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정 금리 대출이 더 저렴해진 이유?

💵 고정 금리 대출이 더 저렴해진 이유?
이진우의 익스플레인 나우

금리 인상

경제 평론가입니다. MBC ‘이진우의 손에 잡히는 경제’를 진행합니다.

엇갈리는 경제 전망 : 내년에는 물가도 잡히고 금리도 좀 낮아질 수 있을까요? 아니면 꽤 오랜 기간 동안, 그것도 예상보다 더 긴 기간 동안 고금리 고물가 상황이 이어질까요? 이 질문은 요즘 가장 궁금할 만한 질문이지만, 이에 대한 답은 명확하지 않습니다. 금융시장에서도 이 질문에 매우 혼란스러운 신호를 보내고 있습니다. 권위 있는 기관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엇갈립니다.

투자은행 대부분, 내년 美 금리 5% 초중반까지 간다 : 일단 한국은행은 내년 3월 또는 5월까지 미국의 정책 금리는 올라갈 것이고 내년 말쯤 되면 금리 인하가 시작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습니다(🔗관련 기사). 물론 한국은행의 의견이 아니라 글로벌 투자은행들의 전망을 취합한 결과입니다.

다수의 투자은행이 현재 4.5%인 미국의 기준 금리가 5% 초중반 수준까지 올라갈 것으로 예상합니다. 미국의 서비스 물가가 쉽게 내려갈 것 같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고물가와 고금리의 영향으로 미국의 경기 침체 가능성 역시 커졌다고 보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기준 금리가 미국 기준 금리를 어느 정도 수준까지 따라갈 것인지도 궁금한 부분인데요. 한미 기준 금리 차이가 1.5%p보다 더 벌어지면 다소 위험해질 것이란 분석이 있습니다(🔗관련 기사).

채권시장은 금리 인하 가능성 주목 : 한편 채권시장에서는 경기 침체에 따른 금리 인하 가능성에 좀 더 무게를 싣고 있습니다. 그에 따라 나타나는 현상이 바로 장기 금리와 단기 금리의 역전입니다. 

일반적으로는 장기 금리가 단기 금리보다 높습니다. 하지만, 향후 경기가 침체된다는 우려가 커지면 장기 채권으로 수요가 몰리면서 역전 현상이 발생합니다. 단기 채권 금리가 장기 채권 금리보다 높아지는 것입니다. 때문에 장단기 금리 역전을 경기 침체의 전조 증상이라고 해석하는데요. 

장-단기 금리 역전 때문 : 미국 채권시장에서는 이미 2년물과 10년물 금리가 7월부터 역전됐고 3개월과 10년물, 5년물과 30년물 국채 금리도 역전됐습니다. 시장은 연준이 금리를 더 올리려고 하는 시도가 경기 침체로 이끌 것이며, 금리는 생각보다 빨리 더 큰 폭으로 떨어질 수도 있다는 쪽에 베팅하는 것입니다. 

이런 장단기 금리 역전 현상은 우리나라 채권시장에서도 동일하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실제로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연 3.6% 수준인데 국고채 10년물은 연 3.5%입니다. 이런 역전 현상은 한 달째 이어지고 있습니다.

변동 금리 > 고정 금리 된 이유? : 장기 금리보다 단기 금리가 더 높기 때문에 고정 금리 대출이 변동 금리보다 오히려 더 낮은 재미있는 현상도 관찰됩니다. 실제로 전세대출 금리는 최근 고정 금리가 변동 금리보다 더 낮아졌습니다(🔗관련 기사).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 이유는 고정형 전세 대출의 기준 금리가 되는 금융채 2년물과 변동형 전세 대출의 기준이 되는 6개월물의 금리 격차가 3개월 전에는 1.1%포인트였는데, 최근에는 거의 사라졌기 때문입니다. 

