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는 직원이 다양할수록 잘 됩니다

비즈니스는 직원이 다양할수록 잘 됩니다
김태규의 HR 나우

다양성과 포용: 인적자원관리에 있어 몇 년 전부터 중요해지고 있는 개념이 있습니다. 다양성과 포용(Diversity & Inclusion)입니다.

문화권마다 기업마다 조금씩 다른 모습을 보이긴 하지만 공통적으로 ‘역사적으로 불이익을 받아오던 소수 집단에 대한 차별을 철폐’하는 데 초점을 맞춥니다. 소수 집단에 대한 편견을 개선하고 배려해 보다 많은 사람을 포용하는 조직 관리를 추구하는 것입니다.

여성, 소수 인종, 장애인, 성소수자 등이 주요 그룹으로 인식되고 있으며 한국에서도 관련 정책이 등장하고 있습니다. 기업 차원에서도 소수 집단에 대해 특별 채용을 하는 등 많은 움직임을 보이고 있죠. 다소 늦은 감이 있지만 지금이라도 이런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는 것은 다행으로 여겨집니다.

다양성을 숙제로 인지하고 있지는 않은가 : 하지만 기업 조직이 다양성 관리를 실제로 어떻게 실천하고 있는지 좀 더 면밀히 들여다볼 필요가 있습니다. 여러분의 조직은 다음 두 가지의 모습 중 어느 쪽에 더 가까운가요.

1. 개개인의 다양한 생각, 가치관, 시각, 성향 등이 가감없이 표현됩니다. 적절한 수준으로 갈등과 충돌이 일어나는 것을 조직 차원에서 독려합니다. 구성원들도 이러한 현상을 자연스럽게 생각합니다. 이를 해결하는 과정을 통해 대부분의 의사결정이 일어납니다.

2. 개개인의 생각, 가치관, 시각, 성향 등의 다양성을 존중합니다. 하지만 과한 다양성은 조직이 하나의 목표를 향해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데 걸림돌이 되므로, 구성원 간 일정 수준 이상의 합의는 있어야 합니다. 변하지 않는 기준이나 절차가 존재하며 이는 다양성이 업무를 지연시키거나 장애물이 되지 않도록 합니다.

많은 분들이 바람적인 다양성 관리란 1번이라고 생각하실 겁니다. 하지만 제가 주요 기업의 최고 경영층과 소통한 결과 적지 않은 조직이 2번의 모습을 하고 있었습니다. 2번의 조직도 다양성을 실천하기 위해 소수 집단이 그 회사에서 함께할 수 있는 여러 제도와 장치를 마련해 둡니다. 하지만 소수 집단이 실질적으로 의사 결정에 참여하는 경우는 드물었습니다. 겉으로는 조직의 일원이 되었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못 한 거죠.

이 경우 다양성과 포용이라는 인적자원관리의 의미는 결국 ‘다수자가 소수자를 인내하고 참아준다’라고 밖에 말할 수 없습니다. 이 관점에서 조직을 관리하는 기업은 ‘다양성 존중’이라는 구호를 압박으로 느낍니다. 소수자에게나 다수자에게나 매우 큰 짐과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것이지요.

다양성은 역량이다 : 다양성 존중을 도덕적 숙제로 인지하는 경우에 위 같은 현상이 발생합니다. 하지만 다양성을 조직에 적극 도입해야 한다는 것은 도덕적 차원의 얘기가 아닙니다. 변화가 빠르고 어느 때보다 창의성과 유연성이 필요한 이 시대에 기업이 ‘생존’하기 위해 필수적으로 갖춰야하는 ‘역량’입니다.

2000년 이후 4차 산업 혁명으로 이어진 지금 시대에서는 창의성이 기업이 창출하는 부가가치의 가장 근원적인 힘입니다. 절대 흔들리지 않을 것 같던 굴지의 기업이 어느날 등장한 혁신적인 기업에 의해 위협받는 이유도 이 창의성의 차이에 있습니다. 창의성이 다양성에서부터 나온다는 것은 여러 사례와 연구에 의해 증명되었습니다.

다양성이 높은 조직은 똑같은 문제에도 다른 관점에서 접근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창의적인 솔루션을 생각해낼 수 있다는 말이죠. 또한 위기 관리에도 능숙합니다. 다양한 관점을 많이 갖고 있을 수록 변화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지금은 시장의 변화가 유례없이 빠른 시대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겉보기에만 다양성이 높을 게 아니라, 다양한 구성원이 실질적으로 목소리를 내는 조직을 만들어야 합니다. 그렇게 다양한 구성원의 관점과 의견이 최대한 발휘되는 것, 다른 의견들이 건강하게 충돌하는 것, 이를 해결하는 것을 자연스러운 의사 결정의 과정이라고 인지하는 것이 창의적 의사 결정의 출발점이 될 것입니다.

고려대 경영대학 교수입니다. 리더십, 조직변화 등을 주로 연구합니다.

리멤버 나우를 지인들과 공유해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