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베이 안고 2등 된 이마트, 앞으로 유통업계는?

이베이 안고 2등 된 이마트, 앞으로 유통업계는?
이철민의 리멤버 밸리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이미지 출처: 신세계그룹 뉴스룸)

새로운 사실: 지난 6월 24일 이마트는 새로 설립할 자회사를 통해 이베이코리아의 지분 80.01%를 약 3조 4400억원에 인수한다고 공시했습니다.

추정 거래 금액의 합계를 기준으로 이마트가 쿠팡을 누르고 네이버 바로 아래 2위 자리를 차지하게 되는 이번 거래를 두고, ‘극적인 역전승을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는 시각부터 ‘독이 든 성배를 들었다’라는 시각까지 다양한 반응이 나오는 중입니다.

그리고 지난해부터 시작된 매각 과정에 조연으로 등장했던, 네이버, 롯데는 물론 기타 국내 온라인 전자상거래 업체들의 향후 대응에 대해서도 큰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과연 이번 인수가 시장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 것인지, 주요 관전 포인트를 정리해봤습니다.

이마트의 큰 그림: 이마트는 쓱닷컴, G마켓, 옥션 그리고 G9라는 크게 4개의 온라인 전자상거래 플랫폼을 보유하게 됩니다. 이베이가 옥션, G마켓을 차례로 인수하고 G9를 추가로 만들어 구축한 기반 위에, 이마트와 신세계 그룹의 다양한 전자상거래 서비스들을 통합해 출발한 쓱닷컴까지 가세하게 된 것입니다.

따라서 인수 이후 사업 모델의 복잡성은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로 클 수밖에 없습니다. 주요 경쟁사인 네이버와 쿠팡의 경우 상대적으로 단순한 사업 모델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이마트도 분명 큰 그림을 그리는 차원에서 주요한 사안들에 대해서는 초기적인 대안을 미리 고민했을 것입니다.

하나의 브랜드∙서비스로 통합할 것인지, 일종의 ‘온라인 재래시장’이라고 폄하되는 오픈마켓 사업모델을 그대로 유지할 것인지, 핵심 역량으로 떠오른 배송 시스템은 어떻게 구축할 것인지, 식재료∙식품 분야는 어떻게 확장할 것인지, 기존 이마트 오프라인 자산은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 등입니다.

하지만 이에 대한 최종적인 결론은 인수 완료 이후에도 한참이 지나야 확정될 것입니다.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하는 신설 자회사와 쓱닷컴이 다른 주체이고, 그 주주구성이 다르다는 것부터 걸림돌입니다. 거기에 대부분 중복된 구매자∙판매자들의 상황도 고려해야 하고, 배송시스템 구축 등을 위한 막대한 투자금에 대한 시장의 우려도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입니다.

관계가 어색해진 네이버: 전자상거래 1위이자 지난 3월 이마트∙신세계와 지분교환을 단행한 네이버는 이번 이베이코리아 인수과정에 참여할 것으로 예상되었으나 발을 뺏습니다. 독과점 논란 가능성에 대한 우려, 자사 쇼핑서비스와의 잠재적 충돌 가능성 등이 원인으로 지목되었습니다.

이마트∙신세계가 가진 오프라인에서의 역량을 활용하고자 했던 목표는 기존 지분교환을 통해 충분히 달성한 상태에서, 직접 인수에 참여하여 논란을 만들고 매각 가격에 대한 이베이의 눈높이만 높일 필요는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향후에는 2위로 올라선 이마트와의 관계 정립이라는 숙제에 대하여 고민이 될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피는 섞었지만 어쩔 수 없이 경쟁을 하게 된 상황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이마트와 당장 눈에 띄는 새로운 협력 방안을 모색하기 보다는, 지난해 먼저 지분을 교환한 CJ그룹과의 물류∙컨텐츠 분야에서의 협력을 가속화하는데 집중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자기 코가 석자인 쿠팡: 단기적으로 별다른 대응을 하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내부적으로 워낙 벌려 놓은 사업들도 많고 해결해야하는 현안들도 많은 상태이기도 합니다. 게다가 적어도 국내에서는 자체 서비스의 성장에 방점을 두고 있어서, 단기적으로 전략적 제휴나 M&A 등을 시도할 가능성도 높지 않습니다.

기타 경쟁사들의 움직임: 불확실성이 해소된 것은 맞지만, 시장이 3개 대형사의 구도로 재편될 가능성에 대해 모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중입니다. 하지만 각 사업자들 별로 조금씩 입장은 아래와 같이 조금씩 다른 듯 합니다.

∙ 롯데: 이마트가 ‘승자의 저주’에 빠질 것을 기대하고 있을 롯데의 경우, 전자상거래 사업 확장 방안에 대한 깊은 고민에 빠져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전략적인 제휴나 M&A에 적극 나서겠다고 밝히긴 했지만, 그 동안 성공한 적이 없었다는 한계를 극복해야하는 과제가 있습니다.

