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가 여전히 전기차 시장 선두인 이유

테슬라가 여전히 전기차 시장 선두인 이유
이주완의 IT산업 나우

새로운 사실: 애플이 최근 BMW에서 전기차를 담당해 온 수석 부사장 올리히 크란츠를 영입하며 애플카 출시 가능성을 높였습니다. 올리히 크란츠는 BMW에서 30년 동안 전기차 사업부를 이끌었으며 미국 전기차 스타트업인 카누(Canoo)를 공동 설립하기도 했습니다. 우리가 잘 아는 테슬라는 창업 초기부터 전기차와 배터리를 개발했던 IT 기업이고 BYD 역시 중국 최대의 배터리 기업으로 출발했습니다. 그리고 조만간 구글카, 아마존카, 샤오미카 등이 등장하며 자동차 시장을 뒤흔들 것이라는 예상도 있습니다.

지난주엔 전기차 전용 플랫폼을 만들고 있는 기존 자동차 업체들이 테슬라를 어떻게 추격하고 있는지 조명했습니다. 다만 기존 자동차 업체들이 테슬라와 애플 등 IT 기업에 비해 부족한 점도 있습니다. 오늘은 그 부분을 다뤄보겠습니다.

전기차는 핵심 부품을 아웃소싱하는 구조: 지난주에 자동차의 구조는 섀시, 차체, 동력장치 등으로 이루어져 있고 섀시와 동력장치를 포함한 하부구조가 플랫폼이라고 설명한 적이 있습니다. 그리고 자동차 구조에는 전기전자(IT) 부품이 추가로 포함되어야 하겠지요.

내연기관에서 자동차의 핵심은 엔진과 변속기입니다. 완성차 업체들이 신차를 소개할 때 가장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것이 엔진 출력과 변속기의 효율성입니다. 이 두 가지가 자동차의 성능과 연비를 결정하니까요. 그렇기에 다른 부품들은 대부분 협력사로부터 조달하지만 엔진과 변속기만큼은 완성차 업체가 브랜드의 명예를 걸고 직접 개발, 설계, 생산을 수행합니다. 즉, 내연기관 자동차의 경우 기본 골격인 플랫폼을 구성하는 핵심 부품을 인하우스로 직접 제조한다는 말입니다.

그런데 전기차로 오면서 큰 변화가 발생합니다. 전기차 플랫폼의 핵심은 배터리와 모터입니다. 비록 테슬라와 폭스바겐이 배터리를 직접 생산할 계획을 발표했지만 여전히 배터리는 전문 기업들에게 의존하고 있습니다. 모터 역시 부품 업체들로부터 구매하고 있지요. 핵심 부품의 외부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배터리와 모터를 일부 직접 생산하려는 움직임이 있기는 하지만 말 그대로 일부입니다. 즉, 자동차 구조의 근간이 플랫폼인데, 플랫폼의 핵심인 배터리와 모터를 아웃소싱한다는 의미가 됩니다.

전기차의 차별화 포인트는 IT: 내연기관에서는 엔진과 변속기를 통해 차별성을 확보했는데 전기차에서는 핵심 부품인 배터리와 모터를 외부에 의존하니 어떻게 차별성을 가질 수 있을까요? 전기차의 구성은 배터리, 모터, 섀시, 차체 그리고 IT입니다. 그런데 섀시나 차체로는 차별성을 갖기 어려우므로 남은 요소는 IT 밖에 없습니다.

그렇다면 정말 IT가 전기차의 차별성을 제공할 수 있는지 확인해 봐야겠지요. 주요 전기차 모델의 배터리 용량과 주행거리를 비교해 보면 동일한 배터리 용량에서 테슬라의 주행거리가 평균 1.4배 정도 긴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배터리를 운용하는 SW를 BMS(Battery Management System)라고 합니다. 동일한 배터리를 장착하더라도 BMS를 어떻게 설계하고 구성하냐에 따라 배터리를 활용하는 효율성이 달라집니다. 테슬라는 뛰어난 BMS 기술을 통해 주행거리를 연장시키고 있습니다. 또한, BMS 설계가 우수하면 배터리 화재도 예방할 수 있습니다. 과충전, 과방전을 막을 수 있기 때문이죠. 같은 제품의 배터리를 사용하는데도 A사는 화재가 빈번히 발생하고 B사는 화재가 전혀 발생하지 않는 사례가 대표적입니다. 뿐만 아니라 운전자가 가속 페달을 밟을 때 컴퓨터 제어를 하는 방식에 따라서도 주행 성능과 연비 특성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이렇듯 전기차에서는 브랜드 별 경쟁력과 차별성이 IT 기술에서 발생합니다.

