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 거품은 없다는 근거가 뭘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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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시장 거품은 없다는 근거가 뭘까
이진우의 익스플레인 나우

새로운 사실: 요즘 주식시장, 정확히 말하면 주식시장 주변에서 나오는 이야기 중에 눈길을 끄는 것은 <버블이 아니다>라는 주장입니다. 꽤 유명한 인사 또는 그동안 버블일 가능성이 크다는 주장을 해오던 인사들이 던지는 괜찮다는 의견이어서 그 이유와 배경을 살펴보는 건 의미가 있어보입니다. 어쩌면 그런 것들이 오히려 거품의 증거 또는 거품으로의 진입 신호일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대표적인 사례는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로버트 실러 예일대 교수의 최근 발언입니다. 영국 파이낸셜 타임즈의 저명한 칼럼니스트 마틴 울프의 최근 칼럼 역시 비슷한 의견입니다. 무슨 근거로 거품이 아니라고 하는 지 알아볼까요. 그 설명은 위험프리미엄이라는 개념을 기반으로 시작합니다.

왜 거품이 아니라는 것일까: 로버트 실러는 그동안 주식시장이 거품이라고 주장해온 학자입니다. 이유는 간단했습니다. 과거에는 기업가치가 1년치 이익의 15배 정도에 거래됐는데 요즘은 30배 정도에 거래되고 있으니 매우 큰 거품이라는 설명이었습니다.

사실 기업가치가 기업이익의 몇 배쯤에 거래되는가는 사람들의 마음에 달려있습니다. 그래서 과거 수십년간 그 사람들의 마음은 어떻게 작동했는가 보니 대략 15배 안팎이었다는 것입니다. 그러니 우리는 그걸 믿고 그 배율이 커지면 조심하자는 게 실러 교수의 주장이었습니다.

그런데 최근 실러 교수는 의견을 좀 바꿨습니다. 이자율이 낮은 세상이 되면 이자율이 높은 세상이었을 때와 비교할 때 사람들의 마음이 달라질 수 있다는 걸 감안하자는 겁니다.

그게 무슨 뜻일까요: 우리가 이런 고민을 하는 이유는 적정한 주가 수준을 찾아보려는 욕심 때문인데 그 적정 수준이라는 건 사람들의 마음속에 자리잡은 뭔가에 따라 정해질 것이니 그 뭔가가 무엇인지를 알아보자는 겁니다. 그런데 그 <뭔가>가 과거에 생각했던 <기업가치가 도대체 기업이익의 몇 배쯤이겠느냐>가 아니라 좀 다른 것일 수도 있다는 게 실러 교수의 생각입니다.

시중 금리가 1%라고 가정해보죠. 1억원의 이자를 받으려면 100억원이 있어야 한다는 뜻이고 실제로 연간 1억원의 이자가 나오는 국채는 100억원에 거래가 됩니다. 그럼 연간 1억원의 이익을 내는(그래서 1억원을 배당을 하는) 회사의 기업가치는 얼마에 거래되어야 합리적일까요.

단순하게 생각하면 그런 회사의 가치도 100억원에 거래될 것 같지만 주식시장에서는 이런 회사가 약 20억원에 거래됩니다.(실제로는 업종마다 다르니 일단 그렇다고 가정합니다) 그건 주식이라는 자산이 등락이 심한 위험자산이기 때문에 당연히 받아들여야 하는 할인율이라는 겁니다.

시장에서는 안전한 국채의 수익률와 주식의 수익률의 차이를 사람들의 마음 속에 존재하는 위험프리미엄이라고 부릅니다. 국채 1% 수익률이냐 주식 5% 수익률(여기서의 수익률은 주가상승률이 아니라 이익을 기업가치로 나눈 비율을 의미합니다)이냐에서 사람들은 매우 갈등한다는 뜻입니다. 5%와 1%의 차이인 4%를 주식투자 같은 위험한 투자라면 당연히 보상 받아야 할 위험프리미엄이라고 부릅니다.

사람들의 마음 속에 주식이라면 안전자산보다 4%포인트의 수익률은 더 받아야 한다는 믿음이 자리잡고 있다는 뜻입니다. 실러 교수는 이 4%포인트라는 수치는 시대에 따라 조금씩 다를 수는 있지만 사람들의 마음 속에 자리잡은 늘 일정한 수치라고 생각하고 이 수치가 낮아지면 사람들이 위험을 상당히 매우 적극적으로 감수하고 있다고 보고(거품이라고 보고) 조심하자는 주장을 하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요약하자면 그동안 사람들은 <자고로 주식은 그 기업이 1년간 버는 이익의 몇 배쯤의 가치로 거래되는 게 맞지>라고 생각하고 주식을 거래한 것으로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라 <주식이란 자고로 매우 안전한 어떤 자산보다 대략 몇 퍼센트 정도 더 이익을 내줘야 하지>라는 생각으로 거래하고 있을 수도 있고 그 가능성이 크다고 보는 겁니다.

