치게 비싼 대도시를 떠나 비즈니스 친화적인 도시 텍사스를 기반으로 원격 근무를 지원하겠다는 겁니다. 이같은 정책의 일환으로 오스틴 본사 외에 플로리다, 오하이오, 캘리포니아 공유 오피스에 4개의 허브 공간을 마련해 전국 어디서나 편하게 근무할 공간을 제공토록 했습니다. 불필요한 출퇴근 시간을 줄이고, 사무실로 오기 위해 하루를 바쁘게 지내는 것보다 효율적이고 생산성 있는 근무 방식을 지원하기로 한겁니다.

경쟁사는? 

1️⃣ 도넬리 파이낸셜 솔루션(Donnelley Financial Solutions Inc.) : 전세계 기업에 파이낸셜 솔루션을 제공하는 금융 기업입니다. 그린닷의 비즈니스용 솔루션과 비교해 볼 수 있는 기업인데요. 2019년 디지털 솔루션의 모멘텀을 찾자는 차원에서 새로운 브랜드명인 디핀 솔루션즈(DFIN Solutions)를 런칭했습니다. 

도넬리 파이낸셜 솔루션은 가상 데이터룸 베뉴(Venue)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공시 플랫폼 액티브디스클로져(ActiveDisclosure)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특히 가상 데이터룸 베뉴는 M&A, 전략적 파트너십(Strategic Partnership), 자금 조달, IPO 등을 위해 기업의 방대한 기밀 문서를 효과적으로 관리하는 솔루션으로 좋은 평을 받았습니다. 

액티브디스클로져는 복잡한 재무관련 규제를 실시간으로 파악하고 재무자료를 작성할 수 있도록 하는 솔루션인데요. 공시자료의 정확성을 확보하고, 사이버 보안 리스크에서도 비교적 자유로워 많은 재무 관리자들의 선택을 받았습니다. 

2️⃣ 디핀 솔루션즈 : 디핀 솔루션즈는 다양한 기업의 재무정보, 회계정보, 기밀정보 관리를 위한 전문적인 솔루션을 제공하고 IPO부터 M&A까지 기업 금융거래 프로세스 전반을 돕습니다. 한국에서는 유니레버에서 인수한 카버코리아 매각 실사와 삼성전자가 인수한 하만의 매각 실사, 미래에셋증권에 합병된 대우증권의 매각 실사에 사용되기도 했습니다. 

3️⃣ 리페이 홀딩스(Repay Holidings Corp.) : 디지털 결제 프로세스를 수직 통합한 기업인데, 기업을 위한 B2B 솔루션으로 그린닷에 비견할 만한 기업입니다. 리페이는 인바운드, 아웃바운드 결제 처리에서부터 고객 메시지 관리 솔루션까지 결제에 필요한 모든 서비스를 원스톱으로 제공합니다.

예를 들면, 병원이나 의료기관에서 환자에게 비용을 청구하는 상황을 가정해보겠습니다. 이 비용을 환자가 직접 결제하거나 보험회사가 결제하거나, 제3자가 결제할 수도 있겠죠. 이때 리페이 홀딩스 소프트웨어를 활용하면 어떤 결제 방법이든 상관 없이 환자와 의료기관 사이 이뤄지는 청구와 지불 과정을 매끄럽게 연결할 수 있습니다. 산업별로도 다양한 활용이 가능한데요. 교육 분야에서는 대학 등록금을 징수할 때, 대출 기관에선 소비자에게 돈을 빌려주고 이를 관리할 때도 쓰입니다. 

4️⃣ 머니그램(MoneyGram International Inc.) : 글로벌 송금 기업인 머니그램은 B2C 디지털 핀테크 솔루션인데요. 계좌 없이도 송금이 가능한 전용 송금망을 갖추고 있습니다. 현지 은행 계좌가 없더라도 전세계 머니그램 제휴처에서 전용 거래 번호로 방문해 현금이나 현지 계좌, 모바일 지급으로 수령할 수 있는 게 특징입니다. 

머니그램은 과도한 수수료를 줄이고 소요 시간을 단축했습니다. 기존 송금 방식은 소비자에게 많은 수수료를 부과하고, 복잡한 절차를 걸쳐 송금이 2~3일 정도 소요됐는데요. 머니그램은 빠르면 10분 만에 송금을 받으면서도 수수료는 낮추고, 이름 등 간단한 정보 입력만으로 처리할 수 있어 소비자들의 호평을 받았습니다. 

직접 송금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 이외에도 기존 은행에 머니그램 서비스를 통합시켜 서비스의 품질을 높일 수도 있는데요. 서비스의 다각화는 고객 대상을 은행까지 확장할 수 있다는 점에서 머니그램의 경쟁력입니다. 국내에서도 우리은행, 케이뱅크 등과 협력하고 있습니다. 

그린닷의 미래는? : 그린닷은 혁신 은행 중 꽤 오랜 역사를 자랑합니다. 신용이 없어서 계좌와 카드 발급이 어려운 사람들의 요구를 포착하고, 선불 직불 카드라는 개념을 고안해 혁신 서비스를 시작했습니다. 온라인 쇼핑을 하고픈 십대처럼 기존 은행권의 사각지대에 있는 사람들에게 은행과 유사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했습니다. 이 철학은 22년간 지속적으로 새로운 도전을 할 수 있게 하는 원동력이었죠.

Go2Bank 앱

선불 직불 카드 이후 Go2Bank라는 디지털 모바일 뱅킹앱을 출시하면서, 그린닷은 본격적으로 개인 디지털 뱅킹 서비스에 뛰어듭니다. 2014년 TPG를 인수하면서 세금 부문에 진출했고, 작년 5월 리퍼블릭 뱅크 & 트러스트 컴퍼니(Republic Bank & Trust Company)의 세금 환급 처리 사업부 인수를 발표하면서 세금 관련 사업 확장 의지를 밝혔습니다. 

그러나 연준의 승인을 얻지 못했다는 이유로 그린닷이 지난 10월 돌연 구매 제한 철회 의사를 밝히면서, 리퍼블릭 뱅크와의 소송을 진행하게 됐습니다. 댄 헨리의 취임 이후 재작년 그린닷의 순이익은 전년 대비 77% 감소한 2300만달러였습니다. 매출은 13%나 증가한 12억5000만달러를 기록했지만, 순이익 감소는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한 비용의 증가에서 원인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혁신 뱅킹 서비스는 은행 라이센스를 보유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파트너 은행과 손잡고 디지털 뱅킹 서비스를 오픈하는 게 일반적입니다. 작년 그린닷은 자체 은행을 기반으로 한 소비자 디지털 은행인 Go2Bank를 런칭하면서 디지털 뱅킹 업계에 도전장을 내밀었습니다. 오랫동안 쌓아 온 자체 은행 인프라와 기술을 최대한 활용해 보겠다는 의지입니다. 

그린닷은 갑자기 혜성처럼 등장한 혁신 은행들과는 달리 20여 년이라는 긴 기간 혁신 서비스를 제공할 기반을 탄탄하게 다져 왔고, 이미 고객층도 두텁습니다. 따라서 기업과 개인 양측 고객을 모두 사로잡겠다는 그린닷의 포부는 현재 드러난 고비용지출 구조, 세금 분야로의 확장을 통해 얻게 된 법적 리스크를 어떻게 해결 하느냐에 따라 좌우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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