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가 오를 때, 부동산은 어떻게 될까

물가가 오를 때, 부동산은 어떻게 될까
김규정의 부동산 나우

새로운 사실: 최근 급등세를 보이던 미국 장기 국채금리가 1.5% 선에서 안정되며 글로벌 투자심리가 회복됐다는 분석과 함께 11일 오전에는 코스피가 3000대를 회복했다는 보도가 있었습니다.

반대로 전일까지 5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보였던 코스피 급락 원인으로는 미국 국채 금리 상승에 따른 달러 강세 등 국내 외환, 금융시장의 변동성 리스크가 꼽혔었죠.

상황은 반대지만 결국 예상보다 크게 오른 금리가 자산 투자시장을 흔들고 있다는 얘깁니다.

경기 회복과 인플레이션: 금리가 오르는 것은 코로나 사태로 침체됐던 글로벌 경기가 회복세를 띨 것이라는 기대와 인플레이션 우려 때문입니다. 폭발적으로 늘어난 재정 부양 상황에서 바이러스 확산이 잠잠해지고 경제활동이 활발해지면 물가가 오를 수밖에 없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습니다.

실제로 원유, 농산물 등 원자재 가격이 크게 올랐고 미국 의회가 1조9000억달러 규모의 추가 부양책을 통과시키며 경제 정상화에 대한 기대가 확산되는 중입니다.

물론 ‘아직은 아니다’라며 인플레이션 우려에 선을 긋는 목소리도 여전히 많습니다. 금리 인상은 없다며 현재 수준의 완화 정책을 이어가겠다는 것이 미국 연준의 입장이죠. 물가 상승은 일시적이라고 말합니다.

무엇보다 인플레이션 걱정을 하기에는 경기 회복이 우선 뚜렷해야 한다는 지적과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계속된 저금리와 재정 확대에도 불구하고 저성장 추세가 이어지며 인플레이션이 나타나지 않았다는 점 등을 들어 인플레이션 우려에 선을 긋는 사람들이 적지 않습니다.

하지만 미국 장기 국채금리는 추가로 상승할 수 있습니다. 연 2%가 넘을 것이란 분석도 나오고 있죠. 통화 당국이 저금리 완화 정책을 이어가더라도 경기 회복 기대감과 함께 일시적이든 아니든 물가가 오르고 시장금리가 오를 수 있습니다.

인플레이션 가능성에 대한 경고가 끊임없이 제기될 걸로 보입니다. 통화 당국의 선 긋기에도 시장과 수요가 여전히 불안감을 갖고 있는 이유 입니다.

인플레이션과 부동산: 논쟁 속에서도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면서 뒤이어 급등했던 자산시장의 거품이 빠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옵니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미국 장기 국채 금리가 급등하면서 코스피는 물론 글로벌 주식시장이 실제로 급락세를 보였습니다. 일시적 조정이라는 의견과 시기와 속도의 문제일 뿐 인플레이션 압력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의견이 팽팽하게 대립 중입니다.

부동산 시장 역시 금리 인상과 인플레이션 경고에서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대규모 재정 지출과 늘어난 부채를 기반으로 급등한 글로벌 부동산 시장에 버블론이 제기되고 경제 정상화 이후 인플레이션이 나타나면 부동산 가격이 조정을 받을 것이라는 주장이 꽤 많습니다.

다만 전통적으로 물가가 오르는 시기에 부동산이 대안 투자처로 꼽히면서 부동산 시장이 상승했단 점을 근거로 들어 이번에도 인플레이션이 나타나면 부동산 시장도 상승세를 보일 것이라고 기대하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하지만 최근의 부동산 시장은 증시 등 다른 금융 자산 시장과 동조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고, 시장 금리도 오르고 있어 조정을 받을 것이란 주장이 더 설득력 있게 들립니다*. 글로벌 부동산 시장의 가격 변동성이 워낙 컸던 탓에 인플레이션 경고가 현실화되면 부동산 시장 역시 조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입니다.
* 금리가 오르면 대출을 받아 부동산을 구입하는 사람들의 부담이 늘어나고, 수요가 줄어듭니다.

한국 부동산시장의 다른 변수: 한국과 마찬가지로 가격이 급등하고 공급이 다시 늘어나고 있는 글로벌 부동산 시장의 경우 인플레이션 경고에 민감하게 움직일 수 있습니다.

다만 한국 부동산 시장은 금리 인상과 인플레이션 현실화에 따른 버블 붕괴를 우려하는 한편 수급 문제가 또 다른 중요 변수로 지목되고 있습니다. 특히 대도시의 새 집 공급이 부족해 가격이 급등하자 정부가 내놓았던 ‘2.4 대책’ 등 공급 확대 정책들이 여전히 불확실하기 때문입니다.