그래서 요즘 주식 가격은 거품이 아니라는 건가요?: 그런 생각으로 실러 교수는 과거 40년간 주식의 평균 주가수익률과 40년간 안전자산의 대명사였던 국채수익률의 차이(앞서 말씀드린 위험프리미엄)를 구해보니 오히려 요즘이 그 수치가 더 높더라는 겁니다. 그 수치가 높다는 건 사람들이 주식에 대해 과거보다 더 엄격한 잣대를 갖고 있다는 뜻입니다. 거품은 커녕 저평가라는 뜻입니다. 참고로 영국의 그 수치는 요즘 10%이고 유럽과 일본은 6%, 중국은 5%, 미국은 4% 수준이라는 겁니다. (최근 미국의 수치는 3.8%로 낮아졌습니다. 주가가 올라서 그렇습니다)

아주 길게 설명드렸지만 그냥 직관적으로 요약하면 이런 것입니다. 요즘 주가가 과거에 비해 비싸보이긴 하지만(1억원의 이익을 내는 기업이 과거에는 기업가치 10억원에 거래됐는데 요즘은 20억원에 거래되고 있으니 비싸보입니다) 과거에는 안전자산인 국채도 연 5~6%씩 이자를 줬으니 주식에 대해 연 10%의 수익률을 요구하는 게 그럴듯한 것이고요.

반면 요즘은 국채 수익률이 마이너스이기도 하니 연 5%의 수익률을 주는 주식이 지금 가격에 가려되는 건 거품은커녕 매우 저평가된 것이라는 겁니다. 물론 이건 국채에 비해 상대적인 비교이지만, 세상 모든 자산의 가격은 상대적인 것이지 절대적인 잣대는 없다는 겁니다.

그리고 이 논리는 그동안 주식시장에서 주장하던 <저금리 시대에는 주가가 과거보다 매우 높게 올라가는 게 상식적으로 당연하지 않느냐>는 설명을 뒤늦게 받아들인 것에 불과합니다.

그럼 거품이 아닌 것으로 보고 주식을 사도 될까요: 다른 의견도 있습니다. 글로벌모니터(유료 매체라 링크를 제공하기 어렵습니다)에 따르면 실러 교수의 이 새 이론이 가진 맹점도 존재합니다. 그 맹점에 대한 반론을 풀어 설명하면 이렇습니다.

1️⃣ 그 설명은 세계가 ‘망하지는 않는’ 저금리 상태일 때의 이야기입니다. 지금은 극단적 저금리에 더 내릴 수도 없는 금리 상태여서 이러다 세계 경제가 다시 회복할 수 있는 것인지 아니면 계속 이러다가 유동성 함정에 빠져서 영원한 불경기에 빠지게 되는 것인지 미지수인 상황입니다. 이 중 후자라면 주식이라는 자산은 매우 위험할 수 있습니다. 기업이익 자체가 극단적으로 감소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2️⃣ 금리를 더 낮출 수 없는 상황이며 반대로 갑자기 튀어 올라갈 가능성은 존재하는 상황이어서 주가가 더 올라갈 가능성보다는 내려갈 가능성이 클 수도 있다. (실러 교수는 그동안 딴소리 하다가 왜 주식시장 다 오른 다음에 이런 소리를 하고 있느냐는 뉘앙스이기도 합니다)

종합지수에서 빠지는 중국 기업들
오늘의 이슈

새로운 사실: 주가지수를 만들고 관리하는 MSCI가 중국 기업 7곳을 지수에서 빼기로 했습니다. 중국 기업을 견제하기 위한 트럼프 행정명령 때문입니다. (명분은 중국 군부를 지원하는 기업이라는 것)

MSCI 지수에서 제외되는 종목은 SMIC(반도체 파운드리), 중국교통건설(토목), 중국위성(인공위성), 중국철도건설(토목), 중국중차(고속철), 하이캉웨이스(영상장비), 중커수광(슈퍼컴퓨터)입니다.

그 기업들이 지수에서 빠지면 남는 공간을 다른 기업으로 채우거나, 남아있는 기업들의 비중을 조금씩 늘리면서 채우는 방법이 있는데 후자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증권가의 분석입니다.

한국에 미칠 영향: 후자가 될 경우 그 지수에서 우리나라 주식들이 차지하는 비중이 조금 더 커질 텐데 그 금액이나 비중은 미미해서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거의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홍콩 증시는 꽤 큰 영향을 받을 수도 있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장기 투자자는 세금을 덜 내야 할까

새로운 사실: 주식을 장기보유할 경우 세제혜택(양도세 감면)을 주는 방안을 정부가 검토 중입니다. 주식 투자로 돈을 버는 이들의 세금을 너무 깎아주는 게 아니냐는 의견도 제기됩니다. 주식으로 돈을 버는 계층이 그나마 투자할 돈이 있는 여유층일 텐데 이런 저런 세금을 다 깎아주면 누가 세금을 내느냐는 주장입니다.

