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이 계속 돈 풀어야 할 구조적 이유

연준이 계속 돈 풀어야 할 구조적 이유
이효석의 주식으로 보는 세상

새로운 사실: 미국 연방준비제도는 지난 27~28일 개최한 정례 회의(FOMC)에서 정책금리(0.00∼0.25%)를 동결하고 자산 매입 규모(매월 최소 1200억달러)를 유지하는 등 기존의 완화적 정책기조를 지속하기로 결정했습니다.

경제 개선돼도, 긴축은 아직: 연준은 경제∙고용지표가 지속적으로 개선되고 있다고 평가했는데요. 그럼에도 제롬 파월 의장은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과 관련해서 아직 아무런 결정도 내리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우선 이번 7월 FOMC 회의에서 인상적이었던 단어를 하나만 뽑으라고 하면, 저는 “아직 갈 길이 멀다(A way to go)”를 뽑을 것 같습니다. 파월 의장이 고용시장을 두고 한 말인데요. 분명히 코로나19 백신이 보급되면서 미국의 고용은 빠르게 회복되고 있다는 소식이 들리는데, 도대체 파월 의장은 아직도 멀었다는 이야기를 하는 것일까요?

요즘 최대 관심사는 고용 지표: 시장에서는 아마도 다음달 초에 있을 미국의 고용지표 발표에 관심을 가질 것입니다. 취업자가 얼마나 늘었는지, 예상보다 더 빨리 늘었는지 그렇지 않은지 말입니다. 그러나 파월 의장은 지금 우리가 관심을 가져야 할 숫자가 수십만명 수준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는 것 같습니다.

아직도 676만명은 일을 못 구했다: 실제로 미국에서 일하는 사람의 숫자는 코로나19 직후, 최대 2236만명이 줄었습니다. 물론 이후 빠르게 회복하긴 했지만, 아직도 예전 수준을 완전히 회복하려면 676만명이나 남았습니다. 높지 않은 확률로 매달 70만명씩 고용자 수가 늘더라도 최소 10개월은 걸린다는 이야기이죠. 미국에서 일자리를 갖고 일하는 사람의 숫자가 코로나19 이전으로 언제쯤 돌아갈 수 있는지를 생각해보면, 파월 의장이 왜 갈 길이 멀다는 표현을 했는지 알 수 있습니다.

즉, 다음달에 나올 고용 데이터에서 일자리가 빠르게 회복되면서 몇십만명이 다시 일을 하기 시작했다는 것보다 완전한 회복까지 아직 676만명이나 남았다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지요. 이건 마치 중학교 2학년 학생이 3학년 수학을 마스터 했다면서 언제 수능을 보냐고 물어보는 것과 같습니다. 4학년 수학을 마스터했다고 수능을 볼 수 있는 것은 아니니 말입니다.

코로나 끝나도 예전으로 돌아가긴 힘들다: 저는 여기서 한 가지 더 중요한 사실을 말씀드리고 있는데요. “과연 수능을 볼 수는 있을까?”입니다. 과연 미국의 일자리의 총합은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요?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을 하기 위해서는 제가 자주 보여드리고 있는 이 그림에 대한 이해를 하셔야 합니다. 한 마디로 표현하면 “사람을 해고하고, 다시 안 뽑았는데도 회사가 잘 돌아간다”는 것이죠. 이러한 사실을 그래프로 그려보면 아래 그림과 같습니다.

미국의 노동자들이 일하는 시간은 아직도 코로나19 이전을 회복하려면 멀었는데, 실질 생산량은 이미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넘어섰습니다. 기업의 경영진들은 이렇게 생각할 것 같습니다. “10명이 하던 일을 8명이 하고 있는데도 큰 문제없이 잘 돌아가는군. 남은 8명이 힘들다고 사람 뽑아 달라고 하지만, 최대한 늦게 뽑아도 되겠어”라고 말입니다.

코로나19 이후, 미국의 고용 지표 증감 추이(만명)

고용 회복될 때까지 부양책은 계속: 연준이 언제쯤 긴축으로 갈 수 있을지를 설명하기 위해서 연초에 소개했던 비유를 다시 꺼내 보겠습니다. 연준(아빠)과 재무부(엄마)는 긴축이라는 곳으로 여행을 가려고 짐을 싸고 있습니다. 데려가야 할 자식은 두 명이 있는데 첫째의 이름은 물가상승률(인플레이션)이고, 둘째의 이름은 고용입니다. 시장에서 우려하는 상황은 첫째가 빨리 긴축으로 여행을 떠나자고 보채는 것에 비유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사람은 더 뽑지도 않았는데, 회사가 잘 돌아가고 있는 이 상황은 둘째 아이는 크게 다쳐서 병원에 입원을 해야 되는 상황에 비유할 수 있습니다. 파월과 옐런이 긴축으로 떠나는 시점을 결정하는 데 더 중요하게 고려해야 될 점은 빨리 여행을 가자고 하는 첫째(인플레)보다는 병원에 입원해야 될 정도로 심각한 상황인 둘째(고용)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결국 연준이 시장의 우려보다 빨리 긴축을 할 가능성은 앞으로도 높지 않을 것 같습니다.

전 헤지펀드 매니저이며, 지금은 SK증권에서 주식전략을 담당합니다.

