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종구

한국은행 국장

🔎 대출 금리 인하의 진짜 속사정

은행들이 대출 금리를 낮추는 속사정엔 ‘규제로 인해 왜곡된 대출 시장의 문제’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작년까지는 규제로 대출이 어려워 대출의 가격이라 할 수 있는 대출 금리가 올랐습니다. 은행 입장에선 허용된 대출 물량이 줄어 대출을 위해 조달해야할 예금의 규모도 줄었죠. 은행으로선 예금 유치에 목맬 필요가 없다 보니 굳이 고객들에게 예금 이자를 많이 줄 이유도 없어져 예금 금리도 낮아졌습니다. 만약 규제가 없는 일반적인 경우였다면 예금 금리 인하는 곧 은행이 대출 자금을 마련하는 데 들어가는 비용의 감소를 의미하기에 대출 금리 하락과 맞물려야 했습니다. 그러나 최근 국내에선 예금 금리는 내려가는데도 대출 금리는 오르는 현상이 나타난 것이죠.

이제 다시 은행들이 대출 금리를 낮춰대는 건 아마도 올해 규제가 폐지되면서 대출 시장의 왜곡이 점점 복원되어 감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물론 주요 언론들이 말하는 대로 대출 영업을 늘려보고자 하는 은행 각자의 속셈도 분명 작용할 겁니다. 그러나 좀 더 구조적인 이유도 살펴볼 수 있다는 것입니다.

정진균

리암그룹 CIO/CEO·서울시립대학교 경영학과 겸임교수

🚀 경제 활동 극대화를 노려볼 시기 

작년 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먼저 기준금리를 올렸습니다. 부동산 가치가 급격히 오른 데서부터 이어진 경제 상승의 과열을 줄이기 위함이었죠. 하지만 코로나 사태로 어려운 실물 경제에 직격탄이었습니다. 유동성 축소로 중소기업이나 자영업자의 부도율이 높아졌습니다.

올해 2분기부터 변화가 시작되는 양상입니다. 중앙은행 주도의 기준금리 상승 기조는 여전하면서도 대출 규제는 풀리면서 건전한 대출을 통한 유동성이 확대될 양상입니다. 다시 말해 건강한 대출이 늘면서 중소기업과 자영업자의 경제 활동이 확장될 수 있고, 돈을 빌려주는 금융기관의 수익률도 개선 가능한 상황인 것이죠. 아주 오랜만에 당근과 채찍이 공존하는, 경제 활동 극대화 가능 시기가 온 듯합니다.

류상철

한국은행 국장

🔬 세계화 흐름 총정리와 향후 진단

1991년 소련 해체로 냉전이 끝나고 세계무역기구(WTO)가 출범하면서 본격적인 세계화 흐름이 나타났습니다. 그러다 2000년대 유럽에선 유럽연합(EU), 북남미에선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과 남미공동시장(Mercosur), 아시아에선 아세안+3(한·중·일) 체제가 형성되면서 양상이 조금 바뀌기 시작했습니다. 지역별로 통합된 경제 권역이 등장한 겁니다. 지리적으로 가깝고 문화적으로 친숙한 나라들끼리 경제 연대를 강화하고 이를 바탕으로 다른 권역과 교류하는 방식의 세계화로 변모한 겁니다.

그러나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이 흐름을 또 한 번 바꿔놨습니다. 미국발(發) 경제 위기가 세계로 퍼지면서 그와 무관해 보이던 나라들까지 막대한 경제 위기가 찾아온 겁니다. 이를 기점으로 세계화 기세 자체가 확 꺾였습니다. 느려진 세계화, 이른바 슬로벌라이제이션(Slowbalisation)이 나타난 겁니다. “미국 퍼스트”를 외쳐댄 트럼프를 통해 더 노골화된 이 흐름은 영국의 EU 탈퇴, 코로나 방역전에 나타난 자국우선주의를 거쳐 현재 세계 공급망 각축전을 초래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완전히 본격화된 양상입니다.

교역으로 성장한 한국에 유리한 상황은 아닙니다. 그러나 기존의 물리적 세계화가 약화된 대신, 디지털 네트워크를 통한 세계화는 빠르게 확산하고 있습니다. 디지털 전환에 앞장선 한국은 새로운 세계화를 선도할 유리한 위치에 서있기도 한 것입니다.

양주경

키움투자자산운용 글로벌채권팀 부장

📈 탈세계화는 고물가의 구조적 원인!