원래 어떤 자산을 장기보유할 때 세금을 깎아주는 경우는 양도세 세율이 양도차익별로 다른 누진 방식일 때 잦은 거래로 의도적 조세회피를 하는 걸 막기 위해 도입하는 게 일반적입니다.

예를 들어 아파트는 1억원의 차익이 생긴 경우와 10억원의 차익이 생긴 경우 세율 자체가 다릅니다. 1억원의 양도세율은 약 20%, 10억원은 약 40%입니다. 투자자의 입장에서는 아파트가 조금 올랐을 때 팔고 다음날 다시 사면 계속 낮은 세율을 적용 받을 수 있는데 오래 보유하면 한꺼번에 높은 세율로 양도세를 내는 게 부당하게 생각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장기보유특별공제를 통해 단기 매매보다 장기 보유가 더 불리해지는 상황을 막습니다.

주식의 양도세는 양도차익에 따라 달라지지 않기 때문에 굳이 잦은 거래를 할 이유가 없고 그러니 주식을 장기 투자하는 게 단기 투자보다 국익에 도움이 되는 게 아니라면 장기보유 공제를 해줄 이유도 없습니다.

5000만원 공제도 변수: 그와는 별도로 또 하나의 변수가 있습니다. 주식의 양도세를 계산할 때 매년 5000만원의 양도차익 공제를 해주는 것 때문에 투자자들은 그 양도차익 할인 쿠폰을 매년 연말이 지나기 전에 쓰려고 할 것입니다.*

* 내년으로 이월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5000만원의 양도차익 공제와 장기 보유 세율 우대가 동시에 도입되면 투자자들의 계산은 매우 복잡해질 것입니다. (장기 보유 세율 우대가 파격적이지 않으면 12월에 한 번 팔고 가는 게 이익이 될 가능성이 큽니다)

경제 평론가입니다. MBC ‘이진우의 손에 잡히는 경제’를 진행합니다.

놓치면 아까운 소식

😷감염력 높은 변종 코로나19 등장: 영국에서 코로나19 변종이 빠른 속도로 확산하면서 영국 정부가 긴급 봉쇄조치를 단행했습니다. ‘VUI-202012/01’로 알려진 코로나19 변종 바이러스는 기존 바이러스 대비 감염력이 70% 더 큰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다만 변종이 백신이나 치료에 영향을 미친다는 증거는 아직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빠르게 불어난 빚, 용처는 부동산: 올해 3월 말 기준 우리나라 가구당 평균 가계부채가 8256만원에 달했습니다. 작년보다 4.4%가 늘어난 겁니다. 가구당 평균 소득은 5924만원으로 전년보다 1.7% 늘었습니다. 연령대별로는 30대의 빚이 가장 빠르게 늘었습니다. 30대의 부채증감 내역을 보면 담보대출, 신용대출, 임대보증금이 각각 13.1%, 12.1%, 16.7% 증가했습니다. 상당수의 사람들이 부동산 투자를 위해 빚을 늘렸을 걸로 보입니다.

📱한 회사 앱으로 모든 계좌 조회한다: 22일부터 하나의 금융 애플리케이션(앱)에서 은행뿐 아니라 증권사·상호금융 계좌까지 한꺼번에 조회하고 자금을 이체할 수 있게 됩니다. 오픈뱅킹 참가기관이 제2금융권으로 확대되기 때문입니다. 오픈뱅킹을 통해 요구불예금계좌뿐 아니라 정기 예·적금계좌까지도 입금이체가 가능해집니다.

💉백신 공급되자 들썩이는 관광산업: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화이자의 코로나19 백신을 사용 승인한 지난 11일부터 메리어트·인터컨티넨탈 호텔과 여행 검색엔진 카약, 프라이스라인 등 숙박정보 웹사이트에서 예약 건수가 급증하고 있습니다. 지난 11일 숙박 예약 사이트의 미국 내 예약 건수는 9512건을 기록했는데요. 이는 코로나19 확산 전인 3월 이후 최고치입니다. 코로나19가 없던 지난해 이맘때와 비슷한 수준입니다.

💊상장 나서는 건기식 기업들: 에이치피오, 코스맥스바이오 등 건강기능식품 기업들이 상장을 준비 중입니다. 코로나19로 면역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건강기능식품 성장세에도 가속도가 붙어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국내 건강기능식품 시장 규모는 4조6000억원 수준으로 지난 3년간 연 평균 8% 성장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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