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친환경 열풍’에 이제 균열 생길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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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친환경 열풍’에 이제 균열 생길 이유?
이진우의 익스플레인 나우

ESG

경제 평론가입니다. MBC ‘이진우의 손에 잡히는 경제’를 진행합니다.

새로운 사실 : 과도한 ESG 쏠림 또는 열풍에 대한 반작용이 미국에서 나타나고 있습니다. 종전에는 연기금이 투자할 때 해당 기업이나 투자 대상이 ESG에 우호적이거나 모범적인 면이 있으면 다른 재무적인 요인이 부족해도 투자를 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앞으로는 그러지 말라는 법을 미국 공화당이 상원과 하원에서 모두 통과시켰습니다(🔗관련 기사).

투자는 투자로만 접근하자는 공화당 : 이번 법안의 의미는 투자는 오로지 투자로만 생각하고 판단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투자를 통해서 ESG 같은 정치적인 이념을 현실화하려고 하지 말라는 거죠. 왜 공공의 자금인 연기금을 특정 그룹의 이념을 현실화하는 데 투입하느냐는 게 공화당의 주장입니다. 반면 민주당은 그런 식의 접근이야말로 공화당의 정치적 이념을 연기금 투자에 주입하는 것이라고 반발하고 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 거부권 행사할 수도 : 이 논란은 약간의 역사가 있습니다. 2020년 도널드 트럼프 당시 대통령은 연기금의 투자에서 오로지 재무적인 면만을 고려하도록 규칙을 제정했습니다. 당시 열풍이 불던 ESG라는 비재무적 요인을 감안해 투자할 경우 연기금의 투자 수익률이 하락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바이든 행정부는 2022년 11월 이 규칙을 개정했습니다. 미국 근로자의 저축 연금으로 ESG 투자를 할 수 있도록 바꿨죠. 그러다가 올해 3월 공화당이 일부 민주당 의원들의 동조를 받아 다시 연기금이 ESG 투자를 못 하도록 막는 결의안을 통과시켰습니다. 

물론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이 법안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할 가능성이 큽니다. (그렇게 된다면 취임 후 첫 거부권 행사가 되겠죠.) 결국은 공화당의 의사가 관철되기는 어려워질 수 있다는 건데요. 

ESG 열풍에 균열 생겼다는 의미 : 다만, 어느 쪽의 주장이 맞느냐보다는 그 누구도 이견을 달지 못하는 흐름으로 보였던 ESG 열풍에 균열이 생기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이해하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물론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ESG가 금과옥조로 여겨지며 아무도 그 당위에 대해 이견을 내놓지 않고 있습니다. 하지만 미국에서는 낙태나 간통죄와 비슷하게 찬반이 크게 갈리는 치열한 논쟁거리 중 하나입니다. 

특히 미국의 공화당과 민주당은 ESG, 그중에서도 환경 문제에 관해 정확하게 180도 다른 주장을 펴고 있습니다. 공화당의 차기 대권 주자 중 한 명인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도 ESG 정책에 반대한다는 주장을 뚜렷하게 하고 있을 정도입니다(🔗관련 기사).

정치 구도에 따라 환경 트렌드 바뀔 수도 : 이런 흐름은 앞으로 미국의 정치 구도에 따라 환경 관련 산업의 방향과 트렌드가 완전히 바뀔 수 있음을 의미합니다. 실제로 미국의 석유 운송 관련 인프라 사업은 공화당 정부가 들어서면 강하게 추진되다가 민주당이 집권하면 다시 브레이크가 걸리는 불확실성이 이어져 왔습니다. 대표적인 사례가 캐나다산 오일을 텍사스 정유공장으로 보내는 송유관 확장사업입니다. 2008년 제안됐던 이 사업은 공화당 주도로 2014년 상·하원을 모두 통과했는데 2021년 바이든 대통령 당선으로 결국 취소됐습니다. 

ESG 채권에 대한 관심 줄어 : ESG 채권에 대한 관심도 줄어들고 있습니다(🔗관련 기사). 사실 어떤 기업이 ESG 관련 프로젝트에 투자하는 자금을 모으는 채권이라고 해서 그 채권의 부도 가능성이 더 높거나 낮은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ESG 열풍 때문에 ESG 채권에 대한 수요가 몰리며 같은 기업이 발행한 채권이라도 ESG 마크가 붙으면 이자율이 더 낮아지는 현상이 있었습니다. 

