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화만 유독 잘나가는 이유

✍ 경제 이슈도 챙기고, 퀴즈 풀어 지식도 쌓고! 오늘자 리멤버 뉴스레터를 읽어보시면 퀴즈 정답을 맞힐 수 있습니다.

Quiz of the day

보통 아파트 청약은 착공 후 이뤄집니다. 하지만 1년 전부터, 조기에 주택 공급 효과를 내기 위해 본 청약 1~2년 전 일부 물량을 먼저 청약하는 ‘이 제도’를 도입했는데요. 최근 집값이 내리며 이 제도로 당첨된 사람들이 본 청약을 포기하는 사례가 늘자, 정부가 이 제도를 폐지하기로 했습니다. 다음 중 이 제도는 무엇일까요?


📻 오늘 뉴스레터는 리멤버 웹개발자 황다슬님이 직접 읽어드립니다. 텍스트가 불편한 분들은 오디오를 이용해보세요.

 

💸 원화만 유독 잘나가는 이유

요즘 환율이 많이 내렸죠. 지난주 미국 소비자 물가 상승률이 둔화되면서 하락세가 부쩍 강해졌는데요. 어제 환율은 장중 1308원까지 하락하며 “1200원대 복귀도 시간 문제”란 말까지 나왔습니다. 국내 증시 하락으로 다시 올라 1325.9원에 마감하긴 했으나, 이제 1300원대로는 무난히 안착했다는 평이 나옵니다. 

환율이 내린 건 그만큼 원화 가치가 올랐기 때문인데요. 특기할 점은 유독 원화의 강세가 강하단 점입니다. 블룸버그통신이 집계하는 주요 31개국 통화 중, 달러화 대비 원화 가치 상승률은 8%로 가장 높습니다(🔗관련 기사). 더구나 정부가 국민연금 등 주요 공적 투자기관들에 외환 헤지 비율을 높이도록 요청하면서 환율은 추가 하락 요인이 생길 전망입니다. 원화만 유독 잘나가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강종구
한국은행 국장

원화 잘나가는 이유들

원화는 가치 변동이 다른 통화보다 유독 심한 편입니다. 지금과 반대로, 얼마 전까지 강달러일 때는 원화 가치가 주요국 통화들보다 더 크게 내려갔었죠. 그럼 왜 유독 원화의 변동성이 높을까요? 한국처럼 소규모 개방 경제 국가에서는 자본이 자유롭게 드나들고, 이게 외환 시장의 변동성을 높이기 때문입니다. 반면 지금처럼 시장이 안정되면 한국 시장의 그 수혜를 더 크게 누리는 거고요.

한편 위와 같은 근본적 요인 말고도 원화 가치를 끌어올린 일시적 요인을 4가지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1️⃣ 최근 원화와 엔화 간 동조성이 높아졌습니다. 쉽게 말해, 두 통화의 가치가 서로 연동하며 따라간단 뜻인데요. 두 나라가 수출 경쟁 관계이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얼마 전까진 엔화가 너무 약세라 원화 가치가 더 높아지기가 힘들었죠. 높아지면 한국 수출 경쟁력이 일본에 비해 상대적으로 크게 약해질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11월부터 엔화도 강세로 전환하면서 원화가 강세를 누릴 수 있게 된 겁니다.

2️⃣ 반도체와 2차 전지 산업을 중심으로 주식 시장에 외국인 투자금이 많이 유입되고 있습니다. 이 역시 원화 강세 요인입니다.

3️⃣ 중국 정부가 제로 코로나 정책을 전환할 가능성이 크죠. 한국 수출에 호재이니 이 역시 원화 강세 요인이 됩니다.

4️⃣ 한국은 에너지와 곡물 자급도가 낮죠. 그만큼 수입 비중이 높은데, 최근 국제 에너지와 곡물 가격이 안정을 되찾았습니다. 이게 원화 가치 안정에 도움을 줬습니다.

류상철
한국은행 국장

결국 관건은 미국 인플레!

향후 환율의 전망은 어디에 달려있을까요? 바로 미국의 인플레와 통화 정책에 달려 있습니다. 일단, 미국 인플레는 이변이 없는 한 기저효과 때문에 내리는 추세일 겁니다. 하지만 미·중 갈등 등으로 공급 문제가 완전히 해결된 게 아니라서, 과거처럼 2% 미만의 낮은 인플레가 아닌 3~4%의 인플레가 지속될 수 있습니다. 그럼 연준도 기준금리를 4% 수준으론 유지해야 하죠. 다시 말해, 인플레 압력이 낮아지긴 할 테지만 연준이 금리를 크게 내리거나 하진 않을 거란 얘깁니다.