고금리 생각보다 오래갈 수도? : 지금까지 설명드린 것은 대체로 고금리 시대가 조만간 마무리될 것이라는 전망인데요. 생각보다 고금리가 더 오래 갈 것이라는 전망도 만만치 않습니다. 세계 최대의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은 중앙은행들이 침체를 유발해서라도 인플레이션을 잡으려고 할 것이므로 금리를 낮추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관련 기사). 불황이 닥치더라도 중앙은행들이 금리를 낮추지 않고 버틴다면 장기 금리는 다시 상승할 가능성이 큽니다. 블랙록의 시나리오가 맞다면 장단기 금리가 역전된 현재 상황은 달라질 수 있습니다.

미국과 한국은 그렇지 않지만, 유럽은 최근 들어 블랙록의 전망과 비슷한 움직임을 명확하게 보이는 중입니다. 내년도 유럽 물가가 좀처럼 낮아지지 않을 것이란 예상이 장기 국채 금리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관련 기사).  

내년 금리는 어떻게 될까? : 요즘 우리나라 환율이 안정을 보이는 것은 블랙록의 전망이 틀릴 가능성에 일단 시장이 반응하는 것으로 해석됩니다. 올해 내내 달러 초강세를 유지하던 환율은 1280원대로 내려오면서 연중 최고점에 비해 160원가량 하락했습니다(🔗관련 기사). 과연 어느 쪽의 전망이 맞을까요? 한 번도 겪어보지 못한 생소한 거시경제 환경에 전문가들도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습니다.


💸 ‘현대판 연좌제’, 내년부터 없앤다
오늘의 이슈

계산기와 차트

대주주에만 양도소득세 부과하는 세법 : 우리나라는 상장 주식에 투자해 차익을 얻으면 그 차익에 대한 양도소득세를 내지 않습니다. 그러나 연말에 특정 종목을 10억원어치 이상 보유하고 있으면 그 이듬해에 해당 종목을 팔아 얻은 매매 차익에 대해서는 양도소득세를 부과합니다. 연말에 특정 종목을 10억원어치 이상 보유하고 있는 투자자를 ‘대주주’로 간주하고 일반 투자자들에게는 부과하지 않는 세금을 부과하는 세법 때문입니다.

달라진 대주주 판단 기준 : 종전까지는 이 ‘대주주’ 여부를 판단할 때 개인이 보유한 주식뿐 아니라 가족들이 보유한 주식까지 모두 합산했습니다. 가족이 보유한 특정 주식의 합산액이 10억원이 넘으면 ‘대주주’로 간주했는데요. 앞으로는 가족이 보유한 주식은 별도로 합산하지 않고 개인별 보유 주식만으로 대주주 여부를 판단하기로 했습니다(🔗관련 기사).


💡 놓치면 아까운 소식

> 내년 전기·가스요금 가파르게 오른다 : 내년 전기·가스요금 인상 폭이 올해보다 더 가파를 전망입니다(🔗관련 기사). 중요한 것은 실제 인상 폭이 될 텐데요. 최근 한전과 산업부가 책정한 내년 전기요금 인상 적정액은 kWh당 51.6원입니다. 올해 전기요금 총 인상액(kWh당 19.3원)의 약 2.7배에 달하는 규모입니다. 물론 한꺼번에 인상이 이뤄지는 게 아니라 실제 소비자 요금에 인상분이 어느 정도 반영될지 단순 계산하기는 어렵습니다. 다만, 4인 가구 기준으로 매달 약 1만5000원가량을 더 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가스요금도 올해 인상액보다 최소 1.5배~1.9배 수준으로 오를 것으로 예상됩니다.

국내 기업 45곳 ‘1조 클럽’ 탈락 : 시가총액 1조 클럽. 주식 시장에서 우량주의 대명사로 여겨지는 기준인데요. 올 들어 하락장이 이어지면서 1조 클럽 기준을 충족하는 회사가 대폭 줄었다고 합니다(🔗관련 기사). 25일 기준, 시총 1조원 이상인 상장사는 235곳으로 집계됐습니다. 작년 말 280곳과 비교하면 45곳 감소한 것입니다. 주가가 급락하면서 중고차 기업 케이카의 시총이 1조원가량 증발하는 등 우량주 가운데서도 1조 클럽 탈락 종목이 속출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