이론적으로는 당연히 ESG 채권 투자자들이 손해를 입을 가능성이 큽니다. 하지만 ESG 열풍으로 ESG 채권 수요가 계속 강해지면서 ESG 채권의 금리가 계속 내려갔습니다. 그 바람에 결과적으로는 ESG 채권 투자자들이 수익을 올리는 기현상이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내연기관차 OUT 정책도 반발 목소리 : 유럽에서도 내연기관 자동차를 2035년까지 퇴출하기로 한 계획에 대해 독일과 이탈리아가 반기를 들고나왔습니다(🔗관련 기사). 폴란드와 불가리아도 반대 의사를 내놓고 있어 2035년 이후에는 전기차만 생산 판매될 것이라는 당초의 예상도 흔들리고 있습니다. 

친환경 대세론 흔들릴 가능성 있어 : 애초부터 자동차 산업의 일자리가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는 있었습니다. 친환경이라는 중요한 목표 때문에 다른 목소리들이 억눌러진 채 추진됐죠. 하지만 2035년 내연기관차 퇴출 계획은 각국의 이해관계가 달라지고 실제 그 시한이 조금씩 다가오면서 파열음을 내고 있습니다. 이런 흐름 역시 옳고 그름의 가치판단을 떠나 친환경 산업의 대세론이 얼마나 흔들리게 될지를 판단하는 단서로 활용될 필요가 있겠습니다.

환경을 위해서는 모두 협력해야 한다는 데는 이견이 없을 겁니다. 하지만 환경을 위하는 행위 하나하나가 각국의 이해관계에는 다르게 작동하게 될 수 있습니다. 그러다 보면  ‘친환경 정책의 결과로 특정 국가는 이득을 보고 특정 국가는 손해를 보는 상황에서 이득을 본 국가가 과연 다른 국가들에 뭔가를 어느 정도 양보할 수 있느냐’는 매우 구체적인 질문이 제기될 수밖에 없습니다. 특히 정치적 영향력이 큰 강국이 ‘손해 보는 국가군’에 속하게 되면 친환경 정책은 강하게 브레이크가 걸리곤 합니다.


📢 “금리 더 올리자” 주장 나오는 배경은?
오늘의 이슈

물가, 과연 언제 꺾일까? : 작년 내내 국제 금융 시장의 이슈는 과연 물가가 언제쯤 꺾일 것인지, 미국의 금리 인상은 언제까지 계속될 것인지였습니다. 그 질문에 대한 답(연말쯤부터 물가와 금리는 꺾인다는)이 작년 연말쯤 나오는 듯했습니다만, 요즘 다시 똑같은 그 질문이 다시 나오고 있습니다. 

3월 금리 인상은 기정사실 : 미국 경제가 생각보다 강하기 때문에 물가는 계속 오를 것이고 그래서 금리 인상의 가속도를 다시 밟을 필요가 있다는 주장도 힘을 받고 있습니다(🔗관련 기사). 미 연준의 비둘기파 고위 인사들도 이런 의견에 동조하고 있습니다(🔗관련 기사).

3월쯤 금리 인상을 중단할 수도 있다는 기대도 있었지만, 시장에서는 0.25%p의 금리 인상은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선물 시장에 형성된 3월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은 0.25%p 인상 확률이 72%, 0.5%p 인상 가능성이 28%로 나오고 있습니다.


💡 놓치면 아까운 소식

> 다시 4%대 예금 나왔다 : 내림세를 보이던 정기예금 금리가 다시 상승하면서 연 4%대 예금이 나왔습니다(🔗관련 기사). 기준금리 동결에도 불구하고 최근 은행채 금리가 다소 오르면서 정기예금 금리에도 영향을 준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정기예금 금리가 앞으로도 계속 오를 수 있을지는 신중한 의견이 많습니다. 특히 은행권에서는 채권금리 상승으로 인한 일시적인 현상일 뿐이며, 경제 상황이 급변하지 않는다면 작년과 같은 가파른 상승세는 보이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합니다.

> 코스피, 2월 달러화 기준 하락률 3위 : 2월 코스피 지수가 1.5% 하락했지만, 달러화 기준으로는 8% 넘게 떨어진 것으로 집계됐습니다(🔗관련 기사). 여타 통화보다 원화 가치가 대폭 하락했기 때문인데요. 주요 20국 대표 지수 중에서는 홍콩 항셍지수(-13.03%), 브라질 보베스파 지수(-8.54%) 다음으로 하락 폭이 컸다고 합니다. 달러 강세-원화 약세 국면이 이어지면 외국인 투자자들 입장에서는 가만히 앉아서 수익률이 하락할 수 있어 외국인 투자자들의 증시 이탈이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