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종구

한국은행 국장

🤔 한국은 왜 미국보다 금리 빠르게 못 올릴까?

최근 금리 상승으로 주담대 변동 금리가 빠르게 상승하고 있습니다. 한국은 미국 등 주요국과 비교해 전체 대출에서 변동 금리 대출 비중이 매우 높습니다. 그만큼 가계 이자 부담이 커지고, 소비 안정성이 낮아지며, 이자 상환 불능 위험도 커지고 있단 얘기죠. 정책 당국 입장에서도 부담입니다. 금리를 올려야 하는데, 대출자의 건전성 악화가 걱정돼 충분히 못 올릴 수도 있기 때문이죠. 한국이 미국보다 금리를 가파르게 못 올리고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결국 은행의 고정 금리 대출 확대가 답일까요? 그리 간단치 않습니다. 은행이 자금을 조달할 때 적용되는 금리는 수시로 변하는데 대출 금리가 고정이면 손 쓸 방법이 없습니다. 대출 금리가 오래 고정될수록 은행 입장에선 언젠가라도 역마진이 생길 위험이 있는 겁니다.

때문에 고정 금리 대출을 늘리는 것보단 주택저당증권(MBS)* 시장을 활성화하는 게 대안일 수 있습니다. 은행이 주택을 담보로 MBS를 발행하면, 투자자들이 이를 매입해 은행에 자금을 대주는 거죠. 쉽게 말해 고정 금리를 원하는 차입자와 금융 시장의 투자자를 서로 연결해주는 건데요. 가계 대출 건전성 관리만 잘되고 있으면 주담대 안전성도 높아지기 때문에, MBS를 통한 장기 고정 금리 대출이 쉬워질 수 있습니다. MBS 시장도 물론 활성화될 거고요.

📌 주택저당증권(MBS) : 주택담보대출을 내준 은행이 이 주택을 담보로 발행하는 증권. 주택담보대출은 보통 만기가 10년 이상으로 긴데, MBS를 통해 은행은 대출자에게 상환 받을 돈을 한번에 회수할 수 있음

김웅

하나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 부동산전문위원

🛍 홍대 상권도 밀려난 신촌 상인들이 형성

젠트리피케이션의 ‘범죄 감소’ 효과는 분명 있습니다. 상권이 활발해지면 상주 인원이 증가하고 CCTV가 더 많이 설치되는 등 치안이 안정되고 범죄가 줄어듭니다. 노후 지역이 재개발을 통해 아파트 단지로 바뀌면 범죄가 줄어드는 상황과 비슷한 이치입니다.

‘상권 확대’란 순기능도 있습니다. 광역 상권의 비싼 임대료에 밀려난 소상공인들이 주변의 새 상권으로 유입되면서 상권이 확대되는 거죠. 대표적 사례가 홍대입니다. 홍대 상권은 인근 신촌 상권에서 밀려난 소상공인들에 의해 형성됐습니다. 여기서 또 다시 나타난 젠트리피케이션으로 인근 연남동·동교동·망원동·상수동까지 상권이 확장됐죠. 

물론 임대료 급등 같이 부정적 영향도 여전합니다. 건물주-임차인 간 상생 협약 체결 등 일부 지자체의 보완책이 시행되고 있지만 역부족이죠. 근본적 대책 마련이 필요합니다.

이동윤

신한금융그룹 해외부동산투자 수석매니저

한국은 지역 특수성 지키는 편이 나아요

국내 젠트리피케이션의 주된 원인은 낙후지 개선을 위한 개발 행위라기보다는 ‘핫플레이스’의 탄생입니다. 핫플에선 유동 인구가 늘고 그에 따라 임대료와 지가 상승 압박이 강해집니다. 이를 견디지 못한 임차인이나 원주민들이 이탈하게 되는 것입니다. 잘나가는 곳에서 자신들만 떨어져 나가는 것이니, 해당 단어에 부정적 인식이 깔리는 것도 자연스러울 겁니다. 반면 순기능도 분명 있습니다. 기사에서 언급된 범죄 감소 외에도 ‘도시 간 인구 분산’ 효과가 그 예입니다. 기존 상권을 떠받치던 상인들이 분산됨에 따라 인구도 조금씩 움직이는 거죠. 

다만, 우리나라는 수도권 인구 집중도가 너무 높아 이 효과를 바로 기대하기엔 무리가 있을 듯합니다. 수도권 바깥 지역에서 특수성이 나타나면 그걸 잘 유지할 정책으로써 지역 경쟁력을 확보하는 편이 더 좋겠습니다.

