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민 M&A가 어려워진 이유 3가지

배민 M&A가 어려워진 이유 3가지
이철민의 리멤버 밸리

배달의민족

새로운 사실: 요기요와 배달통을 운용하고 있는 독일계 회사 딜리버리 히어로(“DH”)가 배달의민족의 인수를 발표한 것은 지난해 12월이었습니다. 거래금액이 40억달러(약 4조5000억원)이 넘는 초대형 M&A인 데다가, 국내 음식 배달 시장 1∙2위 업체 간의 합병이라 큰 관심을 불러일으켰습니다.

그때 리멤버 밸리는 3가지 관전포인트 중 이 거래에 대한 공정거래위원회의 승인 여부를 첫번째로 꼽았었습니다. 배달의민족, 요기요 그리고 배달통이 가진 시장 점유율을 합하면 무려 90%가 넘어 시장 지배적 사업자로 규제 대상이 될 수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다만, 음식 배달 시장을 어떻게 규정하느냐에 따라 실질적인 시장 점유율이 낮아질 수 있다는 것이 고려될 것으로 보았습니다. 2001년 옥션을 가지고 있던 이베이가 G마켓을 인수할 때도 똑같은 상황이었지만, 오픈마켓만이 아니라 전체 이커머스 시장에서의 점유율을 고려하여 승인했던 전례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시장이 예상했던 : 거의 1년이 흐른 지난 16일, 공정거래위원회에서 그간의 심사 결과를 담은 심사보고서를 DH에 발송했습니다. 일반적인 예상은 M&A를 승인하되, 거래 완료 이후 요식업 자영업자들과 소비자들을 보호하기 위해 수수료나 광고료 등의 인상을 못하도록 이라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놀랍게도 보고서의 내용은 배달의민족을 인수하기 위해서는, 요기요를 우선 매각하라는 것이었습니다. 물론 공정거래위원회의 전원회의가 남아 있고 거기서 결론이 바뀔 수는 있지만, 오히려 그런 결정이 나오면 더 큰 논란이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이 된 것입니다.

그렇다면 왜 공정거래위원회가 사실상 불허에 가까운 이런 심사 결과를 냈을까요? 아마도 거기에는 지난해에는 전혀 예상치 못했던 코로나19의 확산, 배달의민족의 수수료 체계 변경 시도 그리고 미국과 중국 정부의 플랫폼 사업자 규제 등 세 가지가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입니다.

1️⃣ 취약해진 요식업: 첫 번째 가장 큰 이유는 당연히 코로나19로 인해 요식업 전반이 매우 심각한 불황에 빠졌다는 사실입니다. 사회적 거리두기의 확산으로 인해 자영업자들이 임대료도 못 내고 폐업이 속출하는 상황인데, 수조 원의 거래를 통해 시장지배적 사업자가 탄생하는 걸 용인할 명분이 약해진 것이죠.

2️⃣배달의민족의 수수료 변경 시도: 두 번째는 지난 4월, 배달의민족이 수수료 체계를 변경하려다 여론의 뭇매를 맞고 철회했던 사건입니다. 금액 제한이 있는 정액제를 매출 규모에 따라 수수료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수도 있는 정률제로 바꾸려 했던 것이죠.

문제는 이러한 시도를 한 시점이 매우 부적합했다는 것입니다. 2015년 8월, 기존의 정률제 수수료를 폐지하면서 “시장 내 경쟁에서 이기기 위한 과감한 결정”이라고 선언해놓고는, 경쟁이 없어질 수 있는 M&A를 눈앞에 두고 정률제를 다시 부활하려 했던 것입니다.

3️⃣초대형 독점 플랫폼에 대한 우려: 마지막으로는 미국과 중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벌어지고 있는 초대형 플랫폼 기업들에 대한 규제 움직임입니다. 미국의 경우 민주당은 물론 바이든 당선자까지 이른바 빅테크 기업에 대한 반독점 규제를 강화해야한다는 입장을 공고히 해왔습니다. 심지어 기업의 해체까지 언급될 정도입니다.

이런 흐름은 최근 중국으로도 이어져, 중국 정부가 알리바바와 텐센트 등 플랫폼 기업이 독점적 지위를 활용해 부당한 거래 행위를 하지 못하도록 하는 세부 규제안을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그 때문에 중국 관련 기업의 주가가 곤두박질치기도 했었습니다.

빅테크 또는 플랫폼 기업들이 성장하면서 새로운 기회와 가치를 창출해 온 것은 사실이지만, 독점적인 지위를 활용하여 새로운 스타트업들의 성장을 방해하거나, 영세 자영업자나 납품업체를 착취하기도 하는 사례가 너무 많았기 때문입니다.

종합해 보면 코로나19의 확산으로 음식점 업계 전반이 어려운데, M&A를 눈앞에 둔 배달의민족이 무리한 시도를 했다가 뭇매를 맞았고, 해외에서도 플랫폼 기업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는 기류가 만들어지자 승인을 해주기 어려운 상황이 되었다는 것입니다.

DH가 꺼내들 만한 전략: 물론 DH에서도 공정위의 승인을 받기 위해 새로운 논리를 제시하며 노력할 겁니다. 인수가 취소되면 배달의민족이 그 성공노하우를 가지고 해외로 진출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치게 된다는 점, 그리고 이베이의 G마켓 인수 선례(공정위의 조건을 지켰고, 이에 11번가와 쿠팡 등 경쟁자들이 성장한 사례)가 있다는 점 등을 활용할 것으로 보입니다. 따라서 외부 위원들이 참석하는 공정거래위원회 전원회의에서 어떤 결과가 나올지는 지켜봐야 할 듯합니다.

사모펀드 VIG파트너스의 대표이며, 투자ㆍ테크ㆍ미디어 분야에 대한 글도 쓰고 있습니다.