∙ 다크호스 카카오: 반면 기존에는 주요 사업자 리스트에 빠져 있었지만, 최근 가장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카카오가 가장 큰 변수가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막대한 고객 기반과 자금력을 가지고 전자상거래 시장의 판을 흔들 경우, 복잡한 상황을 해결해 나가기에도 숨찬 이마트의 발목을 잡을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 기타 2군 사업자들: 아마존과 손잡고 도약의 발판을 마련하려 하는 11번가의 경우, 어려워진 상황이기는 하지만 모기업이 SK텔레콤이 워낙 큰 손이기 때문에 그나마 위기감이 덜 할 수 있습니다. 문제는 위메프, 티몬 그리고 인터파크입니다. 현재의 사업 모델과 규모로는 위상의 변화가 어려운 상황이라, 다양한 자구책을 마련하고는 있습니다만 앞서 언급된 롯데의 M&A 대상으로 다시 부상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이와는 별도로 막바지에 와 있는 요기요의 매각 결과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매우 큰 관전 포인트입니다. 강력한 후보였던 신세계와 롯데가 사실상 빠지고 이베이코리아를 검토했던 MBK 등 국내외 사모펀드들 간의 경쟁으로 좁혀지면서, 본입찰이 계속 연기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종합해보건대, 이마트의 이베이코리아 인수에도 불구하고 전자상거래 시장에선 과도한 경쟁이 지속되면서 여전히 소비자들에게 혜택이 돌아가는 상황이 유지될 것으로 보입니다. 소비자들 입장에서는 그야말로 ‘팝콘각’인 상황이 지속되는 것입니다.

사모펀드 VIG파트너스의 대표이며, 페이스북 돈테크무비 페이지 운영 중입니다.

넷플릭스도 망 사용료 낸다? 망 중립성은?
오늘의 이슈

새로운 사실: 넷플릭스와 SK브로드밴드의 소송전에서 넷플릭스가 졌습니다. 정확히 말하면 졌다기보다는 이기지 못했다는 표현이 맞을 듯합니다.

망 사용료, 고객이 냈다 vs. 넷플릭스도 내라: SK브로드밴드는 넷플릭스를 보려고 넷플릭스에 접속하는 이용자들이 많아서 회선 용량을 늘려야 하고 비용이 많이 발생하니 넷플릭스가 돈을 내라는 주장이었습니다.

넷플릭스는 넷플릭스를 보려고 하는 게 SK브로드밴드의 가입자들이고 SK브로드밴드는 그 가입자들에게 월이용료를 받으면 되지(그걸로 비용을 충당하면 되고 모자라면 더 받으면 되지) 우리는 그냥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자일 뿐인데 그 돈을 왜 우리에게 내라고 하느냐는 거였습니다.

넷플릭스는 이번 소송에서 <SK브로드밴드가 우리에게 돈을 달라고 하는데 우리는 돈을 줄 이유가 없다는 걸 법원이 확인해달라>고 요청했는데요. 법원은 <그건 법원이 중간에 개입할 일이 아니니 당신들끼리 알아서 협상해라>라고 판결했습니다.

변수는 망 중립성 원칙의 해석: SK브로드밴드가 이 재판결과에 대해 만족하는 부분도 있습니다. 그동안 넷플릭스는 <망 중립성 원칙>이라는 국제 규범(인터넷 망사업자(통신사)들은 특정 사이트를 차별해서 접속을 막으면 안된다는 원칙)을 근거로 넷플릭스에 대해 SK브로드밴드가 망사용료를 내라고 요구하는 게 이 망중립성 원칙을 훼손한 것이라고 주장해왔습니다. 이번 재판은 재판부가 이런 주장을 받아들이느냐에 관심이 모아졌습니다.

그런데 재판부는 <망 중립성 원칙은 특정 사이트에 대한 이용자의 접속을 막으면 안된다는 것이지, 돈을 내라고 해서는 안 된다는 건 아니다>라는 요지를 판결문에 담았습니다. 돈을 내지 않으면 차단하겠다는 게 SK브로드밴드의 입장이어서 그 경우의 차단도 망 중립성 원칙과 충돌하는 게 아니냐는 논란은 남아있습니다. (돈을 매우 많이 내라고 해서 사실상 차단하는 것에 대한 판단입니다) 그러나 SK브로드밴드가 망 사용료를 요구하는 것이 망 중립성원칙과 충돌하는 것은 아니니 둘이 알아서 협상을 하라는 법원의 판결은 SK브로드밴드의 손을 약간 더 들어주는 결론이었습니다.

문제는 넷플릭스가 아니라 유튜브입니다. 아직 아무런 망 이용료를 내고 있지 않지만 우리나라 인터넷 트래픽의 25%를 유튜브가 차지하고 있습니다. 넷플릭스와 페이스북은 둘 다 5% 미만입니다.

