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은 어떻게 기존 사업군의 EBITDA를 흑자 전환할 수 있었을까요?

쿠팡은 어떻게 기존 사업군의 EBITDA를 흑자 전환할 수 있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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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48% – 지난해 3월 상장한 쿠팡의 상장가 대비 현재 하락한 비율입니다. 쿠팡의 경영진들은 쿠팡의 성장성을 강조해왔지만, 시장의 관심사는 과연 쿠팡은 언제 흑자를 낼 수 있을까에 모아졌습니다. 이런 시장의 반응을 의식해서일까요? 쿠팡의 김범석 CEO는 3월 열린 2021년 4분기 실적 발표에서 올 4분기 EBITDA 흑자 전환 가능성을 내비칩니다. 그리고 지난주 2022년 1분기 실적발표에서 그들은 밝힙니다. 매출의 96.5%를 차지하는 제품 커머스 부문 (Product Commerce)에서 조정된 EBITDA 기준 흑자를 기록했음을 말입니다.

제품 커머스 부문은 쿠팡 및 쿠팡의 신선 식품 커머스인 “로켓 프레시”를 매출로 잡습니다. 이 주력 사업 부문이 성장성과 수익성을 모두 증명하면서, 쿠팡의 주가는 반등했습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성장했는지, 그리고 어떻게 수익성을 강화했는지 볼 필요가 있습니다.

쿠팡은 어떻게 성장을 지속했는가? 쿠팡의 성장을 보는 지표는 크게 두 가지입니다. 활성 이용 고객 숫자와 고객당 순 매출액입니다. 2022년 1분기 기준 쿠팡의 활성 고객 숫자는 1,811만 명.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 증가한 수치입니다. 고객당 순 매출액은 283달러였습니다. 참고로 전년 동기에는 이 수치가 262달러였습니다.

참고로 국내 전자상거래 시장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 성장했고, 직전 분기 대비 5% 시장 규모가 줄었습니다. 그런데도 쿠팡은 전년 동기 및 직전 분기 대비 모두 성장했습니다. 그 원인으로는 상품 종류에 대한 이용자들의 구매 확대. 그리고 신선 식품에 대한 이용률이 늘고 있다는 점입니다. 쿠팡 경영진들은 6개 종류 이상의 카테고리의 물품을 구매하는 소비자 비율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0% 증가했음을 밝혔습니다. 쿠팡을 한 번 쓴 고객들이 더 쿠팡을 쓰게 된다는 의미겠죠. 그리고 쿠팡 전체 고객 중 신선 식품 카테고리인 로켓 프레시를 이용한 비율은 35%에 불과합니다. 이 카테고리의 성장률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0%였습니다.

이런 자신감 때문일까요? 김범석 CEO는 가장 가입한 지 오래된 이용자 집단(cohort)의 경우 온라인에서 소비하는 금액 중 60%가량을 쿠팡에서 소비한다고 밝혔습니다. 이런 충성도 높은 오래된 이용자 집단을 늘리는 방법은 바로 멤버십 프로그램일 것입니다. 2021년 12월 말 기준 쿠팡의 로켓 멤버십 가입자 수는 900만 명입니다. 특히 이들이 내는 회비는 연간 약 5,390억 원가량의 순 매출로 인식됩니다. 물론 100% 회비 때문에 EBITDA가 흑자 전환한 것은 아닙니다.

효율성을 더 높인 쿠팡의 물류센터 인프라 – 최근 실적을 발표한 아마존의 실적 악화 주원인 중 하나는 바로 물류 인프라의 비효율적 관리였습니다.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로 인해, 물류 관련 인력을 추가 선발했지만 이제 일상 회복이 어느 정도 이뤄진 시점에서는 선발된 인력이 과잉 인력이 되어 버렸다는 것입니다. 쿠팡의 경영진들도 로켓 프레시 사업을 확대하는 과정에서 비슷한 이슈를 겪었음을 지난 분기 실적 발표에서 토로했습니다.

그리고 지난해 겪은 시행착오를 기반으로 장기적인 체질 개선 프로그램. 즉 수익화 및 효율화를 시작했다고 당시 밝혔습니다. 그리고 2019년 대비 2.4배 증설한 2021년의 투자 덕분일까요? 올해는 증설이 줄었음을 밝히기도 했습니다. 참고로 2021년 말 기준 쿠팡의 물류센터 용량은 4천만 제곱 피트. 2021년 증설한 규모는 전체 용량에 37.5%에 달했고요. 올해는 수백만 제곱피트 수준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리고 쿠팡 CFO는 지금도 그 약속이 유효함을 시장에 재확인했습니다.

그리고 현재 그 물류 인프라는 쿠팡이 겪은 시행착오를 효율적 운영으로 바꿔냈고요. 쿠팡의 경영진들은 시스템 및 기술적으로 컨트롤이 가능하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그 결과는 EBITDA 흑자 전환의 조기 달성이었습니다. 물론 이제는 시장에 제시한 EBITDA 이익률을 맞춰가야겠죠. 참고로 쿠팡의 조정된 EBITDA 이익률 목표치는 7%이며, 장기적으로는 10%를 가지고 갈 예정입니다. 목표 달성을 위해선, 기존 사업 외에 새로운 매출원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FLC를 주목해야 하는 이유 – 쿠팡의 지향점이라고 평가받는 아마존. 아마존의 주요 캐시 카우는 AWS와 제삼자 물류를 제공하는 Fulfillment by Amazon(이하 “FBA”)입니다. IT 인프라를 외부 클라우드 사업자에 의존하는 쿠팡 입장에선, FBA 같은 수익원은 필수적입니다. 지난해 4분기에 쿠팡 경영진들은 물류센터를 제삼자 물류 용도로 하반기부터 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리고 이 사업을 위해서는 추가 투자 가능성도 존재합니다.

쿠팡의 경우 규제 때문에 “제트 배송”이라는 하이브리드 형태의 제삼자 물류를 제공 중입니다. 김범석 CEO는 이 서비스를 통해 서드파티 판매자들의 매출이 올라가고 있음을 밝혔는데요. 그리고 그 기반은 판매자용 툴과 서비스를 통해 확대된다는 점도 분명히 했습니다. 아직 본격적으로 서비스를 시작하진 않았지만, 이 서비스를 본격적으로 도입할 경우 쿠팡의 수익성 개선을 위한 매출원이 될 가능성은 커 보입니다. 기존 인프라를 활용하면서 매출을 추가로 올릴 수 있는 서비스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추가 매출원이 확보될 경우, 쿠팡 입장에서는 수익성 확보와 함께, 불확실성이라는 시장의 불안을 잠재울 수 있습니다. 이날 실적 발표에서 EBITDA 흑자 기조가 유지될 것이냐는 애널리스트의 질문에 대해서 “불균형 가능성”을 언급한 것은 매출 파이프라인이 한정적이기 때문입니다.

아마존이 AWS나 FBA로 확보한 수익을 시장 확대 또는 경쟁에 레버리지 하는 것처럼, 쿠팡도 네이버/SSG 등과의 경쟁에서 FLC로 확보한 수익을 활용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쿠팡 이츠나 아니면 대만 사업도 마찬가지입니다. 김범석 CEO가 잠깐 언급했지만, 이 말에 더 눈길이 가는 이유입니다.

Comment : 이제 시장의 관심은 쿠팡의 흑자 모델이 지속적으로 유지되고, 성장도 함께 할 수 있을까에 모아지고 있습니다. 경쟁사와의 경쟁에 더해 제삼자 물류의 성공적인 안착과 확산을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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