세계화의 분명한 장점은 낮은 물가였습니다. 각국이 생산 시설을 인건비 등이 싼 외국으로 이전하는 오프쇼어링을 통해 세계 교역량이 증가했고 이에 따라 물가가 안정됐습니다. 그러나 코로나 이후로 세계 교역망이 타격을 받았고 부품이 없어 기업이 생산을 못하는 경우까지 발생하게 됐죠. 기업들은 이제 효율성을 위한 오프쇼어링보다는 안정적 생산을 위해 다시 생산 시설을 자국으로 복귀시키는 온쇼어링을 점점 더 선호하고 있죠. 이 추세의 결정타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일 것으로 예상됩니다. 전반적이고 지속적인 물가 상승을 유발할 하나의 커다란 구조적 요인이 만들어지고 있는 셈입니다.

김웅

하나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 부동산전문위원

실현 가능성과 순서부터 가늠해보세요

모든 대통령 공약이 실현되진 않습니다. 실현 가능성과 순서를 가늠해봐야합니다. 우선 정부 시행령만으로 추진할 수 있는 게 실현 가능성도 높고 우선순위도 높을 것입니다. ▲재건축 안전진단 완화▲용적률 인센티브▲대출 규제 완화 등이 이에 해당합니다. 반면 법 개정이 필요한 것들은 여소야대 상황에서 국회 설득 때문에 쉽지 않을 겁니다. ▲1기 신도시 재건축▲임대차 3법 축소▲취득세 및 보유세 완화를 꼽아볼 수 있습니다.

최창환

대우건설 수주심의팀 심의담당자

🔎 이 뉴스에 들뜨면 안될 4가지 이유

차기 정부의 이 같은 기조로 최근 시장의 관심이 “이미 새 것이 된 것(신축)”에서 “곧 새 것이 될 것(재건축)”으로 옮겨왔습니다. 그러나 단순 기대감 때문에 노원‧도봉‧강북 등 서울 외곽 지역 재건축·재개발 물량을 매수하는 건 현명하지 않습니다. 기사 하나에 일희일비하기보다 이면의 리스크까지 꼼꼼히 따져야 합니다.

1️⃣물량이 많기 때문에 여러 사업이 동시에 진행돼 한꺼번에 공급이 증가할 수 있습니다. 공급량이 많아져 기대만큼 수익이 크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죠.
2️⃣이들 지역의 용적률 등 여타 조건이 그렇게 사업에 유리하지 않습니다.
3️⃣재건축·재개발이 이뤄져도 여전한 한계가 서울 중심으로부터의 거리입니다. 물론 노원 등지는 학군이 좋다는 아주 큰 장점도 있지만 이 한계를 극복할 정도인지는 미지수입니다.
4️⃣재건축·재개발 사업은 규제 때문만이 아니라 조합원 내분 등 별의별 이유로 지연될 수 있습니다.

김웅

하나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 부동산전문위원

📖 상가 불만 잠재운 법 개정도 한 몫

기사 원문에 중요한 요인이 빠졌습니다. 올해 2월 개정된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 이야기가 누락됐습니다.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는 개인당 재건축 사업 이익이 일정치를 넘어가면 초과분에 대해 부담금을 내게 하는 제도입니다. 기존의 재건축 상가 조합원들은 새 아파트 입주권을 분양 받을 때 해당 주택의 재건축 이전 시점 가격을 ‘0원’으로 인정 받았습니다. 때문에 부담금이 무조건 아파트 조합원들보다 훨씬 높게 책정될 수밖에 없어 상가 주인들의 반발이 심했습니다. 이 문제점을 반영해 개정한 제도가 오는 8월부터 시행됩니다. 따라서 벌써부터 재건축 단지 내 상가 인기가 올라가고 있는 것입니다.

최대경

신한은행 부동산금융부 선임매니저

✔️ 상가 멸실이 필수인지 봐야합니다

현 시점에선 아파트 입주권을 받을 가능성이 매우 유력하더라도, 차후 조합 정관이 변경되면 얼마든 입주권을 못 받게 되는 사례가 나올 수 있습니다. 때문에 상가 투자로 새 아파트를 분양 받으려면 반드시 따져야할 부분이 생깁니다. 바로 재건축 진행을 위해 상가를 반드시 없애야 하느냐 여부인데요. 가령 해당 상가가 아파트 한가운데에 위치해 있다면 지하 주차장이나 지하 커뮤니티 센터 구축 등을 위해 반드시 멸실해야 합니다. 이 경우 상가 조합원들의 협상력이 극대화돼 입주권 확보가 유리해집니다.