김성순
단국대학교 무역학과 명예교수

흐름대로라면 경제 정상 궤도 복귀할 것

환율의 추가 하락 요소들이 많습니다. 우선 정부가 국민연금 등 공적 투자기관의 외환 헤지 비율을 올린다고 하죠? 이들의 해외 자산 규모가 4000억달러에 달해요. 헤지 비율을 10%p만 올려도 400억달러가 시장에 풀릴 수 있는 겁니다. 또, 중국 시진핑 3연임 체제가 출범하면서 불안정이 강화됐죠. 해외 투자자들이 중국을 이탈해 대체지로 한국을 낙점하면서 원화 가치는 지속해 오를 전망입니다. 중국 제로 코로나 정책이 풀릴 전망인 것도 우리 수출에 호재인 만큼 환율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듯합니다.

이 흐름이 굳어진다고 보기엔 시기상조이며 가장 중요한 열쇠는 미국 인플레와 통화 정책입니다. 그러나 지금까지 발표된 관련 지표들이 나쁘지 않고 원화 가치 상승으로 수입 물가가 줄어 달러 공급이 상대적으로 늘어나면, 우리 경제도 정상적 회복세에 접어들 거라 조심스레 낙관해볼 수 있습니다.

🚨 파산 신청한 FTX, 코인판 ‘리먼 브라더스’ 사태?!

어제 세계 3위 암호화폐 거래소 FTX가 파산 절차에 돌입했다는 소식, 전해드렸는데요(🔗관련 내용). FTX발 위기가 다른 거래소까지 확산 조짐을 보이고 있습니다. 지난 일요일엔 세계 15위권 가상자산 거래소 크립토닷컴이 대량의 이더리움을 다른 거래소로 송금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크립토닷컴이 발행하는 코인 크로노스의 가치가 전일 대비 20% 이상 떨어졌습니다(🔗관련 기사). 크립토닷컴 측은 “실수”라며 수습에 나섰지만, 업계에선 고객 인출에 대응하기 위한 ‘준비금 돌려막기’를 하고 있다는 의혹이 커지고 있습니다. 

일각에선 “2008년 금융위기를 초래한 리먼브러더스 파산 사태”가 연상된다며 가상자산 시장의 존폐론까지 제기하고 있습니다(🔗관련 기사). 유동성 위기로 대형 투자자들이 가상화폐 산업 투자를 꺼리고, 유수의 투자 자문사들이 가상화폐의 미래에 의심을 품게 됐기 때문입니다. 특히 G20 등 주요국들마저도 가상자산 관련 소비자 보호 규정이 엉성한 편입니다.

류상철
한국은행 국장

코인판 리먼 사태 가능성은 적어요

시장 우려대로 ‘코인판 리먼 사태’로 번질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입니다. 금융 시스템의 중추인 은행의 위험 노출은 크지 않기 때문입니다. FTX에 1억달러 넘게 투자했던 일본 손정의 회장의 소프트뱅크 등 벤처캐피탈(VC) 업계의 손실은 큰 만큼, 당분간 스타트업 투자 시장 위축은 불가피해 보이지만요.

중요한 건 재발 방지책입니다. 이번 FTX 사태는 결국 규제 감독이 부재한 탓에 생긴 회계 부정에 가깝습니다. 사각지대에 있는 가상자산 규제 기준을 정말 조속히 마련해야 합니다. 또 제가 된 가상자산 플랫폼들은 대부분 폰지 게임 형태의 비즈니스 모델을 갖고 있었습니다. 폰지 게임은 실제 이윤 창출 없이 나중에 합류한 투자자의 돈을 기존 투자자들에게 이자나 배당으로 지급하는 건데, 대표적 금융 다단계 사기 기법입니다. 가상자산 플랫폼 설립 단계에서부터 심사를 강화해야 합니다.

강종구
한국은행 국장

가상화폐 가치 하락한 3가지 이유

최근 금리 상승과 더불어 가상화폐 가치가 하락하는 원인은 다음과 같아 보입니다. 

1️⃣ 수요 자체 감소 : 화폐는 실물, 금융 거래를 위한 목적으로 사용됩니다. 때문에 금리가 올라가면 실물, 금융 거래가 모두 감소하므로 화폐 수요도 감소하죠. 비트코인 등 대부분의 가상화폐도 일반 화폐와 마찬가지입니다. 금리가 계속 오르니 가상화폐도 수요가 줄고 가치가 내리는 거죠.

2️⃣ 투기 수요도 감소 : 투기 목적으로 가상화폐에 투자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시중 금리가 상승하면 가상화폐의 기대 수익률도 상대적으로 떨어지죠. 이에 가상화폐 투기적 수요 역시 줄어 가격 하락으로 이어졌습니다. 

3️⃣ 가치 뒷받침하는 준비자산 가격 하락 : 특정 발행 기관이 코인 등 가상자산을 발행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때 가상자산 발행 기관은 가치를 유지하기 위해 국채 등 준비자산을 보유합니다. 그러나 금리가 오르면 이들 준비자산의 가치가 하락하게 됩니다. 준비자산과 연동된 가장자산 가격도 하락 압력을 받게 되죠.

