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세 줄 요약

· 기계 데이터 기반으로 이상 징후를 실시간 모니터링하는 소프트웨어 제공
· 클라우드 기반 환경에 빠르게 대응해 성공적인 비즈니스 모델 구축
· 실시간 데이터 수집 기술로 사업 포트폴리오의 빠른 확장 가능

2. 한 눈에 살펴보기

3.  스플렁크는 어떤 사업을 하는가?

미국의 데이터 플랫폼 기업 스플렁크(Splunk)는 기계가 실시간으로 생성하는 대량 데이터, 즉 로그를 모니터링하고 분석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를 판매하는 기업입니다. 이 소프트웨어의 이름 역시 기업명과 같은 스플렁크입니다. 2003년 마이클 바움이 롭 다스, 에릭 스완과 함께 창업했고 2012년 상장했습니다.

아마존, 구글 등 대형 IT 회사뿐만 아니라 많은 회사가 코로나와 맞물려 IT 인프라를 빠르게 확장하면서 네트워크 장비의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데요. 이런 장비가 비즈니스 지원에 문제가 없도록 누군가는 끊임 없이 시스템 운영 기록, 즉 로그를 훑어보고 있어야 합니다. 이때 사용하는 소프트웨어가 스플렁크인 겁니다.

스플렁크는 텍스트 기반의 로그 데이터에는 대부분 활용이 가능합니다. 주로 활용되는 곳은 방화벽, 라우터 같은 네트워크 장비입니다. 스플렁크를 통해 각 회사의 담당자는 네트워크 인프라 상에서 발생한 문제를 빠르게 파악할 수 있고 선제적으로 문제를 예측하고 방지할 수도 있습니다. 

이러한 사용 패턴에 기반해 현재 스플렁크는 자사가 도달할 수 있는 전체 시장의 범위를 3가지 영역(1️⃣데이터 수집을 위한 플랫폼 2️⃣보안 관련 데이터 관리 3️⃣모니터링 기반 비즈니스 인텔리전스 시장)으로 보고 있습니다. 기존엔 네트워크 보안에 다소 치중했다면 이젠 디지털 마케팅과 이상 탐지를 활용한 금융까지 확장하려는 건데요. 이 시장 규모는 약 1000억달러(약 131조원) 정도로 보고 있습니다.

“Data to Everything Platform”(모든 분야 데이터를 볼 수 있는 플랫폼)이라는 스플렁크의 슬로건은 기술 보유의 자부심을 엿볼 수 있는 대목입니다. 스플렁크는 실시간 기술의 경쟁력을 발판 삼아 IPO 이후 지속적으로 인수합병을 추진 중입니다. 자사 서비스를 넘어 빠르게 AWS(아마존 웹 서비스)와 같은 대형 클라우드 플랫폼을 지원하는 서비스 상품을 출시하면서 클라우드 서비스에서의 경쟁력도 유지하고 있습니다. 

그 결과 올해 상반기 실적에서 클라우드 기반 서비스의 연간 순환 매출이 전년 대비 65% 가까이 성장하면서 성장세가 가팔라졌습니다. 설치 기반의 비즈니스에서 단기간에 클라우드 기반으로 전환하면서 매출이 일시 하락한 시기도 있었지만, 이제는 클라우드 비즈니스 중심의 회사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4. 핵심 인물

올해 3월 선임된 스플렁크의 CEO 게리 스틸은 최근 인터뷰에서 스플렁크의 조직부터 비즈니스까지 전면적 변화를 예고했습니다. 글로벌 보안기업 프루프 포인트(ProofPoint)를 창업해 20년 가까이 재직했습니다. 이메일 보안에서 시장의 선두주자인 프루프 포인트는 다양한 보안 솔루션을 인수합병하고 글로벌 시장까지 진출하며 성장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이사회는 게리 스틸이 스플렁크의 메인 비즈니스 영역인 보안 사업을 이해하고, 나아가 고객의 측면에서 스플렁크를 맡는 데 최적이라고 판단한 듯합니다. 게리 스틸은 스타트업을 대기업으로 성장시킨 흔치 않은 리더십을 가지고 있습니다.

