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화 환율을 통해 본 세계 패권의 변화

위안화 환율을 통해 본 세계 패권의 변화
이진우의 익스플레인 나우

새로운 사실: 네이버에서 ‘위안화’를 검색하면 위안화 환율의 최근 추이를 볼 수 있습니다. 10년간의 그래프를 보면 대체로 비슷한 수준(1위안=160~190원)에서 등락이 있었던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런데 최근 1년의 그래프를 보면 모양이 좀 다릅니다. 계속 꾸준히 오르고 있습니다. 1년전에는 1위안=170원이다가 지금은 1위안=190원입니다.

요즘 멀어진 위안화와 원화: 위안화는 원화의 ‘프록시 통화’로 불립니다. 정확히 말하자면 원화가 위안화의 프록시 통화입니다. 위안화와 그림자처럼 비슷하게 움직이기 때문에 위안화에 투자하려면 그냥 원화에 투자하는 게 편리하기도 하다는 의미입니다. 이렇게 됐던 건 우리나라 경제가 중국 경제의 부침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하는 경제여서 그렇습니다. 중국이 침체되면 함께 침체되고 그 반대의 경우에는 역시 함께 그 반대의 경우가 되기 때문입니다. 최근 1년간의 위안화 환율 그래프는 그러던 원화와 위안화가 서로 다른 길을 걷게 된 지가 약 1년쯤 됐다는 의미입니다. 그렇게 된 이유가 뭘까요.

최근 위안화 환율의 움직임은 어떤 나라의 통화는 왜 어느 때에 강세가 되고 어떤 이유로 약세가 되는지 모여주는 좋은 사례입니다. 그리고 이런 조건에서 원화는 어떤 흐름을 보일지 예측하는 단서를 던져주기도 합니다. (그래서 이 주제가 중요합니다)

실질금리 높은 중국: 위안화가 강세를 보이는 첫번째 이유는 중국의 금리가 미국보다 더 높기 때문입니다. 정확히 말하자면, 중국의 금리가 미국의 금리보다 더 빠르게 올라갔기 때문입니다. 일반적으로 금리가 더 많이 오르는 통화가 강세를 보입니다.

중국의 금리가 미국보다 더 빨리 올랐다고 표현하면 고개를 갸웃거릴지도 모릅니다. 미국은 요즘 금리를 올리려고 하고 있고(그래서 시중 금리는 오르고 있고) 중국은 반대로 금리를 내리고 있으니 오히려 반대가 아닌가 싶겠지만, 여기서의 금리는 숫자로 표현되는 명목금리가 아니라 물가상승률을 반영한 실질금리를 의미합니다. 요즘 미국은 금리가 올랐고 중국은 금리가 내리긴 했지만 물가는 미국이 <훨씬 더 많이> 올랐기 때문에 물가까지 감안한 실질금리의 변화는 오히려 중국의 실질금리가 더 높습니다. 그래서 미국 달러화보다는 위안화가 더 강세를 보입니다.

수출 잘되는 중국: 또 다른 이유를 덧붙이자면 중국의 수출이 매우 호조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그 덕분에 중국의 경상수지 흑자는 지난해에도 사상최대치를 기록했습니다. 에너지 수입액의 증가로 우리나라 경상수지 흑자폭이 감소한 것과는 다른 모습입니다.

달러 의심하는 국제사회: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충돌 과정에서 불거진 사건도 위안화 강세를 설명하는 요인입니다.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은 그 불똥이 중국으로까지 번질 수 있다는 점에서 위안화 약세 원인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러시아가 보유한 외환보유액이 하루아침에 물거품이 되는 사건을 통해 전 세계 모든 나라들이 자국의 외환보유액 포트폴리오에서 달러화 비중을 줄여야 하는게 아니냐는 의심(달러 비중을 줄이고 위안화 같은 대안을 늘려야 하는 게 아니냐는 의심)을 품기 시작했다는 점에서는 강세 요인입니다.

