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서운 미국 집값 상승, 연준의 선택은?

무서운 미국 집값 상승, 연준의 선택은?
이효석의 주식으로 보는 세상

새로운 사실 : 미국 주택가격이 지난 4월 14.59%(전년 동월 대비) 상승했습니다. 월간 기준으로는 관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이후, 34년 만에 가장 큰 증가폭 입니다. 오늘은 미국의 집값 상승의 원인을 짚고 집값이 계속 오를 때 연준은 어떤 선택을 하게 될지 생각해 보겠습니다.

물건값은 안오르는데 집값만 오른다 : 코로나19 이후, 전세계의 중앙은행은 앞다퉈 통화량을 늘렸습니다. 그것도 매우 빠른 속도로 말이죠. 연준은 미국 국채와 MBS(모기지 담보대출)를 사는 방식으로 통화량을 늘렸습니다.

돈이 풀리면 풀릴수록 화폐가치는 하락합니다. 그리고 화폐가치가 하락하면 화폐로 가격을 표시하는 모든 것이 오르게 됩니다. 연초부터 주식, 비트코인 이제는 집값까지 안 오르는 것이 없는 이유는 바로 화폐가치가 하락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죠.

그런데 이렇게 자산가격은 많이 오르는데, 물건 가격은 상대적으로 덜 오르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유는 크게 두가지인데요. 첫째, 통화량이 늘어나는 동안 물건도 늘어나기 때문입니다. 작년에 있었던 마스크 파동을 생각해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당시 마스크 가격은 크게 상승했지만, 이후 생산량이 크게 증가하면서 가격은 빠르게 내려갔었죠.

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가진 사람들이 집을 산다 : 두번째 이유는 사람들이 물건을 사지 않고, 자산을 사기 시작했기 때문입니다. 코로나19 이후, 시장에서 관심이 커졌던 것 중 하나가 저축률이었습니다. 정부에서 보조금의 형태로 개인들에게 돈을 주니, 코로나19 이전에 10%였던 저축률이 20%까지 상승했습니다.

시계를 늘려보면 미국의 저축률은 1980년 15% 수준을 기점으로 계속 낮아져서 금융위기가 터졌던 2008년에 3% 초반까지 하락합니다. 3% 초반의 저축률은 가처분 소득이 100일 때 97만큼은 써버릴 정도로 미래에 대한 고민이 없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하지만 금융위기 이후, 미국 사람들은 직장을 잃을 수도 있다는 걱정과 자녀 세대가 기존 세대보다 가난할 수도 있다는 우려 때문에 예방적인 저축(precautionary savings)을 하고 있습니다. 저축률이 늘어난 진짜 이유는 불안하기 때문이라는 것이죠. 이러한 현상은 결국 물건을 사는 것보다는 자산을 사는 것이 나을 것 같다는 분위기로 이어지게 됩니다. 물건은 써서 없어지지만, 자산은 남으니까요. 이러한 사람들의 생각 변화도 집값 상승에 영향을 주었다는 분석입니다.

돈줄 조이기는 MBS로? : 세인트루이스 연준의 블라드 총재는 최근 “주택시장이 붐을 이루고 있어서 거품이 걱정된다. 더 이상 MBS를 안 사도 될 것 같다”라는 말을 했습니다. 연준이 MBS를 사게 되면, MBS의 가격이 상승하고, MBS 금리는 낮아집니다. 이는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낮아지는 것과 같은 효과를 가져오고 집을 사려는 사람에게 훨씬 더 좋은 조건이 된다는 것을 의미하죠. 결국 연준이 MBS를 매입하는 것이 집값이 이렇게 급등하는 과정에서 부채질을 하는 역할을 할 수도 있다는 이야기가 됩니다. 연준에서 진행하려는 테이퍼링은 국채가 아니라 MBS부터가 될 가능성이 높은 이유입니다.

미국 정부는 과연 연준에게 빚을 갚을 수 있을까? : 조금 다른 얘기지만 마지막으로 한가지 덧붙여 보겠습니다. 연준이 국채를 샀다는 것은 연준이 미국 정부에게 돈을 빌려줬다는 뜻입니다.

그러면 돈을 얼마나 빌렸을까요? 위의 그림을 보시면 어느 정도 지켜지던 부채한도는 코로나19를 계기로 한도(Limit)라는 말이 무색해질 정도가 되어버렸습니다. 과연 미국 정부가 돈을 갚을 수 있는 지도 궁금해지는 이유입니다.

업라이즈 애널리스트이며, 유튜브 이효석아카데미를 운영합니다.

