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만4000호 긴급 전세대책, 효과는?

11만4000호 긴급 전세대책, 효과는?
김규정의 부동산 나우

새로운 사실: 정부가 2022년까지 2년 동안 전국에 11만 4천가구의 전세형 임대주택을 공급하는 <서민·중산층 주거안정 지원방안 : 전세대책>을 발표했습니다. 신축 위주로 단기간 공급할 수 있는 주택을 최대한 확보하여 직면한 전세문제를 해결한다는 계획입니다.

전체 11만4000가구 중에서 4만9000가구가 내년 상반기 공급되고 하반기에 2만6000가구가 공급돼 2021년까지 전국에 임대주택 7만5000가구가 긴급히 집중 공급됩니다. 나머지 3만9000가구는 내후년 2022년 공급됩니다. 전체 물량 중 수도권 공급물량은 총 7만1000가구 규모입니다.

유형별로는 1️⃣ LH, SH 등이 보유하고 있는 공실 공공임대주택 3만9000가구를 전세형으로 전환하여 내년 상반기에 공급합니다. 오는 12월 말에 입주자 모집을 하면 당장 내년 2월까지 입주가 가능합니다. 공실인 점을 감안하여 소득이나 자산 기준을 적용하지 않고 최대 6년까지 거주할 수 있습니다.

2️⃣ 다음은 공공 전세주택을 신규 도입합니다. 서울 소재 5000가구 등 전국에 1만8000가구를 2022년까지 한시 공급하며, 매입약정 등을 통해 다세대나 오피스텔 등을 신속 건설-매입해 전세로 공급합니다. 추첨을 통해 무주택 실수요자에게 공급하고 최대 6년간 시세 90%이하 보증금으로 거주하게 됩니다.

3️⃣ 신축 매입약정을 통해 4만4000가구를 공급할 계획인데, 즉시 매입임대보다는 다소 시간이 걸립니다. 내년 상반기에는 7000가구가량 공급되고 하반기에 1만4000가구, 2022년에 2만3000가구를 공급할 계획입니다. 서울에는 그 중 2만 가구가 공급될 예정입니다.

4️⃣ 마지막으로 공실 상가, 오피스, 호텔 등 숙박시설을 리모델링 해서 주거용으로 공급합니다. 총 1만3000가구 규모로 전체 공급계획 중 10% 수준입니다. 비주택 공실 리모델링 임대는 2021년 하반기부터 공급됩니다.

전세 공급의 양·질·속도 두고 갑론을박: 전세대책이 발표된 후 시장에선 갑론을박이 이어졌습니다. 물론 대책의 효과에 대해서 말입니다. 일단 양적인 면에서는 예상보다 많다는 의견이 나왔습니다. 긴박한 전세난 해결을 위해서 긴급한 전세 공급이 필요하니 끌어 모을 수 있는 임대주택을 최대한 끌어 모은 것 같다는 평가입니다.

하지만 속도 면에서는 당면한 전세난을 해결하기에는 시간이 걸리는 것 같다는 지적이 있었습니다. 공실 공공임대나 매입전세 물량은 그나마 좀 더 빠르게 공급되겠지만 매입약정이나 리모델링을 거쳐야 하는 경우에는 건축 및 개보수를 위한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지적입니다.

가장 많은 의견이 쏟아진 부분은 무엇보다 공급되는 전세형 공공임대 주택의 질적인 부분에 대한 우려였습니다. 과연 세입자들이 원하는 지역에 원하는 주거 조건을 갖춘 전세형 임대주택이 공급되겠느냐 하는 걱정 말입니다.

비아파트 위주, 쓸 만한 전세주택 공급 어렵다 지적 나와: 전체 공급량의 34% 가량을 차지하는 공실 공공임대는 그 중 빨리 공급할 수 있는 재고주택이지만, 현재도 공실인 데는 사유가 있을 것이란 의견이 나왔습니다. 면적이나 입지, 상품유형, 주거시설, 주변환경 등 세입자의 요구조건을 충족하지 못하는 비아파트형 전세일 경우 세입자들의 눈높이를 맞추기 쉽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1-2인 가구를 겨냥한 원룸 타입 등 소형 임대주택 위주로 확보한다면 3-4인 규모 이상의 가족형 전세입자들에게는 적합하지 않다는 지적도 많았습니다. 사실 최근에는 1-2가구조차도 더 넓은 주거공간을 요구하는 실정입니다. 자녀를 키우고 있고, 자녀 취학과 육아를 위한 환경을 중요시하는 부모의 입장에서 거주하기에 적합한 아파트 등 공동주택형 신축 전세가 얼마나 확보될지 주시하고 있습니다.