이와 관련한 재미있는 뉴스가 최근 있었습니다. 사우디가 석유를 팔 때 달러 대신 위안화를 받을 수도 있다고 했다는 것입니다. 미국 달러의 기축통화 위상을 지키기 위해 수십년간 암묵적으로 지켜졌던 ‘달러로만 원유를 사고 판다’는 원칙이 깨질 수도 있다는 신호입니다. 역시 위안화 강세의 원인이 될만한 요인입니다.

미국은 러시아를 제재하기 위해 미국 달러화의 강한 힘과 네트워크를 통해 러시아의 외환보유액을 동결시켰습니다. 그러나 그 여파가 달러화에 대한 복종이 아닌 미국 달러화에 대한 각국의 의심을 낳은것은 참 아이러니입니다.

대출 늘리는 은행들
오늘의 이슈

새로운 사실: 은행들이 대출 늘리기에 나섰다는 소식입니다. 이자율과 대출한도, 각종 제한들을 줄이거나 없애고 있습니다.

이런 일이 생기는 건 최근 가계대출이 크게 감소했기 때문이고 그 이유는 1. 정부가 DSR 규제 등 새로운 규제를 도입하고, 2. 소비자들도 새 정부 출범 이후 제도 개편을 확인하고 움직이자는 심리로 인해 부동산 거래를 뒤로 미루면서 주택 거래가 부진해지자 대출창구가 한산해졌기 때문입니다. 이에 따라 은행들은 줄어든 대출을 다시 늘리기 위해 금리를 낮추고 대출경쟁을 다시 벌이기 시작했습니다.

대출을 지속적으로 규제하기 어려운 이유: 누군가가 부동산 구매를 위한 대출을 받으면 그것은 1차적으로 부동산 구매에 쓰이지만 그 부동산을 판 매도자에게 그 돈이 들어가면 그 돈은 창업이나 소비, 투자 등 다양한 용도로 활용됩니다. 부동산 구매를 위한 대출을 규제하고 압박하면 부동산 시장만 위축되는 게 아니라 시장 전체가 위축되는 문제가 생기는 것도 그런 이유입니다. (대출규제가 지속적으로 이어지기 어려운 것도 그런 부작용이 곧 생기기 때문입니다)

일각에서는 지난해에 금융당국이 강하게 밀어부쳤던 가계대출 총량규제가 아예 폐지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기도 합니다. 그럴 경우 자칫하면 금융당국의 가계부채 관리가 대선 전에 일시적으로 집값을 안정시키기 위한 임시처방이었다는 해석으로 남게 될 수도 있겠습니다. 그 기간 동안 급하게 비싼 금리로 대출받거나 대출을 받지 못해 거래를 하지 못한 소비자들만 피해를 입은 셈이 됐습니다.

경제 평론가입니다. MBC ‘이진우의 손에 잡히는 경제’를 진행합니다.

놓치면 아까운 소식

📈 유연탄 등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면서 건설업계 등으로 그 여파가 퍼져나가고 있습니다. 시멘트→레미콘→건설산업으로 이어지는 건자재 밸류체인에서 연쇄적으로 가격이 오르고 있는 겁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여파로 시멘트 생산에 들어가는 유연탄 가격은 이달 들어 t당 427.5달러를 기록해 2020년 평균 가격(60.5달러) 대비 7배 가까이 급등했습니다. 이 때문에 전국철근콘크리트 연합회는 최근 건설사에 하도급 대금을 20% 올려달라고 요구하며 현장 ‘셧다운’을 예고했습니다. 다만, 분양가상한제 탓에건축비를 함부로 올릴 수 없어 건설사도 납품단가를 올리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 주가가 반토막난 넷플릭스가 한 가구에 같이 살지 않는 사람과 계정을 공유할 경우 추가 요금을 부과하는 방안을 중남미에서 시범적으로 시행합니다. 넷플릭스는 이를 다른 나라에도 적용할지 여부를 검토 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