코인거래소에 송금할 때 조심하세요!
오늘의 이슈

새로운 사실 : 일부 코인 거래소들이 여러 은행에서 계좌를 만들어서 그 계좌로 투자자들의 돈을 받고 있는 게 적발됐습니다. 이런 계좌를 벌집계좌(하나의 계좌에 여러 고객들의 예치금이 송금되어서 마치 벌집처럼 보인다는 의미입니다)라고 부릅니다.

횡령 가능성 높이는 벌집 계좌 : 암호화폐에 투자하려는 고객들은 돈을 송금해야 거래가 가능하기 때문에 벌집계좌는 거래소를 운영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한 계좌입니다. 그러나 그 계좌에 있는 돈은 투자자들의 돈이기 때문에 거래소 운영자들도 함부로 손을 대면 안됩니다. 문제는 그런 계좌들이 여러개 만들어지면서 감시망을 피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최악의 경우에는 그런 제2 제3의 벌집계좌에 들어온 돈을 거래소 운영자들이 횡령할 수도 있습니다.

수십 수백개의 거래소들이 고객들의 돈을 어떤 계좌로 받고 있는지는 거래소들이 솔직하게 공개하지 않으면 금융당국도 파악이 어렵기 때문에 정부는 은행들에게 외부에서 코인 투자자들의 투자금으로 보이는 돈이 자주 송금되는 계좌가 발견되면 신고해달라고 요청하는 식으로 벌집계좌들을 찾고 있습니다.

암호화폐 거래소에 함부로 송금해선 안됩니다 : 투자자들도 돈을 보낼 때 계좌명이 해당 거래소의 이름이 아닌 다른 법인이나 개인의 이름으로 된 계좌로는 투자금을 보내지 말아야 합니다. (정상적인 거래소라면 굳이 그런 계좌로 돈을 받아야 할 이유가 없습니다)

경제 평론가입니다. MBC ‘이진우의 손에 잡히는 경제’를 진행합니다.

놓치면 아까운 소식

🪵 목재 가격이 6월에만 40% 넘게 하락했습니다. 목재 가격 상승은 주택착공이 많아지면서 건축용 자재 수요가 늘어나면서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4월에는 목재가격이 전년동기 대비 86%나 오른 가격에 거래되기도 했습니다.

목재 가격의 하락이 의미하는 바는 최근 급격히 오른 원자재 가격 상승이 일시적이었을 가능성이 높다는 신호이고 합니다. 가파르게 늘어나던 주택 착공도 목재가격 부담으로 줄어들고 있고 주택가격 상승세도 곧 꺾일 가능성이 있다는 신호로 해석될 수도 있겠습니다.

🏠 서울의 신축 아파트들이 계속 신고가를 기록하면서 거래되고 있습니다. 서울의 강남구 일부 지역이 주택거래허가제로 묶이면서 투자자들이 서초구로 몰리는 풍선효과도 관찰됩니다.

신축 고가 아파트들이 계속 오르는 몇가지 이유는 1. 다주택자들에 대한 세금 부담 증가로 똘똘한 한채로 투자자금이 몰리고 있고 2. 서울의 재건축 재개발이 계속 늦춰지면서 거주환경이 양호한 새 아파트들의 공급이 앞으로도 부족해질 가능성이 높으며 3. 무주택자들에 대한 혜택(청약 당첨시 수억원의 프리미엄 보장)이 커지면서 자금력이 있는 무주택자들이 고급 새아파트 전세를 택하면서 전세금이 계속 치솟는 바람에 갭투자에 필요한 자금이 적어졌기 때문입니다.

⚖️ 공모가 ‘거품’ 논란이 불거졌던 게임 업체 크래프톤이 결국 스스로 공모가를 낮췄습니다. 크래프톤의 새 공모 희망가는 40만원∼49만8000원으로 애초 제시한 45만8000원∼55만7000원보다 5만원 정도 내려갔습니다.

📈 소강상태를 보였던 주식시장이 최근 강세를 보이면서 개인 투자자들이 빚을 내 주식을 사는 ‘빚투’가 연일 역대 최대 수준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지난달 28일 기준 개인 투자자들의 신용융자 잔고는 23조8494억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29일에는 23조7775억원으로 조금 낮아지긴 했지만, 역대 셋째로 높은 수준입니다. 신용융자 잔고는 개인 투자자들이 주식 투자를 위해 증권사에서 빌린 금액을 말합니다. 통상 주가가 오를 것으로 예상되면 신용융자 잔고도 오르는 경향이 있습니다. 코스피는 지난 25일 사상 최초로 3300선을 돌파했고, 코스닥지수도 이달 들어 1000선을 회복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