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가 지금 관심거리인 이유

유가가 지금 관심거리인 이유
이진우의 익스플레인 나우

새로운 사실: 내년 세계 경기의 중요한 변수 가운데 하나는 유가(원유 가격)입니다. 요즘 국제유가는 경기 회복 가능성을 반영하면서 계속 오르고 있는데요. 코로나 바이러스가 빠르게 확산되던 올해 봄 배럴당 20달러 수준에서 거래되던 석유는 요즘 40달러 중반까지 가격이 올라왔습니다.

유가가 여기서 더 오른다면 내년에는 유가 상승에 따라 제품 값이 상승할 텐데요. 그로 인해 소비가 위축되거나 물가 상승을 명분으로 시중 금리가 올라갈 가능성이 있습니다. 둘 다 경기나 주가에는 좋지 않은 신호가 됩니다.

오늘 감산 여부 정하는 회의 열린다: 그런데 내년 유가가 어떻게 될지를 결정할 중요한 변수가 되는 OPEC+ 정례회의가 오늘부터 진행됩니다. 회의의 안건은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에 폭락한 유가를 끌어올리기 위한 감산을 내년에도 계속 할 것인지>입니다.

* OPEC+는 사우디 등 중동국가들로 구성된 OPEC에 러시아, 멕시코 등 다른 산유국들까지 포함한 그룹입니다. 이번 감산에 동의한 그룹에서 이란과 리비아는 제외되어 있습니다.

원래 계획은: 현재 하루 770만배럴을 감산하고 있는데 내년 1월부터 감산량을 580만배럴로 감축할 계획이었습니다. 결국 하루 생산량 190만배럴을 증산하게 됩니다. 이 증산 시점을 뒤로 늦추자는 게 이번 회의의 안건입니다. 유가를 더 올리고 싶은 국가들은 이 계획에 찬성하고 있지만 UAE 등은 반대하고 있습니다. 생산량을 더 늘려서 돈을 벌어야 어려운 재정상황에 도움이 되기 때문입니다. (그동안 OPEC의 감산 합의는 늘 이런 나라들 때문에 중간에 깨졌습니다. 이번에는 꽤 잘 지켜진 것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감산 유지할 가능성 높다: 지금까지 흘러나오는 추측은 산유국들이 증산 시점을 뒤로 미루게 될 것이라는 쪽이 우세합니다. 그러나 유가가 그 소식을 호재 삼아 계속 오르게 될지는 미지수입니다.

증산 연기와 무관하게 리비아는 계속 생산량을 늘릴 가능성이 큽니다. 리비아의 원유 생산량은 하루 125만배럴 정도입니다. 그리고 코로나 바이러스의 재확산 때문에 항공유 수요가 별로 늘어날 일이 없다면 원유 가격은 그냥 내버려두면 오히려 유가가 아래로 흘러내릴 가능성이 큰 상황이기도 합니다. OPEC+ 회의에서 증산을 연기하지 못하면 유가는 큰 폭의 하락 가능성도 있습니다.

유가는 앞으로 어떻게 될까: 향후 전망이 쉽지는 않습니다. 과거에는 경기가 좋으면 유가는 오른다는 건 공식에 가까웠습니다. 경기가 좋아질 때 수요가 늘고 가격이 오르는 구리는 석유가격의 바로미터로 쓰일 만큼 둘의 가격 움직임은 유사했습니다.(둘의 가격 그래프는 매우 흡사한 이동경로를 따릅니다)

그런데 최근에는 구리가격의 상승폭만큼 유가가 탄력있게 오르지는 못하고 있습니다. 유가는 코로나 바이러스 이전 수준(약 60달러)에 못 미치지만 구리 가격은 2013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까지 오르고 있습니다.

물론 구리시장 자체의 호재도 있습니다. 전 세계 구리 수요의 절반을 흡수하는 중국이 내년에 10%가량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고 세계적으로 전기차가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도 구리 가격에 강세 원인입니다. (전기차는 휘발유차보다 구리 사용량이 많습니다)

친환경산업 뜨면서 원유 수요는 줄 듯: 구리 가격과 늘 연동하던 유가가 상승폭이 크지 않은 것은 경기가 회복되더라도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이동의 제한과 심리적 부담은 계속 될 것이라는 점과 친환경에너지 산업의 부흥으로 유가는 경기가 좋아져도 수요가 탄력 있게 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반영된 결과로 해석됩니다.

참고로 최근 천연가스 가격은 계속 하락하고 있습니다. (한달 사이에 약 20% 하락) 미국 가정의 절반이 가스를 난방에 사용하고 있는데 11월 날씨가 따뜻해서 난방수요가 줄어들 것을 우려한 결과입니다. 천연가스 가격이 내리면서 에탄과 프로판(LPG) 가격도 10%가량 내렸습니다.

인구는 그대론데, 전국 전셋값이 동시에 오르는 이유
오늘의 이슈

전세 가격이 계속 오르고 있습니다. 서울 등 인기 거주지역도 그렇고, 상대적으로 인기가 적은 지역의 전세 가격도 오르고 있습니다.

계약갱신청구권을 도입한 임대차 2법 탓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만, 궁금한 부분은 전세 가격이 이렇지 않았던 6개월 전과 비교할 때 그 사이에 인구가 더 늘어나거나 사람들이 별장을 갖고 싶어하게 된 것도 아니고 있던 집이 무너지거나 사라진 것도 아닌데 왜 갑자기 전세 가격이 오르느냐는 의문입니다.