수도권 주택 공급확대를 골자로 정부가 ‘2.4 대책’을 발표한 뒤 서울을 중심으로 아파트값 상승세가 다소 누그러지는 양상을 띠었는데요. 거래가 급감하고 수요 관망세가 확산됐습니다.

하지만 최근 LH의 비리 의혹이 제기되면서 3기 신도시 사전청약을 비롯해 ‘2.4 대책’의 공급 계획들이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생겼습니다. 공급 대책들이 전면 조정되고 축소된다면 대도시 새 아파트를 중심으로 한 공급 부족과 전세 불안 등에 따라 주택 가격은 다시 자극 받을 수 있습니다.

지금 국내 부동산 시장에 참여하고 있는 수요자들은 인플레이션 가능성과 함께 국내 주택 공급계획의 현실화 여부에 주목해야 할 것 같습니다.

한국투자증권 자산승계연구소장입니다. 시장 참여자의 관점에서 부동산 시장을 분석합니다.

중금리 대출이 늘어난 진짜 이유
오늘의 이슈

새로운 사실: 롯데카드가 연 5% 금리로 최대 1억원까지 빌려주는 카드론을 출시했습니다. 은행권의 신용대출이 금융당국의 규제로 막히게 되자 이 틈새시장을 신용카드 회사들이 치고 들어가는 것으로도 해석할 수 있습니다. 은행권의 신용대출 금리에 비해서는 이자율이 높지만 카드사들은 자금 조달을 여전채를 발행해서 하기 때문에 조달금리가 은행보다 높기 때문에 불가피한 금리수준입니다.

카드사들의 이런 변화는 법정최고금리가 계속 낮아지면서 생기는 현상이기도 합니다. 법정최고금리가 계속 인하되면서 올해 하반기부터는 20%로 낮아졌는데 그러다 보니 카드사들은 연 25% 정도의 이자를 받아야하던 저신용자들에게는 대출이나 카드론을 해주지 못합니다.

혜택은 중신용자에게: 결국 카드사들은 종전의 카드사 고객들(저소득 저신용)에서 영업 타깃을 고신용자로 옮기기 시작했습니다. 이렇게 법정최고금리가 낮아지는 것은 법정최고금리 근방에서 대출을 받던 저신용자들에게 혜택이 가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중신용 고신용자들에게 혜택이 갑니다.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영업을 하던 카드사와 대부업체 등이 저소득층 영업을 포기하고 중신용 고신용자들로 영업대상을 옮기면서 경쟁이 더 치열해지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저신용자들 대상 금융회사가 줄어들면 경쟁이 덜해지므로 저신용자들은 더 나쁜 조건의 대출을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공모주가 불지핀 증권계좌 개설 바람
오늘의 이슈

새로운 사실: 우리나라의 증권계좌 숫자가 4000만개에 육박할 수준으로 빠르게 늘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최근 두 달 사이에 약 375만개가 늘었습니다. 최근에 늘어난 계좌는 공모주 청약을 위한 계좌들이 많이 포함됐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과거와는 달리 올해부터 달라진 공모주 청약 제도는 증권사 계좌만 있으면 목돈이 없어도 공모주를 받을 수 있기 때문에 공모주를 받기 위해 만드는 증권사 계좌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경제 평론가입니다. MBC ‘이진우의 손에 잡히는 경제’를 진행합니다.

놓치면 아까운 소식

🇪🇺 반도체 독립 꿈꾸는 EU: 유럽연합(EU)의 행정부 격인 집행위원회가 2030년까지 유럽이 세계 반도체 생산량의 20%를 차지해야 한다고 회원국에 촉구했습니다. 역내 반도체 생산 역량을 높여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미국과 아시아 국가들에 도전하겠다는 뜻입니다. 자동차, 휴대폰, 게임기 등의 핵심 부품인 반도체가 최근 품귀 현상을 빚자 반도체 독립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습니다.

⚖️ 경영권 분쟁 변수로 떠오른 3%룰: 대주주 의결권을 3%로 제한하는 이른바 ‘3%룰’이 올해 주총에서 처음 시행됩니다. 경영권 분쟁을 겪고 있는 대주주에겐 악재입니다. 실제로 금호석유화학과 한국앤컴퍼니(한국타이어 지주사), 한진이 이달 하순 예정된 정기 주주총회에서 회사가 정한 안건 외에 주주 제안 안건을 같이 올리기로 했습니다. 경연진과 뜻이 다른 친족이나 사모펀드 등이 3%룰을 앞세워 권리행사를 하겠다며 요구하고 나선 이사·감사 교체안이 핵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