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中 성장 목표 5%에 담긴 진짜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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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中 성장 목표 5%에 담긴 진짜 의미

지난 주말부터 중국 최대 정치 행사 ‘양회’가 열리고 있죠. 중국의 경제 성장률 목표치도 매년 여기서 발표되는데요. 1994년 이후 가장 낮은 수치인 5%가 제시됐습니다. 위드 코로나가 시작된 만큼 중국이 경제 성장 목표를 높일 거라 많이들 예상했는데요. 오히려 제로 코로나 정책 때였던 작년(5.5%)보다 낮아 이례적이란 반응이 나옵니다(🔗관심 기사). 

당장의 경제 살리기가 더 중요하단 메시지를 부각하기 위해서라는 해석이 지배적입니다. 세계적 보호 무역주의가 강해지면서 중국의 대외적 경제 입지가 위축됐기 때문인데요. 양회 때마다 고수하던 ‘양회 블루(양회 기간 맑은 하늘)’가 사라지고, 뿌연 하늘을 지속시킨 것도 이를 보여주는 상징이라고 외신들은 분석하고 있습니다.

김성순
단국대학교 무역학과 명예교수

中 경제 성장률과 외교의 함수

현실을 직시한 측면이 있네요. 작년 목표치가 5.5%였는데 실제론 3% 성장에 그쳤죠. 다른 분들이 말씀 주신 여타 중단기적 요인도 물론 있지만, 경제 발전 단계 측면의 함의도 있습니다. 이젠 경제 개발 초기의 고도 성장기가 끝난 거죠. 한국에도 큰 의미가 있습니다. 중국의 리오프닝에 너무 지속적인 큰 기대를 걸어선 안 된다는 거죠. 대중 의존도를 서서히 낮추고 수출 다변화 정책이 필요합니다. 제품의 질적 고도화도 물론이고요.

한편 중국 경제 성장률과 외교의 함수도 발견되네요. 올해는 강경 일변도였던 대만 이슈에도 유화책이 제시됐고, 국방비도 코로나 이전보다 낮게 증액됐습니다. 성장률이 낮아질수록 외교가 온건 기조로 바뀔 수 있다는 건데요.이 함수를 잘 이용할 필요가 있겠네요.

류상철
한국은행 국장

부동산 문제 극복 못하는 中 시스템 한계

결코 낮은 수준이 아닌 듯 합니다. 세계 경제 둔화, 미·중 무역/기술 분쟁, 부동산 버블 등을 감안하면 말이죠. 특히 부동산 버블은 지속적으로 중국 경제 성장을 발목 잡을 것 같습니다.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로 세계 경기가 부진할 때, 중국은 부동산 개발·지방 정부 부채를 통해 고도 성장을 누렸고 미국 경제를 추월했습니다. 

그런데 부동산 투기로 얻는 불로소득으로 빈부 격차가 심해져 사회주의 근간이 흔들리자, 2020년 8월 중국 정부는 과도한 레버리지를 규제(3개의 레드 라인 정책)했습니다. 그 결과 헝다 등 부동산 개발 업체가 파산했고, 부동산 경기가 침체했으며, 지방 정부의 재정이 소진돼 중국 경제의 암적 요인이 됐습니다. (올해 초 중국은 이 규제를 단계적으로 완화하기로 했습니다.) 중요한 건 이겁니다. <중국은 통제 경제로 시장 경제의 자동 조정 기능(부동산 거품 붕괴)이 잘 작동하지 않아 암을 제거할 수 없는 시스템적 한계가 있다.>

나승두
SK증권 리서치센터 연구위원

심각한 2~3차 협력 업체들의 붕괴

코로나 팬데믹 때도 자신감을 잃지 않던 중국인데… 이제 현실이 그만큼 녹록지 않단 걸 잘 알고 있는 듯 합니다. 논란 끝에 시작된 시진핑 3기인 만큼 결과로 보여줘야 한다는 압박감도 무시 못했을 거고요. 여기서 생각해 볼만한 건 코로나가 낳은 부작용, 즉 <실물 경제와 화폐 경제 간 괴리>입니다. 코로나는 제조업 밸류 체인에 심각한 영향을 미쳤습니다. 전방 산업은 회복 중일지라도 이를 뒷받침하는 2~3차 협력 업체들의 붕괴는 회복이 쉽지 않습니다. 특히 제조업 비중이 높은 국가일수록 이 부작용은 크게 나타날 가능성이 높아요. 중국도 경제 지표의 표면적 흐름과 현장의 목소리가 다르단 점을 충분히 인지했으리라 생각합니다. 따라서 현실적인 목표 제시야말로 가장 현명한 선택이었단 걸 알았겠죠.