전체적으로 도심 아파트 중심의 전세난이 불거진 상황에서 아파트 전세는 확보하기 어렵다 보니 세입자들이 원하는 공급이 아니라는 지적도 여전했습니다. 급등한 전세 가격이나 아파트 전세 부족 상황을 고려할 때 확보하기가 어렵겠지만, 세입자들은 아파트 전세를 원하고 있어서 이번 전세대책에서도 미스 매칭이 우려된다는 지적이 이어졌습니다.

호텔을 3-4인 가구가 쓰긴 어렵다: 논쟁이 뜨거웠던 호텔 등 숙박시설, 상가, 오피스 공실물량의 리모델링을 통한 공공임대 공급방식에 대해서는 여전히 반대 여론이 많았습니다. 비어 있는 비주택 물량의 경우 주거하기에 적합하지 않은 상업지역에 위치하고 공간 규모도 협소해 1-2인 가구 외에는 사용하기 어렵다는 겁니다. 주택이 아니기 때문에 바닥난방과 취사시설을 확충하고 환기, 배관, 수도 등을 손보고 주거에 적합하게 다양한 구조로 개보수하기가 쉽지 않고, 할 수 있다고 해도 비용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기존에 선보였던 시범 사례들의 평가가 좋지 않았던 점도 비판적인 여론에 힘을 더했습니다.

속도를 중시하면, 질은 잡기 어렵다: 신축해서 공급할 매입약정 물량의 경우 주차장 면적 규제 완화 등 공급속도를 높이기 위한 조치들이 주거 질을 악화시킬 수 있다는 의견이 있었습니다. 매입임대와 리모델링도 마찬가지 입니다. 공급량과 속도에만 집중하게 되면 필요한 주거시설이나 필수 주차장 등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공공임대가 적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왔습니다. 세입자들이 선호하는 아파트 상품에 비해서 시설 수준이 떨어지는 일반주택의 경우 부족한 입주자 시설, 주변 인프라, 주차장 등 기본 시설을 따로 확충해서 일정 수준 주거 질을 맞춰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습니다.

가격이 비싸다는 의견도 있었습니다. 공공전세의 경우 시세 90%이하 수준의 보증금이 제시됐는데요. 좀 더 낮출 수 있다는 정부 의견이 추가로 나왔지만, 공공임대로서는 비싸다는 의견이 나왔습니다.

소득 자격 등을 완화한 부분에 대해서도 지적이 있었습니다. 정부 재정이 투입되는 공공임대주택을 소득 요건 없이 중산층까지 공급하는 것이 맞냐는 의견이 있었고, 저소득층 서민을 위한 공공임대 물량 등에 영향을 주는 것이 아니냐는 의견까지 다양한 의견이 쏟아졌습니다.

세입자 요구-달라진 주거 트렌드 반영해야: 전세대책에 대한 관심이 높았던 만큼 많은 의견이 쏟아졌는데요. 다양한 논쟁을 관통하는 의견은 간단합니다. 긴급한 전세난을 조금이라도 해소하기 위해서는 전세 공급량과 속도가 중요하지만 질적인 부분을 간과한다면 결국 세입자들이 외면할 것이라는 지적입니다. 특히 과거 진행됐던 공공임대 사업에서 공급된 주택의 입지나 상품성이 좋지 않고 세입자들의 요구나 변화하는 주거 트렌드를 반영하지 못한 경우가 많았기 때문에 이번 대책에 대해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높은 것 같습니다.

일단 공급계획이 나온 상황이므로 실행 과정에서는 실제 세입자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반영하여 살 만한 전세형 공공임대를 공급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할 것입니다. 면적도 다양화하고 부족한 주거시설을 확충하는 방안이 모색돼야 합니다. 매입약정이나 리모델링 등에 대해서는 적확한 가이드를 제시하고 충족 여부를 확인한 후 최종적으로 시장에 내놓아야 할 것 입니다.