제동 걸린 크래프톤의 상장
오늘의 이슈

새로운 사실: 크래프톤은 ‘배틀그라운드’라는 게임을 개발한 회사입니다. 하반기에 공모주 청약을 통해 주식시장에 상장할 계획이었는데 정부가 공모가가 너무 비싸게 정해졌다는 이유로 ‘퇴짜’를 놨습니다. 매우 이례적인 일입니다.

크래프톤의 공모가는 50만원 안팎에서 정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50만원이라는 공모가는 크래프톤의 기업가치를 대략 추산해서 만들어진 것인데요. 그 <대략 추산>하는 과정이 좀 이상하다는 게 정부의 판단입니다.

공모가가 정해진 기준: 크래프톤의 공모가를 대략 추산하는 과정은 이랬습니다. 크래프톤과 비슷한 사업을 하는 회사들을 9곳(넷이즈, 액티비전 블리자드, 일렉트로닉 아츠, 넥슨, 테이크투 인터랙티브, 엔씨소프트, 넷마블, 월트 디즈니, 워너뮤직그룹)을 찾고 그 회사들의 현재 기업가치가 연간 순이익의 몇배 정도에(PER : 주가순이익배율) 거래되는지를 확인했습니다.

넥슨은 연간 순이익의 12배 정도에 거래되고 있었고, 일렉트로닉아츠라는 회사는 순이익의 133배에 시가총액이 형성되고 있는데 이 9개 회사중에 PER이 가장 높은 회사와 낮은 회사를 빼고 나머지 7개의 평균을 구해보니 45배가 나와서 크래프톤의 올해 예상 순이익에 45배를 곱한 금액을 크래프톤의 시가총액으로 추산했습니다.

이 시가총액이 너무 부풀려진 것이라는 쪽의 주장은 1. 월트디즈니나 워너뮤직그룹처럼 게임회사가 아닌 회사들까지 왜 끌어들이느냐 2. 디즈니는 지금까지 수십편의 히트작을 냈지만 크래프톤은 배틀그라운드 하나 뿐이잖느냐 등으로 요약됩니다. 배틀그라운드에 등장하는 다양한 캐릭터나 스토리라인으로 영화도 만들고 캐릭터 사업도 하겠다는 건 너무 부풀린 스토리라는 겁니다.

반론도 있습니다. 시장에서 투자자들이 그렇다고 생각해서 동의하면 그게 기업가치인 것이지 그걸 정부가 나서서 별도의 잣대를 들이대는 게 옳으냐는 것입니다. 공모가가 부풀려졌다면 투자자들이 알아서 외면할 것이니 정부가 나서는 것은 과잉대응이라는 것입니다.

자본시장에서 정부의 역할은 늘 이런 논란의 대상입니다. 정부는 항상 완전한 방임과 과도한 개입 그 사이에 있습니다.

배당 제한 풀린 금융사들
오늘의 이슈

새로운 사실: 지금 금융지주회사들은 주주들에게 배당을 하는 게 금지되어 있습니다. 코로나19로 인해 혹시 금융시스템에 위험이 생길 수 있으니 은행들은 주주들에게 돈을 나눠주는 걸 잠시 중단하고 돈을 일단 들고 있으라는 정부의 지시 때문이었습니다.

이 규제가 7월 이후에는 풀릴 예정이지만 그렇다고 그동안 못했던 배당까지 한꺼번에 다 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뉴스입니다. 이번에도 정부가 <규제는 풀어주지만 그렇다고 갑자기 많이 하지는 마라>고 했기 때문입니다. 주주들의 돈으로 운영되는 사기업이지만 정부의 허가가 있어야 영업을 할 수 있는 은행업의 특성상 정부의 규제가 주주들의 이익과 꽤 충돌합니다.

여행 곧 재개되지만, 희망퇴직 시작한 모두투어
오늘의 이슈

모두투어 로고

새로운 사실: 우리나라 2위 여행업체인 모두투어가 희망퇴직을 시행하기로 했습니다. 모두투어는 이미 전 직원이 유급휴직 상태였고 이번달부터 무급휴직으로 전환했습니다.

여행산업이 서서히 회복될 가능성이 보이긴 하지만 그동안 버텨온 기간도 길어서 상황에 따라서는 여행산업 회복을 눈앞에 두고도 버티지 못하는 기업들이 생길 수 있다는 걸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모두투어는 내년 연말까지 버틸 현금은 있는 것으로 조사되고 있습니다)

여행사들 주가는 코로나 이전보다 오히려 더 높은 상태입니다. 주가에 거품이 있다는 뜻일 수도 있고, 코로나19로 인해 중소형 여행사들이 무너지면서 시장 장악력이 더 커졌다는 판단이 반영된 결과일 수도 있겠습니다.

경제 평론가입니다. MBC ‘이진우의 손에 잡히는 경제’를 진행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