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번 연준 회의, 어느 때보다 중요한 이유

📆 이번 연준 회의, 어느 때보다 중요한 이유
이효석의 주식으로 보는 세상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

업라이즈 애널리스트이며, 유튜브 이효석아카데미를 운영합니다.

우리 시간으로 수요일 새벽 4시에는 FOMC 회의가 열립니다. 이번 회의의 결과는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합니다. 금리 인상 사이클의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는 중요한 금리 결정이 예정돼 있기 때문입니다. 아마 연준은 금리를 0.25%p 올릴 가능성이 높은 상황인데요. 인상 여부보다는 ‘이번이 마지막 금리 인상이냐’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는 것이죠. 일반적으로 연준은 물가와 실업률 등 경제적인 부분을 주로 고민해 금리를 결정합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다른 요인들도 고려해야 할 것 같습니다. 오늘은 그 내용을 설명해 보겠습니다.

1️⃣ 경제지표 : Too hot to stop

지난 주말 동안 연준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물가 지표 중 하나인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가 발표됐습니다. 근원 PCE 가격지수는 식품·에너지를 제외한 개인소비지출을 의미하는데요. 3월 근원 PCE 가격지수는 1년 전보다 4.6% 오른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연준의 목표(2%)보다 높을 뿐만 아니라, 시장 예상(4.5%)도 웃돈 수치였습니다. 또한 임금에 대한 장기 추이를 볼 수 있는 고용비용지수(ECI)는 전 분기보다 1.2% 상승했습니다. 이 역시 시장 예상(1.0%)을 상회했습니다. 즉 물가도 아직 확실히 잡히지 않았고, 임금이 상승하는 속도도 예상보다 빠르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을 두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Too hot to stop”이라고 표현했습니다. 쉽게 말하면, 연준이 금리 인상을 멈추기에는 인플레이션이 아직 확실히 잡히지 않은 것 같다는 뜻이죠.

3월 실리콘밸리은행(SVB) 사태 등으로 금융 안정에 문제가 생기자, 한때 시장에서는 연준이 금리를 동결할 수도 있다는 의견이 주류를 이뤘습니다. 하지만 현재로서는 사실상 5월 회의에서 금리 0.25%p 인상이 확정됐다고 봐도 무방할 것 같습니다. 회의를 이틀 남겨 둔 현 상황에서 시장은 이미 연준이 금리 인상을 단행할 확률을 80% 이상으로 보고 있습니다. 시장 예상에 반하는 결정을 극도로 꺼리는 파월의 성향을 고려하면, 연준은 금리 인상 카드를 꺼내 들 것으로 보입니다.

2️⃣ 금융 안정의 문제 : 이미 정리된 퍼스트리퍼블릭은행

최근 연준에는 물가를 잡고 고용 시장을 안정시켜야 하는 목표 외에도 “금융 안정”이라는 또 다른 과제가 생겼습니다. 통화 정책을 펼칠 때 고려해야 할 또 하나의 요인이 생긴 것입니다. 특히 최근 며칠 사이에는 퍼스트리퍼블릭이 부도날지 여부도 관심이었습니다. SVB 사태 이후 미국의 주요 11개 은행에서 300억달러를 다급하게 예치하면서까지 지키려고 했었던 은행이기도 하죠.

사실 지난주 실적 발표 이후, 시장에서는 이미 이 은행이 자생력을 잃었다고 판단한 것 같은 움직임을 보여줬습니다. 안정적인 움직임을 보였던 미 지방 은행들과 달리 지난주 금요일 퍼스트 리퍼블릭의 주가만 유독 40% 이상 하락하기도 했죠. (고점 대비로는 97% 하락했습니다.) 그리고 5월의 첫날인 오늘, 퍼스트리퍼블릭은 사업을 정리하고 JP모건 관리하에 들어가게 됐습니다.

퍼스트리퍼블릭의 운명에 대해서는 2주 전 발표된 JP모건의 제이미 다이먼 회장이 정책당국에 은행 규제에 대해 조언한 부분에서 힌트를 찾을 수 있었습니다. “We should not aim for a regulatory regime that eliminates all failure but one that reduces the chance of failure and the odds of contagion.”

의역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작은 은행들까지 다 망하지 않게 하는 건 어렵다는 것을 인정하고, 큰 은행이 망해서 은행 시스템까지 걱정하게 하는 일은 없도록 해야 한다.” 어쨌든 이로써 퍼스트리퍼블릭은 미국 역사상 2번째로 큰 규모의 파산 은행이 됐습니다. 연준 입장에서는 한숨 돌린 셈입니다.

3️⃣ 하지만, 내부적으로 정치적인 문제도 있다!

FOMC 회의를 앞두고 결정적인 힌트를 줬던 WSJ의 닉 티미라우스 기자가 주말 동안 쓴 심층 기사도 살펴볼 만합니다. 연준의 부의장이었다가 국가경제자문의 수장이 된 브레이너드에 대한 이야기였습니다. 그래서 제목도 “브레이너드의 백악관의 도전(Lael Brainard’s White House challenge)”입니다. FOMC회의를 앞둔 상황에서 금리와 물가 안정이라는 문제는 연준뿐만 아니라, 백안관에도 매우 중요한 사안이니까요.

기사에는 브레이너드 이사의 최근 주장이 현실화한 사례가 많기 때문에 백악관 내에서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는 내용이 자세하게 설명돼 있습니다. 브레이너드가 연준에 있었던 4년 전(트럼프 전 대통령 재임 시절), 은행 규제를 완화하면 안 된다고 주장하면서 당시 1000억~2500억달러 사이의 중형 은행에 대한 규제 완화가 언젠가 문제가 될 것이라고 예언한 바 있는데요. 실제로 SVB 사태가 터졌습니다.

그리고 그는 작년 가을부터 “금리를 계속 빠르게 인상할 경우, 금융 시스템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우려를 제시하면서 금리 인상에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기도 했습니다. 즉, 이 기사는 물가를 잡기 위해서 금리를 더 인상해야만 하는 연준과 금리를 그만 올리기 바라는 백악관의 묘한 신경전을 그리고 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닐 겁니다.

이렇게 복잡한 상황에서 파월은 금리 0.25%p 인상 결정 후 어떤 행보를 보이게 될까요? 이번주 수요일 새벽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될 수밖에 없는 이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