전세난 완화, 내집마련을 위한 지원 확대 목소리 높아질 것: 한편 19일 이른 아침 전세대책이 발표된 후, 오후에는 부산 해운대구·대구 수성구·경기 김포시 등을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하는 규제 발표가 이어졌습니다. 최근 집값과 전세 가격이 급등한 주요 지역 7곳을 추가로 조정대상지역으로 묶었는데요. 핀셋형 규제가 이어지면서 무주택 실수요자를 중심으로 주택 구매 여부를 두고 논쟁이 이어지는 듯합니다.

발표된 전세대책 외에 실수요를 위한 내 집 마련 지원책, 주택시장에 전세∙매매 물건이 나오도록 할 수 있는 조치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한동안 엇갈릴 전망입니다.

한국투자증권 자산승계연구소장입니다. 시장 참여자의 관점에서 부동산 시장을 분석합니다.

나이키는 어떻게 코로나를 이겨냈나
오늘의 이슈

나이키
이미지 출처: 나이키 홈페이지

새로운 사실: 코로나19는 기업들의 실적에 악영향을 줬을까요. 아니면 오히려 도움을 줬을까요. 그에 대한 답은 ‘필수재를 만드는 1등 기업들에게는 오히려 기회요인이 됐다’입니다.

예를 들어 나이키는 지난 3분기에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9.5% 감소한 수준에서 선방했습니다. 시장 예상치보다 50% 이상 큰 영업이익을 기록했습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코로나 이후에도 운동화 소비는 유지되는데 소비자들이 그걸 구입하는 방법은 온라인으로 잘 아는 브랜드를 사는 것이었습니다.

코로나가 경쟁자를 없애줬다: 코로나가 아니었다면 오프라인 매장에서 치열한 이벤트와 홍보를 통해 판매경쟁을 벌여야했을텐데 오히려 코로나로 인해 판매비용이 감소했습니다.

나이키 같은 해당 업계 1위 업체들은 대체로 <경쟁력>이 뛰어난 기업이지만 코로나로 인해 <경쟁>이 줄어들면 오히려 더 큰 성과를 냅니다. 경쟁할 기회를 잃은 군소업체들의 출혈이 나이키의 이익으로 이어지는 상황입니다.

이런 상황은 우리나라 기업들의 3분기 실적에서도 그대로 나타났습니다. 3분기 우리나라 상장기업들의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27% 증가했는데 대체로 매출은 줄었지만 영업비용이 더 크게 감소해서 영업이익은 오히려 늘어났습니다. 나이키의 사례와 비슷한 구조입니다. 원자재 가격이든 판매비용이든 인건비이든 비용의 감소가 크게 나타났습니다.

물론 그 기업들이 쓰는 그 비용이 수익의 원천이 되는 원자재 생산국가들이나 개인들의 상황은 더 나빠졌을 것입니다. 나이키는 미국 본사 직원 500명을 지난 8월에 해고했습니다. 비용의 감소입니다. 온라인이나 중국 시장에서 매출이 계속 나오고 있지만 미국 본토의 본사 직원들은 그 성장에 별 기여를 하지 못했다는 의미입니다.

백신 나온다고 끝나는 건 아니다

새로운 사실: 코로나 백신이 곧 시장에 나온다는 뉴스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지금부터가 위기의 시작이라는 전망도 함께 등장하고 있습니다.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은 최근 세계적인 비상사태가 일어날 경우에 대비해 자산을 매각해 총 800억달러(약 88조원)의 현금을 확보했다고 밝혔습니다.

불경기가 길어질 수 있다: 백신이 나와서 코로나가 종식되는 것은 빨라야 1년 후 늦으면 2년쯤 걸릴 텐데 그 사이에 불경기의 장기화로 쓰러지는 기업들이 생기면 시장은 걷잡을 수 없는 혼란에 빠질 수도 있다는 주장입니다. 손정의 회장은 지난 분기에 아마존 등 미국의 주요 기술주를 사들이면서 콜옵션도 함께 매수해서 테크 주식 상승에 강하게 베팅한 것이 아니냐는 추측도 있었지만 나중에 나오는 이야기들을 들어보면 오히려 보유한 주식의 변동성을 줄이기 위한 전략의 일환으로 해석되기도 합니다.

다르게 보자면 코로나로 인한 경기 충격으로 시장이 나빠지면 오프라인 시장 마비의 영향을 덜 받는 기술주로 오히려 매수세가 몰릴 수 있다는 판단을 했을 수도 있겠습니다.

