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vs. 구글: 왜 그들은 30% 수수료를 둘러싼 힘겨루기 중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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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vs. 구글: 왜 그들은 30% 수수료를 둘러싼 힘겨루기 중일까요?

카카오 대 구글의 30% 전쟁: 지난주 국내 테크 업계는 카카오톡의 최신 버전 심사 거부로 뜨거운 한 주를 보냈습니다. 구글 플레이는 카카오톡의 최신 버전 업데이트를 막았습니다. 참고로 애플의 앱스토어와 원 스토어에선 최신 버전 다운로드가 가능했습니다. 카카오 관계자는 “구글 플레이의 결제 정책 미준수”를 이유로 심사가 거절되었다고 밝혔습니다. 대신 다음을 통해 카카오톡 최신 버전을 이용할 수 있도록 우회 업데이트를 제공했습니다.

구글은 원칙대로 ‘정책 위반’임을 카카오 측에 알렸습니다. 참고로 그 정책 위반이란 지난 4월부터 구글이 금지한 아웃링크 방식의 외부 결제를 말합니다. 그리고 표면적인 이유로 대부분의 업계 관계자는 수수료 이슈를 꼽았습니다. 구글 플레이가 수수료를 30% 부과하기 때문에 벌어진 일이라는 것이 대부분 언론 보도와 커뮤니티에 표출된 시각이었습니다. 문제가 되었던 카카오톡 이모티콘 플러스를 카카오는 구글 플레이에서는 월 4,900원에서 5,700원으로 인상했습니다. 반면 웹페이지의 경우 월 3,900원으로 오히려 가격을 인하했습니다.

사실 구글 플레이는 구글의 모회사 알파벳의 실적 발표에서 한 단락씩 경영 실적이나 성과를 짚고 넘어가는 사업입니다. 단순히 수수료라는 논쟁에서 벗어나 카카오와 구글의 논쟁이 갖는 의미를 분석해 보았습니다.

구글에게 구글 플레이란? 구글의 주력 매출원은 광고입니다. 가장 최근 발표한 2022년 1분기 실적을 기준으로, 구글의 광고 사업 매출은 전체 매출 중 80.3%를 차지했습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2.3% 성장했습니다. 물론 2021년 1분기 광고 매출 비중이 87.3%에 달했던 점을 고려하면, 비중은 줄어든 상황입니다. 7월에 발간된 구겐하임의 보고서에 따르면, 구글의 광고 사업이 현재로서는 점진적으로 성장하겠지만, 유튜브 등 주력 광고 제품의 성장세가 둔화하였다고 밝혔습니다. 참고로 구글의 모회사인 알파벳 목표 주가는 주당 3,000달러에서 2,700달러로 하향 조정되었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구글은 다른 부문. 즉 광고 외에 앱 판매 및 인앱 결제, 디지털 콘텐츠 구독, 하드웨어 판매 등으로 구글 사업 모델을 확장 중입니다. 그중 하나의 축을 담당하는 것이 바로 구글 플레이와 인앱 결제입니다.

참고로 지난 1분기 실적 발표에서 선다 피차이 알파벳 CEO는 지난해 7월 1일부터 시행된 새로운 수수료 정책으로 인해 매출이 감소했다고 밝혔습니다. 이 정책 시행 직전인 2021년 6월 말 기준 구글 플레이 개발자들이 벌어간 돈이 1,200억 달러임을 고려하면, 또 수수료 정책을 고려하면 매출 감소가 의아하실 것입니다. 참고로 구글의 정책 시행 직후인 3분기 실적 발표에서 선다 피차이는 매출 증가/감소분에 대한 반응보다는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수수료 정책을 운용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99%의 개발자가 15% 수수료만 적용받는 현실에서 왜 구글은 카카오에 예외를 인정하지 않을까요? 참고로 올해 1분기 실적 발표에서 선다 피차이는 99%의 개발자들이 15% 수수료 부과 대상에 해당한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현재 광고를 제외한 서비스 매출에서 인앱 결제나 구글 플레이스 수수료 매출은 감소세이며, 이 감소분을 유튜브 구독이나 다른 서비스로 메우는 구조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렇다면 왜 카카오와의 갈등이 불거졌는지 궁금하실 텐데요.

과거 게임에만 적용되던 정책이 다른 디지털 재화에도 적용된다는 점입니다. 물론 매년 첫 1백만 달러 (약 13억 원)까지는 수수료율을 15% 적용하고, 그 이후에 30%를 적용하게 됩니다. 개인 개발자나 연 매출이 10억 원 미만인 기업에는 해당이 안 되지만, 카카오나 네이버, 다른 국내 중/대형 게임사들의 경우 직격탄을 맞게 됩니다.

