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6.수] 양자컴퓨터는 세상을 어떻게 바꿀까

‘리멤버 나우’는 국내 최고의 경제 전문가들이 매일 아침 최신 경제 이슈를 설명해드리는 콘텐츠 레터입니다. (리멤버 나우의 저작권은 리멤버에 있습니다. 무단 전재와 배포를 금합니다.)

구글이 슈퍼 컴퓨터보다 빠른 양자 컴퓨터를 처음으로 개발해냈습니다. 양자 컴퓨터가 뭔지, 앞으로 어떻게 쓰일지 알아봤습니다. 부동산 중개수수료가 지나치게 높다는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문제는 좀처럼 해결하기 어렵습니다. 11월 6일 ‘리멤버 나우’입니다.

이철민의 리멤버 밸리

양자컴퓨터는 세상을 어떻게 바꿀까

Google A.I. Quantum’s Sycamore processor.
이미지 출처: 구글

지난 2주간 갑자기 ‘양자’라는 단어를 온갖 미디어에서 자주 마주칠 수 있었습니다. 물론 기존과는 완벽히 차별화되는 어떤 커다란 변화를 의미하는 단어로, ‘퀀텀 점프’라는 표현이 종종 쓰이긴 했습니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퀀텀 혹은 양자라는 단어는, 물리학 교과서 혹은 마블 영화 <앤트맨>과 같은 SF영화 속에서나 등장하는 전문 용어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던 것이 사실입니다.

상황이 바뀐 것은 지난 10월 23일, 구글이 저명한 학술지인 네이처(Nature)에 자신들이 만든 “양자 컴퓨터로 양자 우월성에 도달했다”는 내용의 논문을 발표한 다음이었습니다. 양자가 뭔지도 잘 기억이 나지 않는데, 양자 중첩과 양자 얽힘 등 어려운 개념까지 이야기하는 기사들이 있어 읽다 당황하는 경우가 있었을 정도입니다.

사모펀드 VIG파트너스의 대표이며, 투자ㆍ테크ㆍ미디어 분야에 대한 글도 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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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 브리프

부동산 중개 수수료, 낮출 수 있을까

우리나라의 부동산 중개 수수료는 두 가지 정도 이상한 점이 있습니다.

1. 법으로 정해져있는 것 같은데 사실은 수수료가 정해진 게 아니라 ‘상한선’만 정해놨습니다. 그 상한선을 넘으면 안되지만 그 아래로는 얼마든지 협의해서 결정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그러나  대개는 그 상한선이 중개수수료가 되고 있습니다.  그 상한선 아래에서 수수료를 얼마로 협의할 지를 공인중개사와 소비자가 만나서 협상을 해야 하는데 부동산의 거래 과정에서 그럴 기회가 없기 때문입니다.

2. 거래 대상 부동산의 가격이 비쌀수록 중개수수료율 상한선은 낮아집니다. 2억원~6억원 사이의 매물은 중개수수료율 상한선이 0.4%인데 6억원~9억원인 매물의 수수료율은 0.3% 입니다. (당연합니다. 싼 매물이라고 힘이 덜 들지 않고 비싼 매물을 중개한다고 더 많은 노력이 들어가는 건 아니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그런데 9억원 이상의 매물은 0.9%로 상한선이 올라갑니다. 그 이유를 아무도 모른채 수십년간 부동산 거래가 이뤄지고 있습니다.

정부가 2번 문제는 아직 손을 못대고 1번 문제에 대해서는 손을 보기로 했습니다. 계약을 체결할 때 중개수수료에 대한 설명을 하고 그걸 계약서에 꼭 넣도록 강제하겠다는 겁니다.

현실적으로는 별 의미가 없는 정책입니다. 계약을 하려고 하는 순간 중개수수료가 맘에 안든다고 그 계약을 포기할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계약 순간은 소비자의 중개수수료 협상의 여지가 거의 없는 순간이라서 현재의 관행대로 ‘상한선=중개수수료’가 될 가능성이 큽니다. 

협상의 여지를 남기려면 매물을 처음 보기 전에 수수료 협상을 끝내거나, 계약 직전이라도 수수료가 맘에 안들면 다른 중개사를 찾아가서 그 매물을 중개해달라고 해야 합니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중개사들이 그런 손님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습니다. 그 동네의 다른 중개사가 먼저 보여준 매물을 소비자가 다른 중개사에게 중개를 해달라고 할 때 그걸 받아들이면 그 중개사는 그 동네에서 사업을 하기 어렵습니다. 중개인들이 그걸 응징하는 차원에서 중개사에게 그 동네 매물 리스트를 공개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중개수수료가 경쟁적으로 낮아지려면 그런 수수료 불만으로 계약이 깨진 매물만 전문으로 중개하는 중개사 자격을 가진 공무원이 있어야 합니다.  이 매물을 다른 중개사를 통해 계약할 방법이 없다면 소비자는 수수료 협상을 하기가 어렵습니다.