비트코인, 왜 다시 오를까?
오늘의 이슈

새로운 사실: 비트코인 1개의 가격이 2000만원으로 최근 3년간 최고치까지 오르고 있습니다. 올해 들어 150% 정도 오른 것이고 올해 최저가와 비교하면 360% 상승률입니다.

요즘 비트코인 가격이 계속 오르는 이유는 비트코인이 가치저장 수단의 하나로 자리잡을지도 모른다는 기대감 때문입니다. 마치 금값이 온스당 2000달러 근방까지 오르는 것과 비슷한 스토리입니다.

가치저장수단이 되어 가는 비트코인: 세상에 화폐발행량(통화량)이 많아지고 그에 따라 돈의 가치가 하락할 때 사람들이 그 가치를 인정하는 금이나 보석이나 핵심지역 부동산이나 좋은 회사의 주식이나 골동품, 예술품 등은 가격이 더 오릅니다. 그 가치가 올라가서가 아니라 돈의 가치가 상대적으로 떨어진 것을 반영한 가격 흐름입니다. 비트코인은 지금 나열한 그 자산의 반열에 오를 수도 있다는 기대감이 요즘 비트코인의 상승을 설명하는 논리입니다.

미래의 화폐가 되긴 힘들다: 한때 비트코인은 미래의 화폐로 각광 받을 것이라는 이유로 크게 올랐습니다. 그리고 그 논리는 *화폐는 국가의 공인이 필요하다 또는 *비트코인은 화폐로 사용되기 어려울만큼 매우 불편하다 *디지털화폐가 사용되더라도 그건 이미 많은 사람이 선점한 비트코인이 아니라 정부가 발행한 디지털화폐일 것이다 *화폐로써 기능하기 시작하더라도 정부가 공권력으로 금지할 것이다 등 다양한 논리로 공격받았습니다. 아직도 그런 반론에 대한 답을 비트코인 지지자들은 제대로 내놓지 못하고 있습니다.

다만 비트코인이 *사람들이 가치저장수단으로 활용하는 또 하나의 디지털 골드라고 주장하면 그게 말이 안 된다고 반박할 근거는 적습니다. 세상의 그 어떤 것이라도 사람들이 그걸 가치저장수단으로 인정하고 받아들이면 그건 가치저장 수단이 되기 때문입니다. (외계인이 지구를 방문해서 사람들이 손톱 만한 금을 쌀 3가마니 가격에 거래하는 걸 보면 도저히 이해하기 어렵다고 할 것입니다)

가격 널뛰는데 가치저장수단?: 비트코인이 가치저장수단으로 자리잡는다면 그 과정에서 넘어야 할 가장 큰 걸림돌은 가격의 변동성입니다.

금이나 부동산 같은 널리 인정받는 가치저장수단들은 그래도 긴 기간으로 놓고 보면 꾸준히 우상향하면서 늘어나는 통화량에 따른 현금의 가치하락분을 메워준다는 경험칙 때문에 가치저장수단으로 인정받습니다. (그런 점에서 보면 금값과 부동산값의 변동성은 가치저장수단이 되기에는 꽤 큰 편이긴 합니다. 다른 대안이 없으니 그렇게 받아들여지는 것일 수도 있겠습니다.) 비트코인의 강한 변동성은(올해 저점 대비 4배가량 상승했습니다) 가치저장수단이 되기에는 너무 큽니다. 그래서 투기적 거래수단일 뿐이라는 주장도 계속 제기됩니다.

그러나 가격의 급등락역시 가치저장수단의 지위를 갖게 되는 과정의 과도기적 상황이라고 설명하면 그 설명을 반박할 논리는 쉽게 찾기 어렵습니다. 비트코인을 둘러싼 논란이 정리되지 않고 계속 이어지는 건 그런 배경 때문입니다.

경제 평론가입니다. MBC ‘이진우의 손에 잡히는 경제’를 진행합니다.

놓치면 아까운 소식

💰1조 투자 유치한 카뱅: 카카오뱅크가 홍콩계 사모투자펀드로부터 2500억원 규모의 추가 투자를 유치했습니다. 카카오뱅크는 지난달에도 투자금 7500억원을 유치한 바 있습니다. 카카오뱅크는 내년 국내 증시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는데요. 최근 카카오뱅크의 신용대출이 급증하면서 자기자본비율이 떨어지자 투자를 유치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건물주도 3분기엔 임대수익 반타작: 서울 핵심 상권에서 상가 임대인들이 올리는 임대 수익이 절반 이상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올해 3분기 소규모 상가(2층 이하·연면적 330㎡ 이하) 기준 명동 상권 1㎡당 순영업소득은 13만9600원으로 전 분기 37만4300원 대비 62.7% 급감했습니다. 강남 도산대로(-66.3%), 이태원(-54.1%), 노량진(-56.2%) 등 서울 49개 상업지역 중 13개 권역에서 순영업소득이 3분기 들어 전 분기 대비 절반 이상 줄었습니다. 코로나19로 인해 경기가 위축되고, 비대면 소비가 확대된 영향으로 보입니다.

🇨🇳부도 위기 처한 중국 대표 반도체기업: 중국 대표 반도체 기업인 칭화유니그룹이 2200억원에 달하는 회사채 만기 연장에 실패해 부도 위기에 처했습니다. 칭화유니그룹은 그동안 중국 정부의 든든한 지원을 받으며 중국 ‘반도체 굴기’의 선봉장 역할을 수행해온 기업입니다. 외형 확장에 집착하며 무리하게 투자한 것이 이번 부도 위기의 원인으로 꼽힙니다. 칭화유니그룹은 중국 양대 모바일 반도체 기업을 인수한 바 있습니다. 현재는 588개 자회사를 거느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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