게리 스틸과 함께 스플렁크의 대표적 핵심 인물은 스플렁크의 CFO(최고 재무 관리자)로 2019년 입사한 제이슨 차일드입니다. 그 전에는 웨어러블 기업인 조본(Jawbone), 소셜커머스 그루폰(Groupon), 부동산거래 플랫폼 오픈도어(Opendoor)에서 CFO로 있었으며, 아마존에서 아시아 및 유럽 재무 담당자로서 일한 적도 있습니다.

그는 아마존에서 비용-편익 분석을 하는 과정에서 무료 배송의 잠재력을 봤습니다. 일찌감치 데이터 기반 재무 분석을 위한 IT-재무부서의 긴밀한 협력을 강조한 것도 그 때문입니다. 스플렁크에 영입될 때 제이슨 차일드는 “데이터 기반의 재무 의사 결정은 내 경력의 주춧돌”이라고 언급하기도 했죠. 이런 배경 때문인지 그는 올해 4월 흑자 전환을 노리고 있는 쿠팡의 이사회 구성원으로 영입됐습니다.

통상 경영진의 이력과 언행을 보면 회사의 방향성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보안 스타트업에서 다양한 풍파를 겪으며 회사를 끝까지 성장시켜본 게리 스틸, 다양한 산업에서 데이터 기반의 재무 플래닝을 중요시해온 제이슨 차일드. 이 두 사람의 이력을 미뤄 볼 때 과거의 폭발적 성장세에 비해서는 다소 둔화된 스플렁크의 조직과 비즈니스 구조가 향후 전면 재편될 거라 예상됩니다.

5. 경쟁사는?

스플렁크는 기계 장비에서 생산되는 로그 형태의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수집해서 모니터링하고 분석까지 할 수 있는 솔루션 회사라고 소개해 드렸는데요. 특히 네트워크 장비에서 발생하는 데이터 기반 보안에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이 관점에서 보면 가장 주된 경쟁사는 시스코(Cisco)와 브로드컴(Broadcom)을 꼽을 수 있습니다. 

시스코는 대표적인 네트워크 장비회사입니다. 올해 1분기 스플렁크 인수를 시도한 적이 있습니다. 알려진 인수 금액은 200억달러(약 26조원) 수준으로 네트워크 장비 업계에서는 최대 규모입니다. 하드웨어를 넘어 데이터 기반 소프트웨어 비즈니스 모델을 강화해 압도적 1위를 굳히려는 시스코의 의도가 보이는 행보입니다.

반도체 기업인 브로드컴은 네트워크 장비로도 유명합니다. 모니터링 전문 기업 앱네타(AppNeta)와 VM웨어를 인수하면서 기업용 소프트웨어 비즈니스를 강화해 나가고 있습니다. VM웨어 인수금액은 610억달러(약 80조원)이었는데, 마이크로스프트의 블리자드 인수(687억달러) 이후 소프트웨어 기준 두 번째로 큰 인수 규모입니다.

높은 금액에서 볼 수 있듯이, 하드웨어 비즈니스와 소프트웨어 비즈니스를 통합해 시장을 재편하려는 움직임이 거세게 일어나고 있습니다. 스플렁크 역시 비즈니스 모델 및 조직을 개편함으로써 이러한 시장 변화를 빠르게 대응하려는 모양새입니다.

소프트웨어 관점에서는 데이터독(Datadog), 뉴렐릭(New Relic), 나기오스(Nagios), 엘라스틱서치(ELK 스택) 등을 스플렁크의 경쟁사로 꼽을 수 있습니다. 데이터독은 클라우드 기반 어플리케이션 모니터링 회사로 2010년 창업 후 빠르게 성장하면서 2018년 실시간 로그 수집 및 모니터링 시장까지 진출한 바 있습니다. 2008년 설립된 뉴렐릭은 가트너에서 어플리케이션 모니터링 부분 글로벌 리더 기업으로 선정한 적도 있는 유망 기업입니다.