강종구
한국은행 국장

중진국 함정 갇혀있게 할 5대 요인

경제 저성장 요인 부각으로 중국은 당분간 중진국 함정 탈출이 쉽지 않아 보입니다. 5가지 요인을 알아둘 필요가 있는데요.

1️⃣ 해외 다수 국가의 대중 무역 의존도 감축 노력이 시작됐습니다. 중국 수출이 부진해졌죠.

2️⃣ 민간 기업의 정부 통제가 전보다 심해졌습니다. 자율적 기업가 정신 발현이 더 어려워졌습니다.

3️⃣ 기업 자금 배분이 여전히 정부 주도적입니다. 산업 구조와 경제 환경은 변화하는데 자원 배분 효율성이 개선되지 못합니다.

4️⃣ 기술 개발이 민간이 아닌 정부 주도로 진행 중이죠. 성공률이 그만큼 낮습니다.

5️⃣ 한국보다 인구 감소가 빨리 진행될 전망입니다. 낮은 인건비를 뒷받침한 노동 공급이 부족해지고 있습니다.

노지현
NICE신용평가 수석연구원

그럼에도 긍정적, 다만 주의할 점은…

목표보다 낮은 경제 성장률에도 중국의 리오프닝은 국내 경제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겁니다. 물론 글로벌 수요 둔화, 불안한 부동산 시장과 지방 정부 재정 등으로 중국 리오프닝 효과의 불확실성이 크긴 합니다. 그러나 국내 경제엔 단기적으로 대중 수출 회복, 중국인 관광객 유입 등을 통해 긍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다만 경제 성장률을 기대보다 낮춘 건 단순히 위기 의식을 부각하기 위해서만은 아닙니다. 미·중 갈등에 따른 선진 기술 접근 제약, 비효율적 국영 기업에 대한 지속적인 높은 의존성 등은 중국의 중장기적 성장 제약 요인이기에 주의 깊게 살펴봐야 합니다.

💢 뜨기만 하면 완판 지식산업센터, 이젠 공실대란

부동산 규제가 한창이던 2020~2021년 대체 투자처로 인기를 끌던 곳이 있죠. 바로 ‘지식산업센터’인데요. 한땐 현수막이 걸린 뒤 며칠 만에 완판되기 일쑤였고 수천만원씩 웃돈이 붙었습니다. 일종의 도시형 공단으로 IT·출판·광고·제조업 등이 입주할 수 있고, 청약 제한·종부세·전매 제한 등 규제가 없다는 특장점이 있기 때문이었죠.

그러나 부동산 하락기인 요즘, 지식산업센터들도 공실 대란이 벌어지고 있단 소식입니다. 작년 10월 분양을 시작한 서울 가산디지털단지역 인근 한 지식산업센터는 분양률 50% 언저리에 머물고 있다는데요. 기존 센터들에서도 분양가보다 싼 가격의 매물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고 합니다(🔗관련 기사).

이동윤
신한금융그룹 해외부동산투자 수석매니저

배후지로서의 특수성 이해해야

기본적으로 상업용 부동산은 경기와 매우 밀접합니다. 때문에 부동산 가치 변동이 경제 사이클과 비슷하게 움직이고 있죠. 특히나 지식산업센터는 주요 임차인들이 중소 사업을 영위하는 사업자들이 대부분이니, 경기에 특히 더 민감할 수밖에 없습니다. 또, 꾸준히 현금을 안정적으로 창출하는 건 주요 대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B2B 회사이거나 IT 회사입니다. 때문에 이런 자산은 배후지로서의 특수성이 있어 위치가 매우 중요합니다. 