김현아

제20대 국회의원·가천대 사회정책대학원 부동산정책전공 초빙교수

✍ ‘젠트리피케이션’ 의미의 다양성

젠트리피케이션의 의미는 생각보다 다양합니다. 어원은 1964년 독일계 영국인 사회학자 루스 글래스의 저서 ‘런던: 변화의 양상(London: Aspects of Change)’에서 비롯됩니다. 영국 상류 신분을 의미하는 젠트리(gentry)에 명사화 접사(-fication)를 붙인 조어였는데요. 젠트리를 낙후지에 대거 유입시켜 해당 지역의 활력을 도모하려는 영국의 주택 정책으로 나타난 현상을 가리켰습니다. 요즘엔 젠트리피케이션의 결과로 나타난 부정성을 부각해 ‘둥지 내몰림’이란 표현으로 통용되기도 합니다. 원주민들이 높은 임대료에 밀려 떠나가는 현실을 강조하는 것이죠. 

그러나 젠트리피케이션의 양상은 도시 특성에 따라 다양하고 꼭 부정적 뜻만 있는 게 아닙니다. 원어에서 나타나듯 ‘낡은 공간이 새로워지고 가치가 높아진다’는 의미도 분명합니다. 도시 범죄가 주로 어둡고 버려진 건물 등에서 일어나기 쉽단 점을 감안하면 젠트리피케이션의 효과도 긍정될 수 있겠죠.

김현아

제20대 국회의원·가천대 사회정책대학원 부동산정책전공 초빙교수

안도감 커지고 가격은 빠지고

집값은 지역별, 유형별, 규모별 등락 주기가 조금씩 다릅니다. 어떤 지역이나 상품은 선도 역할을 하고, 반대로 뒤따라 가는 경우도 있습니다. 현재까진 특정 지역의 급매물을 중심으로 가격이 빠지던 흐름이 이젠 좀 더 넓은 지역으로 확산되는 모양입니다. 경기 전망이 워낙 안 좋아 향후 경제 회복 불확실성도 크다 보니 고가인 주택 소비는 당연히 미뤄질 수밖에 없습니다. 여기에 어제 정부의 대규모 주택 공급 계획 로드맵(250만호+α) 발표와 최근 청약 미달·미분양 증가 소식이 그간 주택 구매에 조바심을 내던 사람들에게 다소 안도감을 준 듯합니다. 

향후 도심 복합 개발 사업 후보지 발표 등 국지적 가격 상승 요소도 있겠지만 전반적 주택 경기 흐름을 뒤집진 못할 것 같아요. 주택 경기는 앞으로 이렇게 잔잔한 하향 안정세가 이어질 전망입니다.

고재성

이알에이코리아리얼티 부장

전세發 위험 관리에 더 주의해야

은행들의 대출 금리 산정 과정에서 기준금리 역할을 하는 코픽스(COFIX)·코리보(KORIBOR)*·CD금리* 지수가 모두 큰 폭으로 오르는 중입니다. 은행권 스스로도 대출 금리가 지속해 오를 걸로 보고 있습니다. 한은 기준금리 인상이 위 지표들을 더 자극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그야말로 대출 금리 상승세가 집값을 짓누르는 상황입니다. 

그런데 더 큰 문제는 전세 가격입니다. 지금 같은 전세 가격 하향세가 더욱 완연해지면, 주택 시장엔 상당한 충격이 될 겁니다. 전세 제도 관행상 집주인은 다음 세입자에게 전세금을 받아 이전 세입자의 전세금을 돌려줍니다. 전세가 계속 하락세면 이 순환 구조가 어긋나죠. 따라서 전세발(發) 위험 관리에 주의를 더 기울일 필요가 있습니다.

📌 코리보(KORIBOR) : 국내 은행이 서로 자금을 거래할 때 적용하는 금리. 국제 금융시장에서 대표적 기준금리로 통하는 리보(LIBOR, 영국 런던 금융 시장에서 적용되는 은행 간 단기 거래 금리)를 벤치마킹함

📌 CD금리 : CD란 양도성예금증서(Certificate of Deposit), 즉 은행들이 단기 자금을 조달할 때 발행하는 일종의 정기 예금으로 언제든 사고팔 수 있음. 이 CD 매매에 적용되는 금리를 뜻함

강종구

한국은행 국장

제로 코로나와 함께 잔잔한 저성장

중국의 수출은 견실하며 무역수지와 경상수지도 양호한 상황입니다. 결국 내수 부진이 저성장의 원인으로 지목되는데, 이는 봄부터 이어진 제로 코로나 정책에서 기인합니다. 실제 중국 최대 상공업 도시인 상하이가 두 달 가까이 전면 봉쇄되면서 주요 실물 지표가 급속도로 악화됐습니다. 제로 코로나 정책이 지속되는 한 저성장 리스크 탈출은 쉽지 않을 겁니다.

국가 부채도 또 다른 리스크입니다. 중국의 GDP 대비 중앙정부 부채는 낮은 수준입니다. 그러나 지방정부 부채를 포함하면 이 비율이 매우 높아집니다. (민간 경제 활력이 떨어지면 지방정부를 독려해 인프라 투자를 장려했기 때문입니다.) 지방정부의 부채가 더 커진다면 재정 건전성에 큰 부담으로 작용할 우려가 있습니다. 지방정부 지출이 인프라 건설에 집중된 점도 문제입니다. 주택 등 인프라는 이미 과잉이라 투자 대비 효율성이 낮습니다. 