🏠 사전청약 1년 만에 폐지! 이유는?

민간 사전청약 제도가 도입 1년 만에 폐지된다고 합니다(🔗관련 기사). 사전청약은 착공 후 이뤄지는 일반 청약과 달리, 그에 1~2년 앞서 일부 물량을 먼저 청약하는 제도입니다. 일종의 ‘예비 주택 당첨’인 셈인데요. 사전청약 당첨자는 무주택, 지역 거주 요건 등 조건만 유지하면 100% 청약에 당첨됩니다. 주변 시세보다 60~70% 싸게 분양 받을 수 있어 ‘로또’로도 불렸습니다. 

그런데, 사전청약자들이 본 청약을 포기하는 사례가 늘면서 정부가 제도를 사실상 폐지하기로 했습니다. 최근 집값이 줄줄이 하락하고 금리는 오르면서 청약을 받으면 더 손해를 보는 경우들이 생겼기 때문이죠. 물론 반발 여론도 만만치 않습니다. 사전청약은 실제 본 청약을 받기 전까진 다른 아파트에도 청약을 넣어볼 수 있어 실수요자들이 보험처럼 활용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배상영
대신증권 애널리스트·전(前) 건국대 부동산도시연구원

청약 제도는 자주 손보면서 왜 분상제는?

물론 사전청약을 기다렸던 대기자들의 마음은 이해가 갑니다. 하지만 정책을 폐지한 배경을 생각해보면, 합당한 결정 같네요. 이미 사전청약 당첨자들이 본 청약을 포기하고 있습니다. 주택 가격 하락으로 정책까지 변경되는 상황에서 사전청약 제도가 유지돼 당첨된다 하더라도, 실익은 크지 않을 수 있습니다. 오히려 손해를 볼 수도 있는 상황이죠.

집값이 하락하면서 청약 메리트는 감소했는데 분양가는 여전히 정부 통제를 받고 있습니다. 청약 제도는 ‘로또 청약’을 막는다고 가점 기준을 바꾸고 추첨 제도를 없앴으며 후분양을 권했다가 선분양을 넘어 사전청약을 만드는 등 여러 변화를 겪은 반면, 분양가 상한제 등은 시장 상황이 바뀐 현 시점에서도 왜 그대로인지에 대한 논의가 필요해 보입니다.

김영곤
강남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

폐지만이 답이었을까요?

아쉬운 결정입니다. 무주택자 입장에서 사전청약 제도는 하나의 선택지가 더 늘어난 역할을 했습니다. 이를 통해 심리적 안정감을 누렸을 분들도 상당히 있을 텐데요. 폐지보단 보완할 방법은 없었을까요? 

물론 사전청약 제도는 처음부터 맹점이 많았습니다. 당첨 후 본 청약 전 당첨자 지위를 포기하더라도 별다른 불이익이 없는 등 ‘권리만 제공하고 의무가 없다’는 점이 이 제도의 가장 큰 맹점이었죠. 무주택자들에게 실질적 혜택을 주기 위한 정책이었다기보다는 시장 분위기를 안정시키려는 의도도 다분히 있었는데요. 이런 맹점들을 보완해갔다면 좋았을 텐데 아쉽습니다. 

나아가 주택 정책은 장기적이고 일관적인 정책이 필요합니다. 그간 땜질식 처방으로는 문제 해결이 어렵다는 교훈을 수없이 많이 얻었는데요. 현재처럼 ‘해보고 말자’는 식의 대처가 이어진다면, 주택 문제는 영원히 해결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김웅
하나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 부동산전문위원

정부는 집값 하락보단 분양 위축을 더 걱정

정부의 미분양 물량 부담감이 꽤 컸던 듯합니다. 올해 9월 전국 미분양 재고는 4.2만호로 위험 수준인 10만호엔 못 미쳤습니다. 그러나 9월 미분양 증가폭은 9000호였는데, 이는 2015년 말 이후 가장 큰 증가폭입니다.

가뜩이나 정부는 지난 8.16 부동산 대책에서 5년간 270만호 주택을 공급하겠단 계획을 밝혔고, 10.26 대책에선 공공주택 50만호 공급 계획도 발표했어요. 헌데 지금처럼 미분양이 심화되면 민간 분양 시장이 심리적으로 위축돼 이 공급 계획들에 차질이 생길 수도 있습니다.

정부가 어디에 무게 중심을 두는지도 짐작해볼 수 있네요. 정부는 최근 LTV 완화, 중도금 대출 대상 확대 등 분양 시장 활성화 정책에 힘을 쏟고 있어요. 정부는 집값 하락보단 분양 시장 위축을 더 걱정하는 듯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