헌데 유동성이 풍부할 때 우후죽순으로 분양하는 바람에, 경제적 펀더멘털이 갖춰지지 않은 지역의 매물에 대한 호불호가 분명히 갈리게 됐습니다. 뒤집어 말하면 아파트와 마찬가지로 지식산업센터도 위치적 희소성이 있는 곳은 여전히 수요가 있다는 뜻입니다. 물론 경기 확장에 따라 지식산업센터 수요도 재창출되겠지만 지금 같은 위축 시기엔 투자 쏠림이 발생한다는 점, 꼭 유념해야 합니다.

배상영
대신증권 애널리스트·전(前) 건국대 부동산도시연구원

기사 안에 답이 있는 ‘묻지마 투자’ 위험성

기사 본문에서 지식산업센터 열풍 이유를 <아파트와 달리 청약 제한이나 종부세, 전매 제한 등 규제가 없기 때문>이라고 진단하고 있네요. 그럼 아파트 규제가 완화되면 투자 열풍도 가라앉는다는 얘기네요. 정부와 지자체에 책임을 돌리는 건데 그건 이해할 수 없습니다. 건물을 짓겠다는 주체가 있고 그게 합법적이면 정부든 지자체든 승인해주는 게 당연합니다. ‘묻지마 투자’ 열풍에 휩쓸려 투자한 이들이나 이에 편승해 쉽게 대출을 내준 금융 기관이 스스로 책임져야할 문제 아닐까요?

최대경
신한은행 부동산금융부 선임매니저

사면초가 지식산업센터, 반등도 어렵다?

지난 정권 초창기부터 지식산업센터가 투자 대체재로 떠올랐습니다. 상대적으로 각종 규제에서 벗어나 있던 덕분이죠. 분양 대행사들은 지식산업센터가 일종의 오피스라는 점을 마케팅 포인트로 잡았고, 시장에 흐르던 돈이 급격히 여기로 몰렸습니다. 하지만 작년부터 각종 경고음이 울리며 올해 들어선 시장 하강이 현실화했죠. 

1️⃣ 지식산업센터는 가격 상승세를 그렸지만, 그사이 경기는 하향 곡선을 탔습니다. 임차인 확보는 어려워질 수밖에 없었죠.

2️⃣ 그나마 낮은 금리 덕에 가격이 버텼지만, 금리 역시 고공행진을 시작했습니다. 정상적으로 월세를 받아도 이자를 못내는 상황까지 예상되면서 시장에 흑운이 감돌았습니다.

3️⃣ 마지막 쐐기는 주거 시장 악화, 부동산 규제 완화입니다. 이제 촉망 받던 대체재가 아닌 완전한 열등재가 된 셈이죠.

지식산업센터는 임차인 확보가 주거 시설보다 어렵습니다. 경기 악화로 월세 인상은 막힌 상황에서 금융 비용도 높아졌죠. 별다른 메리트가 없는 지식산업센터가 과연 반등기를 맞이할 수 있을까요? 완전한 수익형 부동산이다 보니 향후 재건축 등을 통한 가치 상승도 어려울 듯 해서 그야말로 사면초가의 상황으로 보입니다.

🤔 본사 공사도 중단…고강도 긴축 빅테크 앞날은?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인 아마존이 제2 본사 공사를 중단한다는 소식입니다. 주요 대도시에서 운영 중인 무인 편의점도 8곳 폐쇄하기로 했습니다. 대규모 정리 해고에 이어 고강도 긴축 경영을 지속하겠단 의미로 해석됩니다(🔗관련 기사). 빅테크 고강도 긴축은 아마존뿐이 아닙니다. 사명을 바꿀 정도로 메타버스 사업에 열심인 메타는 이 사업에서 기대만큼 수익을 거두지 못하고 있죠. 때문에 작년 10월 출시한 VR 헤드셋 가격을 불과 4개월 만에 30% 할인하겠다고 밝혔는데, 이와 동시에 2차 구조조정도 준비 중이란 소식이 최근 들려옵니다.

강승희
퀀트 트레이딩 스타트업 Teyvat Labs 대표

‘고금리 기조 유지된다’고 보는 듯 싶네요!

미국의 고용 시장은 여전히 강하다는 지표가 발표되고 있습니다. 구조조정에도 불구하고 어떻게 강력한 고용 시장이 유지될까요? 또 이처럼 강력한 고용 시장은 언제까지 이어질까요? 