중국은 금리를 살짝 낮추는 통화 정책으로 이에 대응하려 하나, 경제에 미치는 효과는 크지 않을 겁니다. 낙폭을 더 키우는 것도 인플레 상황에서 부담일 거고요. 결국 중국은 당분간 제로 코로나를 지속하며 저성장을 감수할 겁니다. (리커창 총리 역시 지난달 “고용과 물가가 안정돼 있으면 낮은 경제성장률이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밝히기도 했죠.)

강승희

퀀트 트레이딩 스타트업 Teyvat Labs 대표

3강 구도뿐 아니라 관행까지 깨야

대출 플랫폼의 핵심 경쟁력은 무엇일까요? 낮은 금리와 쉽고 편리한 대출 과정일 겁니다. 편리하고 금리만 낮으면 새 대출로 갈아탈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때문에 누가 가장 대출 금리를 낮게, 또 편리하게 제공할 수 있는지가 경쟁을 좌우하는 핵심입니다.

그럼 네이버가 기존 3강 대출 플랫폼 대비 우위는 무엇일지 생각해봐야 합니다. 3가지 관점을 잡아볼 수 있습니다:  1️⃣네이버 신용도를 이용해 낮은 금리로 대출 조달이 가능할까? 2️⃣토스보다 편리한 UX·UI가 가능할까? 3️⃣고객에게 필요한 금융 통합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나?

핀테크 기업으로서 네이버에 기대하는 역량은 새 아이디어를 통한 자금 조달 방법을 개발하는 겁니다. 단순히 저축 은행의 대출 상품 판매 플랫폼으로 기능한다면 출혈 경쟁만 있을 겁니다. 대출 리스크를 효율적으로 관리할 새 금융 서비스를 개발해 기존 금융 기관이 제공하지 못한 경험을 줘야 합니다. 네이버가 현 3강 구도를 깨는 것뿐 아니라 기존 금융 관행까지 깰 수 있다면, 자연스레 시장 규모도 성장할 겁니다.

강승희

퀀트 트레이딩 스타트업 Teyvat Labs 대표

👨‍👩‍👧‍👦 ‘가족’이란 소재도 한몫했어요

성공 요인은 많겠지만, 축약하면 우선 가족이란 소재 자체가 통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1인 가구가 많아지면서 가족 개념 자체가 약화되는 중이지만, 어린이 영화나 디즈니 만화에선 가족이 등장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가족이 곧 정의를 실현하는 결말로 이어지는 경우도 많은데요. 가족 개념이 약해진 현대 사회에서 자녀들에게 가족의 가치를 전해주려는 경향이 오히려 강하게 자리 잡은 게 아닐까요? 상어 ‘가족’이란 소재가 세계적으로 통한 것 같습니다. 언어보다는 중독성 있는 운율로 접근한 것도 성공 요인입니다. (아기 상어는 유튜브로 세계적 인기를 끌었죠.)

손기정

리테일테크 스타트업 지오코리아 대표

소비자 니즈를 정확하게 파악한 서비스

유아용 콘텐츠는 소비자, 즉 어린이를 이해하는 게 가장 중요합니다. 더핑크퐁컴퍼니의 성공 비결도 여기에 있습니다. 어린이들을 단순한 교육 대상으로 보지 않고 관심사가 무엇인지 늘 관찰했기 때문입니다. 유아뿐 아니라 부모의 니즈도 정확히 파악했습니다. 부모가 어린이에게 원하는 건 단순하죠. 손 씻기와 이 닦기, 맛있게 먹기, 잘 자기 등인데요. 이처럼 가장 보편적인 걸 콘텐츠로 만들었기에 세계적 성공이 가능했다고 봅니다.

단순하지만 중독성 있는 멜로디를 공략한 영향도 있습니다. 개인적 경험을 덧붙이자면, 딸아이가 3~4살 때 한창 뽀로로를 즐겨봤습니다. 아이를 따라 저도 반복적으로 보게 됐는데, 생각보다 내용이 재밌어서 꾸준히 챙겨봤습니다. 노래도 당연히 외웠는데요. 저만의 경험은 아닐 겁니다. 😆 직장 워크샵에서 산을 타는 도중에 한 선배가 뽀로로 노래를 흥얼거리자 뒤에 있던 유부남 7명 정도가 따라 불렀을 정도니까요.

철저하게 현지화한 서비스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이 회사는 전 세계 20개 이상 언어로 콘텐츠를 서비스하고 있습니다. 특정 문화권의 이미지가 부각되지 않게 디자인 등 여러 측면에서 신경 쓴 점도 두드러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