가불 받은 주택 공급량
오늘의 이슈

새로운 사실: 앞으로 사전청약이 더 늘어날 것 같습니다. 아파트 청약은 원래 아파트가 착공된 후에 분양을 할 때 분양신청을 하는 것을 의미하는데요. 사전청약은 아파트가 착공되기 1~2년 전에 미리 분양신청을 하는 것입니다.

어차피 다 지어지지 않은 상태로 먼저 파는 아파트이므로 착공 이후에 분양하는 것(일반적인 청약)이나 착공하기 전에 분양하는 것(사전청약)이나 큰 차이는 없지만 사전청약은 아파트가 일정대로 잘 지어지지 않을 변수가 더 많습니다. 착공한 아파트는 시공사가 부도가 나지 않으면 공사 일정대로 지어지는데 아직 착공을 하지 않고 계획상태에서 사전청약을 받은 아파트는 착공 때까지 일정이 미뤄질 다양한 변수들이 있어서(문화재 발굴, 토지매입 지연 등) 언제 입주하게 될지가 불투명합니다.

아무튼 그런 사전청약을 앞으로 더 늘린다는 게 정부 방침입니다. 그렇게 하는 이유는 청약을 빨리 받으면 당첨자 발표도 빨라지고 그래서 주택 수요자들에게 하루라도 빨리 주택을 소유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려주기 위함입니다. 그래야 집을 사려는 사람들이 한 명이라도 줄어듭니다. (집값 안정을 위한 대책입니다)

미래의 카드를 당겨쓰는 셈: 공공택지에 지어지는 아파트들이나 정부가 토지를 사들여서 재개발을 진행하는 지역에서는 아파트 공사가 지연될 가능성이 적기 때문에 이런 방식이 가능하긴 합니다. 그러나 2~3년 후에 분양할 아파트를 사전청약으로 미리 분양하면 2~3년 후에는 분양할 아파트가 그만큼 줄어듭니다. 집값이 계획대로 잘 잡히지 않고 기간이 더 길어지면 나중에 쓸 카드가 오히려 감소하는 문제가 남습니다.

각국 정부들이 갑자기 환경 보호에 나선 이유
오늘의 이슈

새로운 사실: 탄소국경세는 탄소를 많이 배출하면서 생산된 제품이 자국 국경을 넘어서 수입될 때 탄소배출감소 노력을 덜한 만큼 세금을 물리는 제도입니다. 그게 싫으면 탄소 배출을 줄이는 노력을 하라는 뜻인데요. 지금은 유럽이 탄소국경세 부과를 공언하고 있는 가운데 미국도 이 제도를 도입하는 방안을 추진하기 시작했습니다.*
* 민주당이 법안을 발의 했습니다.

미국이 실제로 탄소국경세를 도입할지 여부는 불확실합니다. 그리고 미국이 도입하지 않으면 유럽이 독자적으로 탄소국경세 제도를 시행하는 것도 불확실해집니다. 그러나 그동안 탄소와 관련한 규제를 머뭇거려 온 미국이지만 이번에는 보다 적극적으로 추진될 가능성이 더 높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환경 보호 명분의 무역장벽: 유럽의 의지가 강해서 미국이 도입하지 않아도 유럽이 독자적으로 시행할 경우 유럽으로 수출되는 미국산 제품이 탄소국경세를 부과받을 가능성이 커서 미국 기업들이 내는 세금이 유럽으로 유출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고, 세계 1위 탄소 배출 국가인 중국과 러시아를 견제할 수 있는 좋은 수단이 되기 때문입니다.

경제 평론가입니다. MBC ‘이진우의 손에 잡히는 경제’를 진행합니다

놓치면 아까운 소식

🍚 산업화에 따른 대량생산 시대의 마지막 보루로 여겨지던 가정의 식탁에 큰 변화가 일고 있습니다. 밀키트 등 간편식과 배달음식이 엄마표 ‘핸드 메이드’ 집밥을 급속도로 밀어내고 있습니다. 코로나19로 하루 세 끼 집에서 밥을 먹는 사람이 늘고 있는 것도 이런 변화를 가속화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국내 간편식 시장은 5조원 안팎으로 성장했으며, 배달음식 시장은 약 20조원(거래액 기준) 규모로 커졌습니다. 가정의 쌀 소비가 지속적으로 줄고 있는 것과 달리 지난해 간편식용 쌀 소비량은 전년보다 4.6% 늘었습니다. 간편식은 주로 소득 수준이 높고, 여성의 사회 진출이 활발한 선진국에서 인기를 끕니다.

📈 최근 시중은행 대출 금리가 무섭게 뛰면서 빚을 내 ‘영끌 투자(영혼까지 끌어모아 투자)’한 사람들을 시작으로 대출 있는 가계들의 이자 부담이 가중되고 있습니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이 예고돼 있어 추가적인 금리 상승도 예상됩니다. 28일 6개월 만기 은행채 금리(신용등급 AAA 기준)는 0.910%로 지난해 5월 이후 14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6개월 만기 은행채 금리는 신용대출 지표로 통상 활용됩니다. 주택담보대출 등 장기 대출 지표인 3년 만기 은행채 금리도 두 달 전 1.348%에서 지난 28일 1.642%로 0.3%포인트 가까이 뛰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