그러나 그보다 본질적인 문제는 적절한 중개수수료를 어떻게 결정하느냐입니다. 집을 두어개 보여주고 계약서를 써준 것으로 수백만원의 중개수수료를 요구하는 게 부당하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그런 계약건이 그 동네에서 자주 있는 게 아니라면 건당 수백만원을 받아야 사무실을 유지하고 생계비를 벌 수 있는 것도 사실이니까요.

중개수수료를 자유경쟁에 맡기고 중개수수료를 소비자와 알아서 협상하도록 하려면  1. 매물을 보기 전에 수수료를 협상하기, 2. 아니면 계약 직전에 수수료 합의가 안 돼서 성사되지 못한 계약을 전문적으로 중개하는 중개사가 나와야 합니다. 

그런데 2번의 대안이 존재한다면 소비자는 늘 매우 낮은 수수료를 제시할 것이고, 그 단계까지 가면 중개사에게 불리해지는 것을 아는 중개사들은 대부분 1번으로 갈 것입니다. 성사되지 못한 계약을 전문적으로 중개하는 중개사는 그럼 생계가 어려워지겠죠. 그럼에도 그런 중개사는 계속 존재해야 하므로 그 중개사는 공무원이어야 합니다.

여러분 생각은 어떠신가요?

대부업체 규제의 역설

경제정책을 만들 때 자주 저지르는 오류 가운데 하나는 가격을 법으로 정하면 그게 조절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겁니다. 법정 최고이자율을 낮추면 높은 이자율로 고생하는 서민들이 줄어들 거라는 생각으로 법정 최고이자율을 낮췄지만 그 결과는 좋은 결과로만 이어지지는 않았습니다.

서민들중에 신용도가 괜찮아서 조금 낮은 이자로도 빌릴 수 있었던 서민들은 법정 최고 이자율이 낮아지면서 대출이자도 낮아졌지만,  서민들 중에 신용도가 나빠서 높은 이자를 내지 않으면 돈을 빌리기 어려운(그럴 것이라고 의심되는) 서민들은 아예 돈을 빌리지 못하게 됐습니다. 

예를 들어 법정 최고이자율이 30%일 때는 서민 A와 서민 B가 모두 30%의 이자율로 대출을 받게 되는데 법정 최고 이자율이 15%로 낮아지면 A만 15%에 대출을 받고 B는 대출을 받지 못하게 됩니다. 신용도가 낮은 B까지 15%에 빌려줄 수는 없으니까요. 결과적으로 대부업체들이 빌려주는 돈의 총량도 당연히 줄었습니다는 소식입니다.

이런 부작용을 줄이는 방법은 정부가 법정 최고 이자율로는 언제든지 누구에게나 돈을 빌려주는 국립대부공사를 만들어서 빌려주는 겁니다.(그게 유일한 방법입니다) 그러면 A도 B도 모두 15%에 대출을 받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아마 그러면 그 공기업은 손해를 크게 보게 될 겁니다. 신용도가 낮은 서민들까지 15%라는 낮은(?) 이자로 빌려줘야 하니까요. 세상에 공짜는 없습니다.

데일리 체크

대기업과 벤처캐피털의 투자 증가로 일본 스타트업의 기업가치가 빠르게 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미상장 스타트업 상위 20곳의 기업가치가 1년 동안 22% 늘어난 1조1877억엔이었다고 보도했습니다. 다만 아직 유니콘 기업(기업가치가 1조원 이상 되는 비상장 스타트업)의 수는 3개에 불과합니다. 우리나라의 유니콘 기업 수는 9개로, 세계에서 6번째로 많습니다.

물티슈 시장이 유아용 물티슈 성장에 힘입어 고속 성장하고 있습니다. 2013년 2278억원 규모였던 전체 물티슈 시장은 2018년 4782억원까지 성장했습니다. 유아용 물티슈 시장은 3730억원으로 전체 시장의 대부분을 차지했습니다. 아이를 위해 사용하던 물티슈가 편리하다는 것을 깨달으면서 일상생활에서도 사용하는 사람이 늘어난 걸로 분석됩니다. 다만 환경과 안전 문제는 물티슈 시장의 약점으로 꼽힙니다.

일상 생활에서 종이는 점점 자취를 감추고 있습니다. 정부는 각종 증명서와 신분증을 모바일에 담는 ‘디지털 정부’를 선언하고 올해 말부터 본격적인 서비스에 들어갑니다. 통신사들도 모바일 전자증명 시장에 진출해 금융권을 중심으로 연내 상용 모델을 출시할 계획입니다. 전자문서산업 시장은 2018년 기준으로 9조800억여원에 달했습니다.

미국이 파리기후변화협약(파리협약) 공식 탈퇴 절차에 돌입했습니다. 세계 최대 경제대국이자 두 번째로 이산화탄소를 많이 배출하는 미국이 협약에서 탈퇴하면서 기후재앙 위험도 더 높아질 것으로 보입니다. 당초 버락 오바마 정부는 파리협약을 주도하며 2025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27%가량 줄이겠다고 약속했습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직후 파리협약이 경제에 악영향을 끼친다며 탈퇴를 선언했습니다.

경제 평론가입니다. MBC ‘이진우의 손에 잡히는 경제’를 진행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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