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중국은 잘나가는 IT 업체들을 때려잡나

왜 중국은 잘나가는 IT 업체들을 때려잡나
이진우의 익스플레인 나우

이미지 출처: 메이퇀 홈페이지

새로운 사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에 세계는 불경기를 퇴치할 수 있는 묘책을 발견했습니다. 금리를 낮추고 돈을 풀고 그래도 안 되면 사람들에게 돈을 직접 지급하는 방식으로 세상에 돈을 풀면 위기에서 금방 벗어날 수 있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마법의 통화정책: 코로나19 이후 그 묘수를 실제로 실행해봤는데 효과는 매우 좋았습니다. 코로나19 때문에 경제활동이 마비되다시피 했지만 돈을 푸니 주가는 오르고 무역량은 늘어났습니다. 앞으로도 불경기가 닥치면 같은 수단이 동원될 것입니다.

단 한 가지 부작용: 이런 마법 같은 정책의 유일한 단점은 양극화입니다. 양극화는 경제가 발전하고 성장할수록 더 심해지는 게 당연합니다. 경제는 골고루 발전할 수 있는게 아니라 일부의 영역에서 유독 더 빠르게 성장하고 기업들도 우수한 대기업들만 더 빠르게 성장합니다. 애플의 실적이 그 사실을 뒷받침합니다. 정부가 돈을 서민들에게 풀어도 그 돈은 결국 혁신 기업 제품을 소비하는 데 쓰이고 결국 그 돈은 다시 그 혁신을 만든 거대 기업으로 들어갑니다. 경제위기를 쉽게 넘어가는 좋은 치료제의 유일한 부작용은 양극화입니다.

그런데 사람은 감정의 동물이어서 양극화에 대해 불만을 가질 수밖에 없습니다. 그 양극화가 경제위기를 치료해준 좋은 정책의 부산물이라고 해도 받아들이지 않습니다. 정부는 이들의 마음을 달래기 위해 양극화를 줄여줄 거라고 사람들이 믿는 정책을 선택할 수밖에 없습니다.

양극화의 원흉으로 지목된 빅테크: 중국 정부가 요즘 사교육과 인터넷 기업들, 부동산 시장 등에 전방위로 강경한 정책을 쏟아내는 이유도 거기에 있습니다. 미국에서도 빅테크 기업들이 우수한 실적을 쏟아내고 있지만 정부의 빅테크 규제 분위기 때문에 주가는 별로 오르지 못하고 있습니다. 미국 정부 역시 양극화에 대한 불만을 다독이기 위한 정책 카드를 고민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중국의 인터넷 기업들 역시 시장에서는 플랫폼 기업으로 분류되어 높은 가치를 인정 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중국 정부는 이들이 양극화의 상징, 또는 별 부가가치를 제공하지 못하면서 좌판만 벌여놓고 돈을 버는 비생산적 기업으로 몰아부치고 있습니다. 사교육 업체들의 수익화도 아예 금지하는 강한 정책을 꺼내들면서 이들 기업의 부도 가능성도 제기됩니다. 작년까지 허용하다가 갑자기 금지하는 쪽으로 바꾼 것은 순기능과 부작용을 저울질한 결과 중국 당국의 판단이 달라졌다는 뜻입니다.

양극화 억제 정책의 부작용: 문제는 이런 양극화 달래기 정책이 부작용을 일으키지 않을까 하는 점입니다. 투자가 위축되면 가장 먼저 서민들의 일자리부터 사라지기 시작하는 것이 기업 생태계의 본질이어서 자칫하면 국민들의 마음은 달래고 몸은 더 고통스러워지는 결과가 올 가능성도 있습니다.

중국 정부가 배달 앱 회사들에게 배달원들의 임금을 강제로 올리도록 지시했다는 소식도 그런 맥락입니다. 일이 힘든 정도보다 임금이 더 높으면 사람들은 그 직업을 선택하기 위해 몰려들게 되는데 배달원 임금이 올라가면 배달비가 비싸져서 배달 수요는 오히려 줄어듭니다. 그럼에도 배달원의 임금이 인위적으로 올라가면 배달원이 되기 위한 경쟁이 벌어지는데 그 경쟁의 수단은 대체로 카르텔이나 뇌물, 비인간적 환경을 감내하는 정도 등입니다.

아파트보다 많이 오르는 오피스텔 가격
오늘의 이슈

새로운 사실: 서울 오피스텔의 경매시장 낙찰가율이 상승세입니다. 지난 4월에는 80% 수준이었는데 100%가 넘었습니다. 100%가 넘었다는 것은 감정가보다 더 비싸게 낙찰된다는 의미이고 감정가가 약 1년 전 시가를 반영한 수치인 것을 감안하면 오피스텔 가격이 요즘 꽤 올랐다는 의미입니다.

실제로 최근 1~2년 사이에는 오피스텔 가격이 아파트보다 더 올랐습니다. 시장에서는 주택 가격이 오르면서 주택의 대체재인 오피스텔이 동반상승하는 것으로 해석하기도 하고, 아파트 청약 당첨이 어려워지면서 청약가점이 낮고 보유자금이 적은 젊은 층들이 오피스텔 매수로 돌아서기 때문으로 추측하기도 합니다.

경제 평론가입니다. MBC ‘이진우의 손에 잡히는 경제’를 진행합니다.

놓치면 아까운 소식

💳 신용카드사들이 올 상반기에 두 자릿수 이상의 순이익 증가율을 기록했습니다. 디지털 전환을 통한 비용 절감, 사업 다각화, 소비 확대, 카드론(장기 카드대출) 증가 등이 어우러진 결과입니다. 신한카드는 올 상반기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21.4% 늘어난 3672억원을 기록했으며, KB·우리·하나카드는 상반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냈습니다. KB국민카드와 우리카드는 1년 전보다 각각 54.3%, 52.5% 증가한 2528억원과 1214억원의 순이익을 거뒀습니다.

🇨🇳 중국 정부의 초강력 사교육 규제가 촉발한 중국 증시에 공포를 몰고 왔습니다. 상하이·선전 증시는 26~27일 이틀간 2~3% 낙폭을 보이며 시가총액이 4조 위안(약 709조원) 이상 증발했습니다. 이 영향이 서방국가의 증시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옵니다. 중국 증시의 손실을 본 투자자의 경우 손실을 보전하기 위해 이득을 본 포지션을 청산해야 하는 압력에 노출될 수도 있다는 이유입니다.

👶 지난 5월 출생아 수가 2만2000명대에 머무르며 인구 자연감소가 19개월째 이어졌습니다. 올해 1~5월 인구 자연감소는 1만3000명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출생아 수 추이를 미리 볼 수 있는 혼인 건수도 크게 줄었습니다. 지난 5월 한 달간 혼인 건수는 1만6153건으로 작년 5월 대비 1991건(-11.0%) 감소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