연준은 앞으로도 비둘기 정책: 한편 미국의 파월 연준 의장도 앞으로 3개월 정도가 매우 어려운 시기가 될 것이라는 비슷한 맥락의 발언을 전했습니다. 파월 의장의 발언 역시 직접적인 경기 전망이라기보다는 앞으로 연준의 정책이 꽤 오랜 기간 동안 완화적일 것이라는 메시지를 시장에 던져서 경계감을 풀기 위한 발언일 수도 있겠습니다.

우리는 코로나 백신으로 코로나가 사라지면 다시 1년 전의 상태로 돌아갈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그렇지 않을 가능성도 제기됩니다.

예를 들면 어떤 주식을 샀다가 주가가 하락하면 그 주식을 팔지 않고 기다리기도 하지만 그 상황에서 그 투자자에게 만약 주식을 사지 않았다면 지금 그 주식을 새로 매수하겠느냐고 물으면 대부분 사지 않겠다고 답합니다.

이 상황을 비즈니스에 대입하면 식당 주인은 경기가 어려워도 식당을 접지 않고 고용도 줄이지 않으면서 버티지만 일단 문을 닫으면 경기가 다시 좋아진다고 해서 곧바로 식당을 열지는 않게 됩니다. 문을 닫지 않은 상황에서 비즈니스를 계속 이어가는 것과 문을 닫은 후에 다시 사업을 시작하는 것은 비용이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파월 의장의 걱정은 코로나로 인해 충격을 받은 업종이나 사업체는 코로나가 사라져도 그 충격이 계속될 수 있다는 우려에 기인합니다.

ETF 덕에 사상 최대 이익 낸 자산운용사들

ETF(상장지수펀드)는 주가지수나 원자재 가격을 그대로 복사해서 가격을 형성하게 만드는 투자상품입니다. 예를 들면 코스피 지수를 그대로 따라가도록 만든 ETF에 투자하면 코스피 지수의 흐름대로 투자 수익을 거둘 수 있습니다. 굳이 코스피 지수의 구성종목을 일일이 다 매수하지 않아도 됩니다(김밥을 한 줄 사서 먹으면 그 안에 들어있는 재료를 일일이 따로 사서 먹지 않아도 되는 것과 비슷합니다).

최근에 이런 ETF에 투자하는 투자자들이 많아지면서 ETF를 만들어서 파는 자산운용사들의 운용수입이 크게 늘었습니다. ETF를 만들어서 상장시키는 운용사들은 그 ETF를 매수하려는 투자자들에게 ETF를 팔아서 수수료(보수) 수익을 거둡니다. ETF를 사서 1년간 보유한 투자자는 그 ETF를 만든 회사에 투자금액의 0.5% 안팎의 보수를 내게 됩니다(ETF 운용사들은 김밥장사와 비슷합니다).

경제 평론가입니다. MBC ‘이진우의 손에 잡히는 경제’를 진행합니다.

놓치면 아까운 소식

🏢미국 부동산 3대 큰손 된 한국: 한국계 투자자들이 팬데믹 상황에서도 미국 부동산시장을 적극 공략했습니다. 올해 들어 지난 9월까지 한국 투자자들은 15억6000만달러에 달하는 미국 부동산을 사들였습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5.8% 늘어난 금액입니다. 중국 등 다른 외국계 자본이 상대적으로 주춤한 사이 한국 자본 투자가 늘어난 겁니다.

🤝활발해진 M&A 시장: 코로나19 백신 개발이 가시화되고, 미국 대선 불확실성이 사라지면서 글로벌 인수합병(M&A) 시장이 빠르게 회복하고 있습니다. 지난달 1일부터 이날까지 발표된 글로벌 M&A 규모는 6120억달러(약 676조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 4610억달러를 훌쩍 넘겼습니다. 16일 하루에만 400억달러(약 44조2000억원) 규모의 M&A가 이뤄지기도 했습니다. 코로나19 사태에 움츠렸던 기업들이 실탄을 풀면서 공격적인 경영 활동에 나서고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차 구매제한 풀어주려는 중국: 중국이 자동차 구매를 유도하면서 내수 경제를 끌어올리려 하고 있습니다. 중국에선 지역별 자동차 등록대수를 제한하고 있는데요. 리커창 총리가 등록대수 제한을 완화해줘야 한다는 발언을 했습니다. 다만 중국 정부가 전기차 보급에 힘쓰고 있는 만큼 전기차 위주로 제한을 풀어줄 가능성이 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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