자율주행차는 IT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 자율주행차에서는 IT 기술이 더욱 중요해집니다. 인공지능, 각종 센서, Lidar, Radar, 카메라 등을 활용해 사물을 인지하고 통신하고 차량을 제어하는 핵심이 반도체를 비롯한 IT 부품과 SW이기 때문이지요. 자율주행차에서는 반도체 설계 능력과 OS 성능이 자동차의 경쟁력을 결정하게 됩니다. 테슬라는 자율주행차의 FSD(Full Self Driving) 칩을 직접 개발했으며 폭스바겐도 자율주행차에 들어갈 고성능 반도체 칩을 직접 개발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IT 기업들이 전기자동차와 자율주행차 시장에서 강세를 보일 수밖에 없는 이유입니다.

포스코에서 경영컨설팅을 합니다. 복잡한 IT 이슈를 쉽게 설명합니다.

세계 8위 한국이 선진국 지수에 못 드는 이유
오늘의 이슈

새로운 사실: 우리나라 주식시장이 ‘MSCI 선진국 지수’에 포함되는데 다시 실패했습니다. MSCI 선진국 지수 편입은 올림픽 금메달처럼 계속 노력하고 도전하는 일이라기보다는 MSCI 지수를 결정하는 곳의 판단과 상황에 따라 우리나라 증시가 선진국으로 분류되기도 하고 아니기도 한 것이어서 ‘실패’라는 표현이 다소 어색하긴 합니다. 그러나 시가총액 규모로는 세계 8위에 해당하는 한국 증시가 선진국이 아닌 신흥국으로 계속 분류되는 것은 이 역시 좀 어색한 결과입니다.

우리나라 증시가 선진국 증시로 분류되고 편입되지 못하고 있는 것은 몇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증시가 선진국 증시로 평가받는 것은 그 나라가 선진국이냐 아니냐와는 좀 다른 기준입니다.

외환시장이 상시 열려있지 않다: 우리나라를 선진국 증시로 편입하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외환시장이 24시간 열려있지 않다는 것입니다.* 거기에 공매도가 일부 종목만 가능한 상황인 것도 선진국 증시로 편입되려면 해결해야 할 문제점으로 새롭게 지적됐습니다.
* 과거에도 계속 이 문제 때문에 선진국 지수 편입이 무산됐습니다.

외환시장이 24시간 열려있어야 하는 이유는 외국인들이 언제든지 주식을 사고 팔면서 그 돈을 달러로 바꿔서 나갈 수 있는게 필요하다는 판단 때문입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외환시장이 우리나라 시간으로 낮에만 열려있기 때문에 외국인들은 원화를 달러로 달러를 원화로 환전하는 게 불편합니다. 이론적으로 보면 조금 불편할 뿐이지만 자유로운 거래를 선진국 증시의 기본 요건으로 생각하는 MSCI의 기준에서 보면 아직 우리나라 증시는 부족한 점이 있는 셈입니다.

정부 입장에선 잃을 게 더 많다: 외환시장의 24시간 거래를 정부가 허용하지 않는 이유는 24시간 거래 시장에서는 환율의 급격한 변동에 대해 정부가 대처하기가 어렵다는 판단 때문입니다. 외환시장이 요동칠 때는 정부의 대처가 어려운 야간이나 새벽시간에 크게 움직인 환율이 계속 시장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 역시 정부가 조금 불편하면 될 일 같지만 정부의 입장에서는 MSCI 선진국 지수에 편입되자고 자칫하면 큰 문제를 일으킬 수도 있는 외환시장의 관리를 느슨하게 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입니다.

일자리 창출 효과가 줄면 꼭 나쁜 걸까
오늘의 이슈

새로운 사실: 우리나라의 취업유발계수가 계속 낮아지고 있습니다. 취업유발계수는 우리나라 산업에서 생산을 10억원 더 늘릴 때 추가로 필요한 인력의 수치를 의미하는 지표인데 지난 2019년에는 10.1명으로 2016년 11.2명에 비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제조업만 따로 보면 2017년에는 6.5명이던 취업유발계수가 2019년에는 6.2명이 됐습니다.

취업유발계수가 낮아지는 것은 두 가지로 해석이 가능합니다. GDP가 늘어나더라도 일자리는 과거처럼 쉽게 늘어나지는 못하는 구조가 되고 있다는 부정적인 해석도 가능하고, 반대로 인력을 조금만 늘려도 GDP가 쉽게 늘어나는 생산성 높은 경제구조가 되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경제 평론가입니다. MBC ‘이진우의 손에 잡히는 경제’를 진행합니다.

놓치면 아까운 소식

💉 미국 제약사 모더나가 코로나19 백신을 더 많이 만들기 위해 미국 내 생산라인을 증설합니다. 올해 최대 10억회분의 백신을 제조할 것으로 추정되는 모더나는 이를 통해 내년에는 연간 생산량을 3배에 해당하는 30억회분으로 늘리겠다는 계획입니다. 월스트리트에선 모더나의 코로나19 백신 매출이 내년까지 강세를 보이다 이후 급감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내년 말이면 대부분의 국가에서 백신을 접종할 듯하다는 예측이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