빅테크 구조조정의 배경엔 고금리 기조가 유지된다는 전제가 깔린 것 같습니다. 시장에 민첩하게 대응해 투자를 줄이고 선제적으로 구조조정을 단행하는 거죠. 이미 미국 경제가 나빠지는 상황을 반영하고 있는 게 아닐까 싶습니다. 결국 추가적인 투자 유치도 어렵다고 본다는 뜻인데요. 그에 맞게 선택과 집중을 하는 모습은 오히려 긍정적으로 보입니다.

손기정
리테일테크 스타트업 지오코리아 대표

美 쉬운 해고 단점이 크게 부각된 사태

이번 사태를 통해 미국 노동 시장의 ‘고용 유연성 = 쉬운 해고’의 단점이 크게 부각된 것 같습니다. 미국의 경쟁력은 구글·애플·MS 등 빅테크의 원천 기술 개발에서 나옵니다. 하지만 해당 기술력이 제조업과 연결되지 않는 구조죠. 임금 지속 상승으로 미국 내 공장들이 아시아로 이전하기 때문입니다. 

국가 단위 경쟁에서 경쟁력의 핵심은 혁신과 비용입니다. 하지만 첨단 기술 등의 혁신 지속성은 매우 짧습니다. 일례로 전기차, 배터리, AI 기술 등 미국이 주도하던 혁신 산업은 이제 중국 기업들이 상당한 우위를 점하게 됐습니다. 그간 미국은 제조·운영 조직을 아시아로 이전하면서 국내는 전문 기술자 중심의 고연봉 체제로 전환했는데요. 인플레로 비용이 오르자 수익 악화를 막기 위해 가장 손쉬운 비용 절감, 즉 인력 감축을 이 부문에서부터 시행하게 된 겁니다.

이준희
법무법인(유) 율촌 파트너 변호사·e-Biz & Fintech Team Lead

‘美는 해고 자유?’ 과연 그럴까요

경비 절감 등 경영 합리화 움직임은 자산 매각·고비용 구조의 사업 조정 등으로 이어집니다. 여기서 인건비 절감, 즉 인력 구조조정도 일반적으로 함께 이뤄지는데요. 이미 메타를 포함한 많은 회사가 상당한 비율로 직원을 해고했습니다. 보통 미국은 “해고가 자유롭다”고 말하지만, 실제 내막을 들여다보면 그렇게 간단한 문제는 아닙니다. 재량 해고가 계약상 원칙이긴 하지만 실제 회사들은 각종 법령을 꼼꼼히 따져 부당 해고로 인한 분쟁 리스크가 발생하지 않도록 프로세스를 운영합니다. 

다만 우리나라가 상대적으로 더 까다로운 것입니다. 정규직의 고용은 보장되고, 경영상 이유에 따른 정리 해고 요건은 매우 까다롭습니다. 권고 사직 또한 사실상 해고로 인정되지 않도록 엄격한 프로세스를 밟아야 합니다. 노동청 등 당국과 법원은 기본적으로 근로자 권익 보호의 관점을 택한다는 사실도 잊으면 안 되겠습니다. 물론 어려운 일이겠습니다만, 경영자분들께서 이러한 환경을 깊이 이해하고 최대한 현명한 방법으로 위기를 헤쳐 나갈 수 있기를 기원하겠습니다. 

나승두
SK증권 리서치센터 연구위원

글로벌 빅테크, ‘진짜’ 실력은 이제부터

실업률 증가가 경기 정상화의 바로미터 역할을 하는 시기입니다. 코로나 팬데믹 기간 풍부해진 유동성이 만들어낸 부작용이죠. 시장에 돈이 풍부하다면 인력 확충과 투자를 망설일 이유가 없습니다. 하지만 그 반대라면 인력 구조조정과 투자 축소는 불가피한 고육지책입니다. 2보 전진을 위한 1보 후퇴의 선택이 아닐까요? 그나마 글로벌 빅테크 기업은 형편이 낫습니다. 추가 자금 조달에 실패해 문을 닫아야만 하는 스타트업들에 비해서는요. 

중요한 것은 앞으로입니다. 글로벌 빅테크의 ‘진짜’ 실력은 이제부터 드러날 가능성이 큽니다. 뒷걸음질 치는 듯 보이지만, 때가 되면 어느 방향으로 달려 나가야 하는지 그 방향성을 결정할 중요한 시기이기 때문입니다. 앞으로의 행보를 더욱 주목해야 하는 이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