1️⃣ 학군이나 교통이 편리한 인기거주지역은 수험생 자녀를 둔 가정이나 맞벌이 부부 등이 새로 전입하려는 수요가 늘 있고 그 수요를 진학을 마친 가정이나 은퇴한 부부들이 그 집을 비우고 다른 동네로 이사 가면서 나오는 매물로 채웠습니다. 그런데 계약갱신청구권이 도입되면서 계속 눌러앉는 세입자의 주거안정성만 보장하는 바람에 굳이 그 지역에 거주하지 않아도 될 세입자들이 퇴거하지 않는 현상이 생겼습니다.

2️⃣ 보유한 주택은 보유한 것으로 충분하지 않고 실제로 10년가량 거주해야 양도세 감면을 해주는 것으로 세법이 바뀌면서 세를 주고 본인은 외곽에서 살아도 되는 집주인들이 다시 인기지역 자가주택으로 들어가기 시작했습니다. 인기지역은 집값이 많이 오르고 또 비싸기 때문에 양도세 감면 여부에 따른 차이가 큽니다.

인기지역의 전세난은 이렇게 설명되지만 비인기 지역은 왜 전세가 오르느냐는 궁금한 대목입니다. 전국의 주택 수급이 일정하다면 인기지역에서 전세난이 생기는 만큼 비인기 지역에서는 세입자 구하기 전쟁이 생겨야 하기 때문입니다.

몇 가지 추측되는 이유가 있습니다.

1️⃣ 전세가격이 오른다는 분위기 때문입니다. 전세 가격이 오른다는 소문은 집주인들에게 높은 전세가를 부르게 하고 세입자를 찾지 못하더라도 당분간은 그 가격을 내리지 않습니다. (이건 시간이 흐르면 해결될 문제입니다)

2️⃣ 비인기지역의 매도 수요 때문입니다. 다주택자에 대한 세금 압박이 심해지면서 주택 수를 줄이려는 다주택자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양도세율이 높기 때문에 양도차익이 적은 비인기 지역의 저가주택부터 매물로 내놓습니다.

문제는 그런 주택들을 매도하려면 그 집이 빈집이어야 합니다. 그래야 실수요자에게 팔 수 있습니다. 세입자가 있으면 그 집을 전세를 끼고 매수하는 투자자에게 팔아야 하는데 그런 매수자를 찾기 어렵습니다. 자금 여유가 있는 집주인들은 만기가 된 세입자를 내보내고 집을 비워두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습니다. 세입자를 받으면 4년간 집을 못 팔기 때문입니다.

계약 만료 두 달 전엔 계약갱신청구권 써야

새로운 사실: 다음달부턴 전∙월세 임차인이 계약갱신청구권을 행사하려면 계약이 만료되기 두 달 전까지는 집주인에게 이야기해야 합니다. 기존엔 계약 만료 한 달 전에만 이야기하면 됐습니다. 전화나 문자메시지로 집주인에게 계약을 갱신하겠다는 의사를 표명하면 청구권이 행사됩니다.

계약갱신의사를 밝힐 수 있는 기간은 계약만료 6개월~2개월 사이의 기간입니다. 계약만료를 6개월 남긴 시점에 미리 그 의사를 표시하는 것도 필요할 경우가 있습니다. (그러면 집주인이 다른 사람에게 집을 팔아도 계속 거주할 수 있습니다. 계약갱신 의사를 표시하기 전에 매매계약과 잔금납부가 이뤄지면 새 주인은 집을 구매한 후 직접 거주를 통보할 수도 있습니다)

계약만료 2개월 전까지 서로 아무 의사표시가 없으면 묵시적 갱신이 이뤄진 것으로 간주하고 계약갱신청구권은 계속 살아있게 됩니다. (세입자는 그걸 노리고 계약만료 2개월 시점까지 의사표시를 미루는 것도 필요할 수 있습니다만 그 경우 그 사이에 집주인이 집을 매매해버리는 리스크를 감안해야 합니다)

경제 평론가입니다. MBC ‘이진우의 손에 잡히는 경제’를 진행합니다.

놓치면 아까운 소식

📈금값은 떨어져도, 백금값은 오른다: 급등하던 금 가격이 움직임을 멈춘 가운데 백금 값이 가파르게 오르고 있습니다. 백금 가격은 이달 들어 14%나 올라 현재는 트로이온스당 960달러에 달하는데요. 백금 가격 인상 원인으로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녹색 에너지 투자 공약이 꼽힙니다. 백금은 물을 전기로 분해해 수소를 생산하는 촉매 역할을 하고 있기에 수소차 생산에 꼭 필요한 원재료입니다.

🚛연말 골판지 대란: 연말 박스 대란에 비상이 걸렸습니다. 택배 수요는 급증했지만, 지난달 대양제지 화재로 골판지 원료인 원지 가격이 급격히 오른 뒤 공급마저 줄었기 때문입니다. 국산 폐지 사용을 장려하기 위해 폐지를 해외에서 수입하려면 정부에 신고하도록 지난 7월부터 제도가 바뀌었는데요. 신고제 시행 이후 폐지 수입이 줄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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