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익 95% 급락 무신사, 무슨 일 있었나?

👕 이익 95% 급락 무신사, 무슨 일 있었나?
이철민의 리멤버 밸리

사모펀드 VIG파트너스의 대표이며, 투자ㆍ테크ㆍ미디어 분야에 대한 글도 쓰고 있습니다.

파죽지세로 성장해온 무신사 : 무신사는 이미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패션 플랫폼 기업으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최근 모 소비자 조사 업체가 공개한 <MZ세대 패션앱 트렌드 리포트 2023>에 따르면, 만 15~39세 남녀 총 4000명 중 48.5%가 “최근 3개월 내 이용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고 합니다. 2위인 에이블리(22.2%)의 두 배가 넘고, 지난해 같은 조사의 42.4%보다도 늘어난 수치입니다(🔗관련 기사).

이러한 결과는 무신사의 매출 성장으로도 이어졌는데요. 연결 기준으로 2021년 약 4600억원에서 작년 약 7100억원으로 무려 54%나 성장했습니다. 자회사를 제외한 무신사 본사만의 매출은 약 4000억원에서 약 6500억원으로 63% 성장했고요. 그야말로 파죽지세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물론 에이블리, 지그재그 등도 유사한 성장률을 보이긴 했습니다.

이렇게 전반적으로 패션 플랫폼 업체들의 고성장이 지속되는 이유는, 이들의 주고객인 젊은 소비자들이 패션 플랫폼에서의 의류 구매를 선호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같은 조사에서 응답자들의 월평균 의류 구매 금액은 약 10만원 정도인데 응답자의 90%가 온라인 채널을 이용한다고 밝혔습니다. 그 중에서도 약 50%(중복 응답 포함)가 패션 플랫폼을 사용한다고 합니다(🔗관련 기사).

주목할 건 무신사가 그간 남성 패션 전문이라고 알려져 있으나 여성 응답자 중 약 36%가 이용 경험이 있다고 답한 겁니다. 이 수치는 여성 전문 플랫폼 지그재그(약 35%)보다도 높고 에이블리와 비슷한데요. 성별과 무관한 보편적인 패션 플랫폼이 됐다는 의미일 것입니다(🔗관련 기사).

무신사 왕국, 연간 이익 95% 폭락? : 이런 큰 성과와는 달리 지난해 무신사의 이익엔 큰 부정적 변화가 있었습니다. 영업 이익만 보면 본사의 경우 2021년 약 670억원에서 작년 약 540억원으로 소폭 감소하는 데 그쳤으나, 연결 기준에서는 약 590억원에서 약 30억원으로 무려 95% 폭락했기 때문입니다. 당기 순이익 기준으로는 약 1150억원 이익에서 약 560억원 적자로 전환된 상황입니다.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요? 원인은 자회사가 운영하는 리셀 플랫폼(한정판·명품·굿즈 등을거래하는 플랫폼)인 솔드아웃에 있었습니다. 솔드아웃 자체적으로만 지난해 427억원의 영업 및 당기 손손실을 기록했기 때문입니다. 그 밖에 여러 자회사들이 수십억원씩의 적자를 낸 게 추가적인 영향을 미치기도 했습니다(🔗관련 기사).

회사에서는 솔드아웃 서비스의 고도화를 통해 수익성이 점차 개선돼 나갈 것이라고 밝히긴 했습니다. 사업 초기의 성장을 위해 지난해까지 수수료를 받지 않는 구조로 운영을 했는데, 이제 수수료를 부과하고 있는 게 대표적입니다. 그런데 크림 등 리셀 플랫폼들 간의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상황이라, 수익성 회복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도 있습니다(🔗관련 기사).

자회사 수익 성장이 관건 : 한편 당기 순손실에 영향을 미친 영업 외 비용에는 다양한 항목들이 포함돼 있습니다만, 말 그대로 향후의 영업과는 다소 무관한 것들로 보입니다. 회사가 발행한 상환전환우선주(RCPS)에 대한 평가손실 약 200억원과, 인수 후 무신사에 통합되면서 서비스를 종료한 스타일쉐어 관련 비용 250억 등이 주요한 원인이었기 때문입니다(🔗관련 기사).

결국 매출 성장과 시장 내 입지에 있어서 만큼은 탄탄한 기반을 갖춘 무신사에게 주어진 숙제는 명확해 보입니다. 바로 자회사들의 수익성 개선이지요. 그간 기대를 한 몸에 모았던 만큼 최근 어려워진 환경을 잘 극복하고 성공적으로 상장하기 위해선, 이 숙제를 잘 해결해야만 할 것입니다. 다행히 투자자들의 시각은 긍정적인 듯 합니다. KKR을 비롯한 투자자들이 4조원 가치에 4000억원의 투자를 고려하고 있다는 뉴스가 나왔기 때문입니다(🔗관련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