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못을 지적하는 더 나은 방법

고려대 경영대학 교수입니다. 리더십, 조직변화 등을 주로 연구합니다.

김태규의 HR 나우

잘못을 지적하는 더 나은 방법

🙎‍♂️  인간 행동의 원인 : 인간 행동의 원인을 설명할 수 있을까요? 대부분의 사회심리학자들이 중론으로 받아들이는 이삭 아이젠(Issac Ajzen)의 인간행동모델(Theory of Planned Behavior)에 따르면 어느 정도 유추할 수 있습니다. 이 이론은 인간의 행동은 늘 의도를 가진다고 설명합니다. 의도를 형성하는 요인은 3가지입니다. 태도, 행동 능력의 인식, 주관식 규범입니다.

태도는 ‘하고 싶은가’의 문제이고 행동 능력의 인식은 ‘할 수 있는가’의 문제, 주관적 규범은 ‘해도 되는가’의 문제입니다. 인간은 하고 싶은지, 할 수 있는지, 해도 되는지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통해 의도가 들어간 특정 행동을 수행한다는 것입니다.

이 중 ‘해도 되는가’, 즉 주관적 규범에 대해 저와 동료교수가 진행하고 있는 연구를 소개드립니다. 무언가의 옳고 그름을 판단하거나 특정 행동을 해도 되는지 결정할 때, 인간은 도덕적 감정(Moral Emotion)을 활용합니다. 도덕적 감정은 죄의식(Guilt)과 수치심(Shame)으로 구분됩니다. 인간은 이 두 가지 감정을 느낌으로써 비윤리적인 행동을 하지 않게 됩니다.

👲 나라마다 행동 양식이 다른 이유 : 연구를 통해 발견한 것은 나라마다 이 두 감정을 느끼는 크기가 다르다는 것입니다. 비윤리적 행동을 저지하는데 있어서 한국인은 수치심이 가장 큰 역할을 하지만 미국인의 경우 죄의식이 제일 크게 작용합니다.

보통 이 차이의 원인으로 문화를 듭니다. 동양권 국가들은 사회의 다른 구성원들과 스스로를 비교하는 ‘의존적 자아’를 키워온 반면, 서양권 국가에서는 스스로의 내면적 문제를 고민하는 ‘독립적 자아’를 키워왔다는 것입니다. 혹은 개인주의와 집단주의의 차이로 대변되기도 합니다.

그런데 문화를 통한 설명은 다소 추상적이고 무책임하게 느껴집니다. ‘원래 그러니 어쩔 수 없어’라고 밖에 말할 수 없어 보입니다. 저와 동료교수가 ‘무엇이 이런 차이를 만들어 내는가’에 대해 탐구하는 이유입니다.

👀 들여다보면 변화의 여지를 찾을 수 있다 : 아주 어릴 적에 또래의 이웃집 꼬마가 이른 아침에 소금을 받으러 오곤 했습니다. 저는 깔깔대며 놀리곤 했었죠.(당시는 어린 꼬마가 밤새 이불에 오줌을 싸면, 어른들이 이웃집에 가서 소금을 받아오라는 벌을 주고 하던 시절이었습니다) 수치심을 유발시켜 행동의 변화를 꾀하려는 시도인 것이지요.

반면 미국의 어린 아이들은 이와 비슷한 상황에 놓이게 될 때, 자신의 방안에서 한동안 나오지 못하는 Ground라는 벌을 받습니다. 스스로 무엇을 잘못했는지 고민하고 반성하라는 취지이고, 다름 아닌 죄의식에 대한 개념을 키우려는 시도인 것입니다.

저는 이 사례를 생각하면서 우리나라에서도 이불에 오줌을 싼 아이에게 Ground라는 벌을 주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두 방법 중 무엇이 옳다고는 할 수 없지만 그런 변화를 줌으로써 의존적 자아를 독립적 자아로 조금은 바꿀 수 있지 않을까요.

문화의 차이도 캐묻고 따져 들어가면 실마리가 보입니다. 마찬가지로 타인의 문제를 마주했을 때 “쟤는 원래 그래”라고 생각해버리면 변화의 여지는 생겨날 수 없습니다. 다른 사람의 행동을 이해하는 데 있어서도 ‘성격의 차이’라고 결론짓기보단 무엇이 그 성격의 차이를 유발했는지 들여다보면 변화의 실마리가 보일 것입니다.

이는 조직 생활에도 적용할 수 있습니다. 부하 직원이 마음에 들지 않는 행동을 했을 때, ‘사람 잘못 뽑았네’, ‘성격 이상한 직원이 왔어’라고 단정짓기보단 그의 행동의 이유를 찾으려고 해보세요. 남의 행동에 조금 더 관심을 가지는 것 만으로도 긍정적인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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