다시 말해 구글의 새로운 정책은 대다수를 차지하는 개발사들에는 애플보다는 상대적으로 절반 수준인 수수료를 부과해서 매출원을 올리겠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현재 대형 개발사에서는 즉시 시장에 성장성을 보여줄 수 있는 매출원을 올리겠다는 의미입니다. 그리고 그런 현금 흐름을 위해서는 그들이 정한 그라운드 룰이 외부 간섭 없이 작동해야 하는 상황인 셈이죠.

구글 플레이 내에서 우리나라가 갖는 위상과는 다른 이슈로 보입니다. 구글 플레이를 둘러싼 각국 규제 기관의 움직임이 예사롭지 않기 때문입니다. 지난 5월 네덜란드의 소비자시장청(The Netherlands Authority for Consumers and Markets)은 틴더의 모회사 매치 그룹의 요청에 따라 구글 플레이의 시장 지배적 위치 남용 여부에 대한 예비 조사에 착수했습니다. 이 기관은 애플의 앱스토어 결제 정책과 관련하여 5천만 유로의 과징금을 부과한 바 있습니다. 애플의 반응과 이행 결과가 미진한 상황에서 새로운 제재를 준비 중이기도 합니다.

구글 입장에서는 그동안 무료로 제공하던 수수료 정책 변화를 통해 단기적으로는 매출을 올려야 합니다. 또한 구글 결제 등 다양한 페이먼트 옵션을 붙여 추가 수익화에 나설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그들의 상상이 현실화하기 위해서는 기초가 무엇보다 탄탄해야 합니다.

카카오는 어떻게 과감하게 구글의 정책에 반기를 들 수 있었을까요? 우선 카카오 그룹 입장에서는 7월 1일부터 추가로 발생하는 수수료 비용이 많이 들었을 것으로 보입니다. 카카오 엔터테인먼트가 제공하는 웹툰, 멜론 등의 음원 서비스, 카카오게임즈의 게임 등 구글 플레이에 기존에는 없던 매출의 30%라는 비용을 내야 하기 때문이죠.

반면 카카오는 하나의 앱이라고 보기에는 하나의 세상입니다. 올해 3월 말 기준 4,743만 명의 월간 활성 이용자를 확보한 대한민국 최대 소셜 미디어 겸 소통 플랫폼입니다. 카카오의 트래픽을 기반으로 우리 정부나 여론을 설득할 수 있고요. 또 글로벌 시장 내 움직임을 주도할 수도 있습니다. 또한 원 스토어 같은 대안적인 앱 마켓이나, 더 나아가서는 텐센트 마켓플레이스 같은 자체 앱 마켓 추진도 가능합니다.

그리고 규제의 흐름이 바뀌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국회가 최근 통과시킨 구글/애플 갑질 방지법. 그리고 유럽의 DMA 및 DSA 등 빅테크를 규제하는 법안 통과. 앞서 설명해 드린 네덜란드를 비롯, 각국의 규제 기관들이 움직이기 시작한 점 등이 카카오가 외부 링크 제공이라는 시도를 하게 만들었을 것입니다. 물론 이 시도를 카카오는 일시적으로 멈출 수는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이런 시도가 반복되면 구글이 가장 우려하는 크랙은 발생할 것입니다.

또한 국내 안드로이드 앱 마켓의 특수성입니다. 중국의 경우 미·중 무역 갈등으로 인해 오픈 안드로이드를 기반으로 하는 화웨이 스토어 등이 성업 중이지만, 우리나라는 특수하게 원스토어의 점유율이 13.8%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이는 애플의 앱스토어보다 높은 수치입니다. 구글 플레이 시장 점유율에는 못 미치지만, 적극적으로 카카오가 프로모션할 경우 시장 판도를 바꿀 여지는 있습니다. 참고로 원스토어의 주요 주주는 SK 스퀘어 및 네이버, KT, LG U+ 등입니다.

물론 구글 플레이 외의 옵션을 가지고 가기에는 “출처를 알 수 없는 앱” 설치라는 것에 거부감을 느끼는 일부 이용자들의 마음속 허들을 넘어야 할 필요도 있습니다. 각종 OS의 버전을 업데이트할 경우, 구글 플레이 외부에서 배포한 앱이나 서비스의 성능 및 안정성 이슈도 해결해야 할 것입니다. 무엇보다도 플랫폼의 속성상 결국 통행료는 올릴 수밖에 없다는 점이죠.

Comment : 플랫폼 사업자가 하나의 앱 사업자로 포지셔닝 하면서 글로벌 최대 플랫폼과 국내 최대 플랫폼이 붙었습니다. 이 상황에서 봐야 할 것은 결국 소비자가 누구의 손을 들어줄 것이냐는 것이겠죠. 30%라는 숫자보다도 왜 두 테크 거인들이 이런 대결을 벌이는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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