그밖에 나기오스 및 엘라스틱 서치는 모두 오픈 소스 기반입니다. 스타트업의 성장과 함께 오픈소스 시장 역시 빠르게 성장하고 있기 때문에 장기적으로는 치열한 경쟁이 예상됩니다. 그리고 앞서 언급한 오픈 소스를 기반으로 다양한 기능을 탑재하고 기술 지원 서비스를 제공하는 세마텍스트(Sematext), 로그자이오(Logz.io) 등의 기업도 빠르게 쫓아오고 있습니다.

코로나 이후 디지털 기반 전환이 클라우드 기반으로 빠르게 진행되면서 네트워크 및 기타 장비의 수와 복잡도가 증가했습니다. 이러한 흐름 속에 모니터링 솔루션 구축 시장은 보다 경쟁의 각축장이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스플렁크는 최근 실시간 데이터 수집에서 한발 더 나아가 다양한 형태의 로그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통합해 시각화하고 AI 기반 분석까지 지원하면서 경쟁사 대비 앞서 나가기 위해 노력 중입니다. 동시에 2000개 이상의 기업과 파트너십을 구축하면서 스플렁크 기반의 생태계로 외연을 확장 중입니다.

6. 스플렁크의 미래는?

스플렁크의 향후 전망은 긍정적으로 볼 수 있습니다. 그 이유로는 다음과 같습니다.

1️⃣ 잠재 시장의 규모입니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스플렁크가 바라보고 있는 전체 시장 규모는 1000억달러(약 131조원)입니다. 스플렁크는 인프라 내 이상 징후를 빠르게 인지하고 고객에게 알리는 모니터링 소프트웨어 시장에선 이미 상당한 고객풀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기능 자체는 보안과 연관돼 있기 때문에 고객군에 대한 높은 잔존율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새로운 CEO와 함께 스플렁크의 포트폴리오를 기존 모니터링 외에도 마케팅, 금융까지 빠르게 확장할 때 이러한 고객 풀은 스플렁크의 포트폴리오를 키우는 밑바탕이 될 수 있을 겁니다. 특히 데이터를 End to End로 회사 전반부에 걸쳐 활용해 의사 결정을 하려는 최근 트렌드와 연관지어 볼 때 충분한 성장 가능성이 보입니다.

이는 과거 IBM 사례와도 닮았습니다. IBM은 “On Demand Business”라는 이름 아래 하드웨어를 빠르게 고객 수요에 맞게 공급했었는데요. 여기서 그치지 않고 컨설팅 및 소프트웨어 기업을 인수해 포트폴리오를 급격하게 넓힌 후 기존 고객에게 제공함으로써 자사의 수익성을 극대화한 바 있습니다.

게다가 현재 스플렁크의 매출 대부분은 미국 국내 시장에서 나옵니다. 향후 해외 시장 성장과 포트폴리오 확대는 서로 시너지를 내 매출 성장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2️⃣ 스플렁크는 2016년 구글 클라우드 플랫폼과의 서비스 통합으로 기존 서비스를 클라우드 기반으로 비즈니스 모델 전환을 이뤄냈습니다. 이로 인해 일시 구매 형태로 인한 비약적인 매출 성장세는 다소 수그러들었지만, 대신 구독 모델 기반의 안정적인 매출 성장을 만들어 낼 수 있었습니다. 단기로 봤을 땐 성장세가 낮아진 것처럼 보일 수 있겠으나, 장기적으로는 변동비를 낮춰 운영 효율화를 꾀할 수 있게 된 겁니다.

구독 모델의 결과는 재무적 건정성으로 이어지고 안정적인 현금 흐름을 창출하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에 경쟁 환경에서 인수합병에 보다 적극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도와줄 겁니다.

3️⃣ 데이터 기반 기업으로서 상당한 양의 데이터를 다뤄본 경험은 타 경쟁사 대비 경쟁 우위로 볼 수 있습니다. 최근 5년 사이 인공지능, 머신러닝 등의 산업 내 적용이 점차 활발해지는 상황에서 기술적 우위를 점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데이터 없이 기술만을 가지고 거대 모델을 만드는 건 점차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오랜 시간 시장의 선두로서 상당한 양의 실시간 데이터를 다뤄온 스플렁크의 사업 경험은 일종의 무형 자산으로서 향후 스플렁크의 성장 동력이 될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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