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션은 직원을 춤추게 한다

성공하는 기업의 문화를 연구합니다.

그 회사의 기업문화

미션은 직원을 춤추게 한다

유연 근무제, 주 52시간을 넘길 일 없는 근무시간, 1년에 두 번씩 전사가 1~2주씩 쉬는 셧다운 연차제도, 셧다운 기간에 지급되는 여행 경비, 생일날 주어지는 유급휴가, 근속 3년마다 3주씩 주어지는 리프레쉬 휴가.

많은 회사가 워라밸을 중시하는 문화를 갖고 있지만, 이건 좀 심하다 싶습니다. “일은 언제하나, 겉멋만 든 거지”라는 생각까지 듭니다.

기업은 성과로 말하죠. 위에 언급한 파격적 복지를 제공하는 회사는 월정액 전자책 구독 서비스를 제공하는 ‘밀리의 서재’ 입니다. 이제 창업한지 4년 됐는데 600곳 이상의 출판사와 제휴했고, 누적 회원은 100만 명을 넘었으며, 최근에는 유명 작가의 신간을 단독 출간하는 등 출판계를 뒤흔들고 있습니다. 저렇게 놀고도 성과를 거뒀다는 얘기입니다.

“그럼 우리 회사도 파격적 복지를 도입하면 성과가 날 것인가” 당연히 그렇지는 않습니다. 밀리의 서재에는 저렇게 놀도록 판을 깔아줘도 알아서 열심히 일할 수 있도록 직원들을 움직이는 문화가 있습니다. 핵심은 ‘미션’과 ‘공유’, 그리고 ‘보상’으로 요약됩니다.

 

상시적 목표/성과 공유

최근 화제가 된 영화 <1917>을 보셨나요? 전방 부대에 ‘작전 중지 명령 하달’ 미션을 받은 병사가 죽을 힘을 다해 임무 완수를 향해 달려가는 내용입니다. 미션은, 그 미션에 담긴 책임감은 사람을 움직이게 합니다.

밀리의 서재 직원들은 개개인이 각자의 미션을 갖고 있습니다. 모두가 그 미션에 대해 책임까지 져야 합니다.

핵심은 공유입니다. 밀리의 서재에서는 매 달 전사 리뷰 미팅이 열립니다. 한 달간 이룬 성과에 대해 공유하는 자리입니다. CEO나 각 팀 리더들이 매출 등의 주요지표부터 유저 체류시간 같은 세부지표까지 크고 작은 성과를 낱낱이 공유합니다. 그리고 다음 달에 이루고자 하는 새로운 목표를 세웁니다. 당장 다음 달 이뤄야 할 목표이다보니 거창하진 않습니다. 그래도 공유합니다. 리더들 뿐 아니라 직원 개개인까지도 각자의 단기 목표를 공표하고 그 성과도 공유합니다. 그 과정을 반복합니다.

스스로 목표를 말합니다. 그리고 머지 않은 시간 내에 그 목표에 대한 결과도 공유해야 합니다. 미션과 책임감이 주어진 겁니다. 밀리의 서재 독서라이프팀 도영민 파트장은 이런 분위기가 높은 퍼포먼스를 이끌어 낸다고 말했습니다.

“어떻게 보면 상당히 빡센 분위기죠. 모든 목표와 성과를 투명하게, 끊임없이 공개해야 하니까요. 공유하는 것 만으로도 업무 수준이 전체적으로 굉장히 높은 수준으로 유지돼요. 다른 동료들이 얼마나 열심히 일하고 있는지 훤히 볼 수 있으니 누구 혼자 빠질 수 없는 분위기가 만들어지기 때문이죠.”

밀리의 서재 도영민 파트장

잦은 보상, 실패는 용인

목표와 성과를 자주 공유하기만 하면 될까요. 누군가는 압박감에 지치진 않을까요. 혹은 목표 자체를 축소해서 말하진 않을까요. 밀리의 서재는 이런 문제를 보완하기 위한 장치도 만들었습니다.

1. 잦은 보상

미션과 성과를 자주 공유하는 만큼 포상도 높은 빈도로 주어집니다. 대부분의 기업들이 연말에 한번씩 평가, 보상하는 것과는 다릅니다. 대표적인 것이 ‘이달의 밀리’ 입니다. 매달 한 명씩 우수 직원을 뽑고 포상합니다. 늘 목표를 공유하고 성과를 증명해내야 하지만 이를 달성하면 언제나 과실을 누릴 수 있습니다. 지치지 않고 계속 좋은 아이디어를 제출하고 실행할 동인이 됩니다.

2. 실패에 관대함

보통 신상필벌이라고 합니다. 밀리의 서재는 다릅니다. 못한다고 벌하진 않습니다. 그랬다간 스스로의 목표 자체를 축소시켜 버릴 수도 있고, 창의적 아이디어가 나오기도 힘들기 때문입니다. 밀리의 서재는 실패에 관대합니다. 물론 실패가 반복되면 안 되겠지만, 새로운 시도 때문에 일어난 실패에는 격려가 쏟아집니다.

“회사에 도는 유행어가 있어요. ‘안 될 것 같으면 빨리 만세를 부르자’는 거예요. 뭔가를 열심히 하다가 안 되면 땅에 내팽개치고 두 손을 들잖아요. 그 때의 후련함도 편하게 느끼자는 거죠.”

다만 여기서 한가지 강조하는 게 있습니다. 절대 숨겨서는 안된다는 점입니다. 망한 건 괜찮지만 숨기는 건 안됩니다. 그러면 배울 수 없기 때문입니다.

3. 엄격한 채용

“목표를 왜 내가 세워야 해? 알아서 정해서 나한테 줘. 그만큼은 해낼 수 있도록 노력해 볼 게” 이런 사람들도 있습니다. 그런 사람들이 솔직히 더 많을 겁니다. 이런 사람에게는 위와 같은 제도와 문화도 무용지물 입니다.

밀리의 서재는 그래서 채용에 굉장한 공을 들입니다. 많은 스타트업들이 비슷하긴 한데, 유별난 수준입니다. 팀 면접에는 팀원 전체가 참여합니다. 모든 최종 면접은 CEO가 직접 합니다. 아울러 모든 지원자를 대상으로 레퍼런스 체크를 합니다. 레퍼런스 체크는 상당한 리스크가 따르는 일인데다가 번거롭습니다. 그럼에도 레퍼런스 체크를 ‘필수’로 둔 것은 그만큼 밀리의 서재가 지향하는 문화에 알맞는 사람만 뽑겠다는 의지입니다.

밀리의 서재의 복지 제도

이제 서두에 언급한 ‘파격적 복지’가 좀 이해가 됩니다. 열정적이며 주도적인, 즉 회사와 잘 맞는 사람들이 입사해 목표와 성과를 자주 공유합니다. 잘 하면 포상합니다. 못해도 격려합니다. 직원들이 ‘알아서’ 일하게 되는 환경이 조성되는 셈입니다. 그러고나면 “할일 다 하고 나면 놀고 싶을때 맘껏 노세요”라고 해도 되는 것입니다. 도영민 파트장은 이렇게 설명합니다. “회사에 있을 때 ‘실행’을 한다면, 일에 있어서 그 외 여러가지 생각을 하는 건 퇴근 이후가 되는 경우도 많은 것 같아요. 회사에 대한 주인 의식이 깊이 자리 잡은 거죠.”

 

밀리다움

좋은 문화는 간결한 언어로 정리돼야 합니다. 또 직원들에게 잘 공유돼야 합니다. 밀리의 서재에는 밀리다움이 있습니다. 서영택 대표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배달의 민족의 배민다움을 따라했다”고 말했습니다. 좋은 건 대놓고 배우는, 스타트업 특유의 문화가 느껴집니다. 밀리다움은 아래와 같습니다.

이미지 출처: 밀리의 서재

“대기업처럼 정형화된 평가 제도나 규정보다 밀리가 4년간 일하며 스스로 만들어온 분위기가 우리 동료들을 더 강한 힘으로 움직이고 있다고 생각해요. 물론 인원이 더 많아지면 새로운 방법을 고민해야 하겠지만, 그때도 밀리다움을 잊지 않으려고 합니다. 그게 밀리를 이만큼 성장시킨 원동력이니까요.”

 

<놀면서도 잘 되는 조직을 만들고 싶다면>

1. 파격적 복지를 도입하면 직원들의 만족도는 높아지겠지만, 이것이 무조건 높은 실적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누군가는 좋은 복지 제도 뒤에 숨어 ‘프리라이더’가 될 위험이 있습니다.

2. 밀리의 서재는 구성원 개개인이 단기적 ‘미션’을 갖게 하고, ‘공유’를 통해 ‘보상’을 자주 부여했습니다. 높은 빈도로 작은 성취를 느끼니 지치지 않고 열심히 일할 수 있는 동인이 생겼습니다. 동료들의 열정적인 모습을 바로 옆에서 보니 프리라이더도 생길 확률이 낮아졌습니다.

3. 반복된 실패에는 엄격해야 하지만, 새로운 시도로 인한 실패에는 관대해야 합니다. 부담 없이 시도할 수 있는 환경에서 직원들은 주도성과 열정을 더 크게 발휘하기 때문입니다. 밀리의 서재는 직원들이 ‘신나게’ 일할 수 있게 하는 데 집중했습니다. 어느 순간, ‘파격적인 복지 제도를 도입해도 우리 회사는 잘 돌아가겠구나’ 하는 실감이 들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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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션은 직원을 춤추게 한다”에 대한 15개의 댓글

  1. 참 좋은 연재 공유에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매번 읽고 또 읽고…읽을 때마다 단물과 배움이 새롭습니다. 좋은 벤치마킹의 대상과 학습사례로 삼기로 했습니다. 감사합니다

    1. 부서장일 때 과.차장들에게 업무 계획과 목표, 부서장이 지원할 요구를 스스로 제출하고 그 결과를 스스로 제출하도록 했다. 부서장인 나는 생산능력과 자금배정에 타이밍을 마추는데 집중했다. 매월 수익을 계산하여 과.차장과 생산과 공유했다. 괄목할 성과를 이루는것을 떠나 밤샘해도 전부서원은 언제나 싱싱했다. 3년후 위의 시람이 나를 불러서 말했다. “이 결과가 당신의 실력인 지 운인 지 다른사람을 시켜보겠다.” 나는 당신이 하고싶은데로 하세요. 눈이 빤짝거리고 과.차장들은 목소리가 크던 부서원들은 반년 후 다른 부서원들과 같아젔다. 한가지 사업을 제외한 다른 모든 사업은 다 사라젔다.

  2. 오늘 글은 참 많이 와 닿네요.. 아직 4년정도 밖에 되지않아 아직 밀리의서재의 기업문화가 완벽한 모델이라고 판단하기에 이르지만 이런 새로운 시도들이 잘 되면 많은 스타트업들에게 좋은 문화로 전파 되겠죠.. 저는 비록 스타트업에서 일할 기회가 없었고 앞으로도 없을 가능성이 높지만 혹시나 나중에 소규모로 사업을 한다해도 좋은 복지제도 등을 통해 직원들을 춤추게 하고 싶네요..^^

  3. 밀리의 서재는 성과도 좋고 이런 외부 기사도 많이 나오지만 정작 그 서비스는 너무 품질이 떨어져서 한번 써보고는 쓰는게 너무 고통스러워 무료이용기한이 남았음에도 해지를 했습니다. 유사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리디북스와 비교가 됩니다. 리디는 요란하진 않지만 내실있는 인상이라 무엇을 내놓듯 신뢰가 갑니다.

    밀리의서재는 마케팅에 의존해 성장한 결과를 기업문화로 포장하는 듯한 인상을 사실 지울수가 없습니다.

  4. 어디나 월급루팡은 소수지만 있을수밖에 없다. 이걸 제외하고 말하자면, 세상에 공짜는 없다. 옛날엔 있었지만 지금은 없다. 많이주는 직장이 빡세다. 이거슨진리. 중소기업 대기업 공기업 외국계 프리랜서 스타트업 다 해봤지만 이것은 불변의 진리… 좋은 직장은 나와 합이 잘맞는 회사가 제일 좋은 회사고 그런 직원을 많이 보유할수록 성과는 저절로.

  5. “구성원 개개인이 단기적 ‘미션’을 갖게 하고, ‘공유’를 통해 ‘보상’을 자주 부여”

    이게 결국 직원들을 움직이게 하는 동인이 되었군요.

    그런데 매달 한 명은 너무 작네요 ^^ 매월 부서나 팀당 한 명이 더 좋을 듯 싶구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6. 좋은 글 감사합니다.
    공감이 되는 부분이 많으면서도 2가지 궁금증이 듭니다.
    1. 잦은 보상은 보험회사의 이달의 사원 제도를 떠올리게 하는데, 여러 사람에게 혜택이 가야 장기적으로 지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상대평가인가요? 자신의 목표치에 대한 절대평가인가요?

    2. 아직 수익이 발생하지 않는 초기스타트업에서 파격적인 복지는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있습니다. 초기에 잦은 평가를 하면서도 사원들이 지치지 않고 원동력을 갖게할 제도가 있을까요?

  7. 잘보았습니다

    타국에 있는데 산책길에서 한번씩 보면서 밀린거 챙겨봐야겠네요

    ㅎㅎ

